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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틴(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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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틴 > 소설 실험록
나의 친구 P에게, 존경을 담아. R 2015년 3월 11일새로운 해의 시작을 따라 쓰기 시작하기에는 이미 늦었지만 친구의 선물을 썩힐 수도 없는 노릇이고, 짧게나마 일기를 적어 보려고 한다. R의 말처럼 자아 성찰의 기회라고 할 만치로 탄탄히 쌓을 수 있다면 좋으련만 이렇게 들쭉날쭉한 생활 중에서 얼마나 버틸 수 있을런지.벌써부터 걱정이다.처음을 장식할 날치고는 화려한 일은 없었다. 기껏해야 내 방 앞 나무의 목련에 꽃봉오리들이 올라오기 시작한 그것 정도 뿐이다. 조금 이른 감이 있지 않은가 하지만 봄꽃을 일찍 보게 되는 것도 나쁘지 않다.이미 날씨도 제법 훈훈하니 월말쯤이면 한껏 피어올라 거리에 향을 더할 테다. 개화가 기다려지는 봄날이다. 2015년 3월 16일봄맞이 대청소를 했다. 그다지 쾌적할 일 없던 랩도 청소를 하고 나니 달라 보이고 상쾌하다. 그 덕인지 오늘은 꽤나 능률이 좋았다. 밀린 일도 잘 처리되고 문제도 별로 생기지 않으니 기분이 좋다. 집에도 일찍 돌아올 수 있어서, 그 김에 방청소를 했다. 2015년 3월 18일앞으로 일주일 정도면 목련이 피어날 듯 하다. 하얗게 부풀 꽃망울들이 기다려지면서도 하루하루 아쉽다. 이번 봄의 오락거리도 칠일이면 사라지는 것인가. 정말이지 요즈음엔 흥미있는 일이 귀하다. 물론 각종 화제들은 예전처럼 넘쳐나지만,파고들 만한 것은 적어 허기가 진다. 나른하고 눈이 감긴다. 봄이라도 타는 것인지. 내일은 누군가가 어제 구관을 청소하다 찾았다는 지하실에나 내려가 볼 생각이다. 이 지루함에 빠져 있는 것보다는 곰팡내 나는 지하실에 있는 편이 몇 배는 낫다. 흥미거리를 찾을 수 있다면 감사할 뿐이다. 2015년 3월 19일지하실에 다녀왔다. 생각보다 훨씬 낡고 바닥 상태가 나빠 오래 있기는 힘들었지만 충분한 가치는 있었다. 여러 물건이 쌓여 있는 것이나 문이 잠겨 있던 것을 보면 일종의 창고로 쓰였던 공간인 듯한데, 물건의 정렬이 영 두서가 없다. 정리를 해놓았다기보다는 한꺼번에 밀어넣은 듯이 군데군데 쏠려 있는데다가 보존 상태가 상당히 좋지 않아 대부분이 파손되어 있다. 같이 내려갔던 D의 말로는 구조 자체도 평범한 창고라기보다는 오히려 벙커에 가까워 보인다고 한다. 조금 더 돌아보고 싶었지만 시간이 늦었기에 그만뒀다. 들리는 말로는 이번 주말에 업체를 부른다고 하니, 다음 주에 돌아오면 좀 더 살펴보기 편할 것이다. 2015년 3월 23일지하실에서 발견된 물건 때문에 모두들 시끄럽다. 일종의 특수한 기계 장치인데, 앞면에는 각종 다이얼과 날짜를 표시하는 용도라고 추측되는 숫자 판들이 죽 늘어서 있고 뒷면에는 정밀한 조작을 위한 스위치나 레버 따위가 달려 있다. 꽤 자주 사용된 듯이 손때도 타 있고 앞의 다이얼을 돌리면 숫자가 넘어가는 것 같지만 무언가에 걸렸는지 돌아가지 않는다. 상태를 보면 꽤 오래 전에 만들어진 듯한데 도무지 쓰임을 알 수가 없어 괴로운 물건이다. 단순한 시계라고 하기에는 굳이 이렇게 크게 만들어야 했는지가 의문이고, 그렇다고 작동시켜 보자니 전력 공급 장치가 없어 켜지지도 않는다. 심지어는 분해조차 어렵게 구석구석 땜질이 되어 있다. 지하실 깊은 곳에 숨겨져 있다고 했었으니 꽤 중요한 물건일 것인데 자료가 남아 있지 않을까? 2015년 3월 26일한참 그 물건 때문에 바쁘다.힘이 닿는 데까지 조사해 봤지만 아무래도 진전이 없다. 세상에서 외면당한 실패작이라도 되는 것인지, 정말 어디에도 흔적조차 없다. 비슷해 보이는 기계도 찾기 힘들다. 대신으로 직접 조작하려고 가봐도 거의 작동되지 않고 끼긱대는 소리만 낼 뿐이다. 이 정체불명인 장치가 뭐라고 이렇게 열심을 쏟는 걸까. 나도 의문이다.이렇게 되면 어떻게든 전력을 공급하는 방법이나 작동 방법을 찾을 수밖에 없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라도 찾아내게 되기를 비는 중이다. 2015년 3월 30일다른 팀의 전력 공급 실험이 성공했다. 한 번 켜서 유지하는 데 엄청난 양의 전력이 필요하긴 하지만 일단 희망이 생긴 것이다. 이제는 다이얼도 잘 돌아가고, 뒷면의 스위치들도 조작이 가능하다. 다들 신기해하면서 이것저것 눌러 보고 있지만 무엇이 문제인지 아직도 작동이 제대로 되는 것 같지는 않다. 사용 설명서나 관련 자료를 찾아 보는 사람들도 있지만 지난 주의 나와 별 다를 바 없이 다시 돌아와 레버라도 만지작대고 있는 중이다. 간신히 실마리는 잡았지만 진전이 없어서인지, 실망하고 돌아가는 무리들이 많다. 이제는 더 이상 기대할 것도 없다는 표정들이다. 나도 얼마 전까지 그랬지만 여기까지 와서 포기하기엔 안타깝다. 새로 얻은 가설이 있기도 하고. 마음 같아서는 바로 실행에 옮기고 싶지만 지금은 사람이 너무 많고 전력 소모 때문에도 더 이상 오래는 켜둘 수 없다. 내일 아침 일찍 내려와서 실험을 진행할 것이다. 2015년 3월 31일앞면31 / 3 / 2015H뒷면3 3 7 2 / 5 3 9 / 2 3 5 3 2H / H / M 2015년 3월 31일가설이 성공했다. 사실은 동료들이 보지 못한 뒷편 구석에 작동방법처럼 보이는 그림이 붙어 있던 것을 내가 베껴서 시도해 본 것인데 정말로 성공할 줄은 몰랐다. 기쁘다. 실험 결과 아무래도 이 정체불명의 장치는 소위 말하는 타임머신인 듯 하며, 현재 내가 있는 이곳은 (주변 사람에게 물어 본 바에 의하면) 2015년 3월 31일에서 정확히 10년 전인 2005년 3월 31일이다. 그리고 여기 있는 사람들은 나를 동료로 인식한다! 어디까지 능력이 되는지는 또 다시 실험을 해봐야 알겠지만 10년을 문제없이 거슬러 온 것 부터가 충분히 획기적인 물건이다. 2015년으로 돌아가 동료들에게 이 대단함을 알려 줄 날이 기대된다. 2005년 4월 1일문제가 생겼다. 이 기계는 과거로만 돌아갈 수 있는 듯하고 전력 소모량이 커서인지 한 번에 여러 차례 작동시키는 것은 불가능한 모양이다. 어제 하루 종일 붙잡고 방법이란 방법은 다 써봤는데 어떠한 변화도 없었다. 생각보다 돌아가기까지 오래 걸릴 지도 모르겠다.다행히도 사람들이 친절하고, 2015년만큼 발전한 기술은 없지만 충분히 매력적인 시대이다. 한 번 다시 살아볼 만한 매력이 있다. 2005년 8월 2일꽤 오랫동안 바빠 일기 쓰는 것을 잊고 있었다. 어디 들어가 있었는지 일기장도 찾지 못했는데 찾아 보니 레버 근처에 끼어 있었다. 전에 작동시키려고 애를 쓰다가 놓아두고는 잊어버린 것일까?분명 이 기계는 대단하고 2015년으로 돌아가는 것도 중요한 일이기는 한데, 다시 과거를 살다 보니 지금을 사는 것이 좀 더 가치있는 일처럼 느껴진다. 특히 과거로 돌아온 지금 전보다 노력하면 그 2015년의 나보다 더 훌륭하고 값진 삶을 살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에 다다라서는, 더 이상 미래로 가는 것에 연연하고 싶지 않아졌다. 미래는 부르지 않아도 오는 것이지만 현재는 지나가면 다시 오지 않는다. 지금 열심히 사는 것이 더 중요하다. 2007년 10월 24일사기를 당했다. 그 동안 피땀흘려 모은 돈이 한 순간 모두 날아갔다. 그런 얕은 수단에 속아넘어 간 나 자신이 너무 한심하다. 그 말을 듣지만 않았어도 이렇지는 않았을 텐데.......힘들고 지친다. 모든 걸 다 포기하고 싶다. 시간을 되돌리고 싶다. 왜 이럴 때마저 작동이 되지 않는 것인지. 애초에 도대체 언제 재작동이 가능한 것일까? 저 덩치와 다이얼을 보면 일회용이지는 않을 게 뻔한데.아무래도 다시 저 장치를 만져 보는 편이 좋겠다. 2010년 9월 8일장치에 대한 실험이 계속 진전되지 않던 도중 갑자기 전력공급도 끊긴 상태에서 스위치에 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면밀히 살펴 본 결과 재작동이 가능할 것 같다. 좋다. 다시 과거로 돌아가자. 다시 돌아가서 싫은 것들도 잃은 것들도 다 잊고 새로 시작하는 것이다. 2005년 9월 12일새로운 과거의 아침이다. 익숙한 2005년. 여전히 사람들은 친절하고 서늘한 가을 바람이 기분 좋다. 배경도 언제나처럼 사람들로 가득한 건물 로비이다. 익숙한 얼굴의 사람들이 삼삼오오 서로 떼를 지어 들락날락거린다. 나도 어서 이 행복한 순환에 합류해야겠다. 2005년 9월 21일두 번째 과거에서의 생활도 안정권에 들어왔다. 처음 상황에서처럼 다들 나를 동료로 생각하며 따뜻하게 대해 준다. 그런데, 전과 바뀐 점이 있다. 나와 같은 팀원이었던 사람들이 전부 흩어져 다른 부에 들어가 있다. 게다가 주변 사람들의 얼굴이 미묘하게 바뀐 듯한 기분이 든다. 정확히 어디가 달라졌냐고 말하면 마치 꿈 속에서 본 사람을 기억하는 것처럼 머릿속이 흐려져 답을 하기가 어렵지만 웬지 불편하다. 그리고 2005년으로 돌아오자마자는 너무 기뻐서 생각할 겨를이 없었는데, 이 일기장의 표지는 저번 때만 해도 검은 색이었다. 그런데 지금 이곳에서의 일기장은 선명한 보랏빛을 띄고 있다. 이게 무슨 일일까? 그냥 내가 헷갈리는 건가? 2005년 10월 4일며칠 내내 잠을 잘 못 잤다. 곱씹어 볼수록 이상한 것 투성이다. 이 괴상하게 생긴 기계는 전의 어두침침한 지하실이 아닌 로비의 괘종시계 옆에 세워져 있지만 이상하게도 사람들이 뭐라 하는 일이 없다. 딱 보면 용도를 의심할 만한 데다 건물 전체의 분위기와도 맞지 않는 물건이 이 정도로 눈에 잘 띄는 곳에 놓여 있으면 보통 미관 측면에서라도 치워 버리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 그리고 분명 전에 내가 써 둔 일기를 보면 전기세도 많이 들 텐데 굳이 왜 세워 두는 것일까?아니, 애초에 주변 사람들이 이것을 인식하기는 하는 건가?생각해 보니 내가 지금까지 이 장치들을 작동시키려 애를 썼을 때마다 나를 저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경비원까지도 내겐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아무리 내부 사람이라도 상식에서 벗어난 수준이다......아무래도 오늘 밤도 편히 잠들기는 틀린 것 같다. 2005년 10월 10일또 다른 오류를 찾아냈다. 2015년에서 처음 2005년으로 넘어왔을 때는 분명히 딱 10년이 차이났었다. 그런데 내가 두 번째로, 그러니까 2010년 9월 8일에 장치를 작동시켰을 때는 동일하게 10년 전인 2000년이 아닌 2005년 9월 12일으로 돌아왔다. 돌아갈 수 있는 기간이 반토막이 난 것이다. 혹시 내가 장치를 잘못 작동시켰나 해서 다시 살펴 보았지만 2015년의 조작 상태와 비교해봐도 현재 날짜 이외에 달라진 것이 없었고 심지어 처음부터 몇 년을 되돌아갈지 설정하는 부분은 없었다.즉, 지금 상황에서 제일 유력한 추측은 내가 재가동을 시켰기 때문에 기간이 줄어들게 되었다는 것이다.앞으로는 재가동을 최소화한 상태로 살아가는 편이 좋겠다. 달콤한 유혹이긴 하지만 정지되어있을 기한도 알 수 없을 뿐더러 불안정한 현재의 상황에는 독만 될 뿐이다. 어떻게든 노력해서 2015년으로 돌아가 보는 게 최선이다. 2015년 1월 1일드디어 여기까지 왔다. 10년을 기다렸다. 이제 곧 이 지겨운 곳에서 벗어날 수 있다. 2015년 3월 31일운명의 날이다.맨 처음으로 작동에 성공한 날. 내 힘으로 돌아온 지금 저 기계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 원래대로 그 지하실에 묻어 두고 올 것이다._20??년 ?월 ?일이상하다.아무 것도 누르지 않았는데 장치가 스스로 작동해 버렸다. 또 다시 그 기계가 있는 건물의 로비이다.여전히 사람들이 웃으며 들락거리고,아니다.웃지 않는다.모두가 무표정으로 돌아다니고 있다.그리고 보랏빛이다.마치 잉크가 스며든 것처럼 피부에 군데군데 짙은 보라색이 묻어 있다.섬뜩한 색이다.이 보라색에 어떤 의미라도 있는 것일까?아니면 내가 정신병에라도 걸린 것일까?지금 이 상황이 너무 두렵다. 2013년 6월 13일여전히 사람들이 보랏빛이다. 그 상태로 태연히 말을 걸어오거나 할 때마다 소름이 훅 끼친다. 왜 그들 전부가 보라색이 되었지?나를 겁먹게 하기 위해서?아니면 그 기계를 혼자 독점하고 있는 나를 저주하기 위해서?......아니다.분명 그럴 일은 없다. 어떤 정당한 이유가 존재할 것이다. 분명히 일기에 적힌 대로라면 두 번째로 과거에 돌아갔을 때는 그래도 평범한 사람의 모습이었다. 그렇다면 달라진 것은-달라진 것은 그들이 아는 사람과 완벽하게 같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은 것 뿐이었다.겨우 그런 사소한 것으로 이 정도의 인식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건가?이대로라면 곧 내 감각도 믿지 못하게 될 지도 몰라. 2013년 11월 15일그 날 이후로 나아갈 수가 없다. 저 장치가 근처에 있기만 해도 제멋대로 과거로 돌아가버리고, 과거로 돌아가면 그때부터 집에 갈 때 빼고는 이 건물 밖으로 나갈 수가 없다.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는 곳은 내 방 뿐이다.완전히 고립당했다. 2014년 2월 10일장치가 여러 번 작동할수록 돌아가는 간격도, 정지해있는 간격도 짧아진다. 지금까지 몇 번을 다시 돌아온 건지 모른다. 정신이 닳아가는 기분이다. 2014년 5월 19일끝에 다다라서 돌아올 때마다 근처에 항상 일기장이 떨어져 있다.누군가가 나를 겨냥해서 일부러 떨어뜨려놓는 것만 같다.쓰지 않으면 더 힘들어 질 것을 알면서도 쳐다보기조차 두렵다. 2014년 6월 21일1. 원래상태와비교하여다름으로인한이상함을느끼게된경우2.그물체가그시점에서존재해서는안되는경우=보라색의시야 2014년 9월 5일사람들의 표정과 얼굴이 보랏빛에 막혀서 보이지 않는다 귀신같은 얼굴이다 무섭다 2015년 1월 20일이 일기장은 2015년 3월 10일에 받은 것이다 2015년 2월 19일나는 2005년에 이 곳에서 일하지 않았다 2015년 3월 31일거울 속 얼굴이 보라색이다 년 월 일 년 월 일 "이렇게 된 일이군요."젊은 남자가 손끝으로 책의 페이지를 넘긴다. 손끝에는 아무 것도 없다.네,한숨을 뱉어내듯 대답한 남자는 초조한지 시선을 가만히 두지 못한 채다. 풍채 좋은 몸뚱이에 어울리지 않게 바짝 긴장한 모습이 퍽 처량하다."동명이인은 아닐까요?""이름 같은 사람은 많았는데 하필이면 그 중에서도 조건이 딱 맞는 게 저여서.""어떤 조건이었죠?""이름, 성별, 필적 정도...무서운 건, 저기 있는 게 제가 보기에도 제 글씨랑 너무 닮았다는 겁니다."누가 사주해서 위조라도 한 게 아닌가 싶었으니. 하고 투덜거리며 사족을 붙인 남자가 다시 말을 잇는다."하지만 저런 사람은 평생 동안 보지도 못했습니다.당연히 이 노트를 산 기억도, 준 기억도 없고.""아예 초면이세요?""네.갑자기 하루아침에 전혀 모르는 사람 문제에 섞이게 되다니 거참."저런 정신착란에 마땅한 연고지도 없는 사람 말을 어디까지 믿으려는 건지....쓰러진 지도 벌써 보름이나 됐다는데. 요즘 경찰들은 알다가도 모르겠어. 아물아물 흘러나온 혼잣말을 못 들은 척 하며, 책을 넘기던 손을 떼고 몸을 일으킨다. "네,R씨.좋은 소재 말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천만에요.가져다 잘 써 주시면 제가 고맙죠.""알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네.안녕히 가세요.""그런데,""네?""정말 처음 보는 게 맞으시죠?""맞습니다." 오랜만에 얻은 구미가 당기는 이야기였다. 사실 그는 일기의 주인이나 그의 주변인에게는 큰 관심이 없었다. 아까 전의 R이라는 남자가 자신의 사정을 풀어 일종의 동정표나 인정을 얻으려 한 것처럼, 그도 수집한 정보를 이용해 자신이 바라는 것을 얻어가면 그만이었다. 그리고 그것의 소재는 이미 알아냈을 터였다. 젊은 기자는 손 안의 사진을 꼭 쥐었다. 손바닥 위에 심장이 얹힌 듯 쿵쾅댔다. 발걸음에 보드라운 목련꽃잎이 짓이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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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틴 > 소설 * 이야기글 11월 월장원 발표
실험록 – 북극개미목걸이 – 밤별물고기우리의 울음소리 – 뚜룹뚜룹백설공주 죽이기 – 파란약simpatica - L진짜 물고기 – 파란약 * 기억에 남는 작품은 실험록 – 북극개미목걸이 – 밤별물고기진짜 물고기 – 파란약 이었고 모두 뛰어난 작품들이었습니다. * 월장원은 목걸이 – 밤별물고기 로 선정하겠습니다. * 12월의 소설은 예고한 대로 코리 닥터로우의 ‘리틀 브라더’입니다.친구들과 함께 보고 싶은 책, 읽고 싶은 책,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으면 말씀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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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틴 > 소설 * 이야기글 2015년 연장원 후보 정리
실험록 – 북극개미 를 연장원 후보로 추가로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