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7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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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소설 어둠 뒤에
어둠 뒤에 무엇이 올지 알 수 없었다. * 본 작품은 2019 청년예술가 생애 첫 지원사업에 선정된 작가의 작품입니다. 작가소개 / 김멜라 2014년 단편소설 「홍이」로 제6회 《자음과모음》 신인문학상 수상. 《문장웹진 2019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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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_콤마 > 소설 어둠 속의 마리오네트
그 붉은빛은 분명 어둠 속에서 나를 바라보았던 그녀의 눈빛과 닮았다. 고양이 눈같이 바라보던 그녀의 눈빛이 지금 이 순간 떠오를 게 무엇이란 말인가. 저것들은 지금 잠시 머뭇거리고 있지만 곧 내 목을 휘감은 다음 서서히 조여 올지도 모른다. 두려움 때문에 다리는 마비되고 힘이 빠져 그 자리에 풀썩 주저앉았다. 더 이상 아무 동작도 할 수가 없었다. 숨이 막힐 것 같다. 세상이 좌우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젠 돈다. 어지럽다. 하늘에서 검은 휘장이 내려와 내게 덮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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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어둠 속의 니케
어둠 속의 니케 신동옥 의사는 우울감은 없어 의지로 끊을 수 있겠으나 결혼은 다시 생각해 보라고, 항갈망제 50알을 처방해 주었다. 알코올, 갈망 속에서 약한 존재는 모두 녹아 사라지리라는 말. 강한 자들은 강한 스스로만을 사랑한다. 은행나무 가지에 매달린 작고 노른 구슬방울이려니, 생각한 것이 솜털 같은 얇은 막을 마악 터뜨리면서 수천 마리 거미새끼를 퍼붓는데, 작고 투명한 그것들은 저들대로 꼬물꼬물 가열하게 중독 중인데, 나는 담배를 비벼 끄고 뇌까렸다. 어둠 속의 니케 척척한 날개 그녀는 자기 자신을 불살랐겠지. 그러고는 말할 거야. 장작불로는 빛을 비출 수 없다, 화염의 미로를 비출 뿐이다. 그녀는 아직 어둠 속에 있고 정복을 모른다. 그녀는 두 팔을 잘라 던졌고 이제 더 이상 잘라 던질 팔이 없어 날개로 비질을 한다. 짚단 같은 그림자를 불구로 껴안는 노을의 염습 속에서 동정으로 붉게 달아오른 몸뚱어리를 쓸어 주며 볼이 많이 빨개졌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