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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소리 제658회 : 1부 정우신 시인 / 2부 이진희 시인

  • 작성일 2021-04-21
  • 방송일
  • 러닝타임1시간9분
  • 초대작가1부 정우신 시인 / 2부 이진희 시인
문장의 소리 제658회 : 1부 정우신 시인 / 2부 이진희 시인


문장의 소리 제658회 : 1부 정우신 시인 / 2부 이진희 시인


문학광장 〈문장의 소리〉는 2005년 시작된 인터넷 문학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지금까지 560여명의 작가가 초대 손님으로 다녀갔습니다. 〈문장의 소리〉의 연출과 진행, 구성작가는 모두 현직 작가로 구성되어 있으며 2020년부터 소설가 최진영, 정선임, 시인 박소란, 방수진이 함께 합니다. 지금까지의 방송은 문학광장 누리집과 유튜브, 팟빵과 팟캐스트,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해서 들을 수 있습니다.

ㅇ 스태프

연출 박소란(시인)


진행 최진영(소설가)


구성작가 방수진(시인)


구성작가 정선임(소설가)



ㅇ 코너
- 지금 만나요 : 작가를 초대하여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 작가들의 수상한 취미생활 : 작가를 초대하여 전문가 못지않게 방대한 지식을 자랑하는 취미생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눕니다.












● 오프닝 : 문태준, 「맨발」1) 중에서








● 로고송








● 1부 〈지금 만나요〉 / 정우신 시인





정우신 시인은 2016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하였고, 시집으로 『비금속 소년』과 앤솔로지 시집 『도넛 시티』가 있다. 최근에 시집 『홍콩정원』을 출간하였다.


Q. DJ 최진영 : 최근 시집 『홍콩정원』을 출간하시고 어떻게 지내셨어요?

A. 정우신 시인 : 특별히 달라진 것은 없어요. 다만, 코로나19시대라서 술을 누군가에게 대접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첫 번째 시집 낼 때는 할부금 갚는 게 힘들었는데, 요샌 독자들의 반응을 살피는 정도에요.


Q. 시집 제목이 『홍콩정원』인데, 이 시를 제목으로 정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A. 몇 개의 후보를 두고 한 달 넘게 고민을 했어요. 요즘 구 형태의 문장이 유행이기도 하고, 단어형태로 가는 것도 좋을 것 같아서요. 제목을 『홍콩정원』으로 정하고 나서도 시를 열 편 정도 제외하고, 두세 편을 새로 써서 완성했어요.


Q. ‘현대문학 핀 시리즈 시인선’이잖아요. 시리즈 특성상 그렇게 하신 것도 있겠네요?

A. 네, 첫 시집 이전의 세계관이라고 보시면 돼요. 첫 시집 이전부터 생각한 것들을 가지고 있으면서 꾸미고 모아서 낸 시집이에요.


Q. 그러면 이 ‘리플리컨트(Replicant)’라는 화두도 첫 시집 이전부터 가지고 있으시던 건가요?

A. 2019년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 지원사업2)에 선정되어 앤솔로지(Anthology) 시집3)을 냈는데 거기 10편에도 리플리컨트 시리즈가 있어요. 같이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Q. 제가 시집을 읽으면서 느낀 ‘리플리컨트’의 시상과 시인님이 말씀하신 삶과 죽음…. 마지막 에세이까지 모두 관통하는 설명 같아요. 저도 비관적인 의미가 아니라 ‘죽음’에 대해 생각하거든요. 시인님 말씀대로 그거에 대해 생각하는 게 삶을 적극적으로 살게 만들기도 하더라고요. 그래서 되게 공감이 되네요. 시인님의 첫 시집 『비금속 소년』을 통해서 인간 내면의 깊은 슬픔과 우울의 정서, 육체와 내제된 뜨거운 에너지의 역동성을 담아냈다는 평을 받았는데요. 이번 시집에서 그 슬픔과 우울의 정서가 조금 더 구체적으로 드러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시에 대해서 조금 더 해주실 말씀이 있는가요?

A. 방금 삶과 죽음에 관해 이야기를 나눠보았는데요. 그것에 이어 말할 수 있는 게 “이쯤에서 삶을 끝내도 아쉬울 것이 없다는 것”, “이 슬픔이 더 이상 내 슬픔이 아니라는 것”이라는 구절을 썼을 때 리플리컨트를 등장시키면서 작은 희망을 품고 삶을 견뎌낼 수 있지 않겠냐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Q. 이 시집에 보면 「생화학교실-리플리컨트의 탄생」, 「마리화나 소년-리셋된 자신에게 머신건을 쏘는 리플리컨트」, 「대왕 나방-리플리컨트의 멜랑콜리」, 「변전소-리플리컨트 폐기」까지 나와요. 에세이에서도 리플리컨트에 대한 내용이 나오는데요. 리플리컨트가 어떤 뜻인지 정의해주실 수 있나요?

A. 요즘 시대는 사람끼리 존중하는 사회가 없어졌다는 느낌이 들어요. 리플리컨트 보다 더 말도 나쁘게 하고 서로 상처도 주고…. 에세이에 보면 “인간 같은 리플리컨트, 리플리컨트 같은 인간”이라는 말도 나와 있어요. 어쩌면 정말 생물학적 인간이 몸만 생물학적이지 기계장치나 AI 적인 요소를 가진 개체들이 등장한 후에는 오히려 그들이 더 따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러니 우리는 지금 좀 더 따뜻하게 살아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Q. 에세이를 쓰실 때 〈컨택트〉(Arrival, 2016)라는 영화가 작가님에게 중요한 의미가 된 것 같아요. 그것에 관해 이야기해 주실 수 있나요?

A. 핀 시리즈는 뒤에 에세이가 붙어요. 해설이나 평론 대신에요, 저의 컬렉션은 영화였거든요. 영화 이야기를 하며 시 이야기도 하고…. 그것을 도전해보고 싶었어요. 〈컨택트〉 영화에 언어학자가 나오잖아요. 그 주인공이 외계인과 소통을 하잖아요. 의미를 떠나 감정, 언어 너머의 세계가 있다면 다 연결되어 있을 것 같다고 저는 믿어요. 선생과 제자도 부모와 자식도 뒤바뀔 수도 있는 거고요. 그런 것들을 연결해보고 싶었어요. 살면서 알 수 없는 현상이나 갑자기 찾아오는 우울함이나 사랑을 언어로 그려보면 ‘홍콩정원’이라는 식물과 동물과 인간과 기계가 섞인 건물이 나타나지 않을까? 라는 생각으로 써봤습니다.


Q. 시인님 말씀을 들으니 윤회론이나 우주론이 막 떠오르는 것 같아요. 감상이 풍부해지네요. 그러면 이제 리플리컨트에 대해 이야기해 볼게요. 금속성, 소멸성이라는 특징을 가진 리플리컨트로 인간의 감정과 삶을 이야기한다는 것이 시집의 특징인데요. 리플리컨트에 주목하게 된 계기나 전반적인 이야기에 대해 말해주실 수 있나요?

A. 말씀해주신 사랑과 우울함에 착안한 거예요. 사랑인 것 같은데 진전이 안 되거나 죽을 때까지 이해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고민이 되더라고요. 인간이 꼭 느껴야 하는 것, 인간 같은 것들이 느껴야 하는 것을 생각해보다가 리플리컨트라는 주체가 나오게 되었어요. 어쩌면 리플리컨트라는 대상에 숨어 저 자신을 이야기하고자 한 것 같아요. 이 시집을 엮을 때쯤에 일도 잘 안되고 몸도 자주 아프고 그래서 인간이 느낄 수 없는 감정을 내가 가지게 되면 어떨까. 그렇게 살아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Q. 「생화학교실-리플리컨트의 탄생」을 쓰셨을 때를 이야기해 주실 수 있나요?

A. 사실, 이 시에 대해 잘 기억이 나지는 않아요. 시집을 엮으면서 이 시가 필요했고 이 구절이 마지막 구절인데 제가 도로에서 아이가 다치는 끔찍한 장면을 목격하게 되었는데 그 경험에 착안한 거예요. 수많은 죽음이 있지만 죽음에는 순서가 없잖아요. 그것에 대해 생각해본 것이었어요.


Q. 「변전소-리플리컨트 폐기」는 어떻게 쓰시게 된 건지요?

A. 이전의 시와 다음의 시가 같으면 안 된다는 조언에 착안해서 여기까지 이야기하고 새로운 출발을 해보기 위해서 썼어요. 이 시집 다음부터는 최대한 다르게 써보고 싶어요. 시간이 좀 필요할 것 같지만….


Q. 한 세계의 문을 닫고 다른 세계로 가기 위해 쉼은 필요한 것 같아요. 시인님에게 사랑은 어떤 의미인가요?

A. 이 관념어가 멋진 단어 같아요. 이 단어 안에 욕망과 배신 아름다움 모든 것이 담겨있는 것 같아요. 아름다움 속에도 추함이 있으니깐요. 극복해보고 싶은데 잘 안 되는 것 같아요. 사랑이라는 단어를 시로 풀었을 때 다 다르게 나타났으면 좋겠어요. 제 마음을 가장 잘 전달하는 단어에요. 이것을 살면서 충분히 느껴봐야 언어화가 될 것 같아요.


Q. 진짜 리플리컨트 시대가 오면 시가 필요할까요?

A. 대답하기가 정말 어려운 것 같아요. 실제로 리플리컨트 시대가 도래한 것 같기도 하고…. 정말 나쁜 사람들이 많잖아요. 그래도 한편으론 시적인 것이 인간적이고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기에 당연히 필요한 것으로 생각해요.








● 2부 <작가들의 수상한 취미생활>/ 이진희 시인




이진희 시인은 2006년 〈문학수첩〉 신인상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고, 시집으로는 『실비아 수수께끼』, 『페이크』가 있으며, 2020년 〈오장환문학상〉을 수상했다.


Q. DJ 최진영 : 오늘 만나 볼 수상한 취미는 “예쁜 것 만들기”입니다. 어떻게 ‘예쁜 것 만들기’가 취미가 되셨나요?

A. 이진희 시인 : 어려서부터 만드는 것과 그리는 것을 좋아했고 재주가 있었던 것 같아요. 어렸을 때도 내복이나 비누가 여러 개 들어있던 상자가 남으면 창문도 만들고 색종이도 오려서 침대나 테이블도 만들고, 종이 인형을 만들어서 놀기도 하고 그랬었어요.


Q. ‘예쁘다’라는 말은 일상에서 많이 쓰는 말이지만 개인마다 기준이 다를 텐데, 이진희 시인님께서 만드는 예쁜 것들은 어떤 게 있는지 소개해 주세요.

A. 어렸을 때는 종이 인형을 만들면 친구들이 매일 만들어달라고 그래서 많이 만들었고, 2000년대 이후에는 바느질에 빠졌어요. 곰 인형도 만들고 여러 가지 액세서리, 동전 지갑, 카드지갑, 파우치. 이런 것들을 만들었어요.



Q.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저도 어렸을 때 크리스마스 카드 만들던 기억이 나네요. 시인님도 그런 거 만드셨나요?

A. 제가 유행시킨 게 하나 있어요. 고등학교 때 사촌 오빠 집에 주간지 〈TIME〉이 있었어요. 무슨 말인지는 모르지만, 영문으로 쓰여 있는 것들이 예뻐 보여서 몰래 가져가다 찢어서 붙여서 카드를 만들었는데 그게 반 아이들 사이에서 유행이 되어서 다 같이 카드를 만들어 주고받고 했어요.


Q. 예쁜 것을 자주 본 사람이 만들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생각이 드는데, 시인님은 평소에 예쁜 것들을 만드시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하시나요?

A. 미술관 가는 걸 좋아해요.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을 좋아하는데 거기에 가면 걸을 수도 있거든요. 시내에 있으면 딱 미술관 안에만 머물게 되는데 자연과 어우러진 그곳을 가면 풍경을 볼 수 있어서 참 좋아요. 친구들과 소풍 삼아도 가고 혼자도 가고, 자주 보는 그림도 계속 봐도 좋더라고요.


Q. 시인님께서는 직접 만든 것으로 마음을 전달하는 편이신가요?

A. 사귈 때 꼭 얼굴을 추상화로 그려서 주는 것 같아요. ‘눈이 이렇게 생겼구나’, ‘코가 이렇게 생겼구나’ 하고 자세히 보게 되거든요. 사진으로 보는 것과 그리기 위해서 보는 것은 좀 다른 것 같아요.


Q. 시인님은 시를 쓰실 때도 특유의 미감(美感)을 중요하게 생각하실 거 같은데 어떠세요?

A. 과장된 것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아요. 감정을 느꼈을 때 그런 것들을 자제하려고 하는 것도 같고요. 예쁜 것들도 지나치게 장식이 많거나 부풀려지거나 한 것들은 좋아하지 않고 최소한의 재료로 최대한의 결과물을 내는 걸 좋아하는 것 같아요. 시가 또 그런 면이 있는 것 같고요. 최소한의 언어로 최대한의 발언을 하게 되는. 그래서 시를 쓰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어요.


Q. 본격적으로 문학 이야기를 해볼게요. 시집 『실비아 수수께끼』의 수록작 「프랑켄슈타인」에서 언급된 프랑켄슈타인은 우리가 아는 단순한 괴물과는 다른 의미를 지닌 것 같아요. 시집 전반에 깔린 ‘괴물’에 대한 이미지에 대해서 해주실 말씀이 있는가요?

A. 제 시집은 대부분 관계에 관한 이야기인데 누구나 괴물이 되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죠. 본인이 의도치 않았지만, 누군가에게 나는 괴물일 수도 있고, 또 자신이 괴물인데 괴물인지 모르고 있을 수도 있고. ‘프랑켄슈타인’이란 작품을 읽으면서 공감했던 게 사람들이 보통은 프랑켄슈타인을 괴물로 알고 있잖아요? 근데 사실 괴물은 이름이 없었죠. 프랑켄슈타인은 박사의 이름이거든요. 사람들은 제대로 알지 못하고 그냥 부르는 거예요. 또 그 작품을 보면 프랑켄슈타인이 가장 먼저 만난 사람은 눈이 먼 노인이었는데 프랑켄슈타인은 편견 없이 이 약한 노인을 도와주고 좋아했는데 나중에 손녀인지 딸인지가 와서 이 괴물의 모습을 보고 프랑켄슈타인이 자신들을 해칠지도 모른다는 편견으로 프랑켄슈타인을 물리치려 하고 나중에 살인까지 하게 되잖아요. 괴물의 이름은 사실은 없었고 또 그 존재는 괴물이 아니었을 수도 있는데 괴물이 되어버린 상황이 만들어진 거죠. 그래서 편견이나 잘못 알려진 부분들, 외형만 가지고 판단하는 부분들, 그런 것들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Q. 시 「페이크」4)를 읽고 “달콤한 말에 감춰진 색”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는데요, 이 시에 관해 이야기해 주실 게 있나요?

A. 사람들은 진실에 대해 말을 많이 하는데, 진실은 사실 알고 보면 씁쓸한 것들이 많고, 그 이면의 것들과 내막을 알면 씁쓸해진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기도 했고, 진실을 이야기하라고 하지만 사실은 살면서 듣게 되는 달콤한 말을 우리는 더 좋아하는 것 같더라고요. 이런 것들에 대해서 담아보았습니다.


Q. 시인님께서 소개하고 싶은 시로 「아주 이따금 쓰는 일기」5)를 선택해 주셨는데, 이 시의 어떤 부분을 이야기 나누고 싶으셨나요?

A. 더하지도 빼지도 않은 제 이야기여서 그냥 솔직한 저의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게 이 시가 아닌가 생각이 들어요. 전학을 어렸을 때부터 정말 자주 다녔는데 늘 어디 가면 학교마다 생활수칙도 잘 익히지 못했고, 친구들을 어떻게 사귀어야 하였는지도 잘 몰랐고, 그런 심정으로 평생을 살고 누군가의 앞에 나서는 것도 너무 힘들고 지금 이곳에 와 있는 것도 어색하고 떨리고 그렇거든요. 이 시가 정말 제 모습을 보여주는 솔직한 시예요.


Q. 시인님께서 스스로 예쁜 것을 만들어 선물할 수 있다면 무엇을 선물하고 싶으세요?

A. 제가 시를 쓰고 나서 정말 맘에 들었다가도 나중에 읽어보면 ‘이것밖에 못 썼나?’ 싶을 때가 있거든요. 그래서 정말 좋은 시를 한 편 저에게 써 주고 싶어요.


Q.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A. 계획을 딱히 하고 살진 않아요. 다만 남에게 폐 안 끼치고 착하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01) 문태준, 『맨발』, 2004, 창비
02)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만 35세 이하 차세대 예술가 지원사업. 문학, 시각예술, 공연예술(연극, 무용, 전통예술, 음악), 무대예술, 기획 분야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에게 교육 프로그램, 멘토링 및 연구/발표 지원금 등 폭넓은 지원을 하고 있다.
03) 수양, 정우신, 조원효, 최백규, 『도넛 시티』, 2020, 은행나무
04) 이진희, 『페이크』, 2020, 걷는사람, 46쪽
05) 같은책, 35쪽









문장의 소리 658회는 팟빵과 팟캐스트,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해서도 간편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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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소리》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예방을 위해 스튜디오 소독 등 방역 지침을 준수하여 제작되었습니다.




원고정리 : 성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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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9-16
[문장의소리] 멸망을 향해 달려가는 세계에서

기계의 답은 지극히 합리적입니다. 인간이 다른 생명체를 위협한다면, 인간이 사라지면 된다는 것. 하지만 삶이 언제나 그렇게 간단히 계산될 수 있을까요. 합리적 판단이 반드시 옳은 선택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최근 신작을 낸 작가를 모셔 책과 작가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코너 &lsquo;최책근&rsquo;. 오늘 이 시간에는 『이름 없는 것들의 밤』을 펴내신 정보라 작가님과 인간이라는 존재의 이상하고 끈질긴 가능성을 들여다봅니다. [작가소개] ㅇ 정보라 소설가 소설을 쓰고 폴란드 문학과 동유럽 문학 작품 번역을 한다. 2022년 『저주토끼』로 부커상 인터내셔널 최종 후보에 선정되었다. 『붉은 칼』 『문이 열렸다』 『죽은 자의 꿈』 등의 장편소설과 『저주토끼』 『아무도 모를 것이다』 『여자들의 왕』 『고통에 관하여』 등의 소설집, 연작소설집 『한밤의 시간표』를 펴냈다. [방송내용] 00:00 오프닝 | 정보라 「밤이 오면 우리 눈에」 낭독 00:46 포항에서 온 정보라 소설가 03:36 멸망해가는 지구를 위한 선택 07:37 흡혈귀가 인공지능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 10:09 정말 &lsquo;인간&rsquo;이 문제일까 12:58 &lsquo;기계의 합리&rsquo;를 의심해야 하는 이유 16:03 인간이란 대체 무엇인가 20:15 최초의 흡혈인, &lsquo;화장실에 미친 여자&rsquo; 31:59 자본주의의 폐해 35:20 분노와 저항, 그리고 사랑의 힘 45:56 마무리 [주요내용] Q. 신작 『이름 없는 것들의 밤』 소개 부탁 드립니다. A. 아주 간단하게 말하면 "흡혈귀가 인공지능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예요. 인간이 지구의 다른 생명체를 위협하는 존재라고 판단한 기계가 인간을 통제하고 제거하려는 세계에서, 흡혈인과 인조인간처럼 인간의 경계에 걸쳐 있는 존재들이 맞서 싸웁니다. 그 과정에서 &lsquo;인간이 문제라면 인간은 대체 무엇인가&rsquo;, &lsquo;합리적이라는 판단은 정말 옳은가&rsquo; 같은 질문을 던지고 싶었어요. 여성의 몸과 재생산권, 전쟁과 학살, 노동 현장과 자본주의 같은 현실의 문제들도 많이 들어가 있고요. 결국 폭력적인 집단과 비인간적인 체제에 대한 분노와 저항을 SF와 판타지의 방식으로 풀어낸 연작소설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인간이 문제라는 말, 정말 인간 전체의 문제라고 볼 수 있을까요? A. 그렇게 뭉뚱그려 말하면 오히려 책임의 소재가 흐려지는 것 같아요.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과 그 결과를 감당하는 사람이 너무 멀리 떨어져 있거든요. 기후위기만 해도 에너지를 과도하게 쓰고 그걸로 이익을 얻는 사람들과, 실제 재난으로 목숨을 잃는 사람들은 전혀 다른 곳에 있잖아요. 그래서 &lsquo;인간이 문제다&rsquo;라기보다 누가 문제를 만들고 누가 그 대가를 치르고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Q. 작품에 등장하는 폭력과 저항의 장면들은 현실의 사건들과도 많이 연결되어 있나요? A. 그렇습니다. 팔레스타인이나 우

  • 문장지기
  • 2026-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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