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
- 작성자 이형규
- 작성일 2024-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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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수 1
- 조회수 414
우산 없이 길거리에 던져진 어느 날
그 순수를 견딜 수가 없어서
나는 걷는다
걷다보면 소리를 지르며 뛰어다니는 아이가 있고
아이의 까진 무릎이 물웅덩이에 비춘다
물웅덩이 위로는 달팽이가 흐른다
흐르는 것은 배경이다.
배경도 흐른다
달팽이를 배경으로
나는 자주 넘어진다
달팽이를 밟고 넘어진다
일곱번은 넘어지고 여덟번은 울었다
그렇게 나는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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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형규
- 2025-03-24
화재 시 버튼을 누르시오 나는 버튼을 문지르고 있었다귀중한 것 있습니까?단어 마시기 우리는 함께한다 카페에 앉아서 눈을 크게 뜨면 보이는 것이 있다나는 작은 눈을 더 작게만 뜨고우리는 함께 깊어진다 빈 속에 커피 커피쏟는다 순간 스치는 너의 손목 파란 혈관이혜정이? 혜정이가 누군데 아 친구 친구 친구 울림, 소리 다시 카페 마시기 마시기 마시기우리 함께 합니까? 화재당신 옷에 불이 붙었어
- 이형규
- 2025-03-23
영원히 깨지 않는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 나는 그것을 만지고 있었고그것은 쉽게 부풀어 작은 거품이 되고그것은 예외를 두지 않고 터진다 우리는 함께 한다빛나는 물체 던지기 꿈속에서는 늘 먼저 움직이는 사람이 있다그 사람 어째서인지 움직이는 꿈 같이 서 있다어떻게 움직이는데 서 있을 수 있지?너는 빛이 나는 꿈을 던지며 내게 묻는다 그 사람 돌이 되려고 한다는 군너는 수긍한다그런데 30분 이따 물을 마시겠다네나는 빛나는 돌을 던지며 말한다시무룩해진 너는 책을 집어 들었다모든 문제의 원인은 인식에 있다고 말하는 책이었다너는 책을 내려놓고 빛나는 손난로를 집어든다자기에게 중요한 책이라고 한다일상 속에서 낭비된 마음을 되돌아보게 되었다나 뭐라나 손난를 던지고이제 던질 물건이 없어 너는 떠난다 나는 밤새 떨어지는 비를 맞으며 너를 기다려본다어느새 터진 꿈과 거품
- 이형규
- 2025-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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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선오입니다. 이형규 님의 <순수> 잘 읽었습니다. 2, 3, 4연이 몹시 시각적으로 감각적이고 좋았습니다. 아주 탁월한 묘사들이었어요. 다만 1연과 5연에서 시를 통해 어떤 의미를 전달하고자 하는 강박이 느껴지는데 반드시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묘사가 형규님의 큰 장점처럼 느껴지니 지금처럼 보이는 것들을 언어화하는 방식으로 다양한 시들을 써보길 바랍니다. 앞으로도 건필하시길 :)
@김선오 항상 감사합니다. 더 열심히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