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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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누구나 아무도!] 고룡을 말한다 (上)
대표작은 <다정검객 무정검>, <초류향전기>, <절대쌍교> 등이며 그 밖에도 셀 수 없이 많은 작품들이 번역되었고 무협 시장이 그렇듯이 위작들도 많다. 그는 그의 수많은 주인공들처럼 쉬지 않고 술을 마시다가 알코올 중독으로 1985년 9월 21일 별세했다. 그의 소설은 그의 삶을 닮았고, 그의 삶은 그의 소설을 닮았다. 그림2) 고룡의 처녀작 <창궁신검>. 국내에는 <귀영쌍도>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다. 2. 무협은 왜 우리의 이야기가 되었는가? 무협 소설은 꽤 오랜 시간 동안 한국 대중소설 시장을 장악해 왔다. 단순하게 보면 그 통속성이 독자에게 호소하는 바가 크기 때문이겠지만 자세히 풀어 말하자면 꽤나 질긴 문화의 한 단면이다. 사람들이 예나 지금이나 가장 좋아하는 것은 좋은 놈(이라고 생각되는 쪽)이 나쁜 놈(이라고 생각되는 쪽)을 혼내주고 승리를 거머쥐는, 소위 사필귀정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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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황혼의 타임머신
가상의 세계를 그린 것이니 팬터지 같기도 하고, 무술을 사용한 활극이 있으니 무협 같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글틴에 장르소설의 모범이 될 만한 작품을 싣자고 했을 때 이 작품을 추천한 것입니다. 장르의 경계는 그리 단단하지 않습니다. 작가가 마음먹기에 따라서는, 그리고 상상력을 발휘하기에 따라서는 어떤 장르 속에 다른 장르의 장점을 얼마든지 담아낼 수가 있습니다. 바로 이 소설처럼 말이지요. 팬터지나 무협, 혹은 SF나 추리라는 특정한 틀에 얽매이는 일 없이 마음껏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모범으로서 저는 이 소설을 추천합니다. 그리고 장르작가로서 한 마디 덧붙이자면 우리나라에서 SF소설은 그다지 많이 창작되지도, 읽혀지지도 않고 있습니다. 미국이나 일본 등지에서는 아주 인기를 끌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그렇지 않으니 조금 이상한 일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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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누구나 아무도] 고룡을 말한다 (下)
고룡이 딛고 선 언덕은 어쩌면 다른 무협 작가들보다 훨씬 더 중국적 전통에 가까운 것일 수도 있다. 땅이 넓고 역사가 긴 만큼 문화의 양상에 있어서도 수없이 많은 갈래를 가지고 있는 중국이라는 나무의 한 가지를 그가 이어받고 있다고 하는 편이 옳겠다. 중국의 낮은 공자가, 밤은 노자가 지키고 있다는 이야기처럼. 김용이 중국의 낮, 그리고 중국인의 생활을 그렸다면 고룡은 중국의 밤, 그리고 중국인의 꿈을 그렸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글틴 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