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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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_콤마 > 아동청소년문학 「여왕벌을 에워싼 벌 떼」 외 6편
[아르코문학창작기금 - 동시] 여왕벌을 에워싼 벌 떼 유희윤 노란 꽃 울타리 넘나들며 꿀벌들이 수를 놓았다. 여름 내내 땀방울로 수를 놓아 마침내 완성했다. 둥그런 수틀 가득 촘촘 빽빽 실팍진 해바라기씨앗들 『여왕벌을 에워싼 벌 떼』 작품 이름은 어느 시인이 지었다. 때에 따라 먹는 배가 될까? 타는 배가 될까? 가슴 밑에 배가 될까? (ㅂ)이 (ㅐ)를 만나면 의논부터 하지. 먹는 배도 좋다. 타는 배도 좋다. 가슴 밑에 배는 무엇보다 중요해. 의논 끝에 결론을 내리지. 우리 때에 따라 변신하자. 누구를 만나게 될까? (ㅇ)은 두근두근 가슴이 뛴대. (고)를 만나면 공 (코)를 만나면 콩 (바)를 만나면 방이 되고 (조)를 만나면 종 (가)를 만나면 강이 되어 여행 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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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을 통해서본 '죄와 벌'의 의미 (1)
그 영향이 『죄와 벌』에도 드러나 있지요. 예컨대, “한 사람의 생명 덕분에 수천 명의 삶이 파멸과 분열로부터 구원을 얻게 되고, 한 사람의 죽음과 수백 명의 생명이 교환되는 셈인데, 이건 간단한 계산이 아닌가!”라는 라스콜리니코프의 주장은 공리주의를 나름의 방식으로 받아들인 영국의 유토피아 사회주의자 로버트 오웬(Robert Owen, 1771~1858)에게서 그 근원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또한 도스토예프스키의 다음 작품인 『악령』(1871)의 중심 테마이기도 하며, 『죄와 벌』에서는 라스콜리니코프가 사건을 맡은 예심 판사 포르피리에게 설명하는 ‘새로운 예루살렘’ 역시 그렇지요.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훗날 「공산당 선언」에서도 언급되는 ‘새로운 예루살렘’이라는 용어는 당시 사회주의자들이 꿈꾸던 - 예를 들어 푸리에의 팔랑스테르(phalanstre), 카베의 아르카디아(arcadia)와 같은 - 유토피아들의 총칭이었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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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을 통해서본 ‘죄와 벌’의 의미(2)
라스콜리니코프가 괴로워한 것은 오직 악행을 하는 모든 인간에게 주어진 벌, 곧 “바깥 어두운 곳에서 슬피 울며 이를 갊이 있으리라”라고 표현된 바로 그 고통스러운 지옥체험 때문이었습니다. 이 벌의 무서움과 끔찍한 성격은 예심판사 포르피리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내가 도망가면 어쩌죠?”라고 묻는 라스콜리니코프에게 “자넨 도망가지 않을 거야. … 자네가 도망간다 해도 아마 스스로 되돌아올걸? 자넨 우리 없이 지낼 수 없어.”라고 말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포르피리의 예언대로 라스콜리니코프는 결국 지옥과 같은 끔찍한 벌에서 벗어나려고 차라리 자수를 하지요. 결국 도스토예프스키가 『죄와 벌』에서 말하려는 것은 단순합니다. 개인적 이익과 욕망을 위해서든, 사회적 이익과 개혁을 위해서든, ‘모든 것이 허용된다’라고 생각하는 자만이 인간에게는 죄라는 것이지요. 자유주의든, 사회주의든, 인간이 자신의 생각을 극단적으로 밀어붙이는 것이 죄라는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