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문장(1) Ch.문장 > 문학집배원 > 시배달 임지은의 「론리 푸드」를 배달하며 론리 푸드 식초에 절인 고추 한입 크기로 뱉어낸 사과 그림자를 매단 나뭇가지 외투에 묻은 사소함 고개를 돌리면 한낮의 외로움이 순서를 기다리며 서 있다 나는 이미 배가 부르니까 천천히 먹기로 한다 밤이 되면 내가 먹은 것들이 쏟아져 이상한 조합을 만들어낸다 식초 안에 벗어놓은 얼굴 입가에 묻은 흰 날개 자국 부스러기로 돌아다니는 무구함과 소보로 무구함과 소보로 나는 식탁에 앉아 혼자라는 습관을 겪는다 의자를 옮기며 제자리를 잃는다 여기가 어디인지 대답할 수 없다 나는 가끔 미래에 있다 놀라지 않기 위해 할 말을 꼭꼭 씹어 먹기로 한다 임지은, 『무구함과 소보로』, 문학과지성사, 2019 Ch.문장모두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