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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제천, 구토는 아직

  • 작성자 데카당
  • 작성일 2024-06-22
  • 조회수 234

이 소리를 듣는 당신이 하늘에게서 받은 수명을 누리기를. 하늘은 하염없이 흘러가는 상록의 천장, 수명은 꼬리에 달라붙은 해. 수제천을 듣고 있으면 벽돌로 쓰이고 있을 비석의 주인이 다시 기어나와 북한산을 오르는 것을 바라보는 것 같다. 내가 나아감으로써 비로소 흘러가기 시작하는 상록의 소나무들, 바위에 앉은 참새는 이름도 모르는 새로 변해 날아가고, 둥치께에 뜬 해, 웅웅대는 소음을 울리면서 쫓아온다, 해맑은 빛으로, 흑점 하나 찍힌 채 작열하는 온ㅡ빛으로. 고사리는 손을 펼치고 도라지는 뿌리를 들어올려 인사하고, 소나무는 수줍어 몸을 베베 꼬는데,

역겹다, 역겹다, 역겹다, 역겹다역겹다역겹다

역겹다역겹다역겹다역겹다역겹다역겹다

토가 나오려고 한다. 구역감? 친구와 대화를 하다가,방금 먹은 청포도 사탕이 가장 먼저 올라오고, 염산에 절여진 점심이 따라서 올라오겠지, 식도를 약간은 부드럽게 녹여서, 먹을만해지도록, 타버려서 까슬해진 식도가 비명을 지를 때 뇌는 쾌감에 놀라 비비 꼬이고, 나기 시작한 냄새는 빠지지 않고, 습기와 온기에 눌려 어깨춤에 매달리고, 아무리 털어도 빠지지 않을 냄새로. 입으로 나오는, 구토와, 온 몸이 내뿜는 구역감, 사람들 사이에서만 나는 것을 보아 구토는 겸애, 공평하게 염산을 끼얹을 수 있는, 자격, 배어나는 땀은 작열하는 해가 거두어 가는데, 더러워질 손이 없는 해는 발로 더러운 냄새를 내 어깨에 모두 문지르고 눈을 후빈다.

회로가 탄 눈을 비비면 초록의 흉들이 남아서, 이 방의 연분홍 천장도 상록수, 나무 속살의 색을 가진 마감재에도 다시 잎이 돋을듯이, 창문에, 창문에! 언젠가 러브크래프트는 창문에 나타난 문어 촉수를 보고 두려움에 미쳐 정신이 나갔지, 내 눈에서 나온 색채를 보면 어떤 소설이 나올지 궁금하다, 눈에서 온 색채, 광기의 안광, 각막의 부름, 맹점의 그림자, 안와의 공포. 기어오는 상록은 어떤 녹색의 파라오를 만들어서, 엄습한다, 창문을 뚫고, 책상 아래에서, 태평소 갈대 서에서, 나는 빨대로 쓰기 때문에 내것은 아닌 저 상록, 내것이 아니고, 저 산에 있지도 않고, 이 텃밭에 있지도 않고, 상록, 상록, 길게 뚫린 지하교차로를 나와 눈을 뜨니, 녹색의 나라였다, 녹국, 녹내장? 쇠꼬챙이를 찔러 확인하는 스펙트럼, 녹색, 연두색, 청록색, 부족한 어휘력, 빈곤한 녹색, 녹색으로 물든 꼬챙이.

구역감이 드는 상록은, 하루해살이풀의 비명을 반주로 연중무휴 상영되는 가극, 연주자가 죽어도 죽지 않을 불멸의 소리. 작년에 왔던 각설이가 모두 늙어죽고, 올해 온 각설이패는 모두 끔찍한 불협화음, 맞아들어갈 구석따위, 해소될 여지따위 없는 음향들의 산발. 분노하는 가극은, 모가비는, 패에 낫을 휘젓고, 풍겨오는 풋내, 잎사귀에 풋내를 바른다, 갈변한 잎사귀 구석구석, 상록은 항상, 상록은 상록으로.

역겹다. 자연의 상록이 역겹다. 자연이 역겹다. 자연이 낳아준 내가 역겹다. 머리 위로 쏘아올린 토사물(스푸트니크?)이 다시 내려오면, 받아먹는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자그마한 토사물 부스러기들이, 염산에 뭉쳐져, 막을 만들고, 기도까지 막을듯이, 닿지 않을 기도, 닫히지 않는 기도, 언젠가 해보고픈 자살기도도. 하늘로 올라간 스푸트니크, 안테나 대신 동승한 난장이, 나로는 안됐을지, 궤도로 진입하는 가속구간, 이륙의 가속구간, 버티지 못했을 나는, 바로 죽어버려서, 어떤 실패의 안테나, 혁명의 실패와, 집단의 실패, 자연의 실패, 우상향의 환상. 나 하나로 모두 증명하면, 나도 사회에 공헌? 야, 선생님, 드디어 해냅니다, 이거 해서 어쩔건데, 기대효과는? 글쎄, 자연의 가면 벗기기.

수제천을 평생토록 연주했던 사람은 어깨가 틀어지고 연골이 모두 갈려나간 채 죽어갔다. 그리고 나는 연골이 갈리기 전에 죽겠지. 수제천을 연주를 들어줄 양반님네들도 모두 죽었으니까. 청중 다섯쯤 모으기 위해서 수천만원을 내고 자기소개란 한 줄을 추가한다. 나는 그 소개를 받기 위해 수천만원을 낼 자격도 갖지 못하고. 수천만원을 낼 수 있을 지 심사받을 자격도 갖지 못하고. 왜냐면 그 수천만원을 대하는 태도를 잘도 구분해내기 때문에. 그리고 그 능력을 숨긴다. 심사를 받고 싶어 줄 선 사람들은 대강은 돈통, 반쯤은 더 커다란, 남은 반은 좀 작은, 남은 반은 더 작은, 그렇게 가다가 세명정도는 수천만원의 돈통, 아마 더. 거기 들지도 않는, 나같은 사람들, 돈통 만들기도 귀찮은, 그저 그런. 그 사람들이 너를 봐줘야할 이유가 있어? 이유야 만들면 그만, 나도 없으면 그만, 그만 좀, 조금 더 뒤에서 보면, 똑같은 광경들, 여기서 태어난 나, 즉 내가 만든 광경, 초등학교 느꼈던 공허함, 염병, 꼴값떠는군. 자살기도, 기도를 들어주시나요, 기도를 막으시나요, 식도로 편입하는 기도, 기도, 들어라, 자살기도, 들어주세요, 태도의 차이와, 묵묵부답의 공통점, 그럴거면 동시에 하는 것이, 괜찮은 방법, 공허함은 쾌락으로, 쾌락은 노곤함, 노곤함은 공허함, 공허함의 자살기도, 자살시켜주세요, 시발새끼들아, 속력을 어기는 과속운전차량, 부실건물의 난간, 매어두지 않은 황소, 한순간의, 또, 헤로인 과다투여, 질소가스, 확실한 일산화탄소, 그리고 필로폰, 그래도 헤로인, 영웅, 마약의 영웅은, 나를 구해주시겠지. 누군가 영웅을 인도할, 선지자는 없는지, 예를 들어 스쿠터를 모는 알코올 중독자.

헛소리를 하는 나에게, 거울을 바라보며, 모든 것을 말하기, 불가능한 목표 앞에서, 거울로 숨어버린 도피자에게, 주절주절 맥락도 없이 주워섬기기, 나는 나를 섬겨야 하는 것이다. 거울에는 사람같은 사람이 하나, 눈이 두개, 코가 하나, 입이 하나, 머리카락은, 아무렴. 모두 다 말하기, 완전한 헛소리를 향하여, 모든 충동을 말하기, 모르는 것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라고 했던가요, 거기에 반대해서, 그럼, 모든 것에 대해 입을 다물지 않기, 나는, 아는게 없으니까요. 완전한 헛소리로 가능할 것은, 끝나지 않는 글, 끝나지 않는 이미지의 연쇄, 이미지, 이미지, 그리고 이미지가 아닌, 이미지이미지이미지... 예수와 같이, 역사상 가장 유명한 자살자와 같이. 4대 성인, 자살, 타살을 빙자한 자살, 깨달음, 즉 삶 포기,자살. 자살률 4분의 3 만큼의 지성을 가지고, 그정도의 깨달음들을 가지고, 그러니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 자살도 모른다. 모르는 것좀 구경시켜 달라는 것인데 그게 그렇게 어려울 일인가요. 자살의 경험. 꽤나 아이러니, 아이러니를 좋아하는 자살자에게 특강을 요청합니다. 신문지 붙여놓은 창문으로 빛이 투과해 들어오는 방에서, 자살 유도자는 이불을 뒤집어쓰고, 이불을 걷고, 소파에 누워, 성인이 마실 경험을 대신 마시려고, 와락더라, 부르르, 헛소리와 이미지들.

오늘 이 창을 열어, 쏟아 들어오는 상록을 맡고, 위에 들어차는 녹빛을 품고, 맹장에 들어간 녹빛은 착상, 머리에 들어찬 우라노스의 성기. 풍요로운, 작열하는 그리스가 들어차면, 성인의 자살법도 들여오는데, 회임 상태에서 자살하면 존속살인? 이럴 때, 그리스 노예들은 어떤 방식으로 참회를 해야할지, 춤을 추며, 춤을 출 줄을 모른다지만, 노예에게 끌려 들어간 지하, 녹빛을 뿜는 광물들, 괴괴한 그곳에서는, 우라노스, 아니, 사막 잡신의 성기에 대한 팜플렛을 만드는 지하 신문사, 편집장은 잡신의 아들, 잡신 자신, 잡신의 어머니, 잡신이 만든 다른 잡신들, 한데 뭉쳐 모인, 일종의, 법인. 법인에게 주권을 넘긴 노예들, 최초의 리바이어던, 사회문화적 자살. 나는 이런 병든 사람들이 아니다, 토할 기력도 남지 않은 상태로 기어 땅 위로, 변함없이 작열하는, 으, 초록? 상록, 상록! 그만두자. 책 이름에 단어들 끼워넣는 짓도, 어록에다가도, 신화에도, 떠오르는 대로 지랄염병개소리헛소리 같은 식으로, 아니, 왜 그만하지? 재밌는건 계속 해야한다, 상록, 내 마음의 구역감, 위로 날아든 돌덩이, 산에서 굴러떨어진 시지프의 짐.

상록, 역겨움, 구토, 모두 인류애로 소급하기. 소급? 모른다. 인류애? 모른다. 결국, 역겨움, 구토, 상록으로 소급하기. 사르트르와 나의 공통점이라면, 사시의 유무. 헌지랄로 분파나 나뉘는 공산, 사회주의는, 별로. 그래도, 구토는 휴머니즘, 책 한권 읽어보지 않았다만, 그래도, 휴머니즘, 그것만 있으면 됩니다. 혼불이 되어 날리는 사르트르의 사시. 절망적으로 못생겼다. 사르트르ㅡ카뮈 논쟁은, 도태 프랑스남의 알파 프랑스남에 대한 집단적 이지메, 도태남의 이지메가 성립하는 이유는, 도태남의 비율 탓. 혼불, 혼불만 있으면 됩니다. 태백산맥? 그런 황색소설, 왜 읽는지. 민족적 비극? 강간과 패륜의 희극. 상록, 상록만 없으면 됩니다. 태백산맥, 아니 지리산의 상록, 거대하고 기다란 민둥산, 그야말로 책에 어울리는 것이 아닌가. 나의 인생과 비슷하게, 비슷한 사르트르를 피하기 위해서 나는 카뮈에 빠졌던가.

공화국을 지킵시다, 누구의 입에서 나왔던가, 철마는 다시 옵니다, 다른 얼굴의 철마, 같은 정도로 녹이 슨 상록이, 다시 옵니다, 언젠가 떠나지도 아니하였던 철마가. 얼결에 훼손당한, 강간당한 동력칸을 달고, 가스실을 주렁주렁 달고 상록을 지키려 애를 쓰는, 유대인을 착상한 철마가, 다시 옵니다, 공화국으로, 내 마음의 상록으로.간이역에 게워내려 했던 토사물, 항문으로 다시 밀어넣으라, 철마는 토사물을 보면 가스를 풀어버립니다, 토사물을 항문주사 하시오, 당신의 정신줄보다 중요한, 상록이, 공화국이, 다시 옵니다, 웩, 다시 구역감이, 다시 발음해보자, 사,회,공.....간을 메우는 강간? 사,회,공,헌? 역치, 역치, 상록에 대한 역치, 적당히 푸르른 빛이, 적당한 구역감이, 웩, 웩, 역겹다, 식도, 주름 하나하나 지져서 훼손하고 싶은데, 토사물이 올라오진 않고, 천장을 아직도 녹색, 밥솥이 있던 자리만 갈색 자국이, 그렇다면 불을 지른다? 화상은 고통스러운데, 질식이 먼저일까 화상을 느끼는 것이 먼저일까, 아드레날린, 어서 날아와 상록을 떠맡으라. 먼 옛날부터, 훠이, 훠어이, 극체로 발음할 것, 호흡을 잘못 잡을 시 구역감이 밀려옴.

아무 말도 해서는 안된다. 아무 말도 하지 말아야, 조용히 토만 게워내며 살아야 한다, 지금처럼 살지 말것, 구토는 인류애이기 때문. 인본주의의 바탕엔 구토가 있기 때문. 정신나간 사시는 오늘도 행복감에 젖어들어가, 토사물의 샘을 이루어, 이국에서 온 사람을 쫓아낸다, 열차를 잡아 가스실에 들어갈지도 모를, 공포에 구토하는 사시. 그나저나 당시를 생각해보면 가스실이 인도적인 처사가 아니었을지. 어차피 잔인하게 죽일것이라면야. 으, 띵한 머리, 가시는 구역감, 타협은 구토와도 극적으로 접한다, 또 자살을 종용하는 사회, 기대 효과는? 가장 성공적인 프로파간다? 프로 레이퍼, 머리에 다시 한번, 한번만 더, 훠이 훠어이, 이것 또한 극체로, 머리에 꽂히지 못할수도 있기 때문.

왜 이딴 글을 쓰는거야, 일목요연하지 못하게. 나는 이 글을 한 문장으로 쓸 수 있는데. 웩. 그게 안돼서 지랄들을 하는거겠나요. 일종의, 작가수첩? 나를 연구할 사람은 존재하지 않겠지만. 먼저 시범을 보이자면, 나는 구토가 하고 싶은걸까, 최초의 인간이 되고 싶은걸까, 네메시스에게 범해지고 싶은걸까, 초인이 되고 싶은걸까? 소거법을 쓰든지 말든지, 본인에게 물어서는 알지 못합니다. 알아서들 의미를 만들어서 해석하시길, 아무쪼록 신기한 이름을 가진 시체들의 어록들을 최대한 강탈해다 쓰는 방식으로, 집을 짓더라도 피라미드에서 떼어낸 돌이 좋다는 것인데, 이런 거지근성, 나는 거지에 수렴해갈테니 이게 맞는 것인가. 일목요연? 일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요 새끼를 잡아다가 연극을 시킬거요, 강간당한 어린이 역으로, 청소년? 무엇이든지, 돈을 벌겁니다, 임금체불을 통해서, 상납을 통해서, 정정하자면, 상록을 통해서.

쉬지 않고, 모든 것을 말하기. 아는 것 없는 사람이나 할 짓, 그게 나인걸요. 글을 쓸 줄 모르는 병신, 아니, 그, 뭐랬더라, 현대인? 둘의 차는 영에 수렴하니까, 사실상 같댔더랬나, 우리시대의 사람이, 정말로? 확실한 것은 글을 쓸 줄은 모른다는 것, 근거는, 없는데, 도스토예프스키? 썩 꺼져라, 제정 러시아 농민들보다 못 쓰는 쓰레기들, 즉, 나? 자살을 위하여, 데우스 불트! 그 신은 본관이 어디지? 예루살렘? 족보를 샀나? 가마귀도 긴 족보를 이었는데, 나는 왜 다시 자살의 세계로 나아가지 못하는가, 어떤 슬픔도 시름도 고통도 겪고 있지 않기에? 그렇다면 불공평하다고 할 것인데, 꿈틀대는 도스토예프스키, 된소리 표기가 없어 덜 공격적인 인상. 도스토예쁘스끼, 도스토옙스끼, 별게 둥둥, 어화 둥둥, 낙랑군은 북소리에 요절, 나는 학교 종소리에 꿈에서 깨어나니, 다시 찾아오는 구역감, 따라서 다시 시작하는 자살로의 혁명적인 팽창정책, 마흔에 자살을 목표로, 일단은 마흔까지 버틸 수 있을지, 세상이여, 지랄을 멈추지 말라, 시여, 침을 뱉지는 말고, 토를 하라. 먼저 토를 하고, 치우러 온 이들에게 침을 뱉으라. 뱉고는 토를 핥으라. 내 밥인 양 탐닉하라. 토에 대한 데카당스, 전락한 인물은 자신, 심판의 대상은 비아, 그러나 나를 포함한 비아, 나는 아무것도 모르니까, 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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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카당
  • 2024-10-17
송전탑 앞의 무도

방에 아무도 없는데 내가 있어서 구름이 잔뜩 끼었다 배에 송전탑이 자라서 거기로 구름이 몰려갔더랬지 방에 다른 사람이 없어서 송전선은 다 끊겼어도 누전에 멧기둘기 다 타죽어도 구름은 아직도 달려있더랬지 방에는 아무도 남아있지 않지만 내가 흘린 땀은 날아가질 못했다 모두가 나간 방이지만 내 땀이 날아가질 못하는 까닭은 멀리서 우는 멧비둘기도 모르는 것일테다 모르기 때문에 구구 지르고 우우 우는 것이니, ㄱㄱ의 행방도 모르는데 땀이야 몰라도 그러려니 한다 방에서 나간 사람들은 땀을 흘리지 않았으니 내가 울었다며 문을 걸어잠근 걸지도 모르겠다 방문은 버튼식 잠금이지만 사람들은 걸어잠그곤 했지 그럴 때에 꼬인 송전선은 배꼽으로 비집고 들어가려고 했다 낳아준 사람은 다시 집어넣게도 해준다는 그런 믿음의 정도가 점점 커졌기에 기어들어갈 공간이 없다고 할 정도로 야박하진 않은 인심은 전선을 들여놓고, 송전탑은 그렇게 다시 돌아가기 시작한다 땀샘에 터빈을 들여놓자, 역방향 회전만 가능하게 만들자 구름이 비가 되지 않도록, 땀이 나오지 못하게 하자 물 한 방울 나지 않는 몸에서-의 대전제를 정당화해놓자 문을 열어달라고 부탁해보자, 멧비둘기를 보여달라고 해보자 문 밖의 사람들에게, 내 몸을 봐! 터빈에 녹이 슬지 않아, 터빈 날의 마모정도를 봐! 땀은 다시는 나오지 않아! 그러니 이 구름들을 빼줘, 문을 열거나, 창문이라도, 버튼 눌린 방문을 밖에서 열어줘 송전탑을 봐줘, 구름 사이에 녹이 마디마디 껴있어 콘크리트 속 철근이 다 삭아버렸어 수화했던 시멘트가 물을 뱉어내 몸에서 나오지 않는 땀이 탑에서 흘러내려, 방문을 열어줘, 이 구름들 다 빼줘! :저기 울지 않겠다고 한건 너였어 방문을 안에서 걸어잠근 것도 누구도 우는 너를 특이하게 보지 않았어 멧비둘기 소리를 듣지 않으려는 것도 방에 사람을 들이지 않으려는 것도 다 너였는데 사실 다시 기어나오려는게 역겨워 거기 틀어박혀서 구름이랑 살아 흐르지 않는 눈물을 짜내려고 노력하면서 구름을 쪼그라든 눈물샘에 비벼가면서, 눈까지 자란 송전탑에 눈 비벼가면서 ;너는 눈을 비비려고 해본다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마음속 깊이 통감하고 있음에도 그래도 눈은 비벼지는 때 가장 눈 다워진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눈을 비비는 행위가 눈을 눈으로 존재하게 한다는 주장은 물론 송전탑을 세우기 전의 너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성질의 문장이지마는, 자, 이미 송전탑은 세워진 것이다 그러니 너는 당연하게도 그 주장을 신줏단지 모시듯 머리 위에 올리고 논으로 들어서고 짚단 위에서 균형을 잡다가 흘리고 만다 당연한 일이다 그러곤 주변을 둘러본다 너의 눈에는 아무것도 비치지 않는다 당연한 일이다 눈이 닦이지 않는다 눈에 간 실금들이 송전탑의 구름으로도 지워지지 않는다 당연한 일이다 물이 빠져나간 시멘트-눈의 실금은 지워지질 않는 것이다 눈의 아치는 그 비례가 깨지고 너는 길바닥에서 낳은 적도 없는 딸이 몸 팔아가며 마련한 공양미로 아사달을 매입해 새로 지어주길 의뢰해볼 것이며 협상은 침대 위에서 진행될 것이고 너는 아사달에게 내조

  • 데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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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적 과정에서 나타난 열에너지 변화

손을 들어서 이마에 대기 열감을 느끼기 손을 들어서 책상에 붙이기 열감을 느끼기 손을 들어서 목젖에 밀어넣기 열감을 느끼기 손을 들어서 눈을 가리기 열감을 느끼기 손을 들어서 토사물을 쓸어담기 열감을 느끼기 손을 들어서 등온선을 그리기 열감을 느끼기 끼끼끼! 끼익 끼이익 열감의 무단 점거는 14일을 넘기고 말았다 그렇다면 이 머리의 주인은 열감이라는 것이지요? 대 형. 아, 대 형은 이 머리의 주인이라고 주장하는데, 주변에서는 대가리라고 부르옵디다 대가리를 가리고 다녀서 그렇게 불린다고도 하고 가리비를 좋아해서 그렇게 불린다고도 하더군요 대 형, 아 거 저기 잠시 기다려 보세요, 머리 주인이 대 형이라니 이거 원 믿을수가 있어야지 회의에 부정에 회의를 거듭하고서야 나라는 사람은 현상이라는 것에 대해 판단이라는 기요틴을 내릴 수 있다 이겁니다 이 현상을 거리로! 라고 하기에 지금 이 대 형의 주장이라는 현상은 아직 시기상조다 이거예요! 내 말을 이해하겠지요? 대 형 애당초 나는 열감이라는 것을 머리의 주인이라는 핵심 사상을 내 뇌주름 계곡 깊이 파묻어놓기도 했구요 내 도그마가 마음에 안 듭니까? 그거 참 애석한 일입니다, 대 형, 애석한 일예요 거 왜 소위 센트럴 도그마라고 하는 그거 말입니다, 대 형, 나는 그게 참 싫었어요, 그런데 이거, 편하기도 합디다, 재미나요 물론 말입니다, 떼제 없는 도그마야 그거 영 맛이 살지 않지요, 이참에 하나 해봐야겠습니다 그려 에, 제목은, 떼제 1 정도로 하구요, 그런데 이 1이라는게 마냥 서수만을 뜻하는게 아니라는 걸 대 형은 아시겠죠? 하나의 머리, 하나의 주인, 이 떼제의 발표를 듣는 하나의 청중, 대강 이런 뜻이라는 거요 『떼제 1』 끼끼끼! 끼익끼익 끽 그래서, 대 형, 이 떼제는 대 형의 그 머리 소유욕을 분쇄하는데 성공했습니까?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대 형! 그 썩은 속물주의가 아직 살아있다구요, 고개 빳빳이 들고 가래침 뱉는다 이거요? 속물을 탈피하십시오, 기립하십시오, 계몽의 빛을 그놈 고개에다 조사하십시오! 계몽의 빛을 비추고, 그 왜 있잖습니까, 그 분광기라는 것으로 고개에 무지개를 드리우십시오! 똑딱똑딱, 시간은 5시 퇴근할 시간입니다, 대 형, 안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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