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대한민국 태극기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

공식 누리집 주소 확인하기

go.kr 주소를 사용하는 누리집은 대한민국 정부기관이 관리하는 누리집입니다.
이 밖에 or.kr 또는 .kr등 다른 도메인 주소를 사용하고 있다면 아래 URL에서 도메인 주소를 확인해 보세요.
운영중인 공식 누리집보기

문장의 소리 제656회 : 1부 김태형 시인 / 2부 김은경 시인

  • 작성일 2021-04-07
  • 방송일
  • 러닝타임1시간4분
  • 초대작가1부 김태형 시인 / 2부 김은경 시인
문장의 소리 제656회 : 1부 김태형 시인 / 2부 김은경 시인


문장의 소리 제656회 : 1부 김태형 시인 / 2부 김은경 시인


문학광장 〈문장의 소리〉는 2005년 시작된 인터넷 문학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지금까지 560여명의 작가가 초대 손님으로 다녀갔습니다. 〈문장의 소리〉의 연출과 진행, 구성작가는 모두 현직 작가로 구성되어 있으며 2020년부터 소설가 최진영, 정선임, 시인 박소란, 방수진이 함께 합니다. 지금까지의 방송은 문학광장 누리집과 유튜브, 팟빵과 팟캐스트,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해서 들을 수 있습니다.

ㅇ 스태프

연출 박소란(시인)


진행 최진영(소설가)


구성작가 방수진(시인)


구성작가 정선임(소설가)



ㅇ 코너
- 지금 만나요 : 작가를 초대하여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 작가들의 수상한 취미생활 : 작가를 초대하여 전문가 못지않게 방대한 지식을 자랑하는 취미생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눕니다.












● 오프닝 : 김용택, 「다 당신입니다」 중에서








● 로고송








● 1부 〈지금 만나요〉 / 김태형 시인





1992년 시 전문 계간지 《현대시세계》 신인공모에 「히말라야시다에게 쓰다」 외 6편이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 시집으로 『로큰롤 해븐』(민음사, 1995), 『히말라야시다는 저의 괴로움과 마주한다』(문학동네, 2004), 『코끼리 주파수 (창비, 2011), 『고백이라는 장르』(장롱, 2015) 등이 있고, 산문집으로 『이름이 없는 너를 부를 수 없는 나는』(마음의 숲, 2012), 『아름다움에 병든 자』(마음산책, 2014), 『하루 맑음』(청색종이, 2015) 등이 있습니다.


Q. DJ최진영 : 최근에 시집 『네 눈물은 신의 발등 위에 떨어질 거야』(문학수첩, 2020.11월)를 출간하셨습니다. 어떻게 지내고 계시는가요?

A. 김태형 시인 : 그간 책을 내느라고 열심히 준비했으니까 작년 연말과 올해 초가 좀 바빴어요. 정리하는 차원에서 생기는 일들도 있고 미처 작년에 다 마치지 못하고 새해를 시작하게 되면서 해야 할 일들도 밀려와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정말 눈코 뜰 새 없이 바빴습니다. 이제는 시를 쓰기 위한 예열의 시간이 필요해서 지금부터 예열의 시간을 즐겨보려 합니다.


Q. “네 눈물은 신의 발등에 떨어질 거야”라고 제목을 정하신 계기를 말씀해 주신다면?

A. 철저한 연구와 계획 아래에 떨어지는 것이 아니에요. 어느 날 그 문장이 쓰이더라고요. 제목을 써놓고 시를 쓰는 스타일인데, 제목을 지어놓고서 한동안 시를 쓰지 못했었어요. 그런데 라다크(Ladakh)*에 다녀오면서 그 라다크의 한순간이 이 시의 몸통이 되게 됐어요.


Q. 시집 수록작 중에 「이루어진 말」이란 시를 포함해서 시집 곳곳에서 말이란 것에 대한 시인님의 생각이 많이 보였던 것 같아요. 「명사와 서술어 사이에 놓인 돌 하나」라는 시도 있고요. 이 시집 묶으시면서 ‘말’이 시인님에게는 아주 중요한 화두였던 것 같은데요?

A. 되돌아보니 그런 것 같아요. 이번 시집에 말과 관련한 시들이 있는데요. 연작은 아닌데 연작의 느낌으로 시를 쓴 게 있어요. 두 번째 시집에서는 「폐어」라는 시를 한 편 남겼고요, 네 번째 시집에서는 「잉어」라는 시가 들어갔을 거예요. 「잉어」는 물고기 잉어와 중의적인 의미로 ‘흘러넘치는 말’이라는 의미, 폐어는 ‘사라져서 소멸한 말’. 그때는 ‘사랑’이라는 단어를 가지고, 이제 사랑이라는 단어는 ‘폐어’가 되었다고 썼거든요. 이번에는 「실어」라는 시가 들어가 있는데, 이제는 ‘잃어버린 말’이겠죠? 그것 외에도 말과 관련된 시가 여러 개 있습니다.


Q. 시인의 말 쓰실 때 어떤 마음이셨는지 말씀해 주세요.

A. 걷거나 뛰거나 하는 삶이 아니라 늘 의자에 앉아있는 삶을 살고 있는데 의자에 앉으면 의자도 아니고 나도 아니게 되더라고요. 어딘가에 기대고는 있지만, 아무것도 아닌 상태인 거죠. 그러다 등받이 없는 의자에 앉았더니 ‘내가 의자에 기대고 있는 것이 아니구나, 오로지 내 자체가 의자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나에게 의지하는 그런 상황이죠. 그런 마음으로 이 시집을 묶었던 것 같습니다.


Q. 시인님의 시집 뒤에는 시에 대한 해설이나 발문이 아니고 시인님의 산문이 붙어있어요. 그 산문의 제목이 「나의 서술어」인데, 시인님의 중학교 종업식 때 친구들 앞에서 마술을 보여주었던 사연을 쭉 쓰셨어요. 어렸을 때는 어떤 아이였나요?

A. 초등학교 1학년 때 보통 오전에 4시간 하잖아요. 3시간 하니까 지겨운 거예요. 그래서 짐 싸서 그냥 집에 갔어요. 다음날 교문에서 선생님 마주치면 꾸벅 인사하고. 요즘으로 말하면 개념이 없는 아이였죠. 그러곤 중학교에 갔는데 집에 여러 권의 백과사전이 있었어요. 야구 백과, 마술 백과, 세계 7대 불가사의 같은. 너무 재미있게 봐서 종업식을 한다기에 이 내용을 써먹어 봐야겠다고 생각한 거예요. 열심히 준비해서 갔죠. 그 이후에 제 삶을 돌아보니 그때의 그 마술과 같은 것이었구나. 잊히지 않는 장면이었어요.


Q. 시인님께서 데뷔하신 초반에는 ‘파격적인 열정과 혹독한 고독이 혼재하는 강렬한 내면을 보여주는 시인’이라는 이야기도 들으셨고, 이번 시집에서는 그 고독이 한층 더 깊어졌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시인님에게 고독이란?

A. 제 삶인 것 같아요. 그렇게 많은 사람과 어울리는 성격은 아니에요. 그런 자리에서 웃음을 얻진 못해요. 잠깐 즐거울 뿐. 결국은 혼자 있는 시간으로 돌아가야 내가 만들어지더라고요. 사람들과 모여 이야기를 하다 보면 다른 상상력이 개입할 여지가 부족해요. 오히려 홀로 있을 때 생각이 더 이어지고 그 가운데서 뭔가를 찾아낼 기회가 많거든요. 제 성격상 그런 것 같고요. 그런 시간을 소중하게 여기고 있어요.


Q. 우리가 이야기 나누었던 산문에 실린 글 중에 ‘요즘 내가 꿈꾸는 마술이 있다. 바로 돌이 되는 것이다.’라고 시인님께서 쓰셨어요. 그 뒤에 붙는 글들이 시집에 실린 「명사와 서술어 사이에 놓인 돌 하나」라는 시와 맞닿는 부분이 있다고 느꼈는데, 이 명사와 서술어 사이에 놓인 돌 하나에 대해서 좀 이야기를 해주신다면?

A. 어딜 가면 돌 한두 개를 챙겨오는 버릇이 있어요. 그러다가 인상적인 돌을 하나 만났어요. 고비사막에서 게르에 도착하기 전에 한 30분 정도 홀로 걸어서 간 적이 있는데 조그만 돈을 주운 적이 있는데, 이상하게 십자가 모양의 무늬가 새겨진 듯하더라고요. 사람이 새긴 것처럼. 가만히 보니 십자가라기보다는 돌이 실에 묶여있는 것 같은, 그러나 사람의 인위적인 손길에 의한 것은 아닌 것 같고. 돌이 스스로 자신을 묶어놓았구나 싶더라고요. 그런 돌들을 만나기 시작하면서 돌에 대한 사유가 생겨나기 시작했죠. 막스 피카르트(Max Picard) 글을 읽으면서 깨우친 건데, 돌은 명사잖아요. 명사는 굳어있는 것이고 어쩌면 존재가 아니란 말이에요. 존재한다는 것은 동사잖아요. 서술어. 명사는 항상 서술어를 통해서 살아있는 존재로 꿈틀거릴 수 있게 되는구나. 이렇게 말을 생동하고 존재하는 그런 과정을 돌을 통해서 또 막스 피카르트의 사유를 통해서 깨닫게 된 것 같아요.


Q. 시집 2부를 구성하는 시들도 눈길을 사로잡는데, “사원”, “설산”, “고원”, “유라크 나무”, “우물 안 까마귀”, “게르” 이런 이국적인 단어들이 많이 나오는데 실제로 여행을 많이 다니신 건가요?

A. 제 성격을 말씀드렸듯이 어디 돌아다니는 걸 잘 못 해요. 그래서 많이 다니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다녀온 곳은 저에게 큰 영향을 미칠 정도로, 잘 갔다 왔다고나 할까요? 네 번째 시집이 『고독이라는 장르』라는 시집이었어요. 그때는 고비라는 사막이 많은 배경이 되었는데 이번 시집에는 사막에 풍경도 있지만 주로 라다크에서 얻은 이미지들이 주요한 흐름으로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Q. 시집 제목에 “신”이라는 단어를 들어가는데, 시인님에게 신은 어떤 의미인가요?

A. 특정 종교에 사로잡혀서 개념을 세우려 했던 것은 아니고 ‘나에게 신은 무엇인가’를 좀 찾으려 했던 것 같아요. 결국 ‘간절함’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간절함은 살아가기 위한 힘이었고 그렇다면 그것이 생명의 원리다. 제가 살아오면서 또는 살아가야 할 미래를 생각하면서 떠올릴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면 그것이 ‘신’이고 그 신이 다른 단어로 굳이 대체하자면 ‘생명’이고 ‘간절함’이고 그것이 ‘내가 살아가는 힘’이지 않을까 싶어요.


Q. 시인님께서 요즘 좋아하시는 것을 말씀해 주시는 코너입니다. 요즘 좋아하는 거 있으세요?

A. 빛과 어둠의 세계를 한 번 내 손으로 만져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서, 요즘 필름 카메라를 만지작거리고 있어요. 제가 직접 현상하고 인화해보고 싶어서 책방 한 귀퉁이에 암실을 만들 계획하고 있어요. 특별한 경험은 아니겠지만 지금 제가 하고 싶은 어떤 세계를 그 과정에서 얻어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고 있어요.


Q. 책방 〈청색종이〉 사장님이시잖아요. 일반 서점과는 다르게 〈청색종이〉에서 만든 책만 판매한다고 들었어요. 서점 이야기 좀 해주세요.

A. 정체성은 출판사예요. 책 한 권 내놓고 출판사를 꾸려가기는 쉽지 않아서 책방의 외형을 갖추면서 많이 알려지게 됐죠. 그러다 보니 종 수가 많진 않지만, 어느 정도 유지할 만큼은 됐어요. 우리 서점에는 우리가 만든 책밖에 없어요. 다른 서점에는 없는 책들. 안 팔리니까 안 파는 책들. 결국은 ‘내가 만든 책을 내놓는 게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책방을 운영하는 것이다’라는 생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 인도 인도령 카슈미르 지역








● 2부 <작가들의 수상한 취미생활>/ 김은경 시인




2000년에 《실천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 시집 『불량 젤리』(삶창, 2013), 『우리는 매일 헤어지는 중입니다』(실천문학사, 2018)가 있습니다.


Q. DJ최진영 : 벌써 봄이 왔어요. 어떻게 지내셨어요?

A. 김은경 시인 : 출판사에 근무하고 있어서 책을 내느라 바쁘게 지내고 있어요. 또 최근에 남양주로 이사를 해서 새로운 마음이 필요하다 싶어서 바질 트리와 수국을 사서 키우고 있어요.


Q. 뜸에 관해 이야기해 볼 건데요. 이게 취미가 되신 이유가 있어요?

A. 다들 나이가 들면 약하잖아요. 등산하다 무릎 한쪽을 삐었는데, 무리하거나 이러면 무릎이 아프더라고요. 열심히 배우던 배드민턴도 무릎이 아파서 그만둬야 하나 생각하던 중에 지인이 뜸을 배우는 학원을 추천해줘서 다니게 되었어요. 스트레칭도 하고 뜸도 뜨니까 무릎이 많이 좋아졌어요.


Q. 뜸을 취미로 가지기 위한 필요사항이 있나요?

A. 중요한 게 뜸에 대한 믿음이에요. 바로 좋아지지 않거든요. 2주? 길게는 3개월이 걸릴 때도 있고 만성적인 아픔엔 더 긴 시간이 필요해요. 그다음 필요한 도구는 많지 않아요. 쑥과 불을 붙이는 데 필요한 막대 향, 불만 있으면 뜸을 뜰 수 있습니다.


Q. 어딘가 아프거나 불편할 때 뜸을 뜰 그거 같은데, 시인님에게는 뜸이 치료 이상의 의미가 있을 것 같아요.

A. 처음엔 건강을 위해 배우기 시작했고 뜸은 결국 불을 이용하고 온열작용을 해주잖아요. 찬 몸의 속을 데워주는 요법인데 이게 잠이 잘 안 올 때, 화가 날 때 마음을 가라앉혀주는 효과가 있어요. 우리 정수리 쪽에 백회(百會)라는 혈 자리가 있어요. 여기에 뜸을 뜨면 잠을 자는 데 도움이 되고요. 몸이 으슬으슬하다 할 때는 흉추(胸椎) 쪽에 폐유(肺兪)라는 혈 자리가 있는데 거기에 뜸을 뜨면 몸이 노곤해지면서 안정감을 찾게 되는 효과가 있어요. 그런 효과를 계속 보다 보니 치료가 아니라 몸과 마음을 진정시켜주고 편안하게 해준다는 느낌이 들어서 놀랐어요.


Q. 나의 정수리에 내가 뜰 수 있나요?

A. 가족이나 타인의 도움을 받아야 해요.


Q. 생리통에 좋은 혈 자리도 있나요?

A. 네, 배꼽 쪽에 있어요. 배, 팔 이런 곳은 혈 자리만 찾으면 자기가 스스로 할 수 있어요.


Q. 작가님의 뜸에 대한 사랑을 확인하는 시간이에요. “뜸은 뜸이 아니다. 하나의 행위예술이다.”라고 하셨는데 뜸을 뜰 때 마음가짐이 어떠신가요?

A. 기도하는 행위랑 비슷해요. 그리고 저는 예전부터 작품을 진득하게 쓰고 싶을 때 향을 피우는 것을 좋아했어요. 사찰이라는 공간을 좋아하기도 하고요. 한때 담배도 자주 피웠었는데 그때 흡연을 한 이유도 재가 될 때까지의 장면이나 연기, 냄새가 제게 하나의 주술처럼 여겨졌었어요. 그래서 뜸을 친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한민복 시인의 시를 보면 노인이 담배 피우는 모습을 보며 영혼에 뜸을 뜬다는 표현을 한 게 있는데 이것을 보면서 굉장히 반가웠어요.


Q. “작품이 써지지 않을 때 무의식적으로 뜸을 찾는 습관이 있다.”에 YES라 하셨어요. 뜸을 뜨고 쓰신 시가 있으신지요?

A. 뜸은 제게 일상이고 밥처럼 챙겨 먹는 것이에요. 뜸은 아니고 「스모크」 김은경, 『우리는 매일 헤어지는 중입니다』, 실천문학사, 2018
라는 시를 쓴 적이 있어요. 거기에 이런 구절이 나와요. ‘투병하듯 어쩌면 투약하듯 말을 모르는 사람끼리 포옹을 하면 이런 느낌이 들까. 구름을 만질 수 없어서, 불꽃을 가질 수도 없어서 쓸쓸한 부족들이 지르는 단 일 분간의 묵념’이 구절도 뜸과는 연관되어 태어난 게 아닐까 싶어요.


Q. 시인님에게는 연기가 피어오른 것에서, 많은 영감을 받으시나 봐요. 금방 사라지잖아요. 그렇지만 향을 가지고 있고요. “나에게 특별한 사람이 생기면 뜸을 떠주며 유혹하고 싶다.”라고 하셨는데, 뜸을 자주 떠주시나요?

A. 처음부터 뜸 이야기를 하면 사람의 아픈 곳을 볼 수 있잖아요. 그런데 뜸을 뜨면서부터 어딘가 아픈 사람들을 잘 관찰하게 됐어요. 아까도 DJ님이 어디가 아프시다 하셨잖아요. 누가 아프다는 말을 들으면 이 사람에게 뜸에 관해 이야기해도 될까? 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친숙해지면 나도 어디가 아팠다가 치료한 적이 있다는 이야기를 꺼내기는 해요. 예전에 어떤 소설가님이 무릎이 안 좋으셨는데 뜸을 전수해줬더니 지금까지 잘하고 있어요. 그분도 이것저것 다 해보다가 치료가 안 돼서 시도를 한 분인데 다행히 몸에 잘 맞았나 봐요.


Q. 아 소중한 분이 어디가 아프시면 나 사실 뜸을 뜬다고 말하고 권유를 해주시는군요?

A. 네, 그런데 뜸이 부작용도 있어요. 사실 뜸 자체라기보다는 욕심 때문이죠. 예를 들면 뜸을 뜰 때는 제가 뜨는 뜸은 쌀알 반 톨만큼 말아서 올리는 것인데, 어떤 분은 팔에 꼭지라는 혈 자리에 이렇게 뜨라고 알려드렸었는데, 쌀알 반 톨의 열 배 크기로 뜸을 뜨셔서 한 달 정도 고생하신 분도 있어요. 믿음이 있되 욕심은 내면 안 돼요.


Q. 문학 이야기로 넘어가 볼게요. 시인님의 시집 『우리는 매일 헤어지는 중입니다』에 수록된 「비의 교훈」은 어떻게 쓰시게 된 거예요?

A. 두 번째 시집 낼 때쯤에 가장 많이 이야기하고 싶었던 게 사람과의 이별이었어요. 그래서 시집 제목도 그렇게 짓게 되었는데, 좋아하고 사랑했던 사람과의 헤어짐을 극복하는 게 인생에 숙제처럼 느껴졌어요. 근데 어느 날 문득 5번의 연애를 한 사람은 5번의 생을 살고, 90번의 연애를 한 사람은 90번의 생을 사는 거라는 생각을 해버리니까 이 이별이 그렇게 슬프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드라마 속에서도 수많은 만남과 이별을 반복하며 인생의 내공을 쌓잖아요. 그럼 나도 그처럼 내공을 쌓는다는 생각으로 더 많은 사랑과 더 많은 이별을 해보고…. 백발 마녀처럼 손이 쪼글쪼글한 상태로 시를 써보자는 생각을 했더니 편안해지더라고요.


Q. 이별 후의 성숙함? 아픔과 상처가 아닌 다른 해석이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시인님의 시를 보고 “발랄하게 노래하면서도 상실 이후의 시간을 씩씩하게 견뎌낼 수 있구나.”, “고독조차 화사하다.”라는 평론들을 해주셨어요. 작가님의 말을 듣고 보니 이런 평론이 맞는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A. 그것이 제가 지향하는 바인 거 같아요. 고독조차 화사하길…. 앞으로도 그렇게 살고 싶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A. 저는 항상 시집을 낼 때 ‘다음 시집을 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는데 어느덧 세 번째 시집을 준비하고 있어요. 그래서 가을쯤에 세 번째 시집이 출간될 것 같은데 종이가 아깝지 않게 재미있는 시를 담고 싶습니다.










문장의 소리 656회는 팟빵과 팟캐스트,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해서도 간편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





▸ ‘팟빵’ 접속하기
▸ ‘네이버 오디오클립’ 접속하기






※《문장의 소리》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예방을 위해 스튜디오 소독 등 방역 지침을 준수하여 제작되었습니다.




원고정리 : 성설






추천 콘텐츠

낭만없이 어떻게 삶? | 강화길 소설가

우리는 모두 알 수 없는 통증과 알고 있는 고통을 안고 살아가곤 합니다. 그런 우리의 일상과 삶을 그래도 살아가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누군가는 진통제라 말할테고 또 누군가는 낭만이라 말할지도 모를 것 같은데요.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나에게 꼭 맞는 답을 찾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hellip; 생각해보며 '문장의소리' 오늘 시간 시작해보려 합니다. 오늘은 잘 축조된 픽션의 세계가 아닌, 아픔과 낭만. 그것을 우리에게 이야기하려 돌아오신 강화길 작가님 모셨습니다. [작가소개] ㅇ강화길 소설가 강화길은 대한민국의 소설가이다. 전주 출신으로, 2012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방'이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 강화길의 영화-다른 이야기 ] https://cine21.com/news/section/?section=005003076 [방송내용] 00:00 오프닝 | 미니픽션 「소리와 문장」 00:57 강화길 소설가와의 만남 02:08 일상에 대한 이야기 03:58 백일장에서 소설가로 이어진 글쓰기 06:31 『낭만적으로 산다』의 첫 기획 이야기 07:42 『씨네21』 영화 리뷰 10:35 일상 속 이야기들, 이야기 속 일상들 19:52 아픔과 영화, 그리고 '중독' 24:21 말차와 자극 30:28 공포, 그리고 우리의 삶 31:50 추천 영화는 바로 '엑소시스트' 38:40 『낭만적으로 산다』가 독자들에게 가닿다 40:49 마무리 [주요내용] Q1. 첫 산문집 『낭만적으로 산다』를 출간하셨습니다. 소설과 달리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쓰는 일은 어떠셨나요? A. 강화길 소설가 소설을 쓸 때는 내 이야기를 직접 한다는 느낌이 별로 없잖아요. 오히려 거리를 두려고 노력하는 편인데, 산문은 제 이야기를 그대로 꺼내놓는 일이어서 굉장히 어색하더라고요. &lsquo;이걸 출간해도 될까? 재미가 있을까?&rsquo; 하는 고민도 많이 했고요. 처음에는 통증이나 신체적인 피로를 겪는 여성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써보고 싶었어요. 그러다 『씨네21』에 영화 리뷰를 연재하게 됐고, 그 글들을 책으로 묶으려다 보니 결국 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왜 제가 이런 주제에 관심을 갖게 됐는지 이야기하려면 저 자신의 경험을 먼저 돌아봐야 하니까요. 그래서 영화 리뷰를 다시 쓰면서 저의 통증과 삶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전면에 꺼내놓게 됐습니다. Q2. 통증과 아픔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인데 낭만이라... 작가님에게 &lsquo;낭만&rsquo;이란 무엇인가요? A. 강화길 소설가 아픈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지만, 그래도 괜찮고 씩씩하게 잘 살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저는 그게 낭만적인 태도라고 생각하거든요. 지나치게 현실적으로 모든 걸 계획하고 손익을 따지며 사는 건 굉장히 피곤한 일이잖아요. 어느 순간에는 자기를 좀 놓아주고, 생각하지 않는 시간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런 영역에 우리가 낭만이라는 말을 붙일 수 있지 않을까요? 저는 스스로 굉장히 현실적인 사람이라

  • 문장지기
  • 2026-10-21
안정형과 돌격형 소설가의 독자 고민 상담 | 문장의소리 공개방송 2부 '고민상담소' | 이희주 소설가, 이훤 시인

1부에서는 이희주 소설가님, 이훤 시인님 두 분의 마음을 사로잡은 '최애'에 대해 즐거운 곁눈질을 해보았는데요. 2부는 우리 소라님들의 마음이 지금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들여다볼 차례입니다. 문학주간 특집 고민상담소, '당신이 요즘 곁눈질하는 것은?' 지금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작가소개] 이희주 소설가 2016년 장편소설 『환상통』으로 제5회 문학동네 대학소설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성소년』, 연작소설 『사랑의 세계』, 단편소설 『크리미(널) 러브』, 『마유미』 등을 출간했다. 제26회 이효석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이훤 시인 2014년 《문학과의식》에 다섯 편의 시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너는 내가 버리지 못한 유일한 문장이다』 『우리 너무 절박해지지 말아요』 『양눈잡이』를 썼으며, 사진 산문집 『공중 뿌리』를 쓰고 찍었다. [방송내용] 00:00 인트로 00:37 첫번째 사연 '좋아하는 단골카페 아르바이트분이 계세요' 09:27 두번째 사연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사람이 그리울 수도 있는 걸까요?' 15:10 세번째 사연 '토마토가 귀여운가요?' 18:45 네번째 사연 '최애가 싫어진다면?' 22:52 다섯번째 사연 '최애 작가와 최애 작품이 궁금해요' 26:15 클로징 28:16 현장에서 못나눈 사연, 문소 스태프가 A/S 해드립니다! 30:10 송지현 작가님, 또 다른 동해 에세이 내주실 수 있나요? 31:43 하기 싫은 일을 꼭 해야 할 때 어떻게 하시는지? 34:07 요즘 소소한 기쁨, 요즘 취미 37:34 오늘 같이 좋은 날 어딜 가면 좋나요? [주요내용] Q1. 오랜만에 방문한 단골 카페의 직원분이 &ldquo;뭐 하고 지내는지 궁금했어요&rdquo;라고 말씀하셨어요. 이거 저만 설레는 걸까요? 이희주 소설가 저는 사실 사연의 첫 문장에 이미 답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ldquo;좋아하는 단골 카페 아르바이트 분이 계세요&rdquo;라는 말에서 이미 좋아하는 마음이 느껴지거든요. 상대방도 나를 좋아한다는 확신이 있어야만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중요한 건 이미 설렘이 시작됐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지금의 그 마음을 충분히 즐기셨으면 좋겠습니다. 이훤 시인 저도 그런 말을 들었던 적이 있는데, 상대방의 친절이 반드시 호감의 표현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서비스를 제공하는 입장에서 건네는 말일 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렇다고 설레는 마음이 잘못된 건 아니죠. 사랑이든 우정이든 무언가 시작될 때는 이렇게 명료하지 않고 아리송한 순간들이 있잖아요. 그 설렘을 간직하는 것도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Q2. 서정주의 「자화상」을 읽다가 제가 태어나기 전에 돌아가신 외할아버지가 떠올랐어요.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사람이 그리울 수도 있는 걸까요? A. 이훤 시인 내가 태어나기 전에 어떤 관계들이 있었는지, 만나본 적 없는 가족들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궁금해하는 건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조금 더 넓게 보면

  • 문장지기
  • 2026-10-15
참을 수 없는 최애의 귀여움 | 문장의소리 공개방송 '내 최애의 곁' 1부 | 이희주 소설가, 이훤 시인

올해 문학주간의 전체 주제가 바로 '곁눈질'이죠. 궁금한 대상과 가까워지기 위해 흘긋거리고 기웃거리던 마음, 한참을 곁눈질하고 나서야 겨우 다가가 들쑤시게 되는 그 과정 속에서 우리는 또 다른 세상을 감각하게 됩니다. 나의 삶이 아닌 다른 이의 삶을 들여다보고, 당연하다고 믿어온 세계에 금을 내는 이 은밀하고도 아름다운 출발. 오늘 '문장의소리'에서는 작가님들의 세상을 넓혀준 곁눈질의 대상, 바로 '내 최애의 곁'을 주제로 이야기 나눠보려고 합니다. 이희주 소설가님, 이훤 시인님 모셨습니다. [작가소개] 이희주 소설가 2016년 장편소설 『환상통』으로 제5회 문학동네 대학소설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성소년』, 연작소설 『사랑의 세계』, 단편소설 『크리미(널) 러브』, 『마유미』 등을 출간했다. 제26회 이효석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이훤 시인 2014년 《문학과의식》에 다섯 편의 시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너는 내가 버리지 못한 유일한 문장이다』 『우리 너무 절박해지지 말아요』 『양눈잡이』를 썼으며, 사진 산문집 『공중 뿌리』를 쓰고 찍었다. [방송내용] 00:00 인트로 00:54 출연작가 소개 02:30 곁눈질의 시작, 덕통사고 03:09 이희주, NCT WISH에 빠지다 07:47 이훤, 내 최애는 &lsquo;방토&rsquo; 16:50 내 최애의 곁, 애정의 연대기 17:35 이훤 시인의 &lsquo;육각형 토마토&rsquo; 찾기 20:08 NCT WISH 사쿠야와 료가 내 마음 속으로 미끄러 들어왔어요 30:45 &ldquo;저한테 스테비아 토마토 얘기하지 마세요&rdquo; 32:56 최애와 문학의 상관관계 43:58 시를 함부로 대하고 싶다 50:40 최애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주요내용] Q1. 처음 &lsquo;최애&rsquo;를 만나게 된 순간과, 이 존재가 정말 내 삶 깊숙이 들어왔구나 느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이희주 작가 친구들과 가볍게 틀어놓은 NCT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다가 새벽 5시까지 혼자 정주행하게 됐어요. 특히 사쿠야와 료가 호버보드를 타고 무대로 들어오는 순간, 정말 제 마음속으로 미끄러져 들어온 것 같았어요. 그런데 정말 좋아하고 있다는 걸 깨달은 건 오히려 &lsquo;이 친구들이 지금 아이돌을 그만둬도 괜찮겠다&rsquo;고 생각했을 때였어요. 아이돌로 살아가는 일이 쉽지 않으니까, 제 눈앞에 보이지 않아도 자기 삶에서 다른 행복을 찾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때 내가 이 사람들을 단순히 즐거움을 주는 존재가 아니라 정말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구나 느꼈습니다. 이훤 시인 저는 태어나기 전부터 방울토마토와 인연이 있었어요. 어머니가 저를 임신했을 때 입덧 때문에 방울토마토를 하루에 한 박스씩 드셨다고 하거든요. 그렇게 시작해서 30년 넘게 계속 좋아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이탈리아 출장에서 호텔 주변에 방울토마토를 구할 곳이 없었는데, 그 사실만으로 굉장히 불안해지는 저를 발견했어요. 결국

  • 문장지기
  • 2026-10-07
일상을 페어링하는 술꾼, 김혜경 | 김혜경 작가

소라님들은 술을 좋아하시나요? 어떤 술을 즐기시나요? 우리가 좋아하는 술에는 저마다의 계절과 장면이 들어 있습니다. 어쩌면 술을 알아가는 일과 나를 알아가는 일은 닮아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직 모르는 맛이 있고, 아직 모르는 내가 있으니까요. [작가소개] ㅇ김혜경 작가 에세이, 『아무튼, 술집』, 『달마다 알딸딸』 팟캐스트 운영 [방송내용] 00:00 오프닝 | 김혜경 『달마다 알딸딸』 낭독 01:28 김혜경 작가와의 만남 01:47 술과 문학을 페어링한 팟캐스트 '시시알콜' 03:54 『달마다 알딸딸』은 어떻게 시작됐을까 06:42 &ldquo;술이 거기 있었기 때문에&rdquo; 09:33 술과 음식, 계절을 페어링하는 즐거움 12:18 딱 하나의 전통주만 고른다면? 16:09 전통주 초보자는 어디서 시작하면 좋을까 20:06 술을 쓰며 '퇴사' 23:29 바른 생활 술꾼 28:38 술과 금주 34:55 요즘 삶에서 가장 중요한 '밴드 불과 사이' 40:11 작가 낭독 | &ldquo;작심 3일이어도 괜찮다&rdquo; 43:24 마무리 - 문장의소리 5주차 휴방으로 다음주 방송은 쉬어갑니다. [주요내용] Q1. 『달마다 알딸딸』은 어떤 책인가요? A1. 『달마다 알딸딸』은 1월부터 12월까지 계절에 맞는 전통주를 소개하는 책이에요. 처음에는 월간 『샘터』에서 &lsquo;월간 전통주행&rsquo;이라는 제목으로 연재를 시작했는데, 매달 어떤 술을 마실지 고민하면서 저도 전통주를 더 깊이 알아가는 시간이 됐어요. 저에게 술은 &lsquo;내가 모르는 나를 찾게 해주는 매개체&rsquo;인 것 같아요. 책과도 비슷하다고 생각하고요. 『아무튼, 술집』이 제 20대에 대한 기록이었다면, 『달마다 알딸딸』은 술을 통해 30대 초반의 저를 돌아본 기록에 가깝습니다. 연재할 때는 &lsquo;이번 달에는 무슨 술을 마실까&rsquo;에 더 집중했다면, 다시 쓸 때는 &lsquo;그때 이 술이 나에게 어떤 의미였을까&rsquo;를 더 생각하게 됐어요. 예전 책을 보면 흑역사처럼 느껴질 때도 있지만, 지금은 &lsquo;20대의 나는 참 잘 놀았구나&rsquo; 하면서 조금 부럽기도 해요. 그런 시간을 지나 지금의 &lsquo;바른 생활 술꾼&rsquo;이 된 것 같습니다. Q2. 드럼부터 수영, 바느질, 복싱까지 다양한 취미를 계속 시작하는 이유가 있나요? A2. 결국 조금 더 재미있게 살아보려고 발버둥치는 것 같아요. 특히 회사를 다닐 때는 제 시간의 주인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컸어요. 회사 생활만 하다 보면 제가 제 삶의 주연이 아닌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가 있어서, 제 시간을 되찾기 위해 이것저것 시작했던 것 같고요. 퇴사하고 시간이 많아진 지금은 오히려 더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한번 해보고 싶은 것은 의외로 &lsquo;금주&rsquo;예요. 술을 정말 좋아하기 때문에 언젠가는 내려놓아 보는 데까지 가야 술에 대한 마음을 다 써보는 게 아닐까 싶어요. 가끔 술이 저보다 제 삶에서 더

  • 문장지기
  • 2026-09-23
[문장의소리] 흑백과는 다른, 흰흑 | 김뉘연 시인

앞과 뒤가 같아지고, 알고 있던 것이 낯설어지는 순간. 우리가 안다고 믿었던 것들 사이에 틈이 생기면 익숙했던 세계는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바로 그 어긋남에서 이전에는 없던 질문이 생겨납니다. 최근 신작을 낸 작가를 모셔 책과 작가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코너 &lsquo;최책근&rsquo;. 오늘'최책근' 코너에서는 언어와 언어, 가능과 불가능 사이에서 새로운 자리를 만들어내는, 김뉘연 시인님 모셨습니다. [작가소개] ㅇ김뉘연 시인 시인, 편집자. 워크룸 프레스와 작업실유령에서 일한다. 시집 『모눈 지우개』, 『문서 없는 제목』, 『제3작품집』, 『이것을 아주 분명하게』, 소설 『부분』 등을 썼다. [방송내용] 00:00 오프닝 | 「엎드러지다」 낭독 01:41 흰흑이라는 공간의 가능성 05:44 말하는 것과 말하지 않는 것 12:16 시 낭독 「찻집에서」 14:22 시 밖에서 만나는 시 25:41 시 낭독 「가늠하는 돌」 28:14 공연을 상상하며 쓴 시 29:22 시집의 형태 33:17 시인의 하루 사용법 39:59 시 낭독 「왼쪽의 아래」 42:56 마무리 [주요내용] Q. 신작 『흰흑』 소개 부탁드려요. A. 이번 시집은 언어가 어떻게 놓이고, 서로 다른 말들이 어떻게 만나면서 의미가 달라지는지를 많이 생각하며 만든 시집이에요. 제목 『흰흑』도 그런 생각에서 나왔습니다. &lsquo;청색&middot;갈색&rsquo; 연작을 쓰고 시인의 말을 고민하다가, 서로 반대되는 것처럼 보이는 말들이 한 문장 안에서 만나 새로운 공간을 열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시집의 1부와 3부에 배치된 &lsquo;청색&middot;갈색&rsquo; 연작도 언어에 대한 생각이 어떻게 시로 이어지는지를 보여주기 위한 작업입니다. 두 부분이 완전히 맞아떨어지는 대칭보다는, 조금 움직여 있는 상태를 보여주고 싶었어요. Q. 문학과 디자인이 다원예술과 만나는 퍼포먼스 작업을 통해, 문장이 종이 위를 벗어나 시공간 속에서 새롭게 구현되는 과정을 실험해오셨습니다. 관련하여 이야기를 더 들어보고 싶어요. A. 저도 처음부터 그런 작업을 계획했다기보다는 우연히 제 짧은 글들을 보고 다른 방향으로 움직여볼 수 있겠다고 생각한 분들이 협업을 제안해주면서 시작된 경우가 많아요. 전시를 위한 글, 공연을 위한 글처럼 작업의 형식이나 조건이 먼저 주어질 때가 있는데, 저는 그 조건을 제한이라기보다 글의 태도를 바꾸는 계기로 받아들이는 편입니다. 주어진 형식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시가 다른 몸을 가져볼 수 있는지 실험해보는 거죠. 「가늠하는 돌」도 그런 맥락에서 쓴 시예요. 조용히 작은 공연을 이어가는 사람들을 떠올리면서, 이 문장들이 실제로 공연된다면 어떻게 움직이고 들릴지 상상하며 썼습니다. 글이 종이 위에만 머무는 게 아니라 실제 공간에서 수행될 때 어떻게 달라질지를 생각해보는 작업이기도 했어요. Q. 김뉘연 시인님의 평범한 하루에 대해 들어볼게요. 평소 어떻게 지내시나요? A. 매일 시를 쓰는 편은 아니에요.

  • 문장지기
  • 2026-09-16
[문장의소리] 멸망을 향해 달려가는 세계에서

기계의 답은 지극히 합리적입니다. 인간이 다른 생명체를 위협한다면, 인간이 사라지면 된다는 것. 하지만 삶이 언제나 그렇게 간단히 계산될 수 있을까요. 합리적 판단이 반드시 옳은 선택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최근 신작을 낸 작가를 모셔 책과 작가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코너 &lsquo;최책근&rsquo;. 오늘 이 시간에는 『이름 없는 것들의 밤』을 펴내신 정보라 작가님과 인간이라는 존재의 이상하고 끈질긴 가능성을 들여다봅니다. [작가소개] ㅇ 정보라 소설가 소설을 쓰고 폴란드 문학과 동유럽 문학 작품 번역을 한다. 2022년 『저주토끼』로 부커상 인터내셔널 최종 후보에 선정되었다. 『붉은 칼』 『문이 열렸다』 『죽은 자의 꿈』 등의 장편소설과 『저주토끼』 『아무도 모를 것이다』 『여자들의 왕』 『고통에 관하여』 등의 소설집, 연작소설집 『한밤의 시간표』를 펴냈다. [방송내용] 00:00 오프닝 | 정보라 「밤이 오면 우리 눈에」 낭독 00:46 포항에서 온 정보라 소설가 03:36 멸망해가는 지구를 위한 선택 07:37 흡혈귀가 인공지능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 10:09 정말 &lsquo;인간&rsquo;이 문제일까 12:58 &lsquo;기계의 합리&rsquo;를 의심해야 하는 이유 16:03 인간이란 대체 무엇인가 20:15 최초의 흡혈인, &lsquo;화장실에 미친 여자&rsquo; 31:59 자본주의의 폐해 35:20 분노와 저항, 그리고 사랑의 힘 45:56 마무리 [주요내용] Q. 신작 『이름 없는 것들의 밤』 소개 부탁 드립니다. A. 아주 간단하게 말하면 "흡혈귀가 인공지능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예요. 인간이 지구의 다른 생명체를 위협하는 존재라고 판단한 기계가 인간을 통제하고 제거하려는 세계에서, 흡혈인과 인조인간처럼 인간의 경계에 걸쳐 있는 존재들이 맞서 싸웁니다. 그 과정에서 &lsquo;인간이 문제라면 인간은 대체 무엇인가&rsquo;, &lsquo;합리적이라는 판단은 정말 옳은가&rsquo; 같은 질문을 던지고 싶었어요. 여성의 몸과 재생산권, 전쟁과 학살, 노동 현장과 자본주의 같은 현실의 문제들도 많이 들어가 있고요. 결국 폭력적인 집단과 비인간적인 체제에 대한 분노와 저항을 SF와 판타지의 방식으로 풀어낸 연작소설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인간이 문제라는 말, 정말 인간 전체의 문제라고 볼 수 있을까요? A. 그렇게 뭉뚱그려 말하면 오히려 책임의 소재가 흐려지는 것 같아요.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과 그 결과를 감당하는 사람이 너무 멀리 떨어져 있거든요. 기후위기만 해도 에너지를 과도하게 쓰고 그걸로 이익을 얻는 사람들과, 실제 재난으로 목숨을 잃는 사람들은 전혀 다른 곳에 있잖아요. 그래서 &lsquo;인간이 문제다&rsquo;라기보다 누가 문제를 만들고 누가 그 대가를 치르고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Q. 작품에 등장하는 폭력과 저항의 장면들은 현실의 사건들과도 많이 연결되어 있나요? A. 그렇습니다. 팔레스타인이나 우

  • 문장지기
  • 2026-09-09
[문장의소리] 내가 나에게 눈길 주는 순간들이 모여 | 김개미 시인

안녕하세요? 소라님들. 문학의 소리를 듣고 전하는 문학 라디오, '문장의소리'입니다. 저는 DJ 황인찬입니다. &ldquo;쓰는 사람들의 이야기&rdquo;, 오늘의 씀씀이 코너에는 시와 동시를 넘나들며 삶의 넓고 다양한 풍경을 포착해온 김개미 시인님을 모셨습니다. [작가소개] ㅇ 김개미 시인 2005년 〈시와 반시〉로 등단하였다. 시집으로 『자면서도 다 듣는 애인아』, 『악마는 어디서 게으름을 피우는가』 ,『작은 신』이 있고, 문학동네동시문학상 및 권태응문학상을 수상했다. [방송내용] 00:00 오프닝 | 김개미 「나님」 낭독 00:51 오늘의 씀씀이 | 김개미 시인과의 만남 01:38 PART 1. 같은 눈으로 다른 세계를 본다면 13:03 시낭독 1. 「나는 꽃을 말리지 않아요」 14:47 시의 소재는 어디에서 오는가 20:30 PART 2. 이 세상 모두가 적이라면 30:26 깜짝 미션, 황인찬 DJ가 읽는 「73년 후에 항해」 33:42 작품 이야기 | SF 시 「73년 후에 항해」 37:32 PART 3. 시는 어디를 향해 가는가 41:28 PART 4. 시 쓰는 마음 44:02 마무리 [주요내용] Q1. 동시를 쓰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A. 어린이도서관에서 보조사서로 일하던 시기에 최승호 시인의 『말놀이 동시집』을 만난 것이 계기가 됐습니다. 당시 시가 잘 써지지 않아 힘들었는데, 『말놀이 동시집』이 되게 명쾌하잖아요. &lsquo;나도 한번 써볼 수 있지 않을까&rsquo; 해서 시작했는데 뭐 생각보다 쉬운 건 아니었어요. (웃음) Q2. 제가 방금 낭독한 「73년 후에 항해」 작품 설명 좀 해주세요. SF 소설은 들어봤지만 SF 시도 있군요. A. 이번에 나온 시집 『이 세상 모두가 적이라면』을 대표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어디에 도착할지, 그곳에 정말 행성이 있는지도 모른 채 다른 사람들이 정해준 좌표를 향해 계속 날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인데, 생각해 보면 우리가 살아가는 삶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느꼈어요. 무엇도 확실하지 않은 세계를 살아가지만, 오히려 그 불확실함이 있기에 무언가를 열망하고 계속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허무를 담되 힘없이 가라앉는 허무가 아니라, &lsquo;에너지가 있는 허무&rsquo;를 표현하고 싶었고요. SF라는 큰 배경을 사용했지만 문장은 최대한 화려하지 않고 담백하게 쓰려고 했습니다. Q3.「나님」도 그렇고 시인님의 작품들을 보면 &lsquo;나&rsquo;라는 게 중요한 모티브, 생각의 지점이라고 볼 수 있는 걸까요? A. 그런 것 같아요. 제 시에는 &lsquo;내 편이 없다&rsquo;고 느끼는 정서가 강하게 있는 것 같아요. 청소년시 「그거면 돼」에서도 평범한 자신을 깨달은 고양이가 마지막에 &ldquo;그렇지만 나한테는 내가 있잖아&rdquo;라고 말하거든요. 누군가가 완전히 내 편이 되어줄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결국에는 내가 나를 돌보고 긍정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한편으로는 시간이 내 편이라는 생각도 있어요. 시간이 지나면

  • 문장지기
  • 2026-09-02
[문장의소리] 나 있는 곳에서 당신을 씁니다 l 857화 '최책근' with. 이원하 시인

안녕하세요? 소라님들. 문학의 소리를 듣고 전하는 문학 라디오, '문장의소리'입니다. 저는 DJ 황인찬입니다. '최근 신작을 낸 작가를 모셔 책과 작가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코너 &lsquo;최책근&rsquo;. 오늘 '최책근' 코너에서는 6년 전 『제주에서 혼자 살고 술은 약해요』라는 시집으로 우리에게 제주의 발랄한 바람을 불어넣어 주셨고, 6년 만에 두 번째 시집 『이별이 올 때 봄도 오는 겁니다』로 돌아오신 분이죠. 이원하 시인님 모셨습니다. [작가소개] ㅇ 이원하 시인 www.instagram.com/luwonha 201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시집 『제주에서 혼자 살고 술은 약해요』, 에세이 『내가 아니라 그가 나의 꽃』을 펴냈다. [방송내용] 00:00 오프닝 '미니 픽션 - 소리와 문장 여덟 번째 이야기' 01:27 초대 손님 : 이원하 시인 02:24 제주에서 부다페스트, 그리고 파주로 06:32 산책, 걷기의 의미 09:38 첫 번째 낭독「하늘에 말라붙은 구름 오늘은 삼월입니다」 11:25 분단 시와 할아버지 23:29 두 번째 낭독「우리에 대해 떠드는 사람이 그쪽에 없나요」 26:28 다정한 서정으로 품어낸 현실 34:38 이별이 올 때, 비로소 도래하는 봄 36:45 시를 통해 보여주고 싶었던 파주의 그림들 37:42 다음 작품 계획 &amp; 마무리 [주요내용] Q1. 시인님의 첫 시집 정말 좋아하는 시집인데요. 두 번째 시집이 나오기까지 6년이란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동안 어떤 시간을 보내고 계셨나요? A. 원래는 2-3년만에 찾아올 수 있었죠. 원래는 파주 배경이 아니라 부다페스트에서 두 번째 시집 원고를 썼었는데, 그 원고가 엎어지면서(웃음). 저는 엎고 싶지 않았으나, 운명이 그걸 엎어트려서 본의 아니게 시간이 걸려서 작품이 나오게 됐습니다. 첫 시집을 내고 나서 제주에서 헝가리로 거처를 옮겼고, 헝가리에서 파주로 옮겨 다니는 시간이 있었고요. 부다페스트를 갔을 때가 코로나 시기여서 헝가리 국경이 봉쇄돼 있어서 헝가리인이 아니면 들어갈 수 없었어요. 근데 출판사의 도움으로 "이 사람은 책을 쓰기 위해 입국해야만 한다"라고 헝가리 정부에 요청을 했죠. 헝가리 정부에서 "부다페스트에 대한 글은 한국에 있으면서도 쓸 수 있지 않냐"하면서 거절을 했대요. 그래서 제가 머리를 썼죠. "이 시집뿐만 아니라 산문집도 써야 되는데, 산문집에 사진이 들어가야 된다." 그랬더니 한참 뒤에 메일로 허가증이랑 "Welcome to Hungary"라고 답장이 와서 입성을 했죠. 이제 계획된 일정이 끝나고 원고도 썼는데 그 원고가 엎어지면서 파주에 오게 되면서 '이곳에서 한 번 써보자'라며 쓰는 시간을 보냈고요. 지금은 새로운 시집과 산문집 원고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Q2. 분단에 관한 시를 쓰겠다고 생각한 출발점이 어디였는지 여쭙고 싶어요. A. 앞서 살짝 말씀드렸던 것처럼 부다페스트에서 원고를 쓰고 나서 편집자님께 드렸지요. 근데 편집자님께서 읽어 보시고는 "첫 시집과 비슷한데

  • 문장지기
  • 2026-08-26
[문장의소리] 언어의 굴절, 인간의 번역 l 856화 '북(book)적북적' with. 박아람 번역가

안녕하세요? 소라님들. 문학의 소리를 듣고 전하는 문학 라디오, '문장의소리'입니다. 저는 DJ 황인찬입니다. &lsquo;북적북적&rsquo; 오늘 모신 분은 영미권의 다채로운 이야기들을 우리말의 고운 결로 옮겨 오시는 분입니다. 무려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활자의 바다를 묵묵히 항해하고 계신 박아람 번역가님 모셨습니다. [작가소개] ㅇ 박아람 번역가 영국 웨스트민스터 대학에서 문학 번역에 관한 논문으로 영어영문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버터밀크 그래피티』, 『외로움의 책』, 『마션』, 『어느 영국 여인의 일기』 시리즈,『프랑켄슈타인』(휴머니스트 세계문학), 『내 아내에 대하여』,『해리 포터와 저주 받은 아이』, 『이카보그』를 비롯해 80권이 넘는 영미 도서를 우리말로 옮겼다. 2018년 GKL 문학번역상 최우수상을 공동 수상했다. [방송내용] 00:00 오프닝 '미니 픽션 - 소리와 문장 일곱 번째 이야기' 01:26 초대 손님 : 박아람 번역가 03:01 태국 치앙마이에서 보내는 디지털 노마드의 삶 04:49 아무래도, 번역을 시작해야겠다 - 대표작 『마션』 06:43 욕설은 어떻게 번역할까? 12:32 활자 뒤에 숨은 번역가의 진짜 삶 16:23 번역가의 작업 방식, 번역 루틴 25:18 AI 번역 29:44 AI가 대체할 수 없는 것 36:18 언어의 굴절, 인간의 번역 39:25 마무리 [주요내용] Q. 대표작 이야기를 해볼게요. 앤디 위어의 SF 소설 『마션』인데요. 이 책의 첫 문장이 출간 당시 정말 많은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아무래도 X됐다. 그것이 내가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론이다." 이거 원문이 "F***"인데, 이걸 너무 맛깔나게 잘 옮겨주셨어요. A. 박아람 번역가 : 이 책 첫 문장을 첫 질문으로 하실 줄은 몰랐어요.(웃음) 비속어나 거친 욕설 같은 경우는 저도 확신이 안 서서, 일단 질러 놓고 편집자님한테 맡기는 편이긴 해요. "알아서 고치시겠지" 하는 생각도 했었고요. 이 표현이 '살아남을 거'라는 거잖아요. 보통 이런 건 '젠장, 제기랄, 빌어먹을' 이렇게 순화해서 가잖아요. 저는 이게 번역서의 콤플렉스라고 생각을 했거든요. 국내 소설에는 정말 센 욕도 많이 쓰는데, 번역서는 완화해야 된다는 생각들이 있는 것 같아서요. 그때 어쨌든 그렇게 옮기고, 굉장히 후련했던 기억이 납니다. Q. 'AI 번역'에 대한 번역가님의 솔직한 이야기가 듣고 싶어요. A. 박아람 번역가 : 사실 저는 최대한 흐린 눈을 하고 보고 있어요. 외면하고 있는 상황이긴 한데, 아직은 그 위협이 좀 막연하고 모호한 것 같아요. 편집자님들께도 많이 여쭤보거는데 아직은 AI에 책 번역을 맡기는 건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들 하시고, 출판 주류는 아닌 것 같아서 애써 외면하고 있어요. Q. 뉴스에도 나오지만, 엉망진창 수준의 AI 기계 번역으로 뚝딱 아무렇게나 책을 내는 경우가 너무 많아서 오히려 저는 번역가 이름을 더 보게 되는 게 있어요. A. 박아람 번역가 : 맞아요. 2~3년 전 즈음 교보문고에서

  • 문장지기
  • 2026-08-19
[문장의소리] 언젠가의 나에게는 오늘이 늘 첫 순간이 되듯이 l 855화 '최책근' with. 은희경 작가

안녕하세요? 소라님들. 문학의 소리를 듣고 전하는 문학 라디오, '문장의소리'입니다. 저는 DJ 황인찬입니다. 최근 신작을 낸 작가를 모셔 책과 작가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코너 &lsquo;최책근&rsquo;. 오늘 이 시간에는 7년 만에 새로운 장편소설 『시간의 감촉』으로 돌아오신 은희경 작가님 모셨습니다. [작가소개] ㅇ 은희경 소설가 1959년 전북 고창에서 태어나 숙명여대 국문과 및 연세대 대학원 국문과를 졸업했다. 199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중편소설 『이중주』가 당선됐고, 같은 해 첫 장편소설 『새의 선물』로 문학동네 소설상을, 1997년 첫 소설집 『타인에게 말 걸기』로 동서문학상을, 1998년 단편소설 『아내의 상자』로 이상문학상을, 2000년 단편소설 『내가 살았던 집』으로 한국소설문학상을 수상했으며 그 외 한국일보문학상, 이상문학상, 동인문학상, 황순원문학상, 오영수문학상을 수상했다. 장편소설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 『그것은 꿈이었을까』, 『마이너리그』와 소설집 『행복한 사람은 시계를 보지 않는다』 등이 있다. [방송내용] 00:00 오프닝 '미니 픽션 - 소리와 문장 여섯 번째 이야기' 01:17 문장의소리 첫 출연 04:06 PART 1. 7년 만의 귀환, 그리고 '시간 3부작'의 대미 13:01 PART 2. 몸에 새겨진 시간들, 안나와 경선 25:11 PART 3. 삶의 저녁에 맞이하는 '우리의 첫' 37:21 PART 4. '은희경'이라는 장르, 유머와 다정함 42:08 책낭독 43:54 끝인사 [주요내용] Q. 7년 만의 신작 장편 『시간의 감촉』에 대해 말씀 부탁 드립니다. 처음 떠올렸던 구상과는 조금 다른 이야기가 되었다고요. A. 은희경 소설가 : 맨 처음 생각한 건 한 10여 년쯤 전이에요. 저는 소설을 쓸 때 어떤 인물을 상투적으로 해석하는 데서 벗어나려는 기본적인 바람이 있거든요. 할머니라고 규정된 이미지, 여자라고 규정되는 이미지, 그런 상투성을 벗어난 인물 해석이 제가 소설을 쓰면서 재미를 느끼는 부분이에요. 그래서 10년 전에, "노인 여성을 좀 새롭게 그려보자" 하고 쓰기 시작했는데, 자꾸만 무겁고 뭔가 퇴화되고, 죽음의 전 단계에 있는 우울한 얘기만 떠오르는 거예요. 쓸 때도 재미있는 이야기를 생각해야 재미있어지잖아요. 근데 너무 우울한 얘기를 생각하니까 기운이 없어져서, 이건 지금 내가 쓸 얘기가 아닌 것 같다 하고 미뤘었어요. 그러다 '몸에 대해 집중해보자' 생각했어요. 노년에 관한 책을 봤을 때 사람들이 전부 정신에만 초점을 맞춰서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늙은 몸에 대해서 좀 얘기를 해보고 싶었어요. 쓰다 보니까 이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우리는 다 유한한 존재인데, 태어난 순간부터 우리는 죽어가고 있다는 말도 있잖아요. 그 유한한 존재가 이 유연한 시간을 산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거기서 발견하는 새로움이나 의미는 뭘까, 그런 식으로 사유가 조금씩 흘러가더라고요. Q. 소설에서 펼쳐지는 사건이나 일상들이 특별하거나 낯선 게 아닌데도, 하나

  • 문장지기
  • 2026-08-12

댓글 남기기

로그인후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을 남겨 주세요!

댓글남기기 작성 가이드

  •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으로 댓글을 작성해 주세요.
  • 욕설, 비방, 혐오 표현 및 과도한 홍보성 내용은 제한될 수 있습니다.
  • 운영 정책에 위반되는 댓글은 사전 안내 없이 숨김 또는 삭제될 수 있습니다.
0 / 1500

댓글0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