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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셀린저
  • 작성일 2015-03-12
  • 조회수 208

오래전에 남긴 길 하나가 있었다.

하루가 가면 어머니 목소리 들려오던 길 하나가 있었다.

아침마다 친구를 기다리던 길이었고,

제 몸만한 강아지 쫓던 길이었다.

노곤한 봄을 낮잠으로 채우던 길이었고

그을린 여름 양동이 물로 제 몸을 축축하게 적시던 길이었고

추적추적 서성이는 잎새 가을 손님 반겨주던 길이었고

눈 내리는 저녁 땅거미 따라 발자국 찍던 길이었다.

지금 여기서 그리는 길 하나가 있다.

지친 마음 간지럽혀 웃게하던 밤공기가 있는 곳이었고

그 길은 저녁을 먹기 위해 아들을 기다리는 아버지 마음 하나가 놓여 있었다.

지금 그 길은 남아 있을까.

셀린저
셀린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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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셀린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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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셀린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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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

    김기림의 시 중에 길이라는 시가 있는데, 사실은 그것이 시로 쓴것이 아니라 산문으로 쓴 것인데 오늘날에는 시로 많이 읽힘니다 길에 여러 사연이 있는데 그것을 잘 쓰려고 했던 거 찾아요 조금더 갈무리가 되었음 좋겠네요

    • 2015-03-15 16:27:04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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