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579)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술 두 잔
술 두 잔 김준태 깊은 밤 적막 속 호올로 술을 따른다 한잔은 내 잔 한잔은 북쪽시인 잔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현진건의 「술 권하는 사회」를 통해서 본 ‘사회적 억압’의 의미
1921년 《개벽》지에 발표된 현진건의「술 권하는 사회」는 우리 문학에 근대적 의미의 단편소설의 형식을 확고히 한 수작이라 합니다. 「빈처」, 「운수 좋은 날」등에서와 마찬가지로 작가는 이 작품에서 사실주의적 기법을 보여줌으로써 황당무계한 전개나 표현에 익숙해 있던 당시 독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었다지요. 그런데 바로 이 뛰어난 사실주의 작품에서 주인공은 “이 사회라는 것이 내게 술을 권한다오.”라는 한탄을 합니다. 얼핏 술주정뱅이들의 케케묵은 핑계처럼 들리지요. 사회가 개인에게 술을 권하다니요? 도대체 그게 무슨 말일까요? 사람들은 흔히 흥이 나거나 즐거울 때 술을 마시지요. 하지만 화가 나거나 속이 상해서도 마십니다. 전자의 경우야 나쁠 리가 없겠지만, 후자의 경우라면 썩 바람직하다고 할 수 없지요. 더구나 스스로 원해서 마시는 것도 아니고 사회가 그렇게 만드는 것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소설 장호는 맛있다
입에서 폴폴 술 냄새가 썩어난다. 누군가 어깨를 흔든다. “일어나. 해장해야지.” 다시 눈을 떴다. 어깨 흔든 애는 도언이고 눈뜬 곳은 동옥이 자취방이다. 김도언 김숨 부부가 사는, 그 집 1층이다. 어제 여기 왔었지. 어제가 아니라 오늘이구나. 새벽 1시 넘어, 도언을 따라 2층 숨―도언 집에 올라갔다. 숨은 그 시간까지 안 자고 있었다. 술 먹은 남편을 발견한 숨이 짜증을 냈다. 뒤따라 들어온 한따를 보고는 화들짝 놀라 질겁했다. ―잘 살았어 숨? 화친의 인사를 끝내기도 전에 냉큼 안방으로 들어가 문을 잠갔다. 숨은 한따를 미워한다. 아니 싫어한다. 더 정확히는 한심해한다. 요즘 들어 더욱 그렇다. 김도언이 술 먹고 늦게 귀가하는 게 모두 한따 때문이라고 믿는 때문이다. 안방 문이 잠겨 안 열리니 도언은 침대가 있는 서재로 갈밖에 없었다. 도언이 서재로 가니 거기서 잘 요량이었던 한따는 1층 동옥의 방으로 갈밖에 없었다. “아아, 몇 시냐?” “10시 넘었어.” “술 먹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