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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살인을 믿습니까?

  • 작성자 현의
  • 작성일 2007-01-31
  • 조회수 186

 

 그러니깐 정확하게 6월의 마지막 날인 일요일 밤에 일어난 일이었다. 나는 그저 담배 한 대 피우며 산책이나 할 생각으로 집근처의 공원에 나갔다. 최근 들어 가까운 곳에 더욱 큰 대공원이 생기는 바람에 우리 집 근처의 공원은 새로운 건물이 들어선다고 하여 폐쇄가 된 상태이다. 하지만 나는 그래서 더욱 이곳이 좋았다. 사람이 없으니 그만큼 조용하게 쉴 수 있기 때문이다. 비록 폐쇄가 되어 정문이 막혀 있긴 하지만 담장을 따라 돌아가면 부서진 곳이 한군데 있어 그 곳을 이용해 들어가곤 했다. 하여간 그런 공원이었다. 도시 속에 벗어난 느낌을 만끽하며 천천히 걸어 들어가고 있었는데 구석진 창고에서 무언가가 있는 듯 덜컹 거리고 있었다.


 “무슨 일이지?”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창고 쪽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안에서 무언가 격렬하게 움직이는 듯 한 소리가 들려 왔다. 그리고는 갑자기 괴로운 듯 한 소리가 나더니 이내 조용해지는 것이었다. 그리고 창고에서 한사람이 나왔다. 피가 옷의 군데군데 튄데다 얼굴에 땀이 많이 흘러 상당한 몰골이었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건…….


 “진혁아!”


 “아버지......”


 “너 도대체가, 그 피는 뭐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아, 왜 봐버린 거죠.”


 “무슨 소리야, 아빠가 묻는 말에 대답이나 해라! 어떻게 된 거야?”


 “완벽한 범죄였는데, 알리바이도 증거품도 그런데……. 아빠가 왜 봐버린 거냐고요!”


 “설마 사람을 죽이거나 그런 건 아니겠지.”


 “그 설마에요. 사람을 죽였어요. 하지만 이유가 있어요. 정말이에요.”


 “......”


 “아, 아버지께만은 비밀로 하려고 했는데.”


 “......”


 “지금부터 제 얘기 똑바로 들으세요. 원래는 비밀로 하려 했지만 그러면 아버지가 절 용서하지 않으실테니깐요.”


 “얘기해 보거라.”


 “그러니깐 정확하게 일주일 전이었어요. 제가 학원을 갔다 왔는데 집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리는 거예요. 그러니깐 무언가 신음 소리 같은 게 말이에요. 그래서 저는 뭔가 싶어서 급히 집에 들어가 봤죠. 그랬더니 무슨 관경이 벌이지고 있었는지 상상이 가세요?”


 “아니겠지. 설마?”


 “예, 저도 처음엔 그런 느낌이었어요. 집에 들어가니 제 친구 녀석이 어머니와 그런 짓을 하고 있더군요. 제가 들어가자 친구 녀석은 놀란 듯이 어머니에게서 떨어졌어요. 그리고 당황하며 어머니를 보더군요. 잠시 동안의 침묵 후 어머닌 화를 내면서 제 친구를 마구 때렸어요. 강간이 어쩌고저쩌고, 대략 그런 얘길 하면서 제 친구를 때리더군요. 저는 그 상황을 보고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어떻게 된 거냐.”


 “친구는 곧 옷을 들고 도망을 갔고 어머니는 울고 계셨어요. 제가 들어가서 달래니 어머니가 그동안의 자초지종을 얘기 하시더군요. 제 친구 녀석과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란 것과 함께 자신은 이런 짓을 하기 싫었는데 제 친구가 협박을 했다는 그런 얘길요.”


 “......”


 “저는 약간 의심이 가긴 했지만 믿을 수밖에 없었어요. 네, 그래요. 저는 살아가고 싶었습니다. 그것도 제 정신으로요. 그래서 저는 어머니를 믿었습니다. 그러자 친구에 대한 증오감이 절 미치게 만들더군요. 친구가 살아있는 한 제가 살아가긴 힘들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죽인 거냐?”


 “네, 전 살아가고 싶었으니깐요.”


 “사실이냐? 모두?”


 “이제 와서 제가 무슨 거짓말을 하겠어요.”


 달이 우리 부자를 비추고 있었다. 나는 한참을 그렇게 아들과 서있었다. 혼란스럽기 그지없었다. 사람을 죽인 것은 용서 받을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그 녀석은 죄인이지 않으가. 그래, 죄인이다. 거기다 내 부인을...... 그건…….


 “아버지, 도와주세요. 이런 녀석 용서 할 수 없잖아요. 그냥 우리는 모른 척 살아가면 되는거에요. 알리바이 증거품 모두 제가 어떻게든 조작해놨어요. 우린 그냥 모른 척만 하면 된다고요.”


 순간 아들 녀석 얼굴이 눈에 확대되어 들어왔다. 그리고 부인의 모습도 단란한 가정의 모습도, 모두 소중한 것들이다.


 “그래, 알았다. 알아서 처리하고 오너라. 난 먼저 들어가마.”


 “네......”


 나는 의식이 혼미해짐을 느끼며 집으로의 발걸음을 재촉했다. 그러다 집 앞에 서자 내가 상당히 곤란한 입장이란 걸 알 수 있었다. 난 아내가 그런 짓을 했...... 당했다는 걸 알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아내를 대해야 하지? 어떻게 아내의 눈을 똑바로 볼 수 있을까.


 “당신이에요?”


 아름답게 꾸며진 2층집, 그리고 창문에서 앞치마를 입고 웃으며 나를 부르는 아내. 평소와 다를 바가 없었다.


 ‘그래, 나만 모른 척 하면 평소대로 살아갈 수 있다.’


 “그래, 나왔어. 배고픈데 저녁 준비는 해놨겠지?”


 “당연하죠. 빨리 들어와요. 목욕물도 받아놨으니깐. 들어오자마자 일단 씻으세요.”


 “알았어.”


 나는 아무 일 없다는 듯 웃으며 집안으로 들어갔다. 비록 마음이 무겁기 해도, 평소와 다를 바 없는 일상에 쉽게 녹아들어가는 내 자신을 보며 왠지 모르게 안도감이 들었다.


 ‘그래, 오늘 나는 벙어리에 장님이다. 본 것도 없고 들은 것도 없는 거다.’


 아내의 입맞춤을 받은 후 나는 단란한 4인용 소파와 탁자가 있는 거실을 지나 부엌 근처 화장실로 들어갔다. 욕조 안에는 이미 목욕물이 받아져있었고 근처 선반에 내 속옷과 겉옷이 놓여 있었다. 평소와 다를 바 없었다.


 “잊자, 잊자.”


 나는 적당한 온도의 물이 있는 욕조에 들어가 몸을 녹였다. 일단 들어가고 나니 머리가 말끔해 졌다. 그저 한없이 따뜻할 뿐이었다. 하루 중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 바로 이 시간이었다. 그리고 지금도 그럴 것이다. 대충 씻고 몸을 말린 후 나는 한층 더 상쾌해진 머리로 화장실을 나왔다. 그러자 밖에서 아들 녀석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다녀왔습니다.”


 학원 가방을 맨 10대의 청소년 한명이 거실로 들어왔다. 옷은 갈아입었는지 말끔해져 있었다. 들어오다 나와 눈이 마주쳤지만 한 순간의 당황감도 잠시 금세 생글 생글한 표정으로 탈바꿈을 했다.


 “아버지, 목욕 하셨나 보네요. 같이 저녁이나 먹어요.”


 “그래, 오늘 학원에서 어땠니?”


 “뭐, 맨날 그렇죠. 그냥 평범한 학생이 되기 위해 열심히 할 뿐이에요.”


 “그러니, 평범한 학생이라……. 좋구나. 그거.”


 “그렇죠.


 “무슨 얘길 그렇게 해요! 빨리 와서 저녁 드세요. 안 그럼 저녁 못 먹는 줄 아세요.”


 “저녁 먹자구나.”


 “네.”


 아들 녀석은 자기 방으로 들어가 가방을 내려놓은 후 밥을 먹기 위해 부엌으로 들어왔다. 나는 늘 앉던 자리에 앉아 저녁 먹을 준비를 했다. 아내는 웃으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했고 아들 녀석도 아침에 있었던 일을 얘기하며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었다. 나만이 조용히 밥을 먹을 뿐이었다.


 “아앗, 그러고 보니 드라마 할 시간인데 tv 좀 틀게요.”


 아내는 발랄하게 웃으며 리모컨으로 tv를 틀었다. 그리고 드라마 채널을 누르려던 찰나 갑자기 뉴스에서 살인사건에 대한 보도가 나왔다. 그리고 그곳은 오늘 그 공원의 모습이었다. 나는 밥 먹던 숟가락을 떨어뜨리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다른 손으로 아내에게 리모컨을 낚아챘다. 그리고 tv를 단숨에 꺼버렸다.


 “무슨 일 있어요?”


 아내의 말에 나와 아들은 둘 다 경직 된체 움직이질 못했다. 왠지 모르게 가슴이 쿡 쿡 쑤시는 느낌이 들었다.


 “별일이네요. 둘 다”


 아내는 그렇게 말하고 다시 밥을 먹기 시작했다. 나와 아들도 그저 침묵으로 일관하며 밥을 먹었다. 그래, 진혁이 녀석이 모두 다 해결해 놨다고 했으니 안심하고 살아가면 된다. 모른 척 살아가면 이런 평범한 삶이 언제까지나…….


 실제론 얼마 되지 않았지만 나에게 있어 저녁밥을 먹는 시간은 상당히 길었다. 평생을 그렇게 밥을 먹는 듯 하였다. 이내 아들이 밥맛이 없다면 일어섰고 나 또한 아들을 따라 일어섰다. 아내는 조금 놀라는 눈치를 보이더니 우리 둘이 빠져나가는 것을 보며 식탁을 치웠다. 아들과 나는 서로 약속한 것도 아닌데 소파에 동시에 앉았다. 나는 정면을 바라보며 최대한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러니깐 확실한 거지?”


 “네......”


 “정말이지?”


 “......”


 “그러니깐, 그......”


 “저도 그냥, 살아가고 싶었을 뿐이에요.”


 아들은 어두운 표정으로 그 말을 한 후 자기 방으로 올라가 버렸다. 남겨진 나는 거실 주위를 쓱 훑어봤다. 모든 게 그대로……. 화분이 하나 없어졌군.


 “뭐, 상관없으려나.”


 오늘 이런저런 일이 많았기 때문인지 조금 있으니 피곤기가 몰려왔다. 평소라면 새벽 1,2 시나 되어야 잠이 올 텐데 말이다. 시간으로는 8시가 조금 안되었지만 눈이 감겨 오는 게 역시 자야만 할 것 같았다.


 “여보 오늘은 조금 일찍 자도록 할까?”


 “예, 저도 피곤하네요.”


 아내는 웃으면서 잘 준비를 하러 가겠다며 큰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나는 그런 아내를 바라보며 희미하게 웃었다.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냈다. 오늘따라 유난히 많이 피게 되는 담배, 앞으로도 그럴 것 같았다. 불을 붙여 한 모금 빤 후 몰려오는 잠과 담배로 인한 정신적 안정에 마음이 확 놓이는 느낌이었다. 평범한 일요일 평범한 나날들이었다. 담배를 끝까지 핀게 오랜만이란 걸 느끼면서 잠을 자기 위해 큰방에 들어갔다.


 “여보~ 왔어요.”


 침대위에 아내가 요염한 자세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새로산 속옷인 듯 상당히 야했다. 보기 민망할 정도였다. 하지만 말이야.


 “그냥, 일찍 자자.”


 “뭐에요. 일부로 오늘 속옷까지 샀단 말이에요. 여보~ 응, 요즘 밤에 좀 그랬잖아. 어때요?”


 진혁이 친구로는 부족하다 이건가. 아니면 무슨 일로……. 지금 나에게 있어서 이런 상황은 무리다.


 “미안, 정말. 오늘은 일찍 자자.”


 “으, 정말이지. 당신이란 사람은 왜 그런지 몰라요. 왜 저번에도 그냥 자버리고. 저 확 바람피울지도 몰라요~”


 순간 가슴에서 무언가 욱 하고 치솟아 올랐다. 그딴 일이 있었는데도 웃으면서 나에게 그런 얘길 하다니. 평소에는 농담으로 받아들였겠지만, 이번 만큼은 아니었다.


 “뭐라고! 이 여편네가 미쳤나!”


 “아니, 농담가지고 뭘 그렇게 화를 내고 그래요?”


 농담? 농담이라니! 지금 나를 뭐로 보는 건가. 노리개? 성욕을 풀기 위한 도구? 뭐냔 말이다. 그딴 일을 치러 놓고는 아무렇지도 않게 또다시 그런 짓을 하겠다. 아니, 당한게 아니라 자기가 원한 거 아니야? 그래, 처음부터 저 년이 원했던 거야. 어쩐지 요새 내 정력이 어쩌고저쩌고 해대더니.


 “농담? 웃기지마. 그래 잘 걸렸어. 저번에 진혁이 친구가 놀러왔을때 당신 도대체…….”


 “아~ 당신 모르셨군요. 그거라면 제가 진혁이 친구한테 줬어요.”


 “줬다고?”


 “네, 뭘 그런걸 가지고 그래요~”


 웃으면서 그딴 얘기를 할 수 있는 거야? 당신이란 도대체 머릿속이 어떻게 된 여자야. 그게 그렇게 자랑이야? 어!!!


 “하하……. 하하하!!!”


 “여보 왜 그래요? 오늘 이상해요.”


 “......”


 “어디 아파요?”


 “아픈 건 당신이야.”


 “네?”


 “아들 녀석 친구하고 그런 짓을 하고도 나한테 웃으면서......”


 “예? 무슨?”


 “시치미 떼도 소용없어. 다들었으니깐.”


 “그.. 윽!”

 

 나는 속에서 올라오는 분노를 몸으로 표출 시켰다. 아내의 말이 끊나기도 전에 아내에게 달려들어 목을 조였다. 두 손으로 힘껏 죽을 정도로!


 “여... 아..... 친... 준.... 화....”


 아내는 끝까지 눈물을 글썽거리며 무언가를 말하려 했다. 하지만 이미 나에겐 들리지 않았다. 이 여자를 죽이고 만다. 그리고 평범하게 살아가는 거다. 이 여자만 죽이면, 그래 모든 게 끝난다.


 “죽어! 죽어!!!”


 나는 더욱 힘을 줬다. 내 손에 느낌이 없을 정도로 목을 조였다. 그리고 이내 아내는 눈이 뒤집히더니 몸에 힘이 빠졌다. 죽은 것이다.


 “하... 하... 하하하!”


 아내를 죽였다. 아니, 더 이상 내 아내가 아니다. 망할 놈의 걸레를 내손으로 죽인 것이다. 인간 이하의 동물일 뿐이다. 그러니깐 난 살인 같은걸 저지른 게 아니게 된다. 난 신의 뜻대로 처벌했을 뿐.


 “그래, 이건 신의 뜻! 내가 모두 본 것도 신의 뜻!”


 나는 혼자서 미칠 듯 말듯 정신의 경계선을 왔다 갔다 하면서 이상한 춤을 추었다. 그러다 바닥에 떨어져 있던 큰방용 tv 리모컨의 전원을 누르고 말았다.


 틱


 짧은 소리와 함께 tv가 켜졌고 내가 으레 보던 뉴스가 하고 있었다. 시간이 9시 이었으니 9시 뉴스일 것이다.


 “네, 급하게 들어온 소식입니다. 000 마을의 공원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알고 있다고 그딴건.”


 “피해자는 입이 테이프를 막혀진 체 온 몸이 칼에 의해 난도질 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더욱 중요한 사실은 이 일을 벌였던 사람이 학생일 것 같다는 경찰의 의견이 나왔다는 겁니다. 경찰은 피해자의 어머니인 000씨께서 증언을 해주셨다고 합니다. 잠시 그 내용을 들어보겠습니다.


 진혁이라는 아들의 친구가 자주 저희 집에 와서 협박과 함께 저를 강간했습니다. 저는 부끄러워 그 사실을 숨겼는데 어느 날 아들이 그 장면을 보고 말았습니다. 진혁……. 아니 그 죽일 놈은 도망을 갔지만 아들과 저의 정신적 피해는 말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아들이 죽다니요. 분명 그 애가 죽였을 겁니다. 진실이 알려지는 게 두려워서요. 제가 사회에 매장당해도 좋습니다. 그러니 제발 그 죽일 놈만 잡아서 법적으로 처벌 해 주세요!


 네, 여러분 잘 들었습니다. 현재 경찰은......“


 “무슨 소리야 이게!!”


 정신적 혼란이 점점 커져갔다. 뉴스 내용을 보자면 진혁이가 오히려 아들 친구의 엄마를 강간했다는 소리이다. 그렇다면 결과적으로 내 아내는…….


 “상관이 없는 게 되잖아.”


 미쳤었다. 내가 분명히 미쳤었다.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난 아내를 죽였다. 결국 난 살인자와 다를 바 없다. 평생을 빌어도 용서 받지 못할 짓을 오늘 내가 저지른 것이다. 그러고 보니…….


 “화분이 하나...... 없었던가.”


 아내가 무엇을 말하려 했는지 예상이 갔다. 화분을 줬을 것이다. 자, 그러면 내가 지금부터 어떻게 해야 하지.


 쿵


 밖에서 무언가 넘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황급히 뛰어서 거실로 나갔다. 그곳에는 짐을 싸들고 도망가려는 아들이 있었다.


 “아버지, 그러니깐 저는 친구 집에......”


 “평범한 하루를 보내고 싶었을 뿐인데.”


 

 2xxx년 xx월 xx일 0000 신문


 한 가족이 모두 사체로 발견된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얼마전 공원 창고 살인사건이 일어난 000마을에서 이런 사건이 또 일어나서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그런데 이번 사건에 놀라운 점은 3명의 사체는 모두 한 가족들인 것으로 밝혀졌으며 그 중 한명은 000마을 살인사건의 범인은 김진혁군이 이었다는 사실입니다. 사회 여기저기서 이번 사건에 대한 진실 규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경찰 측에서는 아들의 살인에 의해 일어나 가족들과의 다툼이 살인으로 까지 번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좀 더 정확한 사실은…….


 살아가고 싶었을 뿐이다.


 현의's story book 2nd [당신은 살인을 믿습니까?]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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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두번째로 쓴 글이에요. 좀더 자극 적으로 쓰려 했으나 민망해서 수위를 낮췄습니다.

아, 그리고 저번 '세상을 바라보는 그 남자 이야기'는 'A.P는 여기에.....'를 쓰기 위한 생각 정리 정도였다고 생각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모두 건필하세요!

현의
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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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라보는 그 남자 이야기

 나는 담배를 입에 물었다. 내가 있는 곳은 아파트의 베란다, 앞으로는 도시의 더러운 모습이 뒤로는 지긋지긋한 가족이 있는 거실이 보이는 그런 곳이었다. 나는 항상 베란다에서 담배를 피웠다. 이유인즉슨 가족들, 특히 아내가 담배 냄새를 싫어하기 때문이다.  "담배를 사랑할 줄 모르는 여자 같으니."  나는 담배를 피울 때면 이것저것 생각을 하곤 하였다. 오늘도 나는 흰 연기가 공중에 흩어지는 것을 바라보면서 깊은 생각에 잠겼다.  "세상은 왜 더럽게 흘러가는 거지?"  그렇다. 세상은 항상 더럽게 흘러가는 것이다. 나는 오래전부터 그런 생각에 사로잡혀 왔었다. 밀란 쿤데라는 느낌이란 책에서 이런 말을 했었지.  '세상을 바꾼다는 것! 퐁트뱅으로서는 이는 흉물스럽기 짝이 없는 생각이다! 있는 그대로의 지금 이 세상이 칭찬할 만해서가 아니라 모든 변화는 필연적으로 더욱 나쁜 쪽으로 이끌리고 있기 때문이다.'  "옳소. 옳소"  나는 혼자서 담배를 피우다 말고 손뼉을 쳤다. 그렇다 밀란 쿤데라 역시 세상이 더럽게 흘러간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만약 예를 들어 우리가 무언가를 하려 한다고 쳐보자. 그래, 꿈을 위해 노력한다고 하는 게 더 적절할지도 모르겠다. 하여간 그런 걸 하고 있다고 해보자. 개인은 그 꿈을 위해 최대한 노력할 것이다. 순수하게 땀을 흘리며 웃으며 노력할 테지. 하지만, 세상은 그리 만만하지 않다. 돈 문제, 시간문제, 사업문제, 문제 문제 문제!! 결국엔 꿈을 꾸던 그는 뒷골목에 어느 노숙자 중 하나가 되고 만다. 그런 식이다. 이것은 하나의 예의 불구하고 찾아보면 더욱 많은 예를 발견할 수 있게 된다. 세상도 썩었고 그걸 살아가는 우리조차 썩어가고 있다. 세상은 분명 썩어가는 과정에서 생기는 하나의 더러운 곰팡이에 불과할 것이다.   "하지만, 말이야......"  대부분의 사람은 범죄자가 아닌 평범한 사람일 경우가 많다. 이 곰팡이 같은 사회도 보기에는 아름다운 곳이 많다.   "악은 어디에도 없어."  뒤져봐도 악은 없다. 세상을 좌지우지 하고 더럽혀버릴 그런 악은 없다. 그렇다면, 이놈의 사회는 어떻게 해서 이렇게 된 것인가. 무엇 때문에 썩어가는 것인가. 이 거대한 사회가 겨우 1%도 안 되는 악당에 의해 더럽혀져 가고 있단 말인가. 그럼 99%는 뭐가 되는 건데. 결국, 이런것이다. 악은 어디에도 없다. 사람이 분명 죽어가는데 그는 어떠한 병도 안 걸린 것과 다름없다. 그렇기에 더더욱 화나고 분한 것이다. 병만 알면 치료할 수 있는데도 말이다. 모든 것을 치료 할 수 있는 신의 능력이 있다 해도 아무 이상이 없는데도 죽어가는 사람을 치료 할 수 없는 노릇 아닌가. 결국엔 지구를 지킬 정의의 로봇이 있다 해도 이 지구는 지킬 수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유일한 방법은?"  

  • 현의
  • 2007-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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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목 조목 고칠 점 짚어주신점 감사합니다. 나름 대로 열심히 써보긴 했는데 역시나 아직은 이르다라는 느낌이었나 보군요. 아버지의 행동은 역시 너무 급진적이었나요? 좀 더 많은 고리를 연결 시켜야 했는데 말이죠. 앞으로 건필하겠습니다. 맛귀 님 감사합니다.

    • 2007-01-31 22:10:15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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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

    ;; 확실히 흥미롭긴 하지만 영 어설프네요. 꼭 소재를 이렇게 자극적인 곳에서 찾아야 할 필요가 있었을까요. 개연성이 파괴된 부분도 많고, 여전히 너무 뼈대만 앙상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작중인물들의 심리로 독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선 추가적이고 구체적인 묘사가 필요할 것 같아요. '진혁'의 심리는 일정 부분 이해가 되지만 '아버지'의 행동에 대해서는 너무 아동같은 면이 많아요... 과연 저렇게 감성적이고 앞뒤 살피지 않으며 행동하는 어른들이란게... 음..... 여튼 잘 읽었습니다

    • 2007-01-31 21:40:47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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