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의 소리 제620 회 – 첫 책 특집2 : 김남숙, 김유담 소설가

문장의 소리 제620 회 – 첫 책 특집2 : 김남숙, 김유담 소설가


사이버문학광장 《문장의 소리》는 2005년 시작된 인터넷 문학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지금까지 560여 명의 작가가 초대 손님으로 다녀갔습니다. 《문장의 소리》의 연출과 진행, 구성작가는 모두 현직 작가로 구성되어 있으며 2020년부터 소설가 최진영, 정선임, 시인 박소란, 방수진이 함께 합니다. 지금까지의 방송은 사이버문학광장 홈페이지와 유튜브, 팟빵과 팟캐스트,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해서 들을 수 있습니다.
 
ㅇ 코너
  – 지금 만나요 : 작가를 초대하여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 작가들의 수상한 취미생활 : 작가를 초대하여 전문가 못지않게 방대한 지식을 자랑하는 취미생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눕니다.


 

 


 


 


오프닝 : 박경리 『시장과 전장』 서문


 


 


 


<로고송>


 


 


 


〈지금 만나요〉 / 첫 책 특집2 : 김남숙, 김유담 소설가


 

 

    김남숙 소설가는 2015년 문학동네 신인상에 단편소설 「아이젠」이 당선되어 데뷔하였습니다. 2020년 봄에 첫 소설집 『아이젠』을 출간하셨습니다.
    김유담 소설가는 201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 「핀 캐리」가 당선되어 데뷔하였습니다. 2020년 봄에 첫 소설집 『탬버린』을 출간하였습니다.

Q. DJ 최진영 : 두 분의 책이 신기하게 모두 1인칭 화자의 소설 8편이 묶여있어요. 1인칭으로 써야겠다고 생각하고 쓰신 건가요 아니면 모아놓고 보니까 모두 1인칭이라고 깨달으셨나요?

A. 김남숙 소설가 : 저는 원래 1인칭을 쓰고 싶고 제일 잘 쓴다고 생각을 해서 1인칭을 고집해서 썼어요. 거리감을 조절하기가 조금 힘들어서 1인칭을 선택적으로 계속 쓰고 있어요. 2인칭이나 3인칭을 해보고는 싶은데, 시도도 해봤는데 잘 안 되는 것 같아요. 거리감을 유지하는 게 힘들어가지고.
 
김유담 소설가 : 저도 1인칭 화자를 쓰는 게 가장 편했어요. 제가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이라서 1인 소설을 많이 쓰게 됐던 것 같아요. 근데 1인칭 화자만 등장하는 소설 여덟 편을 쓰면서 1인칭 소설의 장점도 있고 단점도 많이 느끼게 되더라고요. 그래도 첫 작품집에는 하나의 일관된 톤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에 1인칭 위주로 쓰게 됐고 다른 시도는 다른 작품집에서 해보자고 마음을 먹고 있어요. 실제로 첫 작품집을 내고 최근에 발표한 단편은 3인칭으로 발표를 했고 앞으로 여름에 발표할 계획이 있는 작품도 3인칭으로 준비를 하고 있어요.

 

Q. 김유담 작가님의 인물들은 현실적인 고민들을 품은 인물들이라면 김남숙 작가님은 차마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나만의 내적인 고민들을 품은 인물을 그리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두 분이 생각하는 이삼십 대 청춘, 젊은이는 어떤 건가요?

A. 김남숙 : 저는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너무 많이 해가지고 그때 당시 그냥 사는 게 너무 힘들었거든요. 20대 초반을 생각해보면 뭔가 견디는 느낌이 많이 들었어요. 그때를 다시 생각해보면 계속 견디면서 지내왔다는 생각이 들어요. 청춘이지만 시간을 어떻게 보냈는지 잘 기억이 안 나요. (Q. 그 때 청춘이라는 생각도 안 하게 되지 않나요?) 나이는 나이이고, 좋은 시절이라는 생각보다 ‘너무 힘들다, 사는 게 지친다.’ 그렇게 시간을 보냈던 것 같아요.
 
김유담 : 저도 20대 내내 ‘나 왜 이렇게 뭐가 잘 안 되지?’라는 생각을 제일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원하는 직장에 들어가는 것도 쉽지 않고 어딘가 어렵게 들어가서도 거기서 버티기가 힘들고 소설을 계속 쓰고 싶었는데 그것도 여의치가 않고. 근데 지금은 뭐든지 잘 안되는 게 당연한 거고 잘 되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가하다는 것들을 받아들였는데 그 때 당시에는 잘해보고 싶다는 강박이 심했던 것 같아요. 뭘 해보려고 해도 잘 안 되니까 저한테 청춘의 시간은 계속 갈망하고 좌절하고 그래서 포기를 배워갔던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근데 그 과정에서 소설만은 포기가 잘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결국은 소설 쓰는 사람이 된 것 같아요.

 

Q. 김유담 작가의 작품 속에 고향에서 서울로 올라와 자리 잡으려는 친구들의 이야기가 여덟 편에 거쳐서 나와요. 김남숙 작가님의 인물들은 사실 여기가 도시인지 장소도 불분명한데 이 친구들이 하는 말이 마음을 건드릴 때가 굉장히 많았어요. 그런 이야기를 읽고 나면 얻게 되는 위로와 다독임이 있어요. 인물들을 만들 때 어떤 고민들을 많이 하셨나요?

A. 김남숙 : 제가 지금 쓰고 있는 인물들은 다 조금씩 추한 면이 있어요. 예를 들면 이가 작다던가 귀가 작다던가 아니면 본인 스스로 냄새가 난다고 생각하는 지점들이 있어요. 저는 사실 그런 추한 것들을 좀 확대해서 인물들로 얘기를 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런 추한 것들을 확대해보면 인물들이 되게 매력적이고 예뻐 보일 때가 있는데 사실 그런 면들을 조금 부각시키고 싶었어요. 추하지만 추하지 않은 것들로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항상 추한 지점을 거리낌 없이 정면으로 드러내는 인물들을 많이 쓰는 편인 것 같아요.
 
김유담 : 저는 인물의 말과 행동이 개연성이 있고 자연스러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런 부분을 생각하면서 인물을 그리려고 했어요. 동일한 집단에 있는 인물들이라도 서로 처한 상황에 따라 미세한 차이점이 있잖아요. 그런 부분들을 들여다보는 데 재미를 느꼈어요. 예를 들자면 「탬버린」에 나오는 세 친구들이 학창시절에 같은 공간에서 공부했지만 현재는 처한 상황이 굉장히 다르잖아요. 그런 부분이라든지 똑같이 지방에서 올라온 친구들이지만 서로 처한 상황이나 원하는 바가 다른, 미세한 차이지만 그런 부분들이 조금씩 어긋나는 것을 그릴 때 재미를 느꼈던 것 같아요.

 

Q. 김유담 작가님의 「핀 캐리」, 「탬버린」, 「공설운동장」 이라는 소설을 보면 볼링, 탬버린, 달리기 같은 육체를 쓰는 기술들이 많이 나오고 이를 습득하는 과정을 삶에 비유하기도 하고 이런 소재들이 소설 전체의 주제를 드러내기도 해요. 이런 소재들을 위해서 자료 조사를 많이 하시는 편인가요, 아니면 평소 좋아하던 것들이 소설에 들어오는 편인가요?

A. 김유담 : 특별히 자료 조사를 하지는 못해요. 실은 제가 어린 아이를 키우고 있어서 자료 조사도 하고 취재, 인터뷰도 하고 그렇게 공부를 많이 해서 소설을 쓰고 싶은데 쓸 시간을 확보하는 것만으로 너무 벅차서 따로 자료 준비를 확보하기는 어려운 편이에요. 그래서 제가 잘 아는 이야기 혹은 주변에서 들은 이야기를 털어서 쓸 때가 많았어요. 실제로 볼링장이나 노래방은 제가 학생 시절에 많은 시간을 보냈던 공간이거든요. 그 경험이 소설 소재로 자연스럽게 활용됐어요.

 

Q. 김남숙 작가님의 작품을 보면 기존의 익숙한 접근이나 서술방식에서 벗어나서 냄새와 소리 같은 감각적인 측면들, 이미지들을 개성 있는 방식으로 보여주세요. “날카로운 이미지의 직관적 채집”과 같은 평가를 받으시기도 했는데 이 부분을 위해 노력하시는 게 있으시다면 무엇인가요?

A. 김남숙 : 제가 개인적으로 노력하는 것은 크지 않은 것 같아요. 책을 많이 보는 것 같이 기본적인 것들이요. 사실 냄새에 예민한 편이기도 하고. 노력이라고 하면 혼잣말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혼자 생각한 것을 혼자 많이 얘기하는 것 같아요. 그걸 문어체로 얘기하는 게 아니라. “청국장 냄새 난다.” 이런 혼잣말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Q. 소설의 대사와 인물들의 말투에서 작가의 개성이 느껴집니다. 김유담 작가님 소설의 인물들은 직설적이고 현실적인 말들을 하고 사투리가 아주 구성져요. 김남숙 작가님의 작품 속 인물들은 꿈속에서 하는 것 같은 약간 애매모호한 말들을 하면서 욕설이 찰지고 리듬감 있게 느껴질 때가 있었어요. 이 인물들과 작가님들은 얼마나 닮았을까 여쭤보고 싶었습니다.

A. 김남숙 : 사실 제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많이 얘기하지만 저 자체가 들어간 것 같아요. 저랑 너무 많이 닮아있고 어떨 때는 그냥 완전히 저 같다는 생각도 많이 들어요. 화자뿐만 아니라 그 옆에서 화자를 지켜주는 인물들도 저 같아요. 모든 것이 저랑 너무 닮아 있어요. 특히 말투 같은 것도. 친구들이 소설을 보고 “그냥 네가 말하는 거랑 똑같다.“고 말을 많이 해주거든요. (Q. 이 소설집에 실린 소설 중에 작가님과 가장 닮은 소설을 꼽아주신다면?) 「이상한 소설」이요.
 
김유담 : 실제로 제 말투가 굉장히 직설적이에요. 소설 속 인물들이 직설적인 화법을 구사한다고 하셨는데 오히려 이 인물들은 제가 좀 정제해서 표현한 경우가 많아요. 제 실생활에서의 화법은 더 직설적인, ’팩트 폭행‘하는 말을 쓸 때가 많아서 요즘은 그렇게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는 중이에요. 사투리 얘기를 하자면 작품에서 경상도 사투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어요. 소설의 배경이 되는 공간을 지역으로 설정했을 때 그 지역 특유의 분위기를 보여주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을 해요. 그리고 요즘 다른 젊은 작가들이 사투리를 많이 안 쓰니까 내가 쓰는 게 차별화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혼자서 하고 있어요. 그리고 경상도 사투리가 재미있는 게 어떤 대사들은 사투리로 얘기했을 때 더 메시지가 잘 전달될 수 있는 경우들이 많아요. 예를 들면, 「공설운동장」에서 엄마가 L과의 연애를 비난하면서 ”꼴랑 그것 밖에 안 되나?“라고 할 때 그 한 마디로 굉장히 많은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문장의 소리 620회는 팟빵과 팟캐스트,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해서도 간편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

 


 


 


원고정리 : 박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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