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의 소리 제711회 : 1부 심아진 소설가 / 2부 이현석 소설가
- 작성일 2022-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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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소리 제711회 : 1부 심아진 소설가 / 2부 이현석 소설가
문학광장 〈문장의 소리〉는 2005년 시작된 인터넷 문학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지금까지 700여 명의 작가가 초대 손님으로 다녀갔습니다. 〈문장의 소리〉의 연출과 진행, 구성작가는 모두 현직 작가로 구성되어 있으며 2022년부터 시인 이영주, 소설가 김봄, 소설가 권혜영, 시인 최지은이 함께합니다. 지금까지의 방송은 문학광장 누리집과 유튜브, 팟빵과 팟캐스트,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해서 들을 수 있습니다.
ㅇ 스태프

연출 김봄(소설가)

진행 이영주(시인)

구성작가 권혜영(소설가)

구성작가 최지은(시인)
ㅇ 코너
– 지금 만나요 : 새 책을 출간한 작가를 초대하여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 3분 광고 : 누구든 자신이 원하는 책 혹은 작가를 광고할 수 있습니다. 단, 시간은 3분.
– N잡러의 수다 : 본업인 글쓰기 외에 또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는 N잡러 작가들의 생활에 대해서 이야기 나눠보는 시간입니다.
● 오프닝 :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의 답, 윌리스 반스톤의 질문으로 이루어진 『보르헤스의 말』 중에서
● 〈로고송〉
● 1부 〈지금 만나요〉/ 심아진 소설가
심아진 작가는 1999년 《21세기 문학》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소설집 『숨을 쉬다』, 『그만, 뛰어내리다』, 『여우』, 『무관심 연습』, 장편소설 『어쩌면, 진심입니다』 등이 있다. 2020년 ‘심순’이라는 이름으로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동화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동화집 『비밀의 무게』로 창비 좋은어린이책 대상을 수상하였다. 동화집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1』 등이 있다. 최근 소설집 『신의 한 수』를 출간하였다.
Q. DJ 이영주 : 최근 출간하신 소설집 『신의 한 수』 표지가 표제작 「신의 한 수」를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표지를 받아보셨을 때 어떠셨나요?
A. 심아진 소설가 : 사실 표지는 굉장히 친한 대학교 동창이 그려준 거예요. 이 친구와 이번만 작업한 건 아니고요. 이전에 『무관심 연습』이라는 소설집이 나올 때, 그게 3년 전쯤 대학원 신문에 연재하는 형식으로 2년 정도 작품을 실었던 거거든요. 그때 대학원 신문 편집자가 글만 싣는 것보다 그림이 있으면 좋겠다고 해서 친구에게 부탁했었고요. 그림을 잘 그리고 있던 친구였기도 해서 물어봤는데, 친구가 기꺼이 해주겠다고 했고, 그렇게 시작된 거죠. 친구의 작품 세계가 있을 텐데 제 작품에 맞추어 그림을 그려주다 보니 힘들었을 텐데, 친구가 한 번도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없어요. 늘 네 작품이 잘 드러날 수 있게 도와줄 수 있어 좋다는 식으로 말했어요. 너무 귀한 친구죠. 살다 보면 이런저런 친구를 만나게 되잖아요. 제게는 기본적으로 선량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을 때의 기쁨 같은 게 있어요. 이 친구는 기본적으로 너무 선하고, 항상 저를 지지해주고, 저를 응원해줘요. 너무 감사하죠. 사실은 대학원 책에서는 더 연재해달라고 했는데, 친구에게 미안해서 못 하겠더라고요. 이번에 단편 소설집이 나올 때도 막상 친구에게 표지를 그려달라고 못 하겠는 거예요. 그러다가 친구에게 가지고 있는 그림 아무거나 달라고 했는데, 친구가 아니라고 어떤 작품을 표제작으로 할 건지 물어보고, 읽어보고 그리겠다고 하면서 그려준 거예요. 보는 사람마다 그림이 정감 가고 좋다고, 다들 좋아해 주셔서 저도 너무 감사하고 좋은 것 같아요.
Q. 최근 출간하신 소설집 『신의 한 수』 ‘작가의 말’에 ‘출판사를 두드리는 과정을 되풀이하기 싫어 소설을 그만 써야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울적했다’는 표현이 있는데요. 이 소설집이 출판되기까지의 과정이 궁금합니다.
A. 제가 조금 일찍 등단했어요. 1999년이죠. 멋모르고 등단했고, 이후 헝가리에서 4년 정도를 지냈어요. 2004년부터 2009년까지죠. 저는 등단만 하면 당연히 어디선가 원고 청탁이 올 줄 알았고, 책도 저절로 나올 줄 알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더라고요. 헝가리에서 돌아와서 다시 시작해봐야겠다는 생각으로 대학원에 들어가 국문학 공부를 시작했어요. 저는 원래 국문학과나 문예창작과 출신이 아니거든요. 그런 문화적 배경 같은 게 너무 없다고 생각해서 대학원 공부를 시작했는데, 그런 와중에 첫 책과 두 번째 책이 나왔어요. 『숨을 쉬다』와 『그만, 뛰어내리다』인데요. 그때만 해도 출판 환경이 좋았어요. 되게 쉽게 출판이 됐죠. 책 내는 게 그리 어렵지 않구나 하는 생각까지 했어요. 세 번째 소설집 『여우』를 낼 때부터 출판 환경이 바뀌었어요. 게다가 그때 저는 아일랜드로 가게 되었고, 멀리 있는 데서 책을 내는 방법은 더 없더라고요. 원고는 쌓여만 갔고, 투고를 시작했죠. 열 군데쯤 보내면 한 일고여덟 군데서는 묵묵부답, 두어 군데서는 사정이 여의치 않다고 답이 와요. 『여우』를 낸 출판사는 지금 없어졌어요. 『여우』를 낼 때는 표사를 써줄 분도 없어서 가까운 친구들이 써주었고요. 책 내는 게 참 어렵구나 싶어서 왜 어려울까 생각해 보니 제가 너무 알려지지 않은 소설가더라고요. 이번 기회에 꼭 말씀드리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데, 이번 소설집에 수록된 「레슬링」이라는 단편이 있어요. 어느 문예지에 투고했었는데, 다른 데서는 답이 없거나, 실릴 소설이 있다는 식으로 대답이 왔었거든요. 아마 그 문예지만큼은 편집자님께서 애정 깊게 보신 것 같아요. 간곡하게 좋은 소설이지만, 사실 어떤 이야기인지 모르겠다고 답을 주셨어요. 그분이 애정이 있어서 그 정도로 답을 주신 건데, 저는 그때 거절되는 과정을 되풀이하다 보니 지쳤던 거예요. 그래서 그분에게 왜 이 이야기를 이해 못 한다고 하시냐, 주제가 너무 선명하지 않냐고 하소연했던 기억이 나요. 전혀 모르는 분이고, 지금까지도 모르는 분이에요. 그분이 만약 지금 이 방송을 들으신다면 너무 죄송했고, 감사했다고 인사를 드리고 싶어요. 후에 『어쩌면, 진심입니다』라는 장편 소설을 낼 때도 백 군데쯤 투고한 것 같아요. 거의 포기했을 즈음 출판사 ‘푸른사상’에서 연락을 주셨어요. 귀국해서 『무관심 연습』이라는 소설집을 낼 때도 백방으로 원고를 투고하다가 됐고, 『신위 한 수』를 내기 전에는 포기하자, 굳이 내가 왜 책을 내려고 하나 하는 마음이 있었어요. 내가 프란츠 카프카처럼 대단한 작가는 아니지만, 카프카도 ‘내 원고를 다 불태워 달라’고 하지 않았는가, 나도 내 원고를 다 불태우자, 그런 기분이었어요. 누군가가 출판사 ‘강’에 투고해보라고 권유해주었고, 보내보았는데, 실어주겠다고 하셔서 어렵사리 출판되었습니다.
Q.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설을 쓰실 수밖에 없던 이유가 있으실 것 같아요.
A. 평생 좋았죠. 좋으니까 했고. 제가 로렌스 스턴의 『트리스트럼 샌디』를 좋아해요. 정신이 잘 가다듬어지지 않을 때면 그 소설을 다시 꺼내어 읽는데, 지금도 그걸 읽는 중이기 때문에 『트리스트럼 샌디』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아요. 『트리스트럼 샌디』에는 목마 이야기가 나와요.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목마를 탄다는 것인데, 중심인물 중 한 명인 토비 삼촌도 나무르(Namur)를 공략했을 때 겪은 사건 때문에 모든 이야기를 공방전, 전쟁 이야기로 풀어가거든요. 사람마다 자기만의 목마가 있는 것 같아요. 누군가에겐 운동, 누군가에겐 음악일 수도 있고요. 같은 시간을 제게 주고 하고 싶은 걸 하라고 한다면, 컴퓨터 게임이나 여행이 아니라, 글을 쓸 것 같아요. 제 목마는 소설이었고, 마치 아이 때 고무줄놀이를 했듯요. 나무 사이에 줄을 묶어두고, 누가 하라고 하지 않았고, 저 혼자 재미있어서 할 뿐인 거잖아요. 글쓰기는 제게 그런 것 같아요. 혼자 재미있어서 혼자 감탄하고, 혼자 좌절하고요. 그렇게 놀았던 것 같아요.
Q. 『신의 한 수』의 수록작 대부분의 배경이 용산구인 것 같아요. 그 이유가 있으시다면?
A. 이사를 굉장히 많이 다녔어요. 해외에 있을 때조차도 이사를 많이 다녔어요. 단순히 가방만 들고 옮기는 게 아니라, 모든 가구와 가재도구를 들고 이사 다녔어요. 용산 경리단길에서는 그나마 조금 오래 살았어요. 한 3년쯤 살았을까요. 왜인지 거기에서는 더 오래 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14년에서 18년 사이, 아일랜드에서 제가 엄청나게 힘든 일들을 많이 겪었는데, 경리단길에서 남산타워를 보면서 위로를 많이 받았어요. 거기는 전철도 멀고, 편의시설도 없고, 살기는 별로 좋지 않은 동네인 것 같지만, 옥상에서 주변을 내려다보면서 문학에 대한 생각도 굉장히 많이 했어요. 심지어 동화집 『비밀의 무게』의 표제작은 남산타워가 아이에게 놀러 가는 이야기거든요. 그 동네에서 얻은 것들이 참 많은 것 같아요.
● 〈3분 광고〉
남인숙 작가가 『내 방식대로 삽니다』 광고.
● 2부 〈N잡러의 수다〉/ 이현석 소설가
이현석 소설가는 2017년 〈중앙신인문학상〉에 단편소설 「참」이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소설집 『다른 세계에서도』 등이 있다. 제11회 젊은 작가상을 수상하였다.
Q. DJ 이영주 : 이현석 소설가님은 직업환경의학을 전공하셨고, 현직 의사로 근무하고 계시고, 산업재해 및 업무 관련성 질환을 주로 다루신다고 들었습니다. 구체적으로 N잡에 대해 설명해 주신다면?
A. 이현석 소설가 : 흔치는 않은 전공이어서 이런 자리가 있을 때마다 이야기하게 되는데요. 직업환경의학은 직업의학, 환경 의학 두 가지를 아우르는 말이에요. 제가 주로 하는 것은 직업의학과 관련된 것들입니다. 직업의학은 예전에 산업의학이라고 했던 것인데, 어떤 일터에서 일하는 환경 때문에 생긴 질환을 찾아내는 거고요. 유해 인자가 업장에 있으면 사업장이 병원에 등록돼요. 유해 인자에 따라 해당 라인에 있는 노동자들이 검사를 주기적으로 받아야 하는 게 있습니다. 실제로 질환이 발생했다면 이 병이 그 사람의 업무와 관련 있는지 추가 검사를 하게 됩니다. 그걸 업무 관련성 평가라고 하고요. 산재를 당하셔서 직장을 잠시 쉬셔야 하는 분들이 계시잖아요. 그분들이 복귀할 때 실제로 이 업무를 할 수 있는 능력이 되는가, 육체적 능력이 되는가는 업무 적합성 평가라고 합니다. 이런 것들을 주로 하고 있고요. 과외로 근로복지공단에서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이건 화학 제품 같은 것들 때문에 생기는 질병, 과로로 인한 심혈관계 질환, 자살 등이 업무상 일어난 질병인지 판단하는 곳입니다. 기본적으로 이런 일을 하고 있습니다.
Q. 작가들도 업무로 인한 과로사, 자살 판정을 받을 수 있나요? 혹은 프리랜서는 불가능한가요?
A. 굳이 카테고리를 나누자면 특수 고용자가 될 텐데요. 사업자 등록을 하셨다면 가능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Q. 의사 일을 하시다가 소설을 써야겠다고 마음먹은 계기가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A. 원래 저도 책을 좋아하고 글쓰기를 좋아했어요. 여러 글을 쓰고, 읽는 것들을 좋아하던 와중에도 소설은 제게 멀기는 했거든요. 뭔가를 시도해볼 만한 재능이 있다고 아예 생각을 못 해봤어요. 그런데 에세이 창작 수업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런 곳에 가서 주말에 글 쓰고, 글 쓰는 사람들을 봤어요. 말하자면 제게는 취미활동이었죠. 글 쓰고, 글 쓰는 사람들을 보고 이야기하는 게 좋았으니까요. 와중에 한 번은 워크샵 진행하시던 분이 소설을 한번 써봐도 좋겠다는 얘기를 해주셨어요. 그러면 써볼 수 있을까 생각해서 소설 수업을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쓰기 시작했습니다.
Q. 병원 업무와 글쓰기, 스위치 전환이 잘 되시는 편인가요?
A. 아뇨. 잘 안 되는 것 같아요. 항상 힘들고요. 꼭 이과적인 업무라기보다는 일하는 것 자체가 에너지를 많이 요구하는 것 같아요. 사람을 대하는 일이다 보니 퇴근하면 너무 힘들기도 하고요. 모드 전환을 하려고는 하는데, 처음 등단하고 나서는 퇴근하고 3~40분 자고 일어나서 글을 쓴다든지 하는 식으로 했거든요. 몇 년씩 쌓이고 보니 이렇게 살다가는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코어 힘을 기르자 싶어서 운동을 시작했고요. 너무 힘든 날은 퇴근하고 바로 자기도 합니다. 살만하다 싶은 날은 운동 다녀와서 두 시간 정도 쓰고, 그렇게 지내고 있습니다.
문장의 소리 제711회는 팟빵과 팟캐스트,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해서도 간편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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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장의 소리〉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예방을 위해 스튜디오 소독 등 방역 지침을 준수하여 제작되었습니다.
원고정리 : 강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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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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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
- 2024-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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