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의 소리 제531회 : 문보영 시인의 책기둥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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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소리 제531회 : 문보영 시인의 책기둥 편


사이버문학광장 <문장의 소리>는 2005년 시작된 인터넷 문학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지금까지 560여명의 작가가 초대 손님으로 다녀갔습니다. <문장의 소리>의 연출과 진행, 구성작가는 모두 현직 작가로 구성되어 있으며 2018년도는 소설가 조해진, 해이수, 시인 정현우가 함께 합니다. 지금까지의 방송은 사이버문학광장 홈페이지와 유튜브, 팟빵과 팟캐스트를 통해서 들을 수 있습니다.
 
ㅇ 스태프 : 연출 조해진(소설가), 진행 해이수(소설가), 구성작가/로고송 정현우(시인)
ㅇ 코너
  – 작가의 방 : 작가를 초대하여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 책들의 방 : 책을 둘러싼 다양한 직업군의 사람들을 초대하여 이야기를 나눕니다.
  – 첫 책을 소개합니다 : 첫 책을 발간한 작가 자신의 목소리로 작품을 소개합니다.


 



 


<연출> / 조해진(소설가)



 


 


 


<진행> / 해이수(소설가)



오프닝 : 다니카와 슌타로, 「산다」


 


 


 


<로고송>/ 정현우(시인)



 


 


 


1부 <작가의 방>/ 문보영 시인


 

    문보영 시인은 2016년 중앙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하였고 2017년 김수영문학상을 받았으며 시집 『책기둥』을 출간했습니다. 문보영 시인의 작가의 방은 대학에서 소설 수업을 들을 때 만난 친구 김해솔님과 함께 합니다.


 

Q. DJ 해이수 : 갑자기 대학교 3학년 때 시를 쓰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요?

A. 문보영 시인 : 원래는 항상 소설가가 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했어요. 근데 책도 저는 잘 안 읽는 주제에 그냥 막연히 작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일기를 좀 썼어요. 그래서 학교에서 소설 창작수업이 있어서 우연히 들었는데. 그 수업의 강사분이 오태헌 시인이셨어요. 근데 저는 그분이 누군지 전혀 몰랐고 소설 수업을 들었는데, 너무 재밌고 더 배우고 싶어서 이제 수업을 마치고 찾아뵀더니 시인이셨던 거예요. 그리고 외부에서 시 수업을 하시고 계셨고. 어르신 분들이랑. 그때는 저한테 장르가 별로 중요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 사람이 좋았고 그래서 그 분을 통해서 시를 알게 됐던 것 같아요.

 

Q. 시작에 비해서 단기간에 시적 성취를 이룬 계기라고 볼 수 있는데 시를 어떻게 공부하셨는지?

A. 사실 한 3년 동안 쓸 때는 오태헌 시인께만 시를 보여드리고 그 외에 아무에게도 시를 보여주지 않았어요, 친구들한테도. 그리고 왜냐하면 시에 대해서 너무 가혹하게 말씀하시기 때문에 그 가혹한 문장 하나하나를 그냥 일주일 동안 가지고 있고 그 상처를 아무는 것만으로도 벅차서 다른 사람들한테 보여주고 그 의견을 수용할 게 없었거든요. 그냥 그렇게 지냈고, 나머지 1년, 등단을 한 1년 동안은 계속 도서관에서 살았던 것 같아요.

 

Q. 언어적 묘사들이 선명하고 일상 속에서 톡톡 튀는 단어들이 눈에 자주 띕니다. 시어의 선택을 어떤 식으로 하시는지 여쭤 봐도 될까요?

A. 저는 사실 메모를 많이 하는 편이에요. 보통 다른 책을 읽다보면 그 책에서 갑자기 제 눈에 띄는, 정말 평범하고 누구나 다 아는 단어인데 왠지 낯설게 느껴지는 단어들이 많아요. 그래서 그런 단어들을 만날 때 바로바로 메모장에 좀 적어두는 편이고요. 그렇게 저한테 온 단어들을 적어놓으면 어느 순간 단어들이 별자리처럼 충돌을 할 때가 있어요. 그러면 그 단어에 충돌해서 어떤 문장이 나타나고 그 문장 다음에 또 다른 이미지가 나타나고 이야기가 나타나는 식으로 확장이 되는 것 같기도 해요.

 

Q. 낯선 시적 장치들이 많이 보여요. 이런 방식들을 쓰는데 희열을 느끼시나요?

A. 희열까지는 아니지만, 제 생각에 문학을 싫어하는 마음에서 이런 짓을 하는 것 같아요. 사실은 문학을 굉장히 사랑하지만 작년부터 뭔가 문학 안에 있는 것에 대해서 많이 염증을 느꼈어요. 그러다가 도서관에 있다 보니까 문학이 아닌 다른 서적들을 들춰보게 됐는데 너무 문체가 다채롭고 재미있고 또 형식이 굉장히 다채롭잖아요. 당연히 실용적인 목적일지라도 그래프도 많고 그림도 있는데 문학에서는 제가 시에 그림하나 넣는 게 어렵잖아요. 그림 하나 넣으면 엄청난 실험을 한 것 같고. 실험했다가 욕 듣고. 실험적이라는 말이 약간은 욕이잖아요. 그래서 문학이 어쩌면 굉장히 고리타분하고 변화에 민감하지 않는 건 아닐까? 라는 생각도 했어요. 또 제가 너무 권태병이 있을 정도로 권태를 많이 느끼다보니까 신호등 앞에서도 시간이 너무 안 가서 공포를 느끼거든요. 그래서 제가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는 먼저 재미가 있어야 되니까 재밌는 방향을 가다보니 그런 형식 같은 것들도 가지고 쓰면서 놀았던 것 같아요.

 

Q. 젊은 시인으로서 살아간다는 일. 다른 청년들과 비슷한 고민을 하는지. 어떠십니까?

A. 네. 일단 당연히 돈 걱정을 해요. 생계가 막막하니까. 근데 제가 정말 외면을 잘 하거든요. 그리고 좌우명이 “내일 생각해”예요. 그래서 어떤 걱정이나 고민이 생기면 그냥 미뤄둬요. 열심히 성실하게 그 고민을 미루다보면 어느 날 문득 그 고민을 까먹게 되요. 그래서 그 생계에 대한 걱정은 좀 미뤄놓고 있어요. 시집이 나오고 나서 사실 원고료와 행사나 아니면 산문청탁이 좀 있어요. 근데 산문이 되게 뭔가 짭짤하다고 해야 하나, 너무 좋아요. 저는 산문 쓰는 걸 굉장히 좋아하기도 하고요. 시 수업도 하고 낭독회도 하다 보니까, 상금도 받았잖아요. 그래서 지금은 글 쓰는 것만으로도 생계가 가능해요. 이게 지속이 될 진 모르겠지만, 당연히 안 되겠지만 일시적으로 부자인 상태거든요. 저는 원래 그렇게 불만이 없어요, 경제적인 거에. 그러니까 가난해도요. 예전에 고시원에서 오래 살았을 때도 제가 체구가 너무 작다보니까 그냥 커다란 상자에 콩이 들어가서 사는 것처럼 그냥 그렇게 만족하면서 살았거든요. 근데 그때에 비하면 지금은 엄청 부자가 돼있기 때문에, 몇 달 동안은 그냥 이 생각만 하고 행복해 하면서 그 생계에 대한 고민을 몇 달 뒤로 넘기려고 합니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문장들>


    문보영 시인은 “가장 사랑하는 문장들”로 시집 『책기둥』에서 「입장모독」을 골랐습니다. 낭독이 어려운 편인 『책기둥』의 시들 중 가능한 실수 없이 할 수 있는 시이기도 하고, 빵을 좋아하는데 시에 코스트코 빵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친구 김해솔 님은 「책기둥」을 골랐습니다. 대부분의 시에서 발화하고 있는 화자가 신처럼 느껴지는데 「책기둥」에는 단언하고 확신하는 문장들이 많아서 그런 느낌을 더 받았다고 합니다.


 


 


 


<사운드 앤 스토리>


    문보영 시인이 가져온 소리는 “녹음되지 못한 것의 슬픔”이라는 제목의 녹음 파일입니다. 파일의 이름이 슬프고 아름다워서 가져왔다는 이 소리는 문보영 시인의 친구가 피아노 연습을 하다가 녹음한 파일로, 건너편 방에서 여성분이 성악을 하는 소리와 피아노 소리가 함께 들립니다.


 


 


 


2부 <책들의 방>/ 독립책방 코너스툴 김성은 대표


 

    지난주에 이어 서점 코너스툴의 김성은 대표님과 함께 가장 사랑하는 책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눕니다. 김성은 대표님은 가장 사랑하는 책이 자주 바뀌긴 하지만, 이번에는 4월을 맞아 조너선 사프란 포어의 소설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을 읽고 싶다고 했습니다.


 

 

    코너스툴을 오픈하기 전에 ‘이걸 해도 될까?’하는 고민을 했는데 결정을 하는 데에 4월에 있었던 사고가 영향을 줬다고 합니다. 그 이후 사소한 결정들이 쌓여서 삶이 크게 달라진다고 생각을 했고, 들으시는 분들도 그런 것을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소설의 일부를 낭독합니다.


 

 


 


 


<첫책을 소개합니다>/ 김연아 시인 『달의 기식자』


 

 

Q. 첫 시집이 나왔습니다. 소감이 어떠신가요?

A. 소감은요, 사실 전 혼자만의 리듬으로 살다가 이 광장으로 갑자기 나온 듯이 불안하고 현기증이 났어요. 청탁이 자꾸 밀려오니까 매번 더 좋은 시를 쓸 수 있을까?, 이게 제일 염려되고요. 또, 자신의 속도에 따라서 살기가 이전보다 좀 더 힘들어진 게 아닌가 싶어요.

 

Q. 제목이 어떻게 지어진건지도 궁금해요.

A. 제목은 제가 좋아하는 프랑스 철학자 미셸 세르의 『기식자』에서 따왔어요. 기생자라 하면 조금 더 이해가 쉬울 텐데요. 제목이 달의 기식자잖아요. 그러니까 달은 시간의 상징인데 ‘우리는 시간의 기생자’라는 그런 의미에요. 사실 우리는 시간과 언어의 기생자고 또 우리가 사는 이 지구의 기생자가 아닌가, 이런 생각을 했어요. 왜냐하면 모든 생명에 빚져온 존재니까요.

 

Q. 영감은 주로 어디서 얻으시나요?

A. 영감은 사실 제가 매일 해질녘 숲속을 산책하곤 하는데, 해질녘이라는 게 낮과 밤의 경계잖아요. 그 경계에서 영감이 찾아오기도 하고요. 또, 잠자리에 들면 쉽게 잠들지 못하는 편인데 그 뒤척이는 동안 비몽사몽간에, 그러니까 잠과 깨어있음 사이에 어떤 소리가 들려오기도 해요. 그래서 주로 제 내면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받아 적는 게 제 시예요.

 

Q. 시어를 선택할 때의 기준이 있나요?

A. 시어가 되도록 다의적으로 읽히기를 원해서 상징을 많이 도입하기도 하는데요, 근데 그러다보면 어려워지잖아요. 그래서 오감으로, 다섯 가지 감각으로 더 느낄 수 있게 자꾸 이미지화하기도 하죠.

 


 


 


문장의 소리 531회는 팟빵과 팟캐스트를 통해서도 간편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

 


 


 


구성 : 박정은(조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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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na
6 개월 8 일 전

어렵지 않은 대화 속에 빨려드는 힘이 있어 시인이 염려하는 권태가 어느새 날아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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