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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지 > 월간문학 광복 70년, 윤동주 70주기·上_동(冬)섣달 꽃 같은 청년시인, 연심을 품었다
만약 없었다면, 그의 창작시 「바람이 불어」를 통해, 우리는 그럴 수 있었다는 확신을 충분히 가질 수도 있다. 바람이 부는데 내 괴로움에는 이유가 없다 내 괴로움에는 이유가 없을까 단 한 여자를 사랑한 일도 없다 시대를 슬퍼한 일도 없다 — 「바람이 불어」부분 이 시는 윤동주가 연희전문학교 4학년 1학기에 재학하던 때에 쓴 시다. 우리 식의 나이라면 스물다섯의 나이에 쓴 시다. 그는 스물다섯의 나이에 이르기까지 단 한 여자를 사랑한 일이 없다고 했다. 윤동주는 거의 대부분 자전적인 경험의 시만을 써 왔기 때문에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말을 이대로 수용할 수만은 없다. 그 다음의 행에서 진술된 바, ‘시대를 슬퍼한 일도 없다’도 우리가 믿어야 할 까닭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그는 시대의 어두움에 관해 상심한 일이 많았기 때문에 후쿠오카형무소에서 순국자로서 한 목숨 산화(散華)하지 않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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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지 > 서정시학 한국근대문학의 쟁점 24 정지용 문학의 재발견_이 교과서의 주인은 누구인가 ─정지용의 일본어 시와 산문─
정지용은 일본어 창작시 「窓에 서리는 숨」(窓た曇ゐ息, 1926)에서 “나 는 금붕어처럼 쓸쓸해졌다/방은 덩그러니 가라앉아 있다./ 창가의 푸른 별 도 삼켰다./새까만 어둠이/파도가 일렁이듯 밀려온다./유리가 뽀얗게 흐려 진다.”고 했다. 푸른 잉크의 아름다운 빛깔과 향기 속에서 그는 다하지 못 한 말들과 일렁이는 향수를 감지해낸다. 「窓에 서리는 숨」에서 “눈물이라도 되는 듯 글썽이며 빛나”는 것들 속에서 느끼는 외로움과 황홀함은 그의 대 표작 「유리창」(1930)으로 옮겨 온 것이 아닐까. 6) 「유리창」은 월트 휘트먼 의 번역시 「신엄한 죽음의 속살거림」(Whispers of Heavenly Death, 1938)과도 내적 유사성이 발견된다. 번역시에서 “때때로 반은 흐리운 슬퍼진 멀리 떨어진 별/나타났다가 가리웠다가”의 부분은 창작시에서 “물먹은 별이, 반짝, 寶石처럼 백힌다”를 연상시킨다. 두 작품의 간결한 표현과 정밀한 이 미지 구축 속에는 강렬한 서사가 내포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