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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몇 달을 밀어서 겨우겨우 투표를 통과한 책이 『롤리타』를 쓴 작가의 『사형장으로의 초대』야. 그 책도 은유가 많아서 나는 너무 재미있다고 생각했어. 어떻게 이런 은유를 생각했을까 싶었지. 하지만 참여자 중 한 분이 ‘난 『세월의 거품』도 안 좋아했던 사람으로서 이 책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어. 주로 취향의 문제가 좀 더 강한 것 같아. 은유가 많고, 이야기 구조를 파악하기 어려운 책을 읽자고 하면 다들 읽어 오긴 하지만 재미있어 하는 경우는 반반인 것 같아. 앎 씨 취향 가끔 못 따라가겠다고 말하기도 해. Q. 너희가 최근에 재미있게 읽은 책이 궁금해. 앎나는 룰루 밀러의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요즘 주변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추천하는 책이야. 논픽션인데 소설처럼 읽혀! 궁금하지? 책이 담고 있는 철학이나 반전들이 무척 인상 깊어. 또 조디 피코의 『작지만 위대한 일들』이라는 소설도 무척 좋아. 미국의 인종차별 문제를 다룬 소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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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리타』라는 책을 처음 읽을 때는 무척 역겨웠어. 아마 모임 때문에 책을 끝까지 읽지 않았다면 나는 성범죄 가해자를 미화하는 책은 도저히 못 읽겠다고 던져버렸을 거야. 이렇게 왜곡된 인식을 가진 화자의 이야기를 이토록 진지하고 자세하게 들어 줄 필요가 있나 싶었지. 하지만 마지막에 다다르면 결국은 그 화자가 자신의 입으로 그것이 강간이었고, 자신의 잘못이 분명하다고 인정하는 장면이 나와. 만약 읽기 고되다는 이유로 초반만 읽었다면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몰랐을 거야. 덕분에 이 책의 마지막을 보고서 주변에 추천도 많이 했어. 그루밍 성범죄나 아동청소년 성범죄의 가해자에 대해서 그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방식으로 자신을 합리화하는지 알고 싶다면 이 책을 한번 읽어 봐도 괜찮다고 말이야. 물론 끝내 별로인 책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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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란물이라는 이유로 출판사를 구하는 데 애를 먹었던 나보코프(Vladimir Nabokov)의 소설 『롤리타』는 하버드 대학뿐만 아니라 국내 주요 대학에서도 신입생 필독 추천 도서가 되었으며, 그밖에 법정에서 음란물이란 딱지가 붙여진 소설들이 불과 1세기도 지나지 않아 고전의 반열에 오른 예는 많이 있다. 파리 오르세 미술관(Musée d'Orsay)에 있는 꾸르베(Gustave Courbet)의 <세상의 기원>(L'Origine du monde)이란 1866년 작품은 여성의 성기 주위를 확대해 사실적으로 묘사한 그림이다. 이 그림을 보러 오르세에 가는 관객들은 미술관 깊숙한 곳에 전시된 이 작품의 소재를 알기에 예상치 않게 이 작품을 마주칠 염려가 없다. 누군가 이를 음란물로 치부한다면, 아마도 그 관람객이 이상한 사람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