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갈 수 없는
- 작성자 해강
- 작성일 2024-06-21
- 좋아요 0
- 댓글수 1
- 조회수 431
세게 눈을 감으면
본 적 있는 풀밭에 쫙 깔린 철 지난 유행가
그리웠던 얼굴들 깔깔거리는 음성들
무엇도 우리를 완전히 설명하지 못할 만큼
즐거운 그때
세게 눈을 감고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배아플때까지 웃고 떠들고
장난치고 뛰어다니는 우리들 사이에
어색하게 웃으려 애쓰는 나
나는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뼛속까지 행복하고만 싶었고
오랫동안 연구를 했어
돌아갈 수 있대 근데 값을 치뤄야 한대
여름밤은 찬란해서 시간여행에도 할증이 붙는대
무모했던 우리라면 망설이지 않고 하겠다 할 것 같아서
그래서 우리를 떠올리며 좀 더 우리다워진 나는
아예 쓰지 않을 수는 없지만 다 써버리진 말아야하는 돈처럼 지금을 써야 한다는 충고를 홀랑 까먹고
비가역을 설득하려 지금을 지불해버렸지
어쩌면 시간을 되찾는다는건 그만큼 시간을 잃는다는 것.
천원을 도둑맞고서는 천원으로 변호사를 선임하는것.
무모했을까 또는 무슨 상관일까
풀밭 위엔 자꾸만 억지로 웃는 친구들
무모하게
그들의 추억속으로 들어가 버린거야
여름밤 꺼내본 사진이랑 같은 위치가 되어버린거야
어쩌면 시절을 되찾는다는건
그만큼 지금을 잃는다는 것
추천 콘텐츠
서늘한 새벽뿐이야 해는 사라졌고 트레드밀 위에는 원주민들이 가득해 나는 사바나를 구경하는 떠돌이 개처럼 걸어다니는 수 밖에 없었어오늘은 명찰을 먹었어, 여기선 샐러드에 휘발유를 뿌려먹기도 한다길래 드레싱에 발을 넣어 본 게 화근이 되어 사람들에게 목덜미를 잡혔거든. 남들과 식성이 같기를 바라는 일이 이렇게나 외로운 일이란 걸 명찰은 생전에 알았을까?심장이 날뛰고 잡히지 않기 위한 달음박질을그래서빈 목덜미는 자꾸만 부끄러워지고..부드러워지는거야이대로 자유로울 수 있는거라면랄랄라 신난 개처럼 걸어갈 텐데,콩가루 맛이 나는 천원짜리 개껌을 물고달에서 온 개를 따라밧줄 위를 걸어 도 착한 낙원아름다운 노을과자유허밍
- 해강
- 2025-03-24
창문 크기만큼만 날아갈 수 있대도온몸을 열어 뛰어들고 싶던,호수엔 해가 거꾸로 뜨고 반짝이고 부글대는 거품,위를 가르며 희게 넘어가는 책장 같은 오늘을 마중하고 오는 길이야 친구, 여기선 해가 거꾸로 진다네순식간에 식은 땀에 몸을 떠는 한 마리 새처럼살던 행성을 그저 지켜보는 수 밖엔 없었다네 멀리에는 호숫가가 있다네아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일 거야호숫가에는 나무 오두막들 있고 호수 둘레로 차들이 걸어다녀 작은 놀이공원 같아 보이지만그곳에는 연인이 없다네그래도멍청해질 각오는 단단히 해 둔 덕에 걱정근심 없다네한기가 밀려오면 달밤에 농구하는 여자애들이 몇 보인다네 하지만 친구, 우린 너무 멀리 와 버렸어어쩌면 난 너무 아파서 지구에선 살 수 없었던 걸지도 몰라.호수엔 유람선이 울고 있는 것 같아.특이한 기후,, 언제부턴가 나는 옷을 입는 방법조차 까먹은 채 살아가고 있었어
- 해강
- 2025-03-23
혼잡했습니다 그때는 정말이요끝날 것 같은 세계요? 위화감이요 네 위화감입니다언젠가부터 날파리가 보이지 않았죠? 맞습니다바로 그것이요 스스로 알아채셨어야죠세계가 깨져가고 있습니다 시소를 돌려놓기 위해서 빙빙 도는 걸음웃음기 뺀 광대처럼 혼을 쏙 빼놓았다미안해 하는 얼굴 위로 그냥 나가 죽으라는 얼굴들이 쏟아졌다 카메라가 터졌지 사실대로 말해볼까위협적인 입자들을 꺾고 엮고 섞어서 만드는현장 중심에 서 있다고 빛 입자가 날아가서 평평하게 붙는 것을눈뜨고 보아야 한다니 그런 형벌을 받아야 한다니도망가기를 택하는 대신에 재미 좀 보려면 나도 재미가 되어야 하니까개미가 되어야 하니까 명분과 무언가존재하거나 존재하지 않는 모든 것을 위해체육관을 뛰어야 했으니까 단단한 거죽을 쓴 채속에 흐르는 땀을 닦아내야 했으니 자 그래도기억이나 영혼을 숭고하게 여긴다면명분도 그것들과 계급이 같으니까 그러니까부당행위는 아닌 것인가? 생각하려고 애쓰십시오.. 애쓴다고 안 되던 것이 되지는 않지만될 수도 있던 것도 되거나 되지 않을 수 있었다개미는 되어야 했다 적어도개미가갇히기 전까지..
- 해강
- 2025-02-14
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
선택하신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
안녕하세요, 김리윤입니다. 해강 님의 <돌아갈 수 없는> 잘 읽었습니다. 모든 순간은 유일하고, 유일하다는 면에서 영원한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시였습니다. 시가 다소 산만하게 느껴지기도 하는데, 시의 중심축을 의식하면서 넘치는 말이나 장면을 쳐내는 방식으로 퇴고하는 연습을 해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앞으로도 건필하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