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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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이소(離巢)
이소(離巢) 조기조 자식들이 모두 곁을 떠난다 하나는 대학교를 마치고 또 하나는 고등학교를 끝으로 제각각 살길을 찾아 떠나간다 몇 년만 더 있었으면 했지만 슬그머니 뿌리치고 떠나버린다 힘들고 답답했던 모양이다 아프고 괴로웠던 모양이다 가난한 부모 품이 썰렁하고 불안했던 모양이다 그런 줄도 모르고 자식이라고 잡아 두려 했던 것이다 아직 이른 감이 없지 않으나 아직 애처로움이 없지 않으나 이제 성인이 되었으니 어떻게든 살아가리라 떠나는 자식들보다 남겨진 스스로를 위로한다 나 또한 그렇게 떠나올 때 홀어미도 그러하였으리라 더 힘들고 답답할 것이다 더 아프고 괴로울 것이다 더 썰렁하고 불안할 것이다 젊어서 살아가기가 더 힘이 든다 그러나 어떻게든 살아가거라 사랑할 것은 사랑하고 미워할 것은 미워하며 용서할 일은 용서를 하고 복수할 일은 복수를 하며 산다는 일이 차마 그러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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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신년 기획좌담 1차 〈책장 업고 튀어〉
이소: 혹시 같은 책을 보더라도 종이책보다는 PDF를 선호하시나요? 이유리: 네. 같은 책이 있더라도 종이책보다는 PDF가 편해요. 남편은 책 보는 것도 까다로운 편이에요. 책날개를 책갈피 삼지 말아라, 읽던 부분을 덮어 두지 말아라. 저는 책 험하게 보는 편이어서 그런 소리를 들을 바에야 PDF를 봅니다. 곽선희: 작가님이 쓰신 책도 종이책으로 간직하지 않으시나요? 이유리: 네. 제 것도 물론 PDF로 가지고 있습니다. 이소: 종이책이 한 권도 없다는 건 굉장한 원칙 같아요. 이유리: 맞아요. 제 원칙입니다. 저는 계획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좋아해서요. 한 달에 두 번 정도는 날을 정해서 모아 둔 책을 전부 잘라 스캔해서 PDF로 만들어 보관하곤 합니다. 이소: 그럼 자른 책은 버리시는 건가요? 이유리: 맞아요. 그걸 버려야 의미가 있잖아요. 한영원: 어떻게 버리시나요? 이유리: 그냥 재활용으로 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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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비평 이토록 자기중심적인 : 『참담한 빛』
작가소개 / 이소 숙명여대 약학과 졸업·조선대 국문과 박사 과정. 2020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등단. 《문장웹진 2020년 06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