문장웹진(34)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오늘을 이야기하는 여섯 가지 시선 - 한국문학의 명장면
[기획] 오늘을 이야기하는 여섯 가지 시선- 한국문학의 명장면 하나.박민정, 「버드아이즈 뷰」 강지희 [caption id="attachment_139820" align="aligncenter" width="400"]박민정, 「버드아이즈 뷰」《문학들 41》, 문학들, 2015년.[/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39821" align="aligncenter" width="400"]박민정, 「버드아이즈 뷰」『제6회 문지문학상 수상작품집』, 문학과지성사, 2016년. [/caption] 재혁은 자신을 찍는 여러 대의 카메라를 올려다보며 자신의 모습을 상상했다. 오래 전부터 꿈꿔 온 풍경이었다. 자살을 중계하는 쓰레기 같은 뉴스 카메라. 그가 사랑하는 호러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디스토피아였다. TV뉴스채널이 쓸데없이 많아질 때 재혁은 그가 꿈꾸던 장면에 다가가고 있다는 것을 직감했다.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소설 시선
시선 박상우 1 내가 두 남자에게 관심을 갖게 된 건 밤 아홉 시경 강남대로 근처에 있는 일본식 선술집에서였다. ‘쇼부(勝負)’라는 제목의, 그러니까 뭔가를 결딴내기 위해 술을 마셔야 할 것 같은 묘한 분위기의 선술집에 혼자 앉아 나는 맹물을 마시고 있었다. 서른다섯의 학원 강사인 내가 그 시각 거기서 맹물을 마시고 앉아 있었던 이유는 만나기로 약속한 여자가 나오지 않아서였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상세하게 언급하고 싶은 마음이 별로 없다. 몇 남자에게 다리를 걸치고 살아가는 한 여자에게 마음을 빼앗겼다는 것도 한심한 일이지만 그녀를 내 여자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기획 자체가 초장부터 죽을 쑤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를 생각하면 악마와 악질이라는 말이 절로 떠오른다. 악마가 더 나쁜지 악질이 더 나쁜지, 그런 건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한국문학을 부탁해
한국문학을 부탁해* ―한국문학을 위한 네 개의 시선 강미영 (민음사 편집자) 1. 아무도 모른다 『스티브 잡스』가 종합 베스트셀러 1위 자리를 내준 지 4개월째다. 너는 〈해를 품은 달〉의 김수현이 흘린 눈물과 한 여인을 향한 애끓는 연심에 마음 아파하며 책을 샀다. 〈도가니〉의 공유와 함께 분노했고, 〈완득이〉의 유아인을 보곤 실컷 웃었다. 그리고 또 동명의 책을 한 권쯤 샀다. 제목에 반해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대열에 들어섰고, 내심 『정의란 무엇인가』 궁금하기도 했지만 곧 책꽂이 어딘가에 방목하기로 마음먹었다. 너는 고인의 명복을 빌며 『스티브 잡스』를 절반쯤 읽었고, 〈나꼼수〉에 열렬한 지지를 보내다 『닥치고 정치』를 샀다. 그랬다, 너는. 종합 베스트셀러 10위권 밖에 어떤 책이 있는지 알지 못했으며, 물론 알고 싶어 하지도 않았다.
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