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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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함께 읽는 신간 이야기] 한국의 근현대사와 어우러져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김만수 씨의 인생
이서수(소설가) 단국대 법학과졸. 201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구제, 빈티지 혹은 구원」으로 등단 《글틴 웹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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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_콤마 > 비평 ‘다정함’ 담론과 여성 가장의 이중 책무
‘여자는 약하지만 어머니는 강하다’의 변주인 이 메시지 역시 돌봄 노동의 주체인 어머니가 가정 안에서 숭배되어 온 방식을 잘 보여준다. 9) 이서수, 「젊은 근희의 행진」, 『젊은 근희의 행진』, 은행나무, 2023, 128쪽. 이후로 4장에서 이 작품을 인용할 때에는 괄호 안에 쪽수만 표기하기로 한다. 10) 그리고 종국에는 이 책임감으로 스스로의 정체성을 정위하는 주체가 된다. 문희는 종적을 숨긴 오근희를 떠올리며 생각한다. “언제쯤 돌아오려나. 언제쯤 이 사건을 수습해달라고 연락하려나‧‧‧.”(154) 11) 그간 「젊은 근희의 행진」은 관종인 동생을 이해하려는(이해해야 하는) 언니에 관한 서사로 읽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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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소설 K의 그림자
K의 그림자 이서수 숙모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했던 이유는 내가 아무런 수입이 없었을 때 가끔씩 용돈을 주셨던 것을 결코 잊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숙모의 외아들 K는 나보다 다섯 살 아래였는데 그가 언제부터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 대학에 들어가면서부터 K는 가족 모임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나를 비롯한 친척들은 얼마간 궁금하긴 했으나 자세히 물어보지는 않았다. 숙모가 K로 인해 심한 마음고생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우리는 아무도 몰랐다. 숙모는 돌아가신 삼촌과 달리 입이 아주 무거운 사람이었고 K의 문제는 쉽사리 털어놓을 수 있는 종류의 것도 아니었다. 숙모는 심리학을 전공했다는 이유로 나를 선택했다. K는 상담 치료조차도 전면적으로 거부하고 있었다. 나는 완곡히 표현하려 애쓰면서 지금이라도 강제로 데리고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숙모는 K가 원하지 않는 것은 하고 싶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