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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달밤
[민들레 문학특강 참가 후기] 달밤 오수연(소설가) 그분들에게는 이야기가 많다.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큰 개울가에 있던 낮은 집, 한 달에 두 번 조금 때면 마루까지 바닷물이 들어왔다. 밥그릇이며 웬 깡통들까지 동동 떠다니는데, 그땐 왜 그렇게 그게 재미있었는지. 친구랑 첨벙대다 친구 집에서 저녁 밥 얻어먹고 쓰러져 잠들어, 다음날 아침 돌아오면 어머니가 등짝을 철썩 갈겼다. 아프지도 않았다. 뒷마당에 땅강아지, 풍뎅이, 집게벌레 풍성해서 여름방학 곤충채집 숙제하러 딴 데 갈 필요도 없었는데.......한 어르신의 어린 시절 집이다. 당시 부모님들께 살기 편한 집은 아니었겠지만, 아이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좋은 집이었다. 그리고 그 아이가 육순이 넘은 이제 생각해도 그러하다. 여름 방학에는 외할머니 댁에 갔던 어린 소녀. 보름달이 뜨면 할머니는 외손녀를 장독대로 데려 가서 치성을 드려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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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2008 서울, 젊은 작가들 참가기
오수연, 김경욱, 김중혁, 김종광 등 여러 사람들이 중간에 교체되는 동안에도 알베르트는 자리를 뜨지 않고 새벽 3시까지 줄창 우리와 곱창과 술국을 먹었다. (이후에도 틈만 나면 나는 그와 축구와 언어, 문학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하였다. 물론 훌륭한 전문 통역사를 사이에 끼고.) 수다 떨기 행사는 크게 두 개로 나뉘어졌다. 주로 낮엔 7~8명의 작가를 패널로 하고 전체 작가가 참가하여 작품 세계와 문화적 관심을 이야기하는 <작가들의 수다>가, 밤엔 4명씩 짝지어진 작가들이 일반 독자들과 함께 작품을 낭독하고 이야기를 주고받는 행사가 2곳에서 동시에 진행되었다.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는 <작가들의 수다>가 흥미로웠다. 물론 서로에 대해 사전에 알 기회가 적었으므로 처음부터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오갔던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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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쫄지마 죽지마 부활할 거야
이라크와 팔레스타인 같은 분쟁 지역의 현실을 담은 오수연의 『황금 지붕』, 베트남전의 상처, 팔레스타인의 분쟁 등을 소재로 채택하고 있는 김남일의 『산을 내려가는 법』도 신자유주의의 지구적 확산과 재편에 대한 소설적 응전의 문제를 포착하고 있다. 아시아-아프리카문학 페스티벌 같은 행사가 증명하듯이 연대, 이동, 이주 같은 전지구적 현상에 대한 소설적 관심은 내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올 한 해 중견 작가들의 소설은 독자 대중의 꾸준한 반응을 얻었다. 그러나 평단의 긍정적인 호응을 이끌어낸 것은 정작 중견 작가들이 아니라 젊은 작가들이었다. 그들은 비록 시장에서의 성공을 보장받진 못했지만 대신 일정한 독자층을 확보함과 동시에 비평가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얻어냈다. 시장은 중견을, 평단은 젊은 작가들을 선택했다면 지나칠까. 주지하듯이, 젊은 작가들의 소설에는 포스트 IMF 시대의 상상력과 감수성이 짙게 투영되어 있다. 오늘날 젊은 소설은 연애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