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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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_콤마 > 나의 첫책 (문학나눔) . - 정희선
정희선 쏟아지는 햇살 탓이라 변명하면서 흐르는 눈물을 닦지 않았다. 왜 갑자기 이렇게도 눈물이 나는지 당황스러웠다. 다행히 더운 날씨 탓에 주변은 조용했다. 얼마나 그렇게 있었는지. 멍하니 한참 바다를 바라보았다. 괜찮다며 울어도 된다고 토닥이듯 뒤척이는 바닷소리가 울음으로 급해진 내 호흡을 진정시켰다. “휘잇!” 길게 뿜어 나오는 한숨이 휘파람 같았다. 그렇게 한참을 제주의 세화 바다 앞에서 나는 울었다. 일상이 많이 힘들었지만, 꾸역꾸역 참고 버틴 시간이었다. 장애를 가진 아버지를 대신해서 가난한 친정을 책임져야 했던 장녀로, 28개월 차이의 두 아들을 키우는 엄마로, 20여 년을 쉬지 않고 달리던 직장인으로 그 모든 역할이 버거워 허덕이던 때였다. 더는 견딜 수 없다고 여겼고, 직장에 휴직을 던지고 홀로 제주로 떠난 시간이었다. 오롯이 나로만 서 있고 싶었다. 간절하게 그러고 싶었다. 그렇게 도망치듯 도착한 곳이 제주 구좌읍의 세화 바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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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소설 디스트릭트 A
작가소개 / 정희선 서울 출생. 2014년 《중앙일보》 중앙신인문학상에 「쏘아올리다」로 등단. 《문장웹진 2022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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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소설 세상의 밤, 저편의 새벽
작가소개 / 정희선(소설가) 서울 출생. 2014 중앙신인문학상에 단편 「쏘아올리다」로 등단. 《문장웹진 6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