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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립은 없다

  • 작성자 임세헌
  • 작성일 2025-03-12
  • 조회수 185

 활주로를 달려갈 때

 나는 깨달았다

 내가 꼴리는 대로 살아왔음을


 무면허로 비행기를 조종하자

 비둘기는 자유의 상징인데

 비행기는 왜 우릴 억압하니


 왜 엑스레이로 우리 몸을 구석구석 찍을까

 그럴 때 마다 난 성기에 뼈가 없는 걸 다행이라 생각했어


 모두들 자신만의 비행기가 필요해

 억 대의 비행기가 날아다니면 참 멋질거야

 하늘엔 새보다 비행기가 많고

 세상은 븅븅거리겠지


 우리가 달릴 수록

 지구온난화는 더 심해질 거고

 우린 더 뜨겁고 열정적이게 달릴거야

 사하라에서 프로방스로, 노르웨이로, 아이슬란드로 날아다니는 큰줄흰나비처럼

 수분하는 대신에

 항공유를 뿌리겠지만


 연료가 다 떨어져서

 천 대의 비행기가 추락하겠지만

 절대 회항은 없어

 박살날 때까지

 추락하는 천 대의 비행기를 피해가는 거야


 천 대의 비행기가 뜨고

 천 대의 비행기가 지고

 새들을 분쇄하고

 대기권을 뚫고


 활주로를 달려갈 때

 나는 깨달았다

 땅과 하늘은 구분되지 않음을


임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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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세헌
  • 2025-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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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세헌
  • 2025-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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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세헌
  • 2025-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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