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의 소리 제656회 : 1부 김태형 시인 / 2부 김은경 시인

문장의 소리 제656회 : 1부 김태형 시인 / 2부 김은경 시인


문학광장 〈문장의 소리〉는 2005년 시작된 인터넷 문학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지금까지 560여명의 작가가 초대 손님으로 다녀갔습니다. 〈문장의 소리〉의 연출과 진행, 구성작가는 모두 현직 작가로 구성되어 있으며 2020년부터 소설가 최진영, 정선임, 시인 박소란, 방수진이 함께 합니다. 지금까지의 방송은 문학광장 누리집과 유튜브, 팟빵과 팟캐스트,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해서 들을 수 있습니다.
 
ㅇ 스태프

연출 박소란(시인)

진행 최진영(소설가)

구성작가 방수진(시인)

구성작가 정선임(소설가)

 
ㅇ 코너
  – 지금 만나요 : 작가를 초대하여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 작가들의 수상한 취미생활 : 작가를 초대하여 전문가 못지않게 방대한 지식을 자랑하는 취미생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눕니다.


 

 


 


 


오프닝 : 김용택, 「다 당신입니다」 중에서


 


 


 


로고송


 


 


 


1부 〈지금 만나요〉 / 김태형 시인


 

 

    1992년 시 전문 계간지 《현대시세계》 신인공모에 「히말라야시다에게 쓰다」 외 6편이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 시집으로 『로큰롤 해븐』(민음사, 1995), 『히말라야시다는 저의 괴로움과 마주한다』(문학동네, 2004), 『코끼리 주파수 (창비, 2011), 『고백이라는 장르』(장롱, 2015) 등이 있고, 산문집으로 『이름이 없는 너를 부를 수 없는 나는』(마음의 숲, 2012), 『아름다움에 병든 자』(마음산책, 2014), 『하루 맑음』(청색종이, 2015) 등이 있습니다.

Q. DJ최진영 : 최근에 시집 『네 눈물은 신의 발등 위에 떨어질 거야』(문학수첩, 2020.11월)를 출간하셨습니다. 어떻게 지내고 계시는가요?

A. 김태형 시인 : 그간 책을 내느라고 열심히 준비했으니까 작년 연말과 올해 초가 좀 바빴어요. 정리하는 차원에서 생기는 일들도 있고 미처 작년에 다 마치지 못하고 새해를 시작하게 되면서 해야 할 일들도 밀려와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정말 눈코 뜰 새 없이 바빴습니다. 이제는 시를 쓰기 위한 예열의 시간이 필요해서 지금부터 예열의 시간을 즐겨보려 합니다.

 

Q. “네 눈물은 신의 발등에 떨어질 거야”라고 제목을 정하신 계기를 말씀해 주신다면?

A. 철저한 연구와 계획 아래에 떨어지는 것이 아니에요. 어느 날 그 문장이 쓰이더라고요. 제목을 써놓고 시를 쓰는 스타일인데, 제목을 지어놓고서 한동안 시를 쓰지 못했었어요. 그런데 라다크(Ladakh)*에 다녀오면서 그 라다크의 한순간이 이 시의 몸통이 되게 됐어요.

 

Q. 시집 수록작 중에 「이루어진 말」이란 시를 포함해서 시집 곳곳에서 말이란 것에 대한 시인님의 생각이 많이 보였던 것 같아요. 「명사와 서술어 사이에 놓인 돌 하나」라는 시도 있고요. 이 시집 묶으시면서 ‘말’이 시인님에게는 아주 중요한 화두였던 것 같은데요?

A. 되돌아보니 그런 것 같아요. 이번 시집에 말과 관련한 시들이 있는데요. 연작은 아닌데 연작의 느낌으로 시를 쓴 게 있어요. 두 번째 시집에서는 「폐어」라는 시를 한 편 남겼고요, 네 번째 시집에서는 「잉어」라는 시가 들어갔을 거예요. 「잉어」는 물고기 잉어와 중의적인 의미로 ‘흘러넘치는 말’이라는 의미, 폐어는 ‘사라져서 소멸한 말’. 그때는 ‘사랑’이라는 단어를 가지고, 이제 사랑이라는 단어는 ‘폐어’가 되었다고 썼거든요. 이번에는 「실어」라는 시가 들어가 있는데, 이제는 ‘잃어버린 말’이겠죠? 그것 외에도 말과 관련된 시가 여러 개 있습니다.

 

Q. 시인의 말 쓰실 때 어떤 마음이셨는지 말씀해 주세요.

A. 걷거나 뛰거나 하는 삶이 아니라 늘 의자에 앉아있는 삶을 살고 있는데 의자에 앉으면 의자도 아니고 나도 아니게 되더라고요. 어딘가에 기대고는 있지만, 아무것도 아닌 상태인 거죠. 그러다 등받이 없는 의자에 앉았더니 ‘내가 의자에 기대고 있는 것이 아니구나, 오로지 내 자체가 의자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나에게 의지하는 그런 상황이죠. 그런 마음으로 이 시집을 묶었던 것 같습니다.

 

Q. 시인님의 시집 뒤에는 시에 대한 해설이나 발문이 아니고 시인님의 산문이 붙어있어요. 그 산문의 제목이 「나의 서술어」인데, 시인님의 중학교 종업식 때 친구들 앞에서 마술을 보여주었던 사연을 쭉 쓰셨어요. 어렸을 때는 어떤 아이였나요?

A. 초등학교 1학년 때 보통 오전에 4시간 하잖아요. 3시간 하니까 지겨운 거예요. 그래서 짐 싸서 그냥 집에 갔어요. 다음날 교문에서 선생님 마주치면 꾸벅 인사하고. 요즘으로 말하면 개념이 없는 아이였죠. 그러곤 중학교에 갔는데 집에 여러 권의 백과사전이 있었어요. 야구 백과, 마술 백과, 세계 7대 불가사의 같은. 너무 재미있게 봐서 종업식을 한다기에 이 내용을 써먹어 봐야겠다고 생각한 거예요. 열심히 준비해서 갔죠. 그 이후에 제 삶을 돌아보니 그때의 그 마술과 같은 것이었구나. 잊히지 않는 장면이었어요.

 

Q. 시인님께서 데뷔하신 초반에는 ‘파격적인 열정과 혹독한 고독이 혼재하는 강렬한 내면을 보여주는 시인’이라는 이야기도 들으셨고, 이번 시집에서는 그 고독이 한층 더 깊어졌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시인님에게 고독이란?

A. 제 삶인 것 같아요. 그렇게 많은 사람과 어울리는 성격은 아니에요. 그런 자리에서 웃음을 얻진 못해요. 잠깐 즐거울 뿐. 결국은 혼자 있는 시간으로 돌아가야 내가 만들어지더라고요. 사람들과 모여 이야기를 하다 보면 다른 상상력이 개입할 여지가 부족해요. 오히려 홀로 있을 때 생각이 더 이어지고 그 가운데서 뭔가를 찾아낼 기회가 많거든요. 제 성격상 그런 것 같고요. 그런 시간을 소중하게 여기고 있어요.

 

Q. 우리가 이야기 나누었던 산문에 실린 글 중에 ‘요즘 내가 꿈꾸는 마술이 있다. 바로 돌이 되는 것이다.’라고 시인님께서 쓰셨어요. 그 뒤에 붙는 글들이 시집에 실린 「명사와 서술어 사이에 놓인 돌 하나」라는 시와 맞닿는 부분이 있다고 느꼈는데, 이 명사와 서술어 사이에 놓인 돌 하나에 대해서 좀 이야기를 해주신다면?

A. 어딜 가면 돌 한두 개를 챙겨오는 버릇이 있어요. 그러다가 인상적인 돌을 하나 만났어요. 고비사막에서 게르에 도착하기 전에 한 30분 정도 홀로 걸어서 간 적이 있는데 조그만 돈을 주운 적이 있는데, 이상하게 십자가 모양의 무늬가 새겨진 듯하더라고요. 사람이 새긴 것처럼. 가만히 보니 십자가라기보다는 돌이 실에 묶여있는 것 같은, 그러나 사람의 인위적인 손길에 의한 것은 아닌 것 같고. 돌이 스스로 자신을 묶어놓았구나 싶더라고요. 그런 돌들을 만나기 시작하면서 돌에 대한 사유가 생겨나기 시작했죠. 막스 피카르트(Max Picard) 글을 읽으면서 깨우친 건데, 돌은 명사잖아요. 명사는 굳어있는 것이고 어쩌면 존재가 아니란 말이에요. 존재한다는 것은 동사잖아요. 서술어. 명사는 항상 서술어를 통해서 살아있는 존재로 꿈틀거릴 수 있게 되는구나. 이렇게 말을 생동하고 존재하는 그런 과정을 돌을 통해서 또 막스 피카르트의 사유를 통해서 깨닫게 된 것 같아요.

 

Q. 시집 2부를 구성하는 시들도 눈길을 사로잡는데, “사원”, “설산”, “고원”, “유라크 나무”, “우물 안 까마귀”, “게르” 이런 이국적인 단어들이 많이 나오는데 실제로 여행을 많이 다니신 건가요?

A. 제 성격을 말씀드렸듯이 어디 돌아다니는 걸 잘 못 해요. 그래서 많이 다니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다녀온 곳은 저에게 큰 영향을 미칠 정도로, 잘 갔다 왔다고나 할까요? 네 번째 시집이 『고독이라는 장르』라는 시집이었어요. 그때는 고비라는 사막이 많은 배경이 되었는데 이번 시집에는 사막에 풍경도 있지만 주로 라다크에서 얻은 이미지들이 주요한 흐름으로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Q. 시집 제목에 “신”이라는 단어를 들어가는데, 시인님에게 신은 어떤 의미인가요?

A. 특정 종교에 사로잡혀서 개념을 세우려 했던 것은 아니고 ‘나에게 신은 무엇인가’를 좀 찾으려 했던 것 같아요. 결국 ‘간절함’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간절함은 살아가기 위한 힘이었고 그렇다면 그것이 생명의 원리다. 제가 살아오면서 또는 살아가야 할 미래를 생각하면서 떠올릴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면 그것이 ‘신’이고 그 신이 다른 단어로 굳이 대체하자면 ‘생명’이고 ‘간절함’이고 그것이 ‘내가 살아가는 힘’이지 않을까 싶어요.

 

Q. 시인님께서 요즘 좋아하시는 것을 말씀해 주시는 코너입니다. 요즘 좋아하는 거 있으세요?

A. 빛과 어둠의 세계를 한 번 내 손으로 만져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서, 요즘 필름 카메라를 만지작거리고 있어요. 제가 직접 현상하고 인화해보고 싶어서 책방 한 귀퉁이에 암실을 만들 계획하고 있어요. 특별한 경험은 아니겠지만 지금 제가 하고 싶은 어떤 세계를 그 과정에서 얻어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고 있어요.

 

Q. 책방 〈청색종이〉 사장님이시잖아요. 일반 서점과는 다르게 〈청색종이〉에서 만든 책만 판매한다고 들었어요. 서점 이야기 좀 해주세요.

A. 정체성은 출판사예요. 책 한 권 내놓고 출판사를 꾸려가기는 쉽지 않아서 책방의 외형을 갖추면서 많이 알려지게 됐죠. 그러다 보니 종 수가 많진 않지만, 어느 정도 유지할 만큼은 됐어요. 우리 서점에는 우리가 만든 책밖에 없어요. 다른 서점에는 없는 책들. 안 팔리니까 안 파는 책들. 결국은 ‘내가 만든 책을 내놓는 게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책방을 운영하는 것이다’라는 생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   인도 인도령 카슈미르 지역

 


 


 


2부 <작가들의 수상한 취미생활>/ 김은경 시인



 

    2000년에 《실천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 시집 『불량 젤리』(삶창, 2013), 『우리는 매일 헤어지는 중입니다』(실천문학사, 2018)가 있습니다.

Q. DJ최진영 : 벌써 봄이 왔어요. 어떻게 지내셨어요?

A. 김은경 시인 : 출판사에 근무하고 있어서 책을 내느라 바쁘게 지내고 있어요. 또 최근에 남양주로 이사를 해서 새로운 마음이 필요하다 싶어서 바질 트리와 수국을 사서 키우고 있어요.

 

Q. 뜸에 관해 이야기해 볼 건데요. 이게 취미가 되신 이유가 있어요?

A. 다들 나이가 들면 약하잖아요. 등산하다 무릎 한쪽을 삐었는데, 무리하거나 이러면 무릎이 아프더라고요. 열심히 배우던 배드민턴도 무릎이 아파서 그만둬야 하나 생각하던 중에 지인이 뜸을 배우는 학원을 추천해줘서 다니게 되었어요. 스트레칭도 하고 뜸도 뜨니까 무릎이 많이 좋아졌어요.

 

Q. 뜸을 취미로 가지기 위한 필요사항이 있나요?

A. 중요한 게 뜸에 대한 믿음이에요. 바로 좋아지지 않거든요. 2주? 길게는 3개월이 걸릴 때도 있고 만성적인 아픔엔 더 긴 시간이 필요해요. 그다음 필요한 도구는 많지 않아요. 쑥과 불을 붙이는 데 필요한 막대 향, 불만 있으면 뜸을 뜰 수 있습니다.

 

Q. 어딘가 아프거나 불편할 때 뜸을 뜰 그거 같은데, 시인님에게는 뜸이 치료 이상의 의미가 있을 것 같아요.

A. 처음엔 건강을 위해 배우기 시작했고 뜸은 결국 불을 이용하고 온열작용을 해주잖아요. 찬 몸의 속을 데워주는 요법인데 이게 잠이 잘 안 올 때, 화가 날 때 마음을 가라앉혀주는 효과가 있어요. 우리 정수리 쪽에 백회(百會)라는 혈 자리가 있어요. 여기에 뜸을 뜨면 잠을 자는 데 도움이 되고요. 몸이 으슬으슬하다 할 때는 흉추(胸椎) 쪽에 폐유(肺兪)라는 혈 자리가 있는데 거기에 뜸을 뜨면 몸이 노곤해지면서 안정감을 찾게 되는 효과가 있어요. 그런 효과를 계속 보다 보니 치료가 아니라 몸과 마음을 진정시켜주고 편안하게 해준다는 느낌이 들어서 놀랐어요.

 

Q. 나의 정수리에 내가 뜰 수 있나요?

A. 가족이나 타인의 도움을 받아야 해요.

 

Q. 생리통에 좋은 혈 자리도 있나요?

A. 네, 배꼽 쪽에 있어요. 배, 팔 이런 곳은 혈 자리만 찾으면 자기가 스스로 할 수 있어요.

 

Q. 작가님의 뜸에 대한 사랑을 확인하는 시간이에요. “뜸은 뜸이 아니다. 하나의 행위예술이다.”라고 하셨는데 뜸을 뜰 때 마음가짐이 어떠신가요?

A. 기도하는 행위랑 비슷해요. 그리고 저는 예전부터 작품을 진득하게 쓰고 싶을 때 향을 피우는 것을 좋아했어요. 사찰이라는 공간을 좋아하기도 하고요. 한때 담배도 자주 피웠었는데 그때 흡연을 한 이유도 재가 될 때까지의 장면이나 연기, 냄새가 제게 하나의 주술처럼 여겨졌었어요. 그래서 뜸을 친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한민복 시인의 시를 보면 노인이 담배 피우는 모습을 보며 영혼에 뜸을 뜬다는 표현을 한 게 있는데 이것을 보면서 굉장히 반가웠어요.

 

Q. “작품이 써지지 않을 때 무의식적으로 뜸을 찾는 습관이 있다.”에 YES라 하셨어요. 뜸을 뜨고 쓰신 시가 있으신지요?

A. 뜸은 제게 일상이고 밥처럼 챙겨 먹는 것이에요. 뜸은 아니고 「스모크」 김은경, 『우리는 매일 헤어지는 중입니다』, 실천문학사, 2018
라는 시를 쓴 적이 있어요. 거기에 이런 구절이 나와요. ‘투병하듯 어쩌면 투약하듯 말을 모르는 사람끼리 포옹을 하면 이런 느낌이 들까. 구름을 만질 수 없어서, 불꽃을 가질 수도 없어서 쓸쓸한 부족들이 지르는 단 일 분간의 묵념’이 구절도 뜸과는 연관되어 태어난 게 아닐까 싶어요.

 

Q. 시인님에게는 연기가 피어오른 것에서, 많은 영감을 받으시나 봐요. 금방 사라지잖아요. 그렇지만 향을 가지고 있고요. “나에게 특별한 사람이 생기면 뜸을 떠주며 유혹하고 싶다.”라고 하셨는데, 뜸을 자주 떠주시나요?

A. 처음부터 뜸 이야기를 하면 사람의 아픈 곳을 볼 수 있잖아요. 그런데 뜸을 뜨면서부터 어딘가 아픈 사람들을 잘 관찰하게 됐어요. 아까도 DJ님이 어디가 아프시다 하셨잖아요. 누가 아프다는 말을 들으면 이 사람에게 뜸에 관해 이야기해도 될까? 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친숙해지면 나도 어디가 아팠다가 치료한 적이 있다는 이야기를 꺼내기는 해요. 예전에 어떤 소설가님이 무릎이 안 좋으셨는데 뜸을 전수해줬더니 지금까지 잘하고 있어요. 그분도 이것저것 다 해보다가 치료가 안 돼서 시도를 한 분인데 다행히 몸에 잘 맞았나 봐요.

 

Q. 아 소중한 분이 어디가 아프시면 나 사실 뜸을 뜬다고 말하고 권유를 해주시는군요?

A. 네, 그런데 뜸이 부작용도 있어요. 사실 뜸 자체라기보다는 욕심 때문이죠. 예를 들면 뜸을 뜰 때는 제가 뜨는 뜸은 쌀알 반 톨만큼 말아서 올리는 것인데, 어떤 분은 팔에 꼭지라는 혈 자리에 이렇게 뜨라고 알려드렸었는데, 쌀알 반 톨의 열 배 크기로 뜸을 뜨셔서 한 달 정도 고생하신 분도 있어요. 믿음이 있되 욕심은 내면 안 돼요.

 

Q. 문학 이야기로 넘어가 볼게요. 시인님의 시집 『우리는 매일 헤어지는 중입니다』에 수록된 「비의 교훈」은 어떻게 쓰시게 된 거예요?

A. 두 번째 시집 낼 때쯤에 가장 많이 이야기하고 싶었던 게 사람과의 이별이었어요. 그래서 시집 제목도 그렇게 짓게 되었는데, 좋아하고 사랑했던 사람과의 헤어짐을 극복하는 게 인생에 숙제처럼 느껴졌어요. 근데 어느 날 문득 5번의 연애를 한 사람은 5번의 생을 살고, 90번의 연애를 한 사람은 90번의 생을 사는 거라는 생각을 해버리니까 이 이별이 그렇게 슬프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드라마 속에서도 수많은 만남과 이별을 반복하며 인생의 내공을 쌓잖아요. 그럼 나도 그처럼 내공을 쌓는다는 생각으로 더 많은 사랑과 더 많은 이별을 해보고…. 백발 마녀처럼 손이 쪼글쪼글한 상태로 시를 써보자는 생각을 했더니 편안해지더라고요.

 

Q. 이별 후의 성숙함? 아픔과 상처가 아닌 다른 해석이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시인님의 시를 보고 “발랄하게 노래하면서도 상실 이후의 시간을 씩씩하게 견뎌낼 수 있구나.”, “고독조차 화사하다.”라는 평론들을 해주셨어요. 작가님의 말을 듣고 보니 이런 평론이 맞는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A. 그것이 제가 지향하는 바인 거 같아요. 고독조차 화사하길…. 앞으로도 그렇게 살고 싶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A. 저는 항상 시집을 낼 때 ‘다음 시집을 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는데 어느덧 세 번째 시집을 준비하고 있어요. 그래서 가을쯤에 세 번째 시집이 출간될 것 같은데 종이가 아깝지 않게 재미있는 시를 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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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소리》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예방을 위해 스튜디오 소독 등 방역 지침을 준수하여 제작되었습니다.


 


원고정리 : 성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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