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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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그 선물
그 선물 김유림 그러나 그 선물은 여전히 그 방 안에 있었다. 나는 잘못되지 않았다고 느꼈다. 내가 있는 곳이 그 방과 무척 먼 곳이었음에도 그랬다. 나는 일어나 (그게 어디에 놓인 것이든지 소파이기만 하다면) 소파로 다가갔는데, 소파에서 그 선물을 풀어 보기 위해서였다. 거기에는 가느다란 연결이 있었고, 그 연결이 그 소파의 탁한 색에 붙들려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매듭을 풀기만 한다면, 어디서든 너에게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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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우리가 지나온 길
우리가 지나온 길 김유림 우리가 지나온 길에 대해 묘사하려면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러나 나는 말할 수 있다. 물소리가 들렸다고. 그것은 내게만 들렸다고. 물소리는 아니야 아니야 말할 것이다. 말을 할 수 있다면. 흰 저수조를 내가 이미 안다면. 놀라울 일이 아니다. 그러나 햇빛은 그대로였고 나무도 그대로였다 우리가 지나온 길은 대리석 난간과 면하고 있었고 대리석 난간은 나무들을 가두고 있었다. 나무들은 나무들이 만드는 빈 공간을 에워싸고 있다. 그래서 연인이라면 그곳에서 키스를 한다. 내 말에 귀 기울이던 동행자는 놀란다. 그가 생각하기에 나는 이제 마술사다. 그러나 내가 말한 공터는 여기에 있고 공터를 에워싼 나무들도 여기에 있으며 나무들을 비집고 선 거대한 흰 저수조가 여기 있는데. 고개를 들어야 할 차례지만 사람은 결과를 두려워한다. 그렇다면 나는 이 장막을 내려 사람의 입을 부드럽게 막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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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완이 생각에는 주술이 이렇다
완이 생각에는 주술이 이렇다 김유림 언덕에서 내려와 언덕에서 천천히 언덕에서 빠르게 언덕에서 내려온다. 우리는 언덕에서 내려오는 사람들을 보는 사람들 강아지풀이 흔들리는걸. 강아지풀이 흔들리는 걸 미워하는 사람들. 흔들리는 걸 사랑하는 사람들……. 유림은 쓰고 있는 책은 어떻게 되어 가냐고 묻는다. 유림의 동행자는 대답이 없지만 표정은 풍부하다. 유림의 동행자의 동행자는 애꿎은 잡초를 뽑고 있다. 그러나 잡초는 잘 뽑히지 않고 단지 뜯긴다. 사람들은 올라가거나 내려가다 말고 계단과 그늘에 멈춰 서서 한강을 바라본다. 동행자와 동행자는 비밀스러운 눈빛을 주고받는데 유림은 거기 의미를 부여하고 싶지 않다. 바람에 바람이 날리고 나무는 나무에 날린다. 잎사귀는 잎사귀를 때리고 바람은 바람을 때린다. 머리카락은 머리카락을……. 혹은 유림은 혼자 걷고 있다. 해가 내리쬐는 여름날이다. 유림의 동행자였던 사람이 혼자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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