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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소개 / 최은미 2008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했다. 소설집 『너무 아름다운 꿈』, 『목련정전(目連正傳)』, 장편소설 『아홉번째 파도』, 중편소설 『어제는 봄』이 있다. 2018년 대산문학상을 수상했다. 《문장웹진 2019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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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저는 2010년대 후반부에 나온 장편소설 중에 최은미 작가의 『아홉 번째 파도』, 최진영 작가의 『해가 지는 곳으로』, 조해진 작가의 『단순한 진심』, 그리고 여기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윤고은 작가의 『해적판을 타고』 같은 소설들이 중요한 작품들이었다고 생각해요. 남성 작가들의 대하소설이나 신문 연재소설 같은 장편소설이 잘 팔리던 호황기가 지나간 후로 긴 공백 끝에 이제 여성 작가들에 의해 생산된 장편소설의 시대가, 특히 '웰메이드' 장편의 시대가 올 것을 알리는 징조들이 아닐까, 생각하거든요. 장편이라는 장르는 재미와 의미를 모두 갖출 때 평단과 독자의 호응을 동시에 얻을 텐데, 제가 느끼기에는 앞서 말씀드린 네 편의 작품들이 바로 그런 소설들인 것 같습니다. 예전, 한국영화의 황금기에도 프로듀서들의 이중 욕망에 의해 만들어진 웰메이드 작품들이 많이 나왔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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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나리는 그저 “남편 쉬는 기분 들게 해주기”(54쪽)를 자신의 할일 리스트에 추가할 뿐이다. 13) 최은미, 「눈으로 만든 사람」, 문학동네, 2021. 14) 더 케어 컬렉티브, 「돌봄선언」, 정소영 역, 니케북스, 2021, 14쪽. 15) 채효정, 「누가 이 세계를 돌보는가」, 미류 외 9인, 「마스크가 답하지 못한 질문들」, 창비, 2021, 189쪽. 육아와 일을 병행한다는 점에서 나리와 같은 처지인 ‘수미’는 학원 운영자들이 어떻게든 오래 잡아 두고 싶어 하는 ‘여자 기사님’이다. 여자 기사들은 차량 운전에 대한 보수만 받고 차량에 탑승하는 아이들 관리까지 도맡아하기 때문에 승하차 도우미를 따로 고용할 비용을 아낀다는 것이 그 이유다. 여성 노동자는 돌봄의 역할을 지워도 되는 인력으로 취급받는다는 점이 잘 드러난다. 수미는 딸 ‘서하’를 양육하며 나리가 그랬듯 딸의 슬픔에 과도한 죄책감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