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의 소리 제709회 : 1부 이서수 소설가 / 2부 임현석 소설가

문장의 소리 제709회 : 1부 이서수 소설가 / 2부 임현석 소설가

문학광장 〈문장의 소리〉는 2005년 시작된 인터넷 문학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지금까지 700여 명의 작가가 초대 손님으로 다녀갔습니다. 〈문장의 소리〉의 연출과 진행, 구성작가는 모두 현직 작가로 구성되어 있으며 2022년부터 시인 이영주, 소설가 김봄, 소설가 권혜영, 시인 최지은이 함께합니다. 지금까지의 방송은 문학광장 누리집과 유튜브, 팟빵과 팟캐스트,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해서 들을 수 있습니다.

ㅇ 스태프

연출 김봄(소설가)

진행 이영주(시인)

구성작가 권혜영(소설가)

구성작가 최지은(시인)

 
ㅇ 코너
  – 지금 만나요 : 새 책을 출간한 작가를 초대하여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 3분 광고 : 누구든 자신이 원하는 책 혹은 작가를 광고할 수 있습니다. 단, 시간은 3분.
  – N잡러의 수다 : 본업인 글쓰기 외에 또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는 N잡러 작가들의 생활에 대해서 이야기 나눠보는 시간입니다.

 

 

 

 

오프닝 : 카렐 차페크의 산문집 『정원 가꾸는 사람의 열두 달』 중에서

 

 

 

〈로고송〉

 

 

 

1부 〈지금 만나요〉/ 이서수 소설가


    이서수 소설가는 201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구제, 빈티지 혹은 구원」이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장편소설 『당신의 4분 33초』로 제6회 황산벌청년문학상을, 단편소설 「미조의 시대」로 제22회 이효석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최근 장편소설 『헬프 미 시스터』를 출간하였다.

Q. DJ 이영주 : 최근 출간하신 장편소설 『헬프 미 시스터』는 소설가님께서 두 번째로 출간하신 장편소설인데요. 첫 번째 출간하셨을 때와 다른 점이 있으시다면?

A. 이서수 소설가 : 제가 첫 번째 소설은 공모전을 통해 낸 거였어요. 당선돼서 낸 건데, 그렇게 출간하게 되면 출간을 위한 준비 기간이 짧아요. 그래서 얼떨떨한 마음으로 냈어요. 두 번째 소설은 준비 기간이 길었거든요.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더라고요. 첫 번째 소설에 비해 발전했는가 하는 생각을 가장 많이 했고, 하고 싶은 메시지를 잘 담았는가를 다 썼는데도 고민했고요. 세 번째 소설은 더 잘 쓰고 싶은 욕심이 생기는 거예요. 두 번째 소설이 나오지도 않았는데. 그런 점들이 다르더라고요.

 

Q. 최근 출간하신 장편소설 『헬프 미 시스터』는 각자의 사정으로 집에만 머물고 있던 여섯 명의 가족이 돈을 벌기 위해 플랫폼 노동에 뛰어들며 벌어지는 이야기예요. ‘작가의 말’에 ‘취재와 참고문헌도 바탕으로 했지만, 비슷한 플랫폼 노동을 경험했다’고 적으셨거든요. 이에 대해 더 이야기해주신다면?

A. 제가 코로나19 이전에 자차 배송 일을 했어요. 택배사에서 물건을 위탁받아 자기 차로 배송하는 일인데요. 택배 물건을 자기 차로 배송하는 거죠. 신청을 앱으로 할 수 있고, 원하는 물건 개수대로 받을 수 있거든요. 차량 크기에 따라 다르죠. 제 차는 작아서 물건을 많이 신청하지 못했는데, 일하면서 무슨 생각이 들었는가 하면, 소설을 쓰는 일은 보상이 바로 돌아오지 않아요. 완성해도 완성했는지 아무도 모르고, 공모전에 내서 떨어지면 그걸로 끝이거든요. 남는 게 없어서 좌절도 많이 했는데, 이 일은 물건을 배송할 때마다 계좌로 입금이 되거든요. 오히려 글 쓰는 일보다 이 일이 더 낫지 않나 하는 생각도 그때 했었어요. 글 쓰는 일을 힘들어하던 때였거든요.

 

Q. 『헬프 미 시스터』에서 택배 노동자의 시간과 동작을 최대한 단축해야 돈을 벌 수 있는 구조라는 걸 디테일하게 밝혀 주셨는데요. 실제로 그렇게까지 압박적으로 일하셨나요?

A. 실제로 그렇게 했어요. 제가 경험한 것들이 바탕이 되었는데, 일단 차 안에 물건을 최대한 많이 실어야 해요. 두 번에 나누어 배송하면 기름값이 낭비되니까요. 차가 무조건 클수록 좋아요. 제 차는 크지 않았어요. 작은 아반떼여서 물건이 너무 안 들어가서 어떻게든 물건을 밀어 넣어야 하는 거예요. 그러다 보니 아반떼의 구조를 잘 알게 돼요. 없는 공간을 만드는 수준으로 잘 알게 되고요. 저는 이때 스타렉스처럼 큰 차를 가진 사람이 너무 부러웠어요. 소설에 ‘부재 시 문 앞’ 때문에 인물이 고생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하는데요. 저도 배송 일을 하기 전에는 ‘부재 시 문 앞’에 체크를 많이 했거든요. 그런데 막상 배송을 해보니 고객이 부재하다는 걸 제가 안 다음에 물건을 놓고 사진을 찍고 가는 거예요. 초인종을 누르고 기다려야 해요. 시간 낭비가 있잖아요. 고층 아파트 같은 경우 엘리베이터를 한 번 놓치면 5분, 주민들과 시간이 겹치면 10분 시간이 걸리거든요. 그러면 물건이 배송 단가가 그 당시에 개당 700원에서 900원 사이였거든요. 그런데 10분을 잡혀 있으면 최저시급도 안 돼요. 그때 이게 충격적인 일이었어서 ‘부재 시 문 앞’을 미워하게 되는 거예요. 저는 지금 웬만해서 ‘부재 시 문 앞’에 체크하지 않는 사람이 됐어요. 또 골치 아팠던 건 화장실인데요. 요즘은 상가에 웬만해서는 비밀번호를 걸어 둬요. 쉽게 이용할 수가 없는 거예요. 화장실이 보일 때까지 참게 되더라고요. 저는 아파트 관리사무소 화장실을 이용했는데, 대단지 같은 경우 관리사무소 찾는 게 일이에요. 찾으러 다니다 보면 또 10분은 걸려요. 눈앞에 보일 때 가고, 아니면 참게 돼요. 시급을 계산하다 보면 밥 먹는 것도 마찬가지로 그렇게 돼요. 배송 다니다가 김밥집이 보이면 원조김밥 싸서 차 앞에 서서 먹는 거예요. 그 당시 김밥값 2,000원을 충당하려면 배송을 서너 건 해야 했어요. 모든 시간이 돈으로 계산되는 경험을 직접 하다 보니 소설에도 그렇게 묘사를 했습니다.

 

Q. 작품이 세상에 나오기까지가 궁금합니다.

A. 처음엔 부부의 이야기로 시작했는데, 그러다 보니 제가 쓰고 싶던 이야기인 가족과 노동 이야기를 쓰지 못하고, 결혼 생활 이야기를 쓰고 있는 거예요. 1,000매 가까이 되는 초고를 버렸어요. 버리고 다시 처음부터 대가족의 이야기로 해서 플랫폼 노동의 이야기로 썼어요. 쓸 때 기간이 2021년부터 2022년까지이다 보니 팬데믹과 겹쳐요. 저는 이 소설에서 코로나19 이전을 배경으로 했거든요. 쓰기 시작할 때는 금방 끝날 것 같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썼는데, 안 끝나는 거예요. 1년이 지나도 안 끝나고, 영원히 이 시대가 계속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면 소설의 구성을 다 바꿔야 하잖아요. 비대면 배송이었기 때문에. 제가 원고를 보낼 때까지도 코로나19가 안 끝날 무렵이어서, 이게 완전히 과거의 이야기가 되는 건 아닌가 하는 걱정을 했어요. 지금은 다행히 엔데믹으로 가고 있어서 이렇게 설정하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어요. 좋았던 건, 도입부에 ‘수경’이 엄마와 자차 배송을 하는 장면이 있어요. 원래는 그 장면이 없었는데, 제가 저희 엄마와 자차 배송 일을 이야기하는데 엄마가 일하고 싶다고 하시는 거예요. 앱으로 신청하는 거라 어려울 수 있는데, 배워서 하겠다고 하시더라고요. 저는 그때 충격 받았어요. 내가 정말 엄마의 마음을 몰랐구나, 이 나이대 여성의 마음을 몰랐구나 하며 ‘수경’의 엄마 캐릭터를 다시 썼어요. 소설에 부모님이 키오스크를 사용하실 줄 모르는 장면도 있는데요. 저도 실제로 엄마와 같이 패스트푸드점에 가면, 알려드려도 어려워하세요. 여전히 함께 가지 않으면 어려워하시고요. 그런 순간들이 엄마도 좌절하겠지만, 저도 좌절감을 느끼거든요. 코로나19 기간에 키오스크 매장이 많아졌어요. 엄마가 매장에 갔다가 아무것도 구입하지 못하고 나오는 일도 많아졌어요. 이 이야기를 꼭 써야겠다고 생각해서 소설에 추가하게 됐는데, 저는 일상 속에서 소설에 쓸 이야기를 발견할 때 가장 기쁘더라고요.



 


 


 

〈3분 광고〉
편집자님께서 『우리가 다리를 건널 때』 광고.

 


 


 

2부 〈N잡러의 수다〉/ 임현석 소설가


    임현석 소설가는 202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무료나눔 대화법」이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Q. DJ 이영주 : 임현석 소설가님은 《동아일보》에서 기자로 근무하고 계신데요. 구체적으로 N잡에 대해 설명해 주신다면?

A. 임현석 소설가 : 저는 2013년에 《동아일보》 신문기자로 입사해서 10년째 기자 생활을 하고 있고요. 기자들도 전문 영역이 있고, 영역에 맞추어 기사를 쓰는데, 저 같은 경우 정부 부처에 출입하며 정부 정책이 국민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하는 기사를 써 왔습니다. 사례를 들어 말씀드리면, 2016년에 핫했던 용역 보고서 중 고등어 미세먼지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같은 걸 써서 화제가 되었습니다. 왜 애꿎은 고등어 탓을 하는지 혼을 내시는 분들도 계셨는데요. 사람들이 보통 폐암의 주원인이 담배라고 이야기하는데, 의외로 폐암 여성 환자 중 80%가 비흡연자이시거든요. 비록 욕은 많이 먹었지만, 덕분에 환기가 됐습니다. 어쨌든 정부 정책 기사를 주로 썼었고, 그 이후 국제부에서 중동 특파원을 잠깐 했었고, 경제산업 기자로 한국 기업의 전략 같은 걸 들여다보는 기사를 쓰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경영전략부서에서 어떻게 종이 신문이 미디어로 옮겨갈 수 있는가에 대해 연구하고 있습니다.

 

Q. 그럼 현재는 기자가 아니라, 아이디어나 기획 업무를 하시는 건가요?

A. 맞습니다. 9 to 6 근무를 하는데요. 그렇다고 하더라도 온라인 페이지에서 어떤 기사가 좋은 기사로 받아들여 지는지 연구하며 지내니까 더 기사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연구하는 자리입니다.

 

Q. 신문사 사옥들이 거의 근처에 몰려 있잖아요. 신춘문예 시즌에 우편으로 제출하셨나요, 직접 걸어가서 제출하셨나요?

A. 가서 냈고요. 가서 냈는데, 가까워서 좋다는 생각을 하긴 했는데, 잘 아시겠지만, 가까워서 그렇게 냈다기보다 마감에 쫓기다 보니 부랴부랴 갔습니다. 마침 가까워서 잘 됐다는 느낌을 받았고요. 신춘문예 시상식 때 반차를 쓰려고 했는데, ‘가까운데 그냥 갔다 오지 그래?’ 하는 반응을 들었어요. 그래서 일하다가 잠깐 갔다가 오는 경험을 했습니다.

 

Q. 입사하시기까지의 과정이 궁금합니다.

A. 저는 어렸을 때부터 글을 좋아해서 국어 교과서를 보면서 내 생각과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공간이 문학이라고 이해했어요.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그때 당시 문예창작과가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국어국문과로 진학했고요. 국어국문과에 진학했을 당시 저는 대학생 때 등단하고 알아서 경로가 잘 보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어요. 그런데 잘 안 됐죠. 안 된 상태로 졸업하고, 진로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 오더라고요. 그런 상황에서 여러 군데 원서를 냈는데, 그중 신문사도 있었고요. 신문사 입사 시험이 보통 필기시험이거든요. 논술, 시사 상식 같은 것들도 있고, 논리적으로 풀어낼 줄 아느냐를 보기도 하고요. 작문이라고 해서 키워드를 주고 창의적으로 에세이를 쓸 수 있는지 보기도 하거든요. 저는 그 시험이 너무 재미있더라고요. 다른 응시생들은 투덜대며 나가기도 했는데, 저 같은 경우 시험인데도 재미있었어요. 무엇보다 신문기자 준비하면 책 보고 신문 보면서 ‘기자 준비 중입니다’라고 말할 수 있잖아요. 준비하는 게 재미있어서 신문기자가 적성에 맞는 건가 생각을 했고요. 어쩌다 보니 일하게 됐습니다. 사실은 그때만 해도 언론에 대한 이해가 높지 않아서 면접 당시에 문학 담당 기자가 되고 싶다고 얘기했었거든요. 일반적으로는 사회부, 정치부에 가서 활약하고 싶다는 말을 하거든요. 문학 담당 기자는 초년생들이 잘 얘기 안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게 괘씸했는지 문학 기자만 빼고 10년을 보내게 됐네요.

 


문장의 소리 제709회는 팟빵과 팟캐스트,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해서도 간편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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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장의 소리〉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예방을 위해 스튜디오 소독 등 방역 지침을 준수하여 제작되었습니다.

 

원고정리 : 강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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