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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공개인터뷰 나는 왜_성동혁 시인편] 최저음부의 풍경을 그리는 소년 사도
대체로 우리는 죽음의 위협을 망각할 때가 많은데, 성동혁 시인은 늘 죽음의 위협과 싸워야 하고 한시도 방심할 수 없겠군요. 그러한 실존적 조건이 자주 죽음 너머를 생각하게 하고, “이곳이 나의 예배당입니다.”라는 시인의 말을 쓰게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아울러 성동혁 시인의 시집은 종교적인 색채가 강합니다. 성동혁 시인에게 문학과 종교는 어떻게 연결되어 있을까요? ▶ 성 : 종교에 대한 이야기는 제가 예전에 한 산문에서도 쓴 적이 있는데, 수술실에 들어갈 때의 기억으로 이어져요. 왜냐하면 수술실에 들어가면 철저히 혼자거든요. 엄마도 수술 대기실까지밖엔 못 들어오시니까요. 수술실에 홀로 누워 ‘아, 수술실에는 엄마가 들어올 수 없구나, 나는 진짜 혼자구나.’ 생각할 때, 살을 맞대고 있을 사람이 없으니까 유일하게 의지할 수 있는 게 신(神)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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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연속 공개인터뷰 나는 왜]: 성동혁 시인의 자선시 3편
[공개인터뷰_나는 왜] ● 성동혁 시인의 자선시 3편 리시안셔스 성동혁 눈을 기다리고 있다 서랍을 열고 정말 눈을 기다리고 있다 내게도 미래가 주어진 것이라면 그건 온전히 눈 때문일 것이다 당신은 왜 내가 잠든 후에 잠드는가 눈은 왜 내가 잠들어야 내리는 걸까 서랍을 안고 자면 여름에 접어 두었던 옷을 펴면 증오를 버리거나 부엌에 들어가 마른 싱크대에 물을 틀면 눈은 내게도 온전히 쌓일 수 있는 기체인가 당신은 내게도 머물 수 있는 기체인가 성에가 낀 유리창으로 향하는, 나의 침대 맡엔 내가 아주 희박해지면 내가 아주 희미해지면 누가 앉아 있을까 마지막 애인에겐 미안한 일이 많았다 나는 이 꽃을 선물하기 위해 살고 있다 내가 나중에 아주 희박해진다면 내가 나중에 아주 희미해진다면 화병에 단 한 번 꽃을 꽂아 둘 수 있다면 바람 종이를 찢는 너의 자세 나는 기상청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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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문학생활탐구] 1-2화 : 작가가 되고 싶어 하는 친구들!(2)
리치우다영의 『앨리스 앨리스하고 부르면』, 성동혁 시인의 『6』이 예쁘다고 생각해. 진나는 리커버 표지들이 눈에 띄더라고. 민음사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양장 리뉴얼판이 간결하고 심플해서 나의 소유 욕구를 자극했지! 또 샤를 피에르 보들레르의 시집 『악의 꽃』 표지도 1800년대 당시 초판본 표지로 리뉴얼 됐어. 안 그래도 살 생각이었는데 표지가 정말 예뻐서 당장 살 수밖에 없었지. 삑예쁜 책을 알려줘서 고마워 리치, 리수, 진. 언젠가는 꼭 그 책들을 찾아서 내 엉덩이를 장식하는 데 쓰고 말겠어! 삑은 의기양양하게 말했어요. 부추우리와 이야기 나눠 줘서 고마워. 너희들이 들려준 책 이야기 덕분에 읽고 싶은 책들이 무척 많아졌어. 우리는 계속해서 동쪽으로 가볼게. 예쁘고 좋은 책을 찾아 무지개 동산에 닿을 때까지! 부추는 자연스레 삑의 등에 올라탔어요. 삑헉…… 또 타는 거야? 부추왜 아까 힘들었니? 삑아…… 아니야 전혀 힘들지 않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