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의 소리 제628회 : 1부 김성중 소설가 / 2부 고민실 소설가
- 작성일 2020-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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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소리 제628회 : 1부 김성중 소설가 / 2부 고민실 소설가
사이버문학광장 《문장의 소리》는 2005년 시작된 인터넷 문학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지금까지 560여명의 작가가 초대 손님으로 다녀갔습니다. 《문장의 소리》의 연출과 진행, 구성작가는 모두 현직 작가로 구성되어 있으며 2020년부터 소설가 최진영, 정선임, 시인 박소란, 방수진이 함께 합니다. 지금까지의 방송은 사이버문학광장 홈페이지와 유튜브, 팟빵과 팟캐스트,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해서 들을 수 있습니다.
ㅇ 스태프

연출 박소란(시인)

진행 최진영(소설가)

구성작가 방수진(시인)

구성작가 정선임(소설가)
ㅇ 코너
- 지금 만나요 : 작가를 초대하여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 작가들의 수상한 취미생활 : 작가를 초대하여 전문가 못지않게 방대한 지식을 자랑하는 취미생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눕니다.
● 오프닝 : 하일권, 웹툰 <안나라수마나라>
● <로고송>
● 1부 〈지금 만나요〉 / 김성중 소설가

김성중 소설가는 2008년 중앙신인문학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작품집으로 『개그맨』, 『국경시장』, 『이슬라』가 있으며 2010년, 2011년, 2012년 젊은작가상, 2018년 현대문학상 등을 수상하신바 있습니다. 최근에 소설집 『에디 혹은 애슐리』를 출간하였습니다.
Q. DJ최진영 : 『에디 혹은 애슐리』의 목차를 보면 외국인의 이름이 쭉 제목으로 나와요. 『국경시장』에서도 그랬고. 이렇게 이야기 화수분으로 유명한 작가님의 상상력의 원천과 외국의 인물들이 연관이 있나요?
A. 김성중 소설가 : 저는 외국보다 이국이라는 말에 좀 더 가까운 것 같아요. 어렸을 때 저는 『천일야화』, 『신밧드의 모험』, 이런 거 좋아했단 말이에요? 약간 제 허무맹랑한 이야기들을 상상할 때 그 무대가 저랑 가까운 곳보다는 나하고 먼 곳, 나하고 다른 사람들이 살아가는 곳, 그래서 그 인물을 둘러싼 환경도 제가 상상해서 만들고 모든 것을 먼 거리에서 거리를 놓고 상상을 하는 것이 저는 즐거웠던 것 같아요. 사실 영어도 못하거든요. 그리고 제가 주로 거닐어온 이국은 책 속이었던 것 같아요. 『신밧드의 모험』부터 시작해서 읽어왔던 여러 이야기 속의 공간들이 그렇게 들어온 게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Q. 인물들 이름 지으실 때 되게 재밌으실 것 같아요.
A. 맞아요. 재밌어요. 옛날 사람들이 전화번호부 후루룩 보면서 작명을 하듯이 주로 책에서 가져와요. 저는 딸이 일곱 살인데 동화책도 많이 읽어요. 저한테 독서 이력이 하나 더 추가되었죠. 그래서 한두 개씩 예쁜 이름들을 모아요. 사실 제가 이름이랑 제목을 잘 못 짓는 거에 대해서 콤플렉스가 있어서 평소에 연필로 열심히 노트를 해놓습니다.
Q. 김성중 작가님은 자유롭고 개성적인 상상력을 펼쳐 보이는 소설가로 많이 알려져 있어요. 이번 작품집에는 상상력과 더불어서 소설마다 화자에게 꼭 맞는 목소리를 찾아서 능청스러운 연기를 펼칩니다. 성별, 국적, 성격도 다른 캐릭터를 맞춤형으로 구현해내는 솜씨가 되게 인상적이었는데 캐릭터를 구상하고 만들어낼 때 작가님만의 방식이 있을까요?
A. 제가 그 친구들을 생각한다기보다 제 소설 속에 나오는 인물들이 저를 호출해내는 방식이 제각각 달랐던 것 같아요. 예를 들자면 「해마와 편도체」라는 소설을 쓸 때는 제가 중고거래를 해봤어요. 문제가 된 절판된 책을 구해보려고 “만원만 깎아주세요” 해서 정말 거래를 한 번 성사해본 적이 있었는데. 물론 노인과 소년은 없죠. 근데 그 책을 거래할 때 둘러싸면서 누구와 누가 만나서 주고받으면 제일 재밌을까, 이렇게 중간부터 생각이 들어갔었던 것 같아요. 「나무추격자 돈 사파테로의 모험」의 인물은 제가 이탈리아에 한국문학번역원 행사를 갔었는데 제 통역을 해주는 선생님이 계셨어요. 그 선생님이 시에나에 살고 계시는데 행사가 끝나고 놀러 갔죠. 시에나에서 한 5일 정도 머물면서 선생님 남편, 시동생과 다 친해졌어요. 그래서 넷이서 마지막으로 와인을 먹으러 가는 자리에서 ‘깨’의 고소하다는 말이 이탈리아어로 번역할 말이 없다는 얘기를 듣고 너무 재밌었어요. 아주 유서 깊은 와인을 마시면서 맥도날드 빵에 붙어있는 깨 이야기가 나왔고 그래서 정말로 이야기 릴레이 같은 걸 해봤어요. 한 명씩 돌아가면서 한 문장 얘기하고, 그다음 사람이 한 문장 얘기하고, 이렇게 넷이서 이야기를 했는데. 제가 소설가니까 살짝 살을 붙여서 이야기했죠.(중략) 그걸 메모해 와서 소설을 썼더니 와인 마시면서 했던 이야기가 소스가 됐던 것 같아요. 그런 에피소드에서 제가 이야기의 환경이라고 할 수 있는 바구니 같은 것을 하나 만들어온단 말이에요. 그러면 여기에 주인공이 누가 좋을까, 그 생각을 하죠.
Q. 「에디 혹은 애슐리」에서 “젠더는 슈트다.”라는 화자의 생각이 되게 흥미로웠어요. 화자가 소설 속에서 정말 계절에 따라 옷을 갈아입듯이 여러 젠더를 횡단하는데 그 과정을 겪으면서 화자가 이런 말을 합니다. “어쩌면 어디에서 어디론가 건너가는 중. 그 자체가 자신의 젠더처럼 느껴진다.” 이 작품을 쓰시게 된 배경과 작품집의 제목으로 삼으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A. 이 소설 쓰게 된 계기는 최진영 소설가님과 마찬가지로 우리 같이 퀴어테마 소설집에 참여했잖아요. 그래서 퀴어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소설을 한 편 쓸 생각을 하고 저는 그때 제가 생각했던 인물이 하나 했었어요. 이슬라라는 중편소설에서 등장했던 인물이었는데 이것도 저한테 처음 있는 일이었어요. 다른 소설에 잠깐 등장했던 조연이 또 다른 소설의 주인공이 되어서 처음부터 완전히 원소설과는 상관없이, 그러나 약간의 겹침은 있어요. 그렇지만 독자적인 자기 인생을 걸어가는 경험을 처음 해봐서 신기했어요. 「에디 혹은 애슐리」라는 제목에서 에디와 애슐리보다 ‘혹은’이 더 중요해요. 그래서 이 책의 표지를 만들 때 편집자와 “‘혹은이’가 제일 중요해” 이런 얘기를 했었어요. 이게 단편이다 보니까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조금 아쉬워요. (중략) 그런데도 용기를 냈던 것이 이 인물이 결국엔 저의 어떤 면을 가지고 있어서예요. 어디에서 어디론가 건너가는 도중인 거는 저 자신이기도 해요. 그래서 제가 이 글을 쓰는 동안 에디 혹은 애슐리의 슈트를 잠깐 입었던 것 아닌가, 그런 생각도 들어요. 저는 끊임없이 자기 자신에게 질문을 한다는 점이 퀴어들의 가장 도드라지는 점 중에 하나라고 생각을 하고. 그 부분이 인간들이 가장 우리 스스로한테도 질문을 해야 되는 부분이 아닌가, 그런 생각도 해봤습니다. 그래서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들에 대해서 계속 어떤 퀘스천마크를 갖는 것이 앞으로는 훨씬 더 저변이 넓어지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해봅니다.
Q. 작품집 뒤편에 구병모 작가님께서 추천사에 “김성중 소설가가 보여주는 허구의 카드는 허공을 부유하는 게 아니라 현실과의 강력함 점착면을 갖고 있다.”라고 써주셨어요. 작가님께서 작가의 말에 쓰신 것처럼 “현실의 중력과 상상력의 부력” 사이에서 잘 거닐 수 있는 작가님만의 상상과 집필의 노하우가 있을까요?
A. 현실의 중력이 짜부라지고 상상력의 부력이 모자라서 지면에서 더 떠야 되는데 안 떠져서 발버둥 치고 있는 게 아마 저의 모습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잘 거닐지는 못 하는 것 같고요. 저의 경우는 가만히 질문을 들여다보면서 생각해보니까 제가 저한테 세 번 놀란 게 있었어요. 첫 번째는 서른 살 넘어서 제가 갑자기 소설을 쓸 줄 알게 된 것. 첫 소설이 저를 그렇게 만들어줬는데 그전까지 소설을 쓸 줄 몰라서 쓰다 말거나 아니면 아이디어 메모는 많았지만 저는 첫 소설 쓰고 소설을 쓰게 되었거든요. 그래서 되게 신기했었어요. 두 번째는 그렇게 해서 나온 이야기가 언젠가 내가 글을 쓰게 되면 이러이러한 글을 쓰겠지, 라는 것이 아니라 맨 환상소설인 것도 저한테 굉장히 신기한 점이었어요. 저는 제가 대학교 때 하도 리얼리즘 문학회 하면서 공부도 이쪽으로 많이 해서 되게 뜨겁고 참여적인 소설을 쓸 줄 알았고 「정상인」 같은 소설은 데뷔 초반에 가볍게 지나고 더 단단한 소설을 쓰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했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까 머리에서 꽃이 피는 이야기라든지 별 황당한 이야기들이 나오더란 말이에요? 그래서 두 번째로 놀랐어요. 그 세계가 저한테 친숙하고 재밌고 그런 것이 되게 신기했었어요. 근데 이번 소설집 묶으면서 세 번째로 놀란 건 이야기의 절반이 사실적인 소설이어서 드디어 내가 땅에 발을 붙였네, 나한테 이제 사실적인 이야기들이 나오기 시작하네, 이래서 놀란 것 같아요.(중략)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현실의 중력, 상상력의 부력 이런 게 실질적으로는 다 섞여 있죠. 중요한 것은 실감이죠. 어떤 실감이 오느냐, 그 실감을 어떻게 표현하느냐인거지 표피가 아주 재현적인 서사다, 아니면 환상적인 서사다,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요. 그런 측면에서 만약 글 쓰시는 분들이 그런 생각을 하신다면 자기를 들여다봐서 사후발견 형식으로 알게 되지 않을까, 저처럼 느리게 책을 다 묶고 나서야 발견하는 형태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가장 중요한 것은 상상이나 현실 이런 것보다 그냥 자기 자신이라는 데이터인 것 같아요. 그게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정보죠. 내 안에 뭐가 들어있는가.
● 2부 <작가들의 수상한 취미생활>/ 게임 : 고민실 소설가

고민실 소설가는 2017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쓰나미 오는 날」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하셨습니다.
Q. DJ 최진영 : 게임에도 여러 종류가 있잖아요? 주로 어떤 게임을 즐겨 하시나요?
A. 고민실 소설가 : 플랫폼으로 보자면 모바일에서 주로 하는 편이에요. 장르로 따지면 퍼즐 게임 많이 하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고구려를 배경으로 하는 굉장히 오래된 추억의 RPG 게임이 있는데 그게 이번에 모바일화가 됐어요. 그걸 재밌게 하고 있습니다.
Q. 작가님께서 게임을 해보니 얻게 된 것들이 있을까요?
A. 제가 게임을 좋아하는 이유가 몇 가지 있는데. 일단은 플레이 자체를 즐기는 경우가 있어요. 퍼즐 게임 같은 경우가 그런데. 약간 예능프로그램 같은 거 있잖아요. 쓸데없는 짓이다 싶은데 일단 즐겁고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에 하는 경우가 있어요. 두 번째는 스토리를 보기 위해서 하는 경우가 있는데 주로 RPG 게임이 그래요. 예전에는 RPG 게임을 훨씬 더 많이 했었어요. 오히려 플레이하기 싫은데 스토리가 궁금해서 엔딩 보려고 한 경우도 있었던 것 같아요.
Q. 2018년에 계간 《21세기 문학》 겨울호에 실렸던 「골든컵」이라는 단편소설에도 게임 업체의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게임이라는 취미가 이야기를 구상할 때 또, 문학적으로는 어떤 자극을 주나요?
A. 저는 꼭 게임 이야기를 써야지, 해서 쓴다기보다 좀 자연스럽게 배어 나오는 게 있는 것 같아요. 게임이 제 삶의 일부였기 때문에. 어떤 경우에는 편하게 차용하는 지점들이 있기는 한 것 같아요.
Q. 게임은 이기고 지는 승부의 세계고 문학은 계속되는 실패의 이야기라고 할 수도 있을 텐데 게임과 문학의 공통점을 찾을 수 있을까요?
A. 가장 큰 공통점이 간접체험이 아닐까 싶어요. 문학 하고는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기는 하는데 같은 스토리인 경우도 글로 읽었을 때는 ‘이게 뭐야?’ 하는 경우도 게임으로 플레이했을 때는 깊이 몰입할 수 있게 되거든요. 그리고 게임도 결국에 하나의 표현 수단이기 때문에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서 많이 달라지거든요. 게임 특성상 자본이 많이 들어가다 보니까 좀 상업적으로 흐르기 쉽기는 한데 독립영화처럼 인디게임 쪽에서는 굉장히 신선한 게임들이 있어요. 그중에서도 어둠 속에서 청각을 이용해서 길을 찾는 게임이 있었는데 그런 게임이 인상적이었어요.
Q. 고민실 소설가님이 미발표 단편 「D고개의 춘룡절」을 낭독해주셨습니다. 이 문장을 읽어주신 이유를 말씀해주신다면?
A. “디모”라는 리듬게임에서 소재를 참고한 글인데요. 민욱이라는 캐릭터와 화자의 입장이 너무 다른데 게임을 매개체로 소통하는 장면이 담겨있어요. 게임이라는 게 사용법만 알면 언어를 몰라도 플레이가 가능한 경우가 있거든요. 리듬게임은 더욱이나 음악이다 보니까 게임을 하나의 소통의 창구로 활용할 수 있는 지점이 있어서 그걸 보여줄 수 있겠다 싶어서 가져와 봤습니다.
문장의 소리 628회는 팟빵과 팟캐스트,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해서도 간편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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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정리 : 박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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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
- 2024-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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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
- 2024-08-07
문장의 소리 제785회 : 2부 장민 소설가 문학광장 〈문장의 소리〉는 2005년 시작된 인터넷 문학 라디오 프로그램입니다. 2024년부터 연출 유계영 시인, 진행 우다영 소설가, 구성작가 박참새 시인이 함께합니다. - 당신의 첫 : 이제 막 활동을 시작한 신인 작가를 초대합니다. 장민 소설가는 중단편소설 「우리의 손이 닿는 거리」로 제7회 한국과학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 오프닝 : 장민 소설가의 소설 「우리의 손이 닿는 거리」 중에서 ● 〈로고송〉 ● 2부 〈당신의 첫〉 / 장민 소설가 Q. DJ 우다영 : 화학 박사님을 모시는 건 처음인데요. 화학의 매력이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A. 장민 소설가 : 화학이라는 단어 자체가 될 화化, 학문 학學으로 세상의 구성 방식을 탐구하는 학문이에요. 저는 어릴 때부터 세상이 어떤 물질로 이루어져 있는지에 관심이 많았던지라 그쪽 공부를 좋아했습니다. Q.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소감부터 들어보고 싶습니다. A. 시상식 당시까지만 해도 얼떨떨하고 실감 나지 않는 시간이었어요. 굉장히 큰 상이라고 생각했고, 좋은 작가님들을 많이 배출하기도 한 상이라 그 중의 일원이 된다는 게 실감이 안 났어요. 함께 했던 친구분들이 즐거운 시상식을 만들어 주셔서 굉장히 즐겁게 보냈고요. 많은 축하 메시지와 이야기를 들어서 놀러 다니기도 했고요. 수상 소식을 전해 들었던 건 올해 초였는데, 제가 그 무렵에 박사 졸업을 하게 되기도 해서요. 졸업한 이후에 시상식을 겪고, 축하도 받았고요. 지금 취직 준비하고, 다른 작품도 쓰면서 시간 보내고 있습니다. Q. 소설을 쓰기 시작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A. 이 단편을 쓰게 된 계기 자체는 제가 가지고 있는 레퍼런스에서 기반하고 있는데요. 애니메이션, 만화, 거대 로봇물 같은 것, 기후 위기, 로봇, AI, 인간의 윤리와 현상으로부터의 거리감 같은 것들을 종합해 이야기했을 때 ‘우리가 만약 우주의 끝까지 존재하게 되었을 때, 어떤 형태로 존재하게 될까’ 하는 의문으로부터 시작한 것 같습니다. 미래까지 살아남기 위해 어떤 형태여야 할 것인가, 인간의 생물학적 진화보다 거대 로봇 외피화 한다면 그것이야말로 미래 형태 중 하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 시작하게 된 소설 같습니다. Q. 소설 「우리의 손이 닿는 거리」는 화자가 사랑하는 딸들에게 바치는 소감문 형식으로 진행되는데, 어떠한 의도가 있으셨는지 궁금합니다. A. 그 부분은 처음 글을 쓸 때부터 명확한 의도가 있었는데요. 간혹 그런 이야기가 있죠. 문어가 사람만큼의 지능을 가지고 있지만, 지구를 대표하는 종으로 존재하지 않는 이유는 수명이 짧기 때문이다. 수명이 짧으면 다음 세대로 지식의 연속성, 존재적 지속성을 연쇄할 수 없기에 문어가 지구를 지배할 수 없다는 농담이 있는데요. 그게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인류가 어쨌든 80년 이상 살 수 있고, 두 세대에서 세 세대 정도는 겹칠 수 있는 종 수준의 지속성과 연속성이 있다 보니 그것이야말로 인류가 다
- 관리자
- 2024-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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