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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 바다

  • 작성자 위다윗
  • 작성일 2024-05-21
  • 조회수 232

속초 바다 

그 짜고도 짜릿한 자유의 맛을 들이키며

음악 볼륨을 미국십대들의 파티인마냥 키우고

세상을 모두 손에 쥔채로

“여기는 천국이다”라고 속삭였다


우리를 여섯달동안 둘러쌌던 

안경을 낀 위선자들 대신 

오늘은 선글라스를 낀 서퍼들과 함께 

비록 구름은 음흉하지만 

“드디어 속초다”라고 외쳤다 


갈매기 떼가 비행을 떳다

그 중 뒤쳐지는 놈 하나에게 과자를 주었는데 

녀석이 날 떠나지 않는다 


아이들이 세운 모래산성들은 

그들이 꾼 천사의 꿈처럼 소멸되고

난 그들의 비명을 들으며

착한 조커의 미소를 짓는다


네모난 작은 와이파이 고물에 

예술가의 눈물을 머금었다 


모래사장을 달리며 

바다를 담고 

갈매기 떼를 담고

아이들을 담고

우리를 담고

기억을 담고

사랑이 아닌 사랑을 담고


언젠가 그에게 보낼 날이 있을거야


돌고래가 금방 아이들을 등에 태우고 그들에게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내가 사랑했던 유일한 왕자님은 

동해바다에 출몰했던 착한 상어였다

너의 이빨이 박힌 나의 다리는 곰팡이 든 책처럼 낡아졌어

네가 아니었다면 

속초는 지옥의 십자가가 될 필요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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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 죽음들

내가 언젠가, 창문을 타고 들어오는 도둑처럼 조용히 와 내 목덜미를 들어올리는 죽음을 만나면, 부디 내 몸이 가루가 되어 꽃가루 자욱한 숲속에 뿌려줘 세상과 삶, 사랑과 우정에 미로끝에 내가 마주한 건 아무도 없는 나무그네였고그곳에서 내가 울었던 이유는 사실 아직 가루가 되려면 그 외 많은 죽음들을 두 눈 질끔 감은채로, 만나야 하니까

  • 위다윗
  • 2024-06-12
새하얀 아픔

새빨간 작은 책의 새하얀 틈에 붉은 닭볶음탕의 양념이, 잠깐 잡념에 마음을 빼앗겨버린 화가의 물감처럼 뭍혀졌다 파란색 자켓 속 수줍음 많은 신부처럼 조심히 가려진 하얀 반팔티에는 토마토 소스가, 질투심에 타오르는 못생긴 여자의 붉은 입술처럼 그어졌다 물론 아이들은 두 손을 가지런히 하고 희고 고운 교회 성가대복 가운을 걸치겠지만 아이들 중 가장 순수한 아이의 미래는 밝지 않을 것이다 닭볶음탕의 양념보다 더 비참하고 토마토 소스보다 더 신랄한 아무도 말하고 싶지 않은 붉음의 가시돋은 장미같이잔인해 도대체 왜 당신들은 처녀들을 강압하는 것입니까그들의 몸을 흠 없는 하늘아래 춤추게 내버려 둘 수는 없습니까 고자만이 묻고 아버지들은 웃는다 도대체 왜 당신들은 종이를 덮치는 것입니까검게 번지는 붓으로 한자를 쓰며 독하디 독한 단어들로 영혼을 적시는 대신 비둘기들이 부르는 구수한 발라드를 고요히 들을 수는 없습니까 문맹만이 묻고 작가들은 웃는다 당신은 농담으로 말하지만 나에게는 무척이나 아픈 심장이 찔린 화이트 티셔츠

  • 위다윗
  • 2024-06-08
비가 말하는 것들

비가 땅을 부술듯이 쏟아질때과연 너또한 나처럼 무너질지아니면 무너지는 나를 스치듯 떠올렸는지 너의 마음은 너의 것이기에 나는 오늘도 맞추어지지 않는 퍼즐을 모은다 새들은 그들의 언어로 노래가 아닌 비명을 지르고하늘은 그들의 언어로 자장가가 아닌 울음을 내린다마법처럼 떨어지는 물 속에서 승려들은 사나운 불꽃을 본다 그래 네가 무어라 말하든 생각하든 나는 하나님의 영광스런 자녀였어비록 너는 나에게 입을 맞추고 칼날을 새겼지만한번의 비가 나의 모든 억울함을 해소해줄 수 있었지순결한 아이들이 새하얀 옷을 입고 행진하고비둘기들이 무화과나뭇잎을 물고 그 위를 맴도는 그림 속 그림으로 가기 위해 물이 성결해야만 하는 모든 너의 붉은 흔적들 하나 하나가 종이처럼 찢어진다 너는 비오는 날 물론 나를 생각한다

  • 위다윗
  • 2024-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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