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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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비평 파사칼리아의 거울
파사칼리아의 거울 ―배수아 소설과 음악들 인아영 최초의 소리 배수아의 신작 단편 「눈먼 탐정」(『문학동네』 2024년 겨울호)에는 무언가를 찾는 사람이 나온다.1) 스스로 탐정이라고 불리기를 원했으므로 아마 무언가를 추적하는 사람일 것이다. 그는 무엇을 추적하려는 것일까. 살인 현장을 가까스로 빠져나간 살인자? 희미하게 남아 있는 핏자국과 발자국? 죽음의 냄새를 풍기는 끔찍한 비극? 그런데 그는 “뭔가를 발견하기를 원하지 않는다”(232쪽). 그에게는 살인 사건을 파헤치려는 목적이 없다. 대신 그는 뭔가를 보기를 원한다. 아니, 그러나 그는 ‘눈먼’ 탐정이 아닌가. 앞을 보지 못하는 그는 뭔가를 보기 위해서 눈이라는 시각 기관이 아니라 다른 도구를 이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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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공동체를 허물고 세우는 소설 건축술
(배수아, 「집돼지 사냥」, 『훌』, 문학동네, 2006) 이제, 여기서 어렴풋하게라도 배수아와 한유주의 소설이 염원하는 공동체의 면모를 밝혀 보자. 이를 위해서는 집단의 악에 연루된 젊은 날의 과오를 되씹으며 공동체의 바깥에서 평생 은둔의 삶을 살다 간 글쟁이의 물음을 상기하는 것만으로도 족할 것이다. ‘왜 언제나 공동체는 단독적 개인을 집단의 일체로 환원하려 하는가? 왜 항상 공동체는 동질적 이념과 공통의 목적과 보편적 원칙을 상정하는가?’(블랑쇼, 「밝힐 수 없는 공동체」) 이 물음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왜 배수아와 한유주가 공동체를 유지하는 공통의 이념이나 규범, 심지어 기본적인 문법체계와 장르의 영역마저 일탈하려 하는지 충분히 이해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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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세계 문학축제 특집] 서울국제작가축제
국내에서 출간된 작품으로 국내의 두꺼운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는 저명한 해외 작가들의 참가도 눈길을 끌었지만, 무엇보다 작가축제를 통해 방한 이후에도 한국의 문학과 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와 애정을 바탕으로 꾸준히 한국과 교류를 이어 오고 있는 해외 작가들의 모습은 서울국제작가축제의 가장 큰 성과라 할 수 있을 것이다. 2016 서울국제작가축제 미리보기 제6회 2016 서울국제작가축제의 참가 작가 라인업에는 소설가 김경욱, 김숨, 배수아, 정유정, 천명관, 함정임, 해이수, 그리고 시인 김선우, 문태준, 박상순, 박정대, 안현미, 이수명, 하재연이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