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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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거울 외 1편
거울 최승호 욕실의 거울 속에는 아무것도 없다 벌거벗은 내 허상이 있을 뿐 그 허상이 눈을 껌벅거린다 바보 같은 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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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욕 - 거울 외 1편
욕 최승호 허공왕처럼 살자 마음먹는다 텅 빈 채 고요한 허공왕처럼 온 우주를 다 품는 허공왕처럼 안과 밖이 없는 허공왕처럼 살자 마음먹은 지 두 시간도 안 돼서 입에서는 욕이 터져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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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말의 저편에서 外 1편
말의 저편에서 최승호 수제비 혹은 아메바처럼 물렁물렁한 뭉게구름 속의 저 고요는 137억 년 전 아니, 그 이전에도 있었던 고요 말의 저편에 있었던 고요 텅 빈 채 이미 사라진 언어들과 아직 태어나지 않은 말들을 감싸고 있는 고요 죽일 수 없는 절대 죽지 않는 고요 그 고요의 폭발처럼 떠 있는 오후의 뭉게구름들을 나는 고요의 자식들, 이라고 불러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