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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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국민건강영양보급업자가 낚지 못한 것
개백정 출신의 국민건강영양공급업자인 장씨도 끝내 딸년은 낚지 못하고 말았다. <끝> --------------------------------------------------------------- *작가약력* 박상률 소설가 전남진도 출생 전남대 경영학과 졸업 대표작으로 <봄바람><나를 위한 연구> 등이 있음 현재 글틴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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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원피스인문학 ― 호킨스, 도플라밍고, 슈거, 핸콕과 ‘능동성/수동성’
(바질 호킨스, 51권 498화) 해군본부 최강의 전력인 대장 키자루와 맞닥뜨렸을 때에도 부하들이 피하라고 요청하자 그는 이렇게 말한다. “허둥대지 마라. 오늘, 난 죽지 않으니.”(52권 507화) 그러고 나서 그는 자신이 키자루와의 전투에서 질 확률(100%가 나왔다), 도주했을 때 성공률(고작 12%였다) 같은 것을 카드 점으로 산출한다. 사망률이 0%였으니, 그는 키자루와 싸우면 반드시 진다는 것, 달아나는 것은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 하지만 이 싸움에서 자신이 죽지는 않으리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던 셈이다. 예언이나 징조는 미래에 일어날 일을 ‘미리 말하기/보여주기’에 해당한다. 그런데 그 일이 반드시 일어난다면, 곧 예언이나 징조가 미래의 일을 필연적으로 앞당겨 보여준다면, 그것은 일종의 상기(想起), 곧 ‘이미 (일어난 일을) 말하기/보여주기’와 같은 것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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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소설 강물의 깊이
[단편소설] 강물의 깊이 이승우 그녀는 일주일 전에 처음 그를 보았다. 그는 강물을 향해 앉아 있었다. 강물이 그의 발끝을 핥으려고 몸을 쭉 펴서 다가왔다가 둥글게 말아 물러났다. 강물은 그 움직임을 지치지도 않고 반복했다. 그곳은 사람이 다니지 않는 곳이고, 또 풀이 우거져 있기 때문에 멀리서는 사람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산책을 나온 사람들은 강변을 따라 잘 조성된 산책로를 걸었다. ‘이곳은 수심이 깊어 위험하니 들어가지 마시오.’라고 적힌 경고판을 무시하고 안쪽으로 들어가는 사람은 없었다. 그 사람이 나타날 때까지 그 경고판을 무시한 사람은 그녀가 유일했다. 아닐 수도 있지만, 다른 사람을 보지 못했기 때문에 그녀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녀는 주로 해가 질 무렵에 집에서 나와 강가를 걷거나 뛰었다. 그녀에게 걷거나 뛰라고 권유한 사람은 ‘마음클리닉’의 원장이었다. “땀을 흘리세요. 뛰거나 빠른 걸음으로 걸으세요. 피곤해질 때까지 몇 시간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