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의 소리 제696회 : 1부 안희연 시인 / 2부 권여름 소설가

문장의 소리 제696회 : 1부 안희연 시인 / 2부 권여름 소설가

문학광장 〈문장의 소리〉는 2005년 시작된 인터넷 문학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지금까지 560여명의 작가가 초대 손님으로 다녀갔습니다. 〈문장의 소리〉의 연출과 진행, 구성작가는 모두 현직 작가로 구성되어 있으며 2020년부터 소설가 최진영, 정선임 시인 박소란, 방수진이 함께 합니다. 지금까지의 방송은 문학광장 누리집과 유튜브, 팟빵과 팟캐스트,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해서 들을 수 있습니다.

ㅇ 스태프

연출 박소란(시인)

진행 최진영(소설가)

구성작가 방수진(시인)

구성작가 정선임(소설가)

 
ㅇ 코너
  – 지금 만나요 : 작가를 초대하여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 지금 읽어요 : 누구든 자신이 원하는 책을 광고할 수 있습니다. 단, 시간은 3분.
  – 작가들의 수상한 취미생활 : 본업인 글쓰기 외에 전문가 못지않은 방대한 지식을 자랑하는 작가들의 취미 생활에 대해서 이야기 나눠보는 시간입니다.

 

 

 

 

오프닝 : 2022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희곡 부문 당선작, 김마딘 작가의 「나의 우주에게(Dear My Universe)」 중에서

 

 

 

로고송

 

 

 

1부 〈지금 만나요〉 / 안희연 시인


    안희연 시인은 2012년 〈창비신인시인상〉 시 부문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고 시집 『너의 슬픔이 끼어들 때』, 『밤이라고 부르는 것들 속에는』,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 산문집 『흩어지는 마음에게, 안녕』, 『당신은 나를 열어 바닥까지 휘젓고』 등이 있다. 최근 산문집 『단어의 집』을 출간하였다.

Q. DJ 최진영 : 최근 출간하신 산문집 『단어의 집』의 제목은 어떻게 짓게 되셨나요?

A. 안희연 시인 : 사실 이 제목은 제가 생각한 건 아니고, 편집자 선생님께서 하늘에서부터 받아오듯 점지해주신 제목이에요. 제목이 잘 나오지 않아서 굉장히 고민하고 있었고, 저는 구절 중에서 꼽아야 하는지 같은 편협한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편집자 선생님께서 ‘저는 이 책을 큰 책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영단어집 같은 것이 있듯 여기는 단어가 사는 집 아닙니까’라고 하시며 『단어의 집』이라는 제목이 단어집이자 단어가 기거하는 집으로 읽힐 수 있을 거라고 큰 책을 만들자며 내려주셨어요. 목차를 보면 낯선 단어들이 나오잖아요. 제목과도 어울리는 것 같고, 부제를 너무 아름답게 붙여주셨어요. ‘불을 켜면 빵처럼 부풀고 종처럼 울리는 말들’이라는 부제인데요. 종처럼 울리기도 하고, 빵처럼 부풀기도 하는 단어의 집안에 들어가면 펼쳐지는 몽환적이면서도 낯설고, 새로운 풍경들이 단어의 집에 들어가는 순간 불을 켜면 펼쳐지는 세계가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으시다고 ‘불을 켜면’이라는 구절이 책에 등장하지는 않지만, 편집자 선생님께서 모두 고려해 점지해주셨어요. 책을 만드는 데 있어서 작가보다 편집자의 손길이 더 중요하다는 걸 다시금 깨달았어요.

 

Q. 책의 프롤로그에 등장하는 ‘저에게 세상은 양초로 쓰인 글자 같습니다’에 대해 설명해주신다면?

A. 제가 평소에 왜 이렇게 사는 게 어렵고, 잘 안 읽히는 것도 많고, 우여곡절을 계속 겪을까. 관계에 있어서, 살아가는 일에 있어서 항상 감춰져 있는 것이 있고, 내가 그것까지 다 헤아리지 못하고 살기 때문에 이렇게 어려운가 보다, 하는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양초 글자는 불을 뒤에서 비추어 보면 완전히 새로운 글자들이 나타나잖아요. 사극 같은 데 비밀을 품은 장면으로 쓰이기도 하고요. 제가 세계를 그렇게 인식하는 것 같아요. 그 비밀을 발견하며 적극적으로, 성실하게 사는 일이 제게는 잘 산다는 의미의 어떤 기준이 되는 것 같아요. 제가 성실하게 감각하고, 생각해야 보이는 장면들이 있더라고요. 그런 것들을 발견하며 살고 싶은 마음에 양초로 쓰인 글자가 세상 같다는 문장을 쓰게 되었어요.

 

Q. 『단어의 집』을 읽은 독자들이 느꼈으면 하는 느낌이나 생각이 있다면?

A. 읽어만 주셔도 좋을 것 같고요. 뭔가를 새롭게 발견하거나 하지 않더라도 즐거운 독서가 되시면 그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할 것 같지만, 정말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정말 특별하지 않을 것 같은 것들, 내가 잘 알지 못했던 것들 속에도 시가 숨어있다’는 것 같아요. 제가 이십 대 때는 다른 곳에 가야 하고, 먼 곳으로 가야 뭔가를 발견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참 많이 다니고, 헤맸던 것 같아요. 지금은 가까운 곳에서 얼마나 내가 몰랐던 것을 재발견하는가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단어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몰랐던 단어는 새로 보면서 너무나 내 삶과 깊이 관여되어있다는 걸 깨달을 때 정말 몰랐던 건 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Q. 시를 쓸 때와 산문을 쓸 때 다른 마음가짐, 어려움 같은 것이 있다면?

A. 예전에는 시 쓰기와 산문 쓰기가 다르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재료가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요리법만 다른 거죠. 요리하시는 분들 보면 재료를 예쁘게 다듬어 바구니에 정리한 다음에 카메라를 비추시는 분들이 있잖아요. 그게 시의 상태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재료를 정리해 보여주면 어떤 요리가 될지 상상해보게 되는. 반면에 직접 요리를 하는 장면을 보여주고 마지막에 맛있는 음식을 차려 같이 맛있게 먹는 것까지가 산문의 길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조금 더 친절할 수도 있고, 덜 비밀스러울 수는 있는데, 재료는 사실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지금 읽어요〉


    김선영 편집자가 싱고 작가의 한뼘일기 『서릿길을 셔벗셔벗』 광고.


 


 


 

2부 〈작가들의 수상한 취미생활〉/ 권여름 소설가


    권여름 소설가는 2021년 제1회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에서 장편소설 『내 생의 마지막 다이어트』로 대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장편소설 『내 생의 마지막 다이어트』 등이 있다.

Q. DJ 최진영 : 권여름 소설가님과 나눠볼 이야기는 ‘조카 사랑’입니다. 섭외 문의를 드렸을 때 다른 취미생활과 고민하셨다고 하셨는데, ‘조카 사랑’을 선택하신 이유에 대해 말씀해주신다면?

A. 권여름 소설가 : 혼자 여행하는 것, 연필 수집, 시골 문구점을 순례하며 예전 추억이 깃든 물건을 수집하는 등 다양한 취미가 있었는데, 어느 날 그런 데 들였던 시간과 돈이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하더라고요. 그게 바로 저의 조카들인데요. 취미들에서 자연스럽게 조카들에게 흘러가게 되어서 낯선 취미명이지만, ‘조카 사랑’을 말씀드렸습니다.

 

Q. 조카분들을 소개해주세요.

A. 조카가 되게 많아서 마치 수상 소감에서 거론되지 않으면 서운한 것처럼, 지금 거론하지 않아 서운할지도 모르겠는데요. 사촌 동생의 조카들도 있고, 제가 자매가 넷이기에 제 자매의 조카들도 있어요. 가장 많이 보는 건 저희 언니의 세 자매 친구들입니다. 올해 4학년, 1학년, 7살로 세 명의 소녀들이에요.

 
 

 

 

Q. SNS에 조카분들과 함께하는 다양한 일상을 공유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소개해주신다면?

A. 앞서 말씀드린 세 자매 친구들은 다 개성이 뚜렷해요. 첫째는 감수성이 예민하고 겁이 많으며 글 쓰고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고요. 둘째는 놀이터에 가면 항상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먼저 다가가서 이야기도 잘하고, 친구도 쉽게 되고요. 제가 그걸 못 하다 보니 그 친구를 볼 때마다 신기하기도 해요. 셋째는 언니들 틈에서 굉장히 언어 능력이 발달했어요. 일곱 살이 되었는데 말도 잘하고, 명랑하고, 귀여움을 담당하고 있어요.

 

Q. 조카분들은 이모가 소설을 쓴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요?

A. 아주 잘 알고 있고, 저의 홍보대사들이에요. 첫째 조카는 진심으로 환호성을 지르면서까지 좋아해 주고, 친구들에게 자랑하고요. 유치원 다니는 조카들도 이모가 소설가가 되었다는 걸 유치원 선생님께 알리기도 했고요. 서점에 가서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고요. 조카들에게 굉장히 환호받았어요.

 

Q. 스스로 ‘나는 조카 바보구나’라고 느낄 때가 언제이신가요?

A. 제가 북경에서 삼 년 정도 일하면서 봄과 가을에 긴 휴가를 많이 받았고, 가을에는 열흘이 넘는 휴가가 있어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 그러하듯 유럽이라던가 외국으로 여행을 갈 계획을 세우곤 했었는데요. 실상은 긴 휴가를 조카들 보러 한국으로 갔어요. 그때 저는 여행을 굉장히 좋아하는 사람임에도 한국에 조카들을 보러 왔다는 생각에 내가 조카 바보구나, 하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가을은 여행 적기임에도 불구하고 조카들을 보러 갔다는 것도 그렇고요.

 

 


문장의 소리 696회는 팟빵과 팟캐스트,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해서도 간편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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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소리》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예방을 위해 스튜디오 소독 등 방역 지침을 준수하여 제작되었습니다.

 

원고정리 : 강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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