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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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비평 애도
작가소개 / 민승기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 칼리지 객원 교수. 해체론과 정신분석이 겹치는 공간에 관심을 갖고 있다. 지은 책으로 『라깡의 재탄생』(공저), 옮긴 책으로 『바디우와 지젝: 현재의 철학을 말하다』, 논문으로는 「눈먼 나르시수스」, 「열림의 윤리학」등이 있다. 《문장웹진 2018년 0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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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선물의 선물
[사랑의 윤리학_제6회] 선물의 선물 민승기(철학자) 1. ‘나는 선물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 주체가 또 다른 주체에게 어떤 대상을 ‘주면,’ 대상을 받은 주체가 증여한 주체에게 되돌려주는 교환의 질서, 답례의 제도화가 ‘선물’(gift)이다. 모스(Marcel Mauss)는 ‘태고 사회에서의 교환의 형태와 이유’를 설명하는 『선물론』에서 교환과 답례의 의무를 “총체적인 사회적 사실”로 규정하고자 한다. 아무런 보답을 기대하지 않고 아낌없이 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답례를 강제하는 선물은 ‘주기-받기-되돌려주기’라는 원환 속에서 반복된다. 선물의 원환은 사회의 총체성을 가능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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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안티고네』: 불가능한 사랑
[사랑의 윤리학_제5회] 『안티고네』 : 불가능한 사랑 민승기(철학자) 1. 사랑의 불가능성 “정신분석이 오이디푸스가 아닌 안티고네를 출발점으로 삼았다면 어떤 일이 발생했을까?” 버틀러(Judith Butler)는 묻는다. “공동체의 지속적인 아이러니”, 더욱이 부인도 어머니도 아닌 “영원한 여자 형제”로 남아 있는 안티고네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 그녀는 정치의 영역으로 완전히 지양될 수 없는 가족을 지시하는 동시에 가족 속으로 편입될 수 없는 잉여물이다. 안티고네가 자신의 집 없음을 한탄하고 “누구에게 나는 도움을 청해야 하죠?”라고 울부짖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낱 인간에 불과한 크레온의 포고령이 아닌 신들의 변함없는 불문율”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다고 이야기하면서도 정작 신들에게도 의지할 수 없는 안티고네는 “살아 있는 이들 곁에서나 죽은 이들 곁에서 함께 살지 못하고” 인간이나 신들에게서도 완전히 배제되어 있는 빈 공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