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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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이경자, 우주애(宇宙愛)를 품는 여성주의
선생님이 대중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연작소설 『절반의 실패』가 거둔 문학적 성취는, ‘이경자’ 하면 곧 ‘여성주의’를 연결시키는, 그리하여 한국 문학에서 ‘이경자=여성주의’라는 인식이 자연스레 자리하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러한 인식은 한 작가의 풍요로운 창작 세계를 성급히 규정짓게 됨으로써 작가의 새로운 창작의 영토를 향한 열망을 은연중 억압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그런가 하면, 작가의 창작적 개성과 창작의 특장(特長)을 부각시킴으로써 오히려 다른 작가들보다 뚜렷한 문학적 성취를 내고 있다는 점에서 부정적인 것만은 아닐 터입니다. 그동안 선생님의 문학 세계를 통시적으로 살펴보건대, 저는 후자 쪽이 선생님의 문학에 해당된 것으로 보입니다. 1973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 「확인」이 당선된 이후 지금까지 줄곧 선생님은 작가로서 사회적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왔습니다. 저는 언젠가 다른 지면에서 선생님의 소설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전반적 얘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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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부드러움 속 강인함, 그 따뜻한 글쓰기
부드러움 속 강인함, 그 따뜻한 글쓰기 대담 이경자(소설가) 진행·정리 김유진 인트로 근황 빨래터 치열한 취재, 전투같은 글쓰기 분노로 쓴 소설 '절반의 실패' 종가집 맏며느리로서 가부장제를 직시 등단 도스토예프스키 사랑과 상처 꼽추네 사랑 소설은 밥값이 되어야 한다 긍정은 밥, 일, 삶에서 나온다 체력은 필력 김유진 선생님 안녕하세요. 오늘 작가와 작가 진행을 맡은 김유진입니다. 저는 선생님을 몇 년 전, 봄에 뵌 적이 있어요. 지방에 행사가 있었는데, 선생님께서 잔디밭 가운데에서 하얀색 모자를 쓰고 상큼하게 웃으시는 모습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경자 좋은 모습을 기억해 줘서 고맙습니다. 김유진 잘 지내시는지요. 몇 년 만에 뵙는 것 같아, 근황을 여쭙고 싶습니다. 이경자 『빨래터』라는 소설을 끝냈어요. 작품이 제 손에서 떠난 것은 1월 말경이고, 마지막 교정 본 것이 2월 중순 정도고, 책이 나온 것이 2월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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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이용재의 궁극의 문화기행2-건축가 김원 편』
〈작가가 읽은 책〉 『이용재의 궁극의 문화기행2─건축가 김원 편』 이경자 건축가 김수근이 건축은 냉동음악이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 그 말이 무슨 의미인지 잘 이해하지 못해 질문도 못 했다. 하지만 건축이 냉동음악이라는 말을 잊은 적이 없었다. 특히 그분은 바흐의 음악을 들으면 그렇다고 했던 것 같다. 그러니까 무얼까, 바흐의 교향곡, 협주곡, 조곡 같은 것을 얼려 땅에 내려놓으면 그게 집과 같은 것이다, 이렇게 이해하면 무식한 걸까? 건축은 무엇이든 살기 위해 지어지는 공간의 틀이다. 그러나 건축이 그냥 틀로 존재할 때는 아직 건축이 아니라고 했다. 그곳에 숨 쉬는 무엇이 살 때, 그러니까 사람이 살면서 건축이 완성된다고 하였다. 사실 음악도 악보에 있는 것은 산(生) 것이 아니고 누군가 연주하고 감상할 때 살아날 것이다. 소설이 독자에 의해서만 살아나듯이. 하여간 잘 알지도 못하면서 건축은 이래저래 나와 인연이 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