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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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비평 ○○지역 밖에서 삶
* 김지연 소설이 데뷔 초기부터 현재까지 이룩한 성취 중 특기할 만한 점이라면 좌표상의 ‘나’를 놓아두는 과정에서 스스로가 윤리적임을 설득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소설 가운데서도 특히 세태소설의 범주에 들어가는 작품들은 윤리와 규범이 일인칭을 억압하는 기제로서 작동하는 현실을 다룰 때 일반적으로 ‘나’를 ‘현실’ 진단의 한 청진기로 삼아 ‘현실’을 부정적인 것, 혹은 교정해야 할 대상으로 바꾸는 경향이 있다. 그 과정에서 대개 ‘나’는 온전해지고 단단해진다. 김지연 소설은 그러나 ‘나’를 그렇게 온전하고 단단한 내면을 지닌 이로서, 성장의 주체로서 삼는 데에 무심하다. 말이 될 수 없는 감정이 있을 때, “말로는 설명할 수가 없”는 감정이 있을 때 논리적으로 무의미하다 할지라도 “악! 아악! 악”, “아무 뜻 없는 비명을 질”러 버린다. (김지연, 「공원에서」, 『마음에 없는 소리』 p.272) “이게 정상적인 사고방식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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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비평 사실은 아주 조금 망했을 뿐이므로
이 요청을 받아들인다면 김지연 소설의 인물들이 놓인 자리가 단수적이고 특수한 경험들이 아니라, 사회적 구조로부터 괴리되는 것이 아니라, 세계의 구조가 실제로 어떻게 연약한 주체들에게 경험되면서 재생산되는지를 보여 준다고 읽는 것이 무리는 아닐 것이다. 내가 올바르게 행동할 때 상대도 다르지 않게 행동할 것이라는 기대, 서로의 행동이 복제될 것이라는 믿음, 이 무조건적 호혜성의 전제가 균열되는 순간을 김지연의 소설은 이별이라고 부른다. 돈을 들고 튈 때가 아니라. 또 우리를 둘러싼 “세계는 완전히 바뀌어 버렸지만”, 그럼에도 “미쳐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도 태연하게, 무탈하게 잘 살아갈 수 있으리라”(「긴 끝」, 117쪽)는 순진하지만 따뜻한 온도가 차갑게 무너질 때를 김지연 소설은 이별이라고 부른다. 채무 관계가 끝날 때가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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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커버스토리 2025년 2월호
문학 작품에 대한 감상을 이미지로 다시 되새기는 작업 속에서 폭넓은 독자층과 소통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김지연, 「좋아하는 마음 없이」를 읽고 (《문장웹진》 2024년 7월호) 피츠 피츠 작가 한마디 안지가 언젠가 '해괴한 디저트'를 찾을 수 있길 ▶김지연, 「좋아하는 마음 없이」 감상하러 가기 피츠 작가 우주를 배경으로 한 이미지와 이야기를 그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