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의 소리 제688회 : 1부 김희선 소설가 / 2부 최진석 평론가

문장의 소리 제688회 : 1부 김희선 소설가 / 2부 최진석 평론가

문학광장 〈문장의 소리〉는 2005년 시작된 인터넷 문학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지금까지 560여명의 작가가 초대 손님으로 다녀갔습니다. 〈문장의 소리〉의 연출과 진행, 구성작가는 모두 현직 작가로 구성되어 있으며 2020년부터 소설가 최진영, 정선임 시인 박소란, 방수진이 함께 합니다. 지금까지의 방송은 문학광장 누리집과 유튜브, 팟빵과 팟캐스트,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해서 들을 수 있습니다.

ㅇ 스태프

연출박소란(시인)

진행최진영(소설가)

구성작가 방수진(시인)

구성작가 정선임(소설가)

 
ㅇ 코너
  – 지금 만나요 : 작가를 초대하여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 지금 읽어요 : 누구든 자신이 원하는 책을 광고할 수 있습니다. 단, 시간은 3분.
  – 작가들의 수상한 취미생활 : 본업인 글쓰기 외에 전문가 못지않은 방대한 지식을 자랑하는 작가들의 취미 생활에 대해서 이야기 나눠보는 시간입니다.

 

 

 

 

오프닝 : 윤지 작가의 그림책 『식빵 유령』 중에서

 

 

 

로고송

 

 

 

1부 〈지금 만나요〉 / 김희선 소설가


    김희선 소설가는 2011년 《작가세계》 신인상에 단편소설 「교육의 탄생」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으며 소설집 『라면의 황제』, 『골든 에이지』, 장편소설 『무한의 책』, 『죽음이 너희를 갈라놓을 때까지』 등이 있다. 2019년 제10회 젊은작가상을 수상하였다. 최근 장편소설 『무언가 위험한 것이 온다』를 출간하였다.

Q. DJ 최진영 : 최근 출간하신 『무언가 위험한 것이 온다』를 다 읽고 표지를 보면 정말 섬뜩하거든요. 표지를 처음 보셨을 때 어떠셨나요?

A. 김희선 소설가 : 처음에 표지 도안 네 개를 만들어 보여주셨어요. 그냥 이 작품이 눈에 딱 들어오더라고요. 편집자님도 이 작품이 마음에 들었다고 하셔서 단번에 정했습니다. 표지를 펼치면 외계인 같은 존재가 뒤에 보이게 신경 써서 편집하셨다고 들었어요. 책 내용과도 어울리는 것 같아서 마음에 들었고요.

 

 

 

Q. 『무언가 위험한 것이 온다』는 내용과 어울리면서 무언가 섬뜩하기도 한 제목인데요. 제목은 쓰고 나서 붙이게 되신 건가요, 아니면 쓰기 전에 붙이게 되신 건가요?

A. 처음에 제목과 같이 첫 장면이 떠올랐다고 해야 할까요. 제가 뒷산에 자주 다니는데, 꽤 깊은 산이거든요. 산에 올라갈 때면 아래를 바라보며 뭘 파묻어도 안 보이겠다는 상상, 뭔가 묻혀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했거든요. 그러면서 제목이 같이 떠올라서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끌어갔습니다. 한 가지 더 말씀드리자면, 모로호시 다이지로1) 라는 일본 만화가의 만화 「시오리와 시미코의 무언가 마을로 찾아온다」를 너무 좋아해요. 그래서 제목에 영향을 받은 것 같습니다.

 

Q. 쓰시면서 무섭지는 않으셨나요?

A. 공포 영화는 영화니까, 하면서 잘 보긴 하는데 제가 의외로 비위가 약하거든요. 제가 직접 상상하면서 시체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그리고, 검시대 위를 상상하니까 울렁울렁하더라고요. 그걸 참는 게 좀 힘들었어요.

 

Q. 소설에 짜임새를 어떻게 구성하게 되셨는지 말씀해주신다면?

A. 제가 실제로 본 광경이 많은 영향을 줬습니다. 지금 제가 사는 도시 원주에 이사 가게 된 건 2002년이었는데요. 그때만 해도 나무가 우거지고 계곡이었던 곳이 2~3년이 지나고 보니 우주의 화성처럼 황폐해졌더라고요. 여기에서 화성에 대한 영화를 찍으면 딱이겠다, 그런 생각도 들었고요. 그즈음에 개발 바람이 불기도 했는데, 개발하는 곳은 항상 알력이 있잖아요. 개발하려는 사람과 반대하는 사람. 이런 것들을 실제로 많이 보았고요. 사람들이 무언가에 홀린 것처럼 무조건 개발을 하려고 하고, 사람들 사이에서 전염되듯 퍼져나가는 개발 바람이 두렵기도 했고요. 그러면서 소설의 내용을 하나씩 떠올리며 구상하게 되었습니다.

 

Q. 『무언가 위험한 것이 온다』는 영화 촬영 장면과 마을에서 벌어지는 일을 교차해가며 보여주는데요. 이런 구성을 짜게 된 계기가 있으시다면?

A. 제가 예전부터 소설 속에 등장하는 다른 이야기, 영화 속에 등장하는 소설 이야기, 소설 속에 등장하는 영화 이야기 같은 구조를 좋아했어요. 서로 일종의 거울상처럼 작용하는 방식이라고 볼 수 있겠죠. 거울이 여러 개 있는 방에 들어간다거나, 엘리베이터 양쪽에 거울이 있다거나 하면 상이 계속 서로를 비추면서 현실이 왜곡되어 보이기도 하고, 뭐가 진짜인지 의문이 생기잖아요. 아마 시나리오와 소설 속 이야기가 서로를 비추며 다시 어떤 게 현실인지 생각해보게 하는 것, 현실에 대해 왜곡되어 보이게 하는 거울 이미지 같은 걸 주고 싶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Q. 소설 속에서 진실을 파헤치는 인물들은 어떻게 구상하게 되셨나요?

A. 어디에나 결국 큰 흐름에 맞서려는 존재들이 있잖아요. 그런 사람들을 생각하며 썼는데, 그러기가 얼마나 힘든 건지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할까요. 결말에서 그들의 모습을 보았을 때 세상이 전체적으로 추구하는 틀에서 벗어나 자기만 다르게 생각하기가 힘들다는 느낌이 들고, 그런 선택을 했을 때 군중이나 집단 무의식 같은 것으로부터 받는 엄청난 압박으로 인해 결국 자기도 모르게 동참하게 되는 모습도 보이잖아요. 그들의 모습을 통해 다른 선택을 하는 것의 무게를 말하고 싶었어요. 얼마나 힘든지.

 

   01)   모로호시 다이지로(諸星大二郎, 1949.07.06.~). 일본 공포 판타지/SF 만화가. 우메즈 카즈오, 히노 히데시와 함께 일본 3대 공포만화가로 통한다.

 

 

 

〈지금 읽어요〉


    이수현 소설가가 소설집 『유리 젠가』를 광고.


 


 


 

2부 〈작가들의 수상한 취미생활〉/ 최진석 평론가


    최진석 평론가는 2015년 《문학동네》 신인상 평론 부문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저서 『민중과 그로테스크의 문화정치학: 미하일 바흐친과 생성의 사유』, 『감응의 정치학: 코뮨주의와 혁명』, 『불가능성의 인문학: 휴머니즘 이후의 문화와 정치』, 공저 『다시 돌아보는 러시아 혁명 100년 1권』, 『다시 돌아보는 러시아 혁명 100년 2권』, 『문화정치학의 영토들』, 역서 『누가 들뢰즈와 가타리를 두려워하는가?』, 『해체와 파괴』 등이 있다.

Q. DJ 최진영 : 최진석 평론가님과 나눠볼 이야기는 ‘서바이벌 게임’입니다. 야외에서 즐기는 밀리터리 서바이벌 게임이라고 하셨는데요. 언제부터 어떻게 하게 되셨나요?

A. 최진석 평론가 : 저는 기계류를 좋아하거든요. 전자제품까지는 아니더라도 기계식으로 작동하는 것에 대해 관심이 많아서 자주 뜯어보곤 했는데, 대학원에서 공부하고 문학 평론 공부를 하면서 본업으로부터 숨 쉴 곳이 필요하더라고요. 모형 총을 처음 접해보고 열어보면서 이상한 흥미가 생겼고요. 단지 한두 개 열어보고 만 것이 아니라, 어떻게 보면 스포츠인 취미생활과 연결된 것 같습니다. 십여 년 전부터 조금씩 접하기 시작해서 지금까지 즐기고 있습니다.

 

Q. 얼마나 자주 하시는지도 궁금합니다.

A. 보통 직장인분들이 주말에 여가를 통해 만나서 일종의 게임을 하는 거거든요. 탁구나 농구와 비슷합니다. 다들 시간이 안 되니 매주 만나서 하고 싶어도 한 달에 한두 번 모이고, 어떨 땐 한 학기에 한두 번 만나기도 해요. 드문드문 다른 분야의 사람들과 취미를 나누고 우정을 다지는 그런 식의 모임들을 갖고 있습니다.

 

Q. 서바이벌 게임에도 다양한 룰이 있다고 들었는데요. 어떤 룰을 선호하시나요?

A. 보통 팀 게임으로 상대방을 맞추어 아웃시키는 룰을 즐기는데요. 사실 실제 게임장에선 정신이 없어 누군가를 맞춰 제거한다기보다 마지막 종이 울릴 때 내가 살아남았다는 안도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Q. 서바이벌 게임만의 매력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A. 보통 어떤 직업이든 도시 생활을 하며 틀에 박힌 자기의 직종을 수행하게 되잖아요. 그런 것들을 확실히 벗어난다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때로는 야외 필드에서 즐기기도 하는데, 저처럼 책상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일상생활에서 접하기 힘든 낯선 쾌감이 있는 것 같아요. 저처럼 도시에서 하는 운동(헬스나 조깅)에는 소질이나 취미가 없는 사람들은 자유롭게 뛰어다니고 즐기기에도 좋은 것 같습니다.

 

Q. 가장 즐거웠던 서바이벌 게임의 기억을 말씀해주신다면?

A. 즐겁기도 하고 괴롭기도 한, 반반 정도인 기억이 있는데요. 야산 같은 데서 서바이벌 게임을 즐길 때가 있습니다. 봄가을, 날씨가 쾌청할 때요. 자기가 생각하는 가장 멋진 복장으로 가장 아끼는 무기를 들고 나가는데, 서너 시간 뛰고 오후 정도가 되었을 때를 회상하면 가장 매력 있는 것 같아요. 해가 질 무렵 바람이 시원하게 불고, 땀이 증발하며 느껴지는 시원함. 그런 것들이요.

 

 


문장의 소리 688회는 팟빵과 팟캐스트,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해서도 간편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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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소리》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예방을 위해 스튜디오 소독 등 방역 지침을 준수하여 제작되었습니다.

 

원고정리 : 강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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