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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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커버스토리 6월호
성다영, 「루프이미지」를 읽고(《문장 웹진》 2022년 5월호) 죽은 나무와 흔들리는 소리가 이미지가 되어 얽혀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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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루프이미지
루프이미지 성다영 파랗게 죽어가는 나무의 잎이 흔들린다. 여기에 죽어가는 나무들이 있다. 수양버드나무의 잎이 바람에 흔들린다. 파랗게 살아 있는 나무의 잎이 흔들린다. 처음과 끝을 알 수 없는 장면. 움직이는 것을 멈추지 않네. 죽음이 바람에 부서진다. 파랗게 흔들린다. 나는 자전거를 타고 큰 원을 그리며 아파트 주위를 돈다. 바람과 나무가 만드는 소리를 가로지른다. 내가 만드는 새로운 공간 속에서. 규칙적인 그러나 규칙을 알 수 없는 소리가 이곳을 가득 채운다. 새로운 공간을 새로운 소리가 채운다. 죽어가는 나무와 가까워지기 위하여 멀어진다. 페달 밟는 것을 멈출 수 없네. 이 세계에서 나는 소리를 만들지 못한다. 여기 소리 내는 죽어가는 나무가 보인다. 죽음이 나무에 있다. 파랗게 흩날리는 나무가 있었다.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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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대게의 나라
대게의 나라 성다영 횟집을 지나가는 사람이 말했다 정말 싱싱하다 그렇게 말하고 먹고 싶다는 욕구로 이어지는 것이 이상했다 대게는 먹이가 없으면 동족끼리 잡아먹는다 그것도 없으면 자기 다리를 잘라서 먹는다 모래도 진흙도 없는 수조에서 다리가 묶인 채 레고처럼 빈틈없이 쌓여 있는 큰 게야 누가 너의 이름을 대게로 지었니 삼 년 전 강남역에서 남자에게 살해당한 여자에게 한 남자가 말했다 다음 생엔 남자로 태어나길 그리고 그는 대게에게 말할 것이다 다음 생엔 인간으로 태어나렴 나는 바다에서 유영하는 게들을 상상한다 더 어둡고 더 깊은 바다 그리고 음식에 관하여 생각한다 어느 동물권 운동가의 인터뷰 엄마가 있거나 얼굴이 있는 것은 먹지 않아요 그러나 얼굴이라는 것은 너무 인간적인 생각이 아닐까 나는 큰 게 해삼 버드나무 플라타너스 이름을 모르는 나무 우듬지의 아주 작은 벌레의 얼굴을 떠올린다 여기에 인사하는 나무 있잖아요 누군가 말했을 때 사람의 손 모양이 아니라 흔들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