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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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비평 무의식의 서사들 - 이장욱, 박상영, 김혜진 소설
박상영 소설을 읽을 때마다, 그리고 박상영 소설을 읽을수록 분명해지는 것이 있다. 그의 소설이 D. H. 로렌스, 귀스타브 플로베르, 기 드 모파상이 이룩한 욕망의 리얼리즘을 승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들은 여성으로 대표되는, 욕망의 주체가 되지 못한 자들의 (성적) 욕망과 그것이 좌절되었을 때의 허무와 절망을 발견하고 발명하며 감정의 문학사에 새로운 시작을 썼다. 「우럭 한 점 우주의 맛」의 주인공인 '나'는 인권단체에서 주최하는 '감정의 철학' 수업에서 만난 남성과 사랑에 빠지며 초 단위의 감정 변화를 겪는다. 연애를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감정의 기복은 연애사건 이외의 영역에서도 나타난다. 그는 지금 사랑에 빠진 게이인 동시에 요양병원에서 항암치료를 받고 있는 엄마를 간호하는 보호자다. 엄마를 간호하며 '나'는 초 단위의 감정 변화를 겪는다. 스피노자의 48개 감정으로 분류되지 않는 이 많은 감정들은 다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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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비평 최근 소설의 문체적 경향 - 천희란, 박상영, 고진권을 중심으로
입말체 – 박상영 현재형 어미를 사용하여 '이미지화'를 시도하는 일군의 작가들이 있는가 하면, 입말체를 십분 활용하여 서사를 진행하는 경우6)도 있다. 전자가 소설적 방법 내지는 기법으로서의 문체적 특성을 살피도록 한다면, 후자의 경우 소설의 사실성 내지는 인물의 성격을 문체라는 목소리를 통해 드러낸다. 박상영의 경우가 그러하다. 박상영의 「재희」(《자음과모음》, 2018년 가을)는 '나'와 대학 시절부터 친구였던 '재희'가 결혼하게 되기까지 그들의 우정을 다룬 소설이다. 이 소설은 '나'라는 화자의 시점을 취하면서, 화자의 성격을 짐작할 수 있는 속말을 소설 곳곳에 놓아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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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비평 저들은 나를 알지 못하나이다
이 글은 박상영의 다른 소설들을 경유하여 가장 최근 발표된 『1차원이 되고 싶어』를 중심으로 박상영 소설이 궁극적으로 ‘예수’-‘베드로’-‘사도 바울’이라는 위치를 거쳐 궁극적으로 ‘죄의식 해소의 길’로 나아가고자 함을 밝히는 걸 목적 삼는다. 그것을 말할 때 박상영 소설의 퀴어-게이적 주체에 대해 말할 수 있으리라. 2. 퀴어-게이라는 이율배반 박상영의 소설을 살피기에 앞서 퀴어-게이의 존재론에 대해 잠깐 살펴보기로 하자. 문학계의 호평과 지대한 관심과는 달리 일반적인 한국 사회에서 퀴어-게이에 대한 평가는 부정적이다. 퀴어-게이들은 ‘똥고충’이나 ‘호모’ 같은 지리멸렬한 멸칭으로 불리거나, HIV바이러스를 퍼트리는 존재로 평가되고는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