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3)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달밤
[민들레 문학특강 참가 후기] 달밤 오수연(소설가) 그분들에게는 이야기가 많다.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큰 개울가에 있던 낮은 집, 한 달에 두 번 조금 때면 마루까지 바닷물이 들어왔다. 밥그릇이며 웬 깡통들까지 동동 떠다니는데, 그땐 왜 그렇게 그게 재미있었는지. 친구랑 첨벙대다 친구 집에서 저녁 밥 얻어먹고 쓰러져 잠들어, 다음날 아침 돌아오면 어머니가 등짝을 철썩 갈겼다. 아프지도 않았다. 뒷마당에 땅강아지, 풍뎅이, 집게벌레 풍성해서 여름방학 곤충채집 숙제하러 딴 데 갈 필요도 없었는데.......한 어르신의 어린 시절 집이다. 당시 부모님들께 살기 편한 집은 아니었겠지만, 아이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좋은 집이었다. 그리고 그 아이가 육순이 넘은 이제 생각해도 그러하다. 여름 방학에는 외할머니 댁에 갔던 어린 소녀. 보름달이 뜨면 할머니는 외손녀를 장독대로 데려 가서 치성을 드려 주셨다.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2008 서울, 젊은 작가들 참가기
오수연, 김경욱, 김중혁, 김종광 등 여러 사람들이 중간에 교체되는 동안에도 알베르트는 자리를 뜨지 않고 새벽 3시까지 줄창 우리와 곱창과 술국을 먹었다. (이후에도 틈만 나면 나는 그와 축구와 언어, 문학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하였다. 물론 훌륭한 전문 통역사를 사이에 끼고.) 수다 떨기 행사는 크게 두 개로 나뉘어졌다. 주로 낮엔 7~8명의 작가를 패널로 하고 전체 작가가 참가하여 작품 세계와 문화적 관심을 이야기하는 <작가들의 수다>가, 밤엔 4명씩 짝지어진 작가들이 일반 독자들과 함께 작품을 낭독하고 이야기를 주고받는 행사가 2곳에서 동시에 진행되었다.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는 <작가들의 수다>가 흥미로웠다. 물론 서로에 대해 사전에 알 기회가 적었으므로 처음부터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오갔던 것은 아니다.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2000년대 한국문학, 첫 10년을 정리한다 (1부)
방금 말씀하신 여러 작가뿐 아니라 김애란, 김사과, 오수연, 강영숙, 전성태 등 개인적으로 더 좋아하거나 의미 있게 생각하는 작가들이 많지만, 2000년대의 어떤 감수성, 그러니까 80~90년대와 변별점을 드러내기에는 다소 애매한 부분이 있거든요. 저는 어쨌든 박민규 소설을 처음 접했을 때의 느낌을 아직 간직하고 있어요. ▶ 서희원___ 어떤 느낌이었는데요? ▶ 이선우___ 아, 이거, 그럼 90년대 소설부터 이야기해 보죠. 90년대는 제가 대학 생활을 시작한 시기였고, 그러니까 입시에서 벗어나 겨우 문학에 입문한 시기였죠. 그런데 제가 대학 초년생이던 90년대 중반은 김영하, 백민석 등이 화려하게 등장했던 시기이기도 하지만 신경숙, 은희경, 공지영, 한강, 전경린, 조경란 같은 여성 작가들이 활발하게 활동했던 시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