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의 소리 제534회 : 김솔 소설가의 마카로니 프로젝트 편
- 작성일 2018-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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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소리 제534회 : 김솔 소설가의 마카로니 프로젝트 편
사이버문학광장 <문장의 소리>는 2005년 시작된 인터넷 문학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지금까지 560여명의 작가가 초대 손님으로 다녀갔습니다. <문장의 소리>의 연출과 진행, 구성작가는 모두 현직 작가로 구성되어 있으며 2018년도는 소설가 조해진, 해이수, 시인 정현우가 함께 합니다. 지금까지의 방송은 사이버문학광장 홈페이지와 유튜브, 팟빵과 팟캐스트를 통해서 들을 수 있습니다.
ㅇ 스태프
연출 조해진(소설가)
진행 해이수(소설가)
구성작가/로고송 정현우(시인)
ㅇ 코너
- 작가의 방 : 작가를 초대하여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 책들의 방 : 책을 둘러싼 다양한 직업군의 사람들을 초대하여 이야기를 나눕니다.
- 첫 책을 소개합니다 : 첫 책을 발간한 작가가 직접 자신의 목소리로 작품을 소개합니다.
● 오프닝 : 사무엘 울만의 시 「인생의 선물」
● <로고송>
● 1부 <작가의 방> / 김솔 소설가

김솔 소설가는 2012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데뷔해 소설집 『암스테르담 가라지세일 두 번째』, 『망상, 어』와 장편소설 『너도밤나무 바이러스』, 『보편적 정신』, 『마카로니 프로젝트』를 출간했습니다.
Q. DJ 해이수 : 장편 소설을 집필하고 나면 그 이전과는 다른 사람이 된다고 하거든요. 장편 소설 두 권을 출간한 후 전과 비교해서 달라진 점이 있습니까?
A. 김솔 소설가 : 갑작스런 질문이라서 저도 대답을 좀 생각해봐야겠는데요. 일단 악화된 것 같습니다. 두 권 쓰고 나서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형편없는 작가라는 생각을 더 절실하게 느꼈고요. 또 앞으로 쓸 책들에 대해서도 더 신경을 써야겠다고 생각만 하고 있습니다.
Q. 『보편적 정신』의 작가후기에 보니까 “인간은 고독할 때 잠시 순수해진다”라고 마무리하셨는데, 실제로 고독한 가운데서 집필을 하셨는지, 아니면 즐거움 속에서 하셨는지요?
A. 제가 집필실이 따로 있는 게 아니고 집에 있는 마루의 테이블에서 글을 쓰고 있습니다. 밤에 시간이 나면 좀 쓰고 있는데 글을 쓰는 시간은 정말 황홀한 시간이고요. 그 황홀함이 고독하든지 아니면 슬프든지 간에 저한테는 상당히 소중합니다. 그래서 그 시간을 겪고 나면 샤워를 한 느낌이 들어서 정말 신기한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Q. 김솔 작가님이 쓰시는 작품 속 공간이라든지 인물은 한국이나 한국 사람이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보통의 한국작가들과는 다른 지점이고 일종의 파격으로 보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부분에 어떤 작가의도가 있으신지요?
A. 처음 글을 쓸 때는 이렇게까지 파격적으로 갈 계획이나 의도는 없었습니다. 글을 쓰다보니까 한계를 많이 느꼈고요. 훌륭한 동료작가나 선후배작가들 사이에서 제가 스스로 고유성을 지니기 위해서는 어떤 특별한 장치 또는 환경을 만들어야겠다고 스스로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저도 모르는 시공간 속에다가 이야기를 가지고 뛰어들면서 일종의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그런 과정을 겪다보니까 어떤 시도는 성공을 한 것 같고 어떤 시도는 실패를 한 것 같은데요. 나름 성공한 것들에 대한 것을 들여다보니까, 물론 제가 스스로 생각했던 건 아니고 눈 밝은 독자 분들이나 평론가들의 입을 빌려서 제가 스스로 좀 정리해보니까, 시공간에 대한 편견이나 지식에 상관없이 모든 독자들이 이야기에 뛰어들었다가 이야기 끝에서는 각자의 시공간으로 돌아가서 자기 상황과 자기 이야기로 변주해서 받아들이는 것을 제가 몇 번 목격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실패하지만은 않은 시도였구나, 생각하게 되었고 또한 그것밖에 제가 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없어서 그렇게 시도를 계속 하고 있습니다. 뭐 가능한 계속 한번 해보고 싶습니다.
Q. 『마카로니 프로젝트』는 공장 폐쇄 이후의 구조조정 프로젝트잖아요? 구조조정이라는 것을 중심 소재로 끌어온 것에 현실의 영향이 있었을까요?
A. 제가 생각했을 때 한 인간이 세상을 바꾸거나 환경을 바꾸는 것은 어렵습니다. 그런데 환경이 한 인간을 파괴하거나 바꾸는 것은 쉽습니다. 인간이 만든 가장 큰 재앙 중 하나가 아마 구조조정과 같은 아주 폭력적인 상황일 겁니다. 그런 상황을 가정해 놓고 한 인간이 또는 여러 인간들이 각자의 생각과 습성대로 반응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그게 설령 이 나라나 동시대에 일어나는 일이 아니더라도 언제든지 반복돼서 일어날 수 있을 것 같고요. 시행착오를 겪는다한들 많이 개선될 것 같진 않습니다. 계속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산사태나 가뭄처럼 구조조정 역시 계속 반복적으로 일어날 테니 각자의 독자들이 이런 상황에 대해서 좀 생각해보자는 차원에서 평범하지만 센 가정을 두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 질문을 사실 많이 받았는데 소설이 완전히 허구일 수는 없습니다. 특히 쓰고 나서 군산의 GM사태와 겹쳐서 저도 많이 놀랐는데, 사실은 실제를 바탕으로 허구를 붙인 건데 그게 어느 게 6이 되고 어느 게 4가 되는지는 상황에 따라서 다른 것 같습니다.
● <내가 가장 사랑하는 문장들>
김솔 소설가가 고른 내가 가장 사랑하는 문장들은 『너도밤나무 바이러스』에 실린 작가의 말의 일부입니다. 이 부분을 고른 이유로 김솔 소설가는, 작년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세 권의 장편소설이 나왔는데 첫 번째로 출간된 『너도밤나무 바이러스』가 첫째라고 대접을 못 받는 것 같아서 홍보차원에서 선택했다는 답변을 해주셨습니다.
● <사운드 앤 스토리>
김솔 소설가는 공장에 가서 녹음한 소리를 가져오셨습니다. 큰 장비들이 움직이는 기계소리와 매의 소리가 들립니다. 매의 소리는 자연의 소리가 아니라 녹음된 것으로, 공장에 비둘기들이 많이 날아와서 쫓아내기 위해 틀어놓는 것이라고 합니다. 비둘기들이 둥지를 틀거나 분변을 떨어뜨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꽤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 2부 <책들의 방>/ 번역가 특집 1 (허정범, 이태연 번역가)

한국문학을 외국어로 번역하는 번역가 특집입니다. 한국문학을 프랑스어로 번역하는 이태연, 영어로 번역하는 허정범 번역가와 함께합니다.
· 이태연 번역가의 나의 연대기
부산에서 불문학과를 들어갔고 자연스럽게 프랑스로 유학을 가게 되었습니다. 어느 집이나 거실 책장에 꽂혀 있던 여러 전집 중에서 셰익스피어 작품의 영향이었는지 연극공연을 즐겼던 기억에 전공을 희곡으로 선택했습니다. 박사과정을 밟던 중 지인의 소개로 통번역 일을 시작한 것이 현재 저의 직업이 되었군요. 고등학교 야간 자율학습시간에 공부 대신 늘 소설책을 읽었고 소설과 연극을 좋아한 이유는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다는 것이겠지요. 기술번역에 약간은 염증과 한계를 느끼고 있었는데 어느 날 한국문학 번역원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아카데미를 이수한 후 제가 하고 싶었던 문학작품 번역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곳에서 함께 수업을 들었던 동료들과 공동으로 김중혁의 『악기들의 도서관』을 번역한 후 차기 작품 번역을 위해 여러 소설을 읽던 중에 한강의 글이 마음에 들어 그중에 『바람이 분다, 가라』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여정을 이야기하다보면 우연과 인연이라는 말을 많이 하게 되는데 불문과를 선택한 것도, 번역을 시작하게 된 것도, 제게는 어쩌면 첫 소설 번역이고 한국문학번역상을 안겨주었기에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한강의 작품을 선택한 것도, 이러한 인연과 우연이 겹쳐서 이루어진 것 같습니다. 그 이전에 했던 다른 작업들은 여러 번역가들과의 공동번역 이었고, 물론 공역자가 있긴 하지만 원어민 검수자와의 첫 작업이 한강의 소설인데 독자들도 잘 아시다시피 그냥 읽기에도 쉽지 않은 작품을 번역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특히 이 경우는 참 신기하게도 여러 작품 중에 우연히 이 소설을 선택하게 되었고 지도교수님 소개로 함께 작업을 시작하게 된 공역자 선생님께서 서울에 방문했을 때 작가와의 만남을 주선했었는데 두 선생님이 분위기와 느낌이 참 닮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러한 인연으로 이 작품을 번역하게된 것은 아닌가 합니다. 현재는 이장욱의 『천국보다 낯선』과 편혜영의 『서쪽 숲에 갔다』가 번역 지원 대상작으로 선정된 후 일부 번역하여 출판사 섭외 중이고 올 가을에 출판 될 작품은 『술』이라는 수필집 중에 박두진의 「월탄. 무애. 수주. 공초」, 서정범의 「사내의 씨」, 그리고 박재삼의 「술 마시고 실수한 네 가지」입니다.
· 허정범 번역가의 나의 연대기
스웨덴에서 태어났고요. 대학원에서 법학과 심리학을 이중전공하고 대학원에서 영문학을 전공했어요. 보통 그 반대로 하죠. 먼저 영문학을 전공한 다음에 법학을 전공하는 식으로. 그리고 한국문학번역원에서 제가 무려 6년을 수료했어요. 제가 최장기간일 거예요 아마. 아틀리에 과정만 다섯 번을 했죠. 그리고 실은 방통대에서도 불문과 학사 석사를 땄어요. 대학원 나오고 나서. 동시통역사로 일하다가 문학번역에 종사하게 됐고 그리고 강경애 작가 단편선집이 영국 출판사에서 출간되고요. 신경숙 작가님의 『리진』이 미국 출판사에서 출간됩니다. 다수의 영어권 문예지에 번역물과 에세이를 출간했고요. 가장 최근에 ‘니트로 매거진’에 한국 퀴어 문학에 대해서 기사를 냈고요. 5월초 호주 문예지 ‘코다이트’로 영문시인으로 등단을 했어요. 그리고 지금 이화여자 대학교 통번역 대학원에서 문학번역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 <첫책을 소개합니다>/ 김경숙 수필가 『어머니 아버님, 저예요.』

Q. 사람이 나이가 들면 다시 아기가 된다는 말이 있잖아요. 치매 노인이나 나이든 분들을 돌보다보면 많은 생각이 들 것 같아요.
A. 맞아요. 정말 아기예요. 저희 시어머니는 굉장히 중증 치매이셨어요. 아이들도 누가 자기에게 잘하는지 못하는지 본능적으로 알듯이 명절날이나 특별한날에 자식들이 많이 와도 제 치마만 붙잡고 다니셨거든요. 본능적으로 그분들이 치매이고 정신이 없어도 우리부부가 싸운다든가 하면 정신이 들어와요. 그러니까 제가 엄마였죠. 다른 자식들은 아무도 안 보여요. 그분들이 말 같은 거 하면 모를 것 같은데 천만에죠. 같이 공감해주고 하면 웃기도 하고 쓰다듬어 주기도 하고 정신도 잠깐 돌아왔다가 하면서 굉장히 좋아지시죠. 진짜 아기예요.
Q. 첫 책을 준비하면서 힘드신 점은 없었나요?
A. 이 책이 나온 지는 시간은 좀 됐고요. 출판을 하는 것을 산고에 비유하기도 하는데 정말 책 한 권 낸다는 게 어려운지 뼈저리게 느꼈어요. 정말 힘들더라고요. 그냥 읽을 때는 수월하게 남의 책들을 보는데 그걸 출판하기까지 얼마나 노고가 있었을지 막상 (책을) 내보니까 알겠더라고요.
Q. 제목처럼 에세이집에 부모님에 대한 글들이 많아요.
A. 그 동안 제가 부모님 모시면서 일기를 썼는데 그것마저도 없었다면 정말 숨을 쉴 수가 없었을 것 같아요. 치매 어르신 한 분도 모시기가 사실은 어렵잖아요. 그걸 몰랐으니까 모셨다고 할 수 있죠. 모르면 용감하다고, 저하고 남편은 어떤 생각을 했었냐면 마음만 따뜻하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을 했어요. 그러니까 어르신들 성인용 기저귀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고 그냥 “우리가 효도하겠다, 정말 노점이라도 해서 하겠다”, 이랬었는데. 막상 가서 부딪혀보니까는 모르고 했기 때문에 잘 한, 이겨낼 수 있는 부분도 있지만 너무 몰라서 그만큼 더 힘들었던 부분도 있었죠.
문장의 소리 534회는 팟빵과 팟캐스트를 통해서도 간편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
구성 : 박정은(조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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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부분, (생업에 종사하며 소설가를 꿈꾸는) 습작생에게 힘이 나는 메시지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김솔 소설가님의 특이하고 새로운 소설들을 접하면서, 어떤 분일까 궁금했는데, 방송 들으며 즐거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