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의 소리 제703회 : 1부 박상수 시인 / 2부 한여진 시인
- 작성일 2022-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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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소리 제703회 : 1부 박상수 시인 / 2부 한여진 시인
문학광장 〈문장의 소리〉는 2005년 시작된 인터넷 문학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지금까지 700여 명의 작가가 초대 손님으로 다녀갔습니다. 〈문장의 소리〉의 연출과 진행, 구성작가는 모두 현직 작가로 구성되어 있으며 2022년부터 시인 이영주, 소설가 김봄, 소설가 권혜영, 시인 최지은이 함께합니다. 지금까지의 방송은 문학광장 누리집과 유튜브, 팟빵과 팟캐스트,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해서 들을 수 있습니다.
ㅇ 스태프

연출 김봄(소설가)

진행 이영주(시인)

구성작가 권혜영(소설가)

구성작가 최지은(시인)
ㅇ 코너
– 지금 만나요 : 새 책을 출간한 작가를 초대하여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 3분 광고 : 누구든 자신이 원하는 책 혹은 작가를 광고할 수 있습니다. 단, 시간은 3분.
– N잡러의 수다 : 본업인 글쓰기 외에 또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는 N잡러 작가들의 생활에 대해서 이야기 나눠보는 시간입니다.
● 오프닝 : 크리스티앙 보뱅의 산문집 『작은 파티 드레스』 중에서
● 〈로고송〉
● 1부 〈지금 만나요〉/ 박상수 시인
박상수 시인은 2000년 《동서문학》에 시, 2004년 《현대문학》에 평론이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시집 『후르츠 캔디 버스』, 『숙녀의 기분』, 『오늘 같이 있어』, 평론집 『귀족 예절론』, 『너의 수만 가지 아름다운 이름을 불러줄게』 등이 있다. 최근 시집 『너를 혼잣말로 두지 않을게』를 출간하였다.
Q. DJ 이영주 : 최근 출간하신 시집 『너를 혼잣말로 두지 않을게』에서 눈에 띄는 단어는 ‘혼잣말’인 것 같아요. 시인님께서는 혼잣말을 자주 하시는지, 또 제목과 관련되어 덧붙여주실 말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A. 박상수 시인 : 밖으로 들리지 않는 혼잣말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 예전에는 제가 시립 도서관, 구립 도서관에 다니면서 시를 많이 썼었어요. 그때 신문 보면서 중얼거리는 분들, 책 보면서 소리를 내는 분들을 봤었는데, 제가 보기에는 제일 외로운 방식의 말하기가 아닌가 싶더라고요. 그때 보았던 인상들, 이미지들이 어느 날 시 쓰고 제목을 고민하는데 툭 나온 거죠. 혼잣말이라고 하는 말이 상대가 있는 방식으로 누군가에게 닿았으면, 들렸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혼잣말들이 흘려보내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그런 제목을 쓴 것 같아요.
Q. 시 속의 ‘너’는 어떤 사람이 되기를 원하나요?
A. 저도 되어가는 중이라고 생각해서 어떤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는지 생각을 못 해봤는데요. 저도 모르게 흘러가고, 되어 가고, 멈추지 않는다는 표현을 많이 쓰게 된 것 같아요. 이전과는 다르게 산문시의 형식으로 그런 표현이 나오게 되었는데, 저도 모르게 산문시를 쓰면서 화자들이 움직이더라고요. 쓰면서는 몰랐지만, 내가 혼잣말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음에도 그게 거기에서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기에 움직이고, 변화하고, 되어 간다는 표현을 자꾸 등장시키는 게 아닐까 싶었어요. 그게 무엇인지 알면 좋겠지만, 모르고 있지만, 움직여 나가다 보면 좀 더 나은 무언가가 되어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담아 쓴 것이 아닐까 스스로 생각해보게 되네요.
Q. 시들을 깊이 있게 써내기 위해 책을 많이 읽으실 것 같은데, 독자분들께 책을 소개해주신다면?
A. 저는 사회과학 책들, 오히려 딱딱한 책을 많이 읽고요. 그런 책들을 읽다 보면 오히려 다른 생각이나 감정들을 얻게 되는 것 같아요. 요즘은 아니고, 최근에 읽은 것 중 『랭스로 되돌아가다』라는 책이 있어요. 사실은 자서전에 준하는 책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자기 세계를 탈출하여 중간 계급 지식인으로 이동한 디디에 에리봉이라는 저자분께서 ‘나’라는 인간이 어떻게 탄생했는지에 대해 탐색하고, 결국 그 배경이 사회였다는 것을 굉장히 촘촘하게, 사회학과 인류학에 가까운 보고서 같은 방식으로 그려내신 책인데요. 그런 책들을 읽다 보면 생각이 넓어지기도 하고, 고민도 더 깊어지기도 해서 낭만적인 책이라고 말씀드리기는 어렵겠지만, 그런 책들이 오히려 저는 때로 시에 가깝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어서 그런 책을 읽었다고 소개해드리고 싶습니다.
Q. 최근 출간하신 시집 『너를 혼잣말로 두지 않을게』는 산문시의 비중이 크고, 그만큼 호흡이 긴 시집인데요. 시의 호흡이나 리듬감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음악을 들으시나요?
A. 쓰고 있을 때는 안 듣고요. 쓰기 전에 저를 괴롭히고, 자극해야 할 때, 일상과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거나, 감각을 변화시켜야 할 때 노래를 많이 듣는 편입니다. 그때그때 다르긴 한데, 오마이걸(OH MY GIRL)의 ‘비밀정원’, 러블리즈(Lovelyz)의 ‘종소리’, 청하의 ‘Stay Tonight’ 같이 신나고 즐거운 음악을 들어요. 특히 청하의 ‘Stay Tonight’ 뮤직비디오 속 보깅 댄스를 보며 멋지다고 생각했고, 시 쓸 때만이라도 저를 변화시키기 위해 자극을 받습니다. 사전 작업 정도로 음악을 듣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 〈3분 광고〉
박혜경 평론가께서 『당신의 차이를 즐겨라』 광고.
● 2부 〈N잡러의 수다〉/ 한여진 시인
한여진 시인은 2019년 《문학동네》 신인상에 시가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Q. DJ 이영주 : 한여진 시인님과 나눠볼 N잡은 ‘건축 엔지니어’입니다. 하시는 일에 대해 알려주신다면?
A. 한여진 시인 : 저의 N잡 중 하나는 건축 엔지니어인데요. 지금은 국제 개발하는 공공기관에서 건축 전문가로 일하고 있습니다. 개발도상국으로 봉사자를 많이 보내는 곳이라고 하면 아실 것 같은데. 흔히들 말씀하시길 저희가 원조받는 나라에서 원조하는 나라로 바뀌었잖아요. 저희가 병원이나 학교를 개발도상국에 지원하는데, 이때 필요한 건축 업무들을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파라과이에 모자보건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산모들의 건강을 위한 병원이 필요하다고 하면 어느 지역이 가장 취약하고, 어떤 규모의 병원을 지어야 주민들이 혜택을 받는지 검토하고, 그 병원에 어떤 공간이 있어야 하는지, 응급실을 어디에 두어야 가장 접근하기 좋을지, 엑스레이실은 어디에 지어야 하나, 그런 것들을 검토해요. 건물을 짓는 데 어느 정도의 건축비가 필요한지,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지도 계산하고, 설계·시공사와 협업하는 등 전반적인 일을 하고 있습니다.
Q. 어떻게 건축 엔지니어로 근무하게 되셨는지, 그 과정이 궁금합니다.
A. 저는 건축 공학을 전공했는데, 생각해보면 어떤 거대한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어렸을 때 공사 현상 지나가면 가림막으로 가려져 있다 보니 그 안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 알 수 없고, 안전모와 무전기를 든 엔지니어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고, 엄청 중요한 일들이 안에서 벌어지는 것 같고, 시간이 지나면 커다란 건물이 뚝딱 서 있고, 그런 것들을 보면서 궁금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건축을 공부했고요. 학교 다닐 때는 매번 딴짓만 해서 동기들이 나중에 뭐 하고 살지 궁금하다는 이야기까지 했었는데, 그래도 지금 건축 일을 8~9년 정도 하고 있으니 저도 신기한 것 같아요. 졸업하고는 국내 공사 현장에서 일했고, 지금 회사로 이직하면서 남미와 아프리카에 필요한 건축 일을 하고 있습니다.
Q. 다른 인터뷰에 따르면 디자인보다는 현장에서 형태를 만들어가는 일에 가깝다고 하셨는데, 말씀하셨던 가림막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한 호기심에서 출발하게 된 건가요?
A. 네 맞습니다. 저는 건축업계에 있기 전에는 건축이 하나의 사물인 줄 알았어요. 제가 뭔가를 오래 들여다보는 걸 좋아하는데, 그래서인지 건축이 저와 잘 맞겠다고 생각한 거예요. 그런데 실제로 업무를 시작해 보니 수많은 사람이 각자의 언어로 이야기하고, 그것들이 조화를 이루어 어떤 결과물이 되는 것이더라고요. 일상의 언어라기보다는 특수한 언어인데, 기계, 전기, 소방 등에 관련된 언어들이 적절히 맞아떨어져야 하더라고요. 그 과정이 결국 사람 간의 소통이라는 것이 지난했고요. 시간이 지나고 보니 어느새 건축물이 뚝딱 서 있고, 어떻게 보면 사람보다 오래 건물이 그 자리에 서 있는 건데, 그 과정이 귀엽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조그마한 사람들이 이렇게 큰 건물을 세웠구나,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 귀엽게 느껴지더라고요.
Q. 시인님께서 어떻게 시를 만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A. 제가 대학교 다닐 때 윤동주 시인 시 낭송에 참여해서 「참회록」을 낭송한 적이 있어요. 그때는 상금을 탈 수 있을 줄 알았어요. 자신 있게 낭독했는데 교수님께서 제 고향이 어딘지 물으시곤 말투가 이상하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때 망했다고 생각하고 그 자리를 나왔는데, 그 앞에 윤동주 시인 시 문학상 공모 포스터가 붙어있더라고요. 이거라도 해볼까 하는 생각으로 처음 시를 써서 냈는데, 이전까지 저는 소설이나 희곡을 읽는 걸 좋아했을 뿐 시를 많이 읽거나, 경험이 없었거든요. 정말 감사하게도 문학상을 타게 되었고, 그 뒤로도 저는 쓰는 사람은 아니었고, 읽는 사람에 더 가까웠어요. 일하면서 하고 싶은 말들이 많아졌고, 많은 사람과 대화하며 결과물을 만들어야 하는 분야에서 중간중간 소거된 목소리가 늘어났어요. 이 세계는 내가 보는 것과 다르다, 왜 그런 걸까 하는 의문을 가지고 있다가 그게 저를 쓰는 사람으로 만들었고, 우연히 대학교 때 경험이 있어 쓰게 된 장르가 시가 된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글을 쓸 수 있는 시간이 한정적이고, 비교할 수 없지만, 소설보다는 시가 시간적 부담이 적어서 처음 시를 써보게 된 것 같습니다.
문장의 소리 제703회는 팟빵과 팟캐스트,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해서도 간편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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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장의 소리〉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예방을 위해 스튜디오 소독 등 방역 지침을 준수하여 제작되었습니다.
원고정리 : 강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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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
- 2024-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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