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3)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지금 이 곳에서 싱어송라이터로 살아가기
<노래감상> 1. 12월 이야기 (한강 작사/작곡, 한강 이지상 노래) 2. 손톱은 슬플때 자라고 (김경환 작사/ 이지상 작곡, 이지상 노래) 3. 지친 날개를 접고 (이지상 작사/작곡, 이지상 노래) 아침에 우연히, 어디서 들었는지 모르는 노래 한 소절이 저녁 늦게까지 나를 따라다닌 적이 있다. 이런 일은 아직도 종종 일어나고 있다. 지금 생각해 보니, 그 노래가 어디서 흘러나왔는지 그 ‘출처’가 궁금하였는데 그것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외려 내가 왜 그 노래를 온종일 ‘들고’ 다니게 되었을까, 하는 궁금증이 점점 불어났다. 노래는 귀로 듣는 것처럼 생각되지만 실은 온몸이 노래를 ‘받는’ 게 아닐까 생각되기도 한다. 그런 노래가 있어서, 나를 온종일 쫓아다닌 것이리라 믿고 싶었다. 내가 온 몸으로 '받고 싶은’ 노래가 있어서 그 노래가 내게로 찾아온 것이라고까지 믿고 싶었다.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행복한 문학여행을 떠나요 - 노벨문학상과 한강 그리고 ‘문장의소리’
또 방송의 로고 송을 만들어 주었던 재즈 보컬 말로와 ‘12월 이야기’를 듀엣으로 부른 이지상 가수가 출연했던 신년 특집 공개방송을 능숙한 솜씨로 진행해서 주변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기도 했다. 작가의 음성은 깊고 서늘해서 뭐라고 딱 꼬집어서 설명할 수 없는 독특한 매력과 신비함이 배어 있었다. 겉으로는 부드럽고 연약하지만 유리가 깨질 듯 민감하면서 섬세하고 속으로는 담금질 된 강철처럼 단단하게 절제되어 있는 외유내강형의 목소리라고나 할까. 아주 먼 곳을 응시하면서 배회하는 여행자의 우수와 슬픔이 깃들어 있어서 특히 조락의 계절인 가을과 겨울에 잘 어울리는 음색이었다. 어찌 보면 남성과 여성의 측면을 모두 보유한 중성적인 보이스 컬러였다. 작가 자신의 작품 세계와 어딘지 닮아 있는 듯한. 피디와 진행자는 방송에 대해서 서로 의견을 나누고 상호 보완해 갈 수밖에 없는 처지여서 세계 여러 나라의 문학과 음악에 대해서 참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았던 것 같다.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노래는 삶에 대한 경외의 산물입니다”
“노래는 삶에 대한 경외의 산물입니다” 이지상 김중미의 『거대한 뿌리』를 읽으며 김중미의 최근작 『거대한 뿌리』를 읽습니다. 몇 페이지 못 가 등장하는 낯익은 이름들, “보산리” “동두천 중앙시장” 지금은 사라진 “어수동역”. 소설 속 인물들의 표정을 따라 한 뜸 한 뜸 책장을 넘기다 보니 어느새 나도 30여 년의 긴 시간을 되돌려 동두천의 한 거리에 와 있는 듯합니다. 미국으로 입양가는 게 소원이었던 초등학생 임경숙이나, 보산리 기지촌의 포주집 딸 해자, 해자네 집에서 제일 나이가 많지만 “꿈이 양갈보는 아니었다”고 넋두리하는 미자 언니, 동광극장 옆 산파집에서 제이콥을 낳은 주인공의 육촌언니 윤희나, 튀기 만들기 싫어 결혼하지 않는다는 주인공의 첫사랑 백인혼혈 재민이까지. 나는 이들을 잘 압니다. 어릴 적 우리 어머니는 동두천 광암리에서 ‘왕뱅이 고개’를 넘어 포천으로 시집오실 때의 기억을 자장가처럼 들려주시곤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