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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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_콤마 > 수필 얼굴을 마주 보고
제1독 바닥에서 장관과 노동자가 얼굴을 마주 보고 있을 때 나는 어릴 때 부르던 노래 하나가 생각났다. ‘사자들이 어린 양과 뛰놀고…. 힘센 존재와 약한 존재의 만남. 서로의 마음을 헤아리며 평화롭게 사는 세상에 대한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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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마주 보지 않고
마주 보지 않고 유선혜 말하자면, 섬과 섬 사이에도 땅이 있다. 우리는 여기서 저기까지 걸어서 갈 수 있지만 계속 여기에 서 있고 파도가 바다 쪽으로 흘러가면 다시 돌아오길 기다렸다. 피가 거꾸로 흐르면 안 되잖아. 심장에 있는 판막은 혈액이 거꾸로 흐르지 않고 한쪽 방향으로만 흐르도록 해준다. 우리는 정해진 방향으로만 서로를 바라보고 나는 우리의 언어를 오해하지 않기 위해 애쓰고 있다. 바다는 하늘과 아무래도 다른 채도지만 흐름이 틈새를 서서히 실어 나른다. 섬의 공기는 고막을 뚫고 고요를 만들고. 나무 나무, 풀 풀, 돌 돌, 구멍이 나버린 숲 숲, 그리고 귀 귀 찰랑인다는 말을 고르고 싶지는 않은데 꽤 선명하게 보이는 걸 어떡해. 목소리가 섬과 섬을 가로막고 있잖아. 저기까지 걸어서 갈 수도 있다. 머리끝까지 젖고 말 테지만. 피는 전승되는 거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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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작고 낮은 테이블
작고 낮은 테이블 이원 작고 낮은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을 때는 바닥에 앉아 다리를 접고 등을 구부려야 하지요 이 작고 낮은 테이블에 무엇을 올릴 수 있을까요 이미 우리는 마주 앉아 있는데요 저녁이 왔는데요 작고 낮은 테이블을 놓고 마주 앉을 때는 모퉁이가 되어야 하지요 쪼그리고 앉아 서로의 표정을 알 수가 없어요 본 적 없는 새의 표정처럼 우리는 부리가 길어지지요 작고 낮은 테이블이 사이에 있어 우리는 손을 들어 비어 있는 둥그런 접시를 하나 들어 올렸지요 네 개의 손이 하나의 접시를 잡을 때 어떤 기원을 부르기 위해서는 우리의 얼굴을 지나 허공의 입구까지 빈 접시를 들어 올려야 했나요 접시는 소용돌이를 언제 멈출 수 있을까요 볼로 접혀 들어가는 얼굴 깨져버렸어요 다리가 없는 사람이 되었어요 우리는 무릎이 있던 자리를 조금씩 조금씩 구부려 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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