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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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소설 태풍을 기다리는 저녁
그리고 어서 태풍이 다가와 주기를 기다렸다. ■ 작가소개 / 서장원 202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문장웹진 2020년 0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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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비평 이등시민과 세계시민 사이
게다가 ‘국경 봉쇄’라는 초유의 사태를 촉발시킨 팬데믹은 해외 이주를 통해 “여기보다 친절한 세계”(서장원, 「프랑스 영화처럼」(2020), 다산책방, 2021, 80쪽)의 시민으로 편입되려는 꿈이 얼마나 취약한 것인지를 직시하게 만들었다. 서장원의 「프랑스 영화처럼」에서 마치 발에 아주 작은 가시가 박힌 것처럼 한국사회에서 미세한 차별과 고통을 지속적으로 겪던 FTM 게이 커플은 프랑스로의 이주를 결심한다. 그러나 팬데믹의 도래와 함께 해외 이주 기획은 좌절됐고, 집에 틀어박힌 둘은 프랑스에서 일어나는 각종 혐오 사건들에 관한 보도를 하릴없이 지켜본다. 그런가 하면, 장희원의 「give me a hand」(2020)25)는 뉴욕에서 “낙관과 희망”(「hand」, 131쪽)의 시간을 보내던 아들이 자해를 했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된 채 인종차별을 경험하는 시간을 소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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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소설 히데오
히데오 서장원 히데오에겐 몇 가지 비밀이 있었는데, 그중 하나는 그의 친부가 일본인이며 그가 어린 시절을 일본 교토에서 보냈다는 것이다. 어느 저녁나절, 한적한 거리를 걷던 중에 히데오는 이 사실을 내게 말해 줬다. 이후 히데오는 어린 시절에 대해 조금씩 더 들려주었고, 나중에 나는 히데오의 생애 초반에 일어난 일들을 하나의 이야기로 꿸 수 있게 됐다. 히데오가 태어난 곳은 교토 외곽으로, 한국 사람들이 떠올리는 여행지 교토와는 거리가 먼 평범한 주택가였다. 히데오는 그곳을 자세하게 기억하지는 못했다. 습한 여름 날씨나 우듬지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 거대한 나무들에 대해 말하면서도 그것이 정말 자기 기억인지 교토에 대해 보고 들은 뒤 상상해 낸 이미지인지 구분하기 어렵다고 덧붙이곤 했다. 교토에서 있었던 일 중 히데오가 확실하게 기억하는 건 모두 나쁜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