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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소리
문학광장 〈문장의소리〉는
2005년부터 시작된 문학 라디오입니다.
2024년 새롭게 개편된 〈문장의소리〉는
연출 유계영 시인, 진행 우다영 소설가, 구성작가 문은강 소설가가 참여합니다.
![[문장의소리] 상실을 안고 어떻게 계속 살 것인가 with 백수린 소설가 | 809화 '지금 만나요'](/attachFiles/board/0032/20250626193440307.jpg)
문장의소리
영디 : 파주출판단지에는 왜왔죠? 유피 : 편집자님들은 어떻게 일하고 계신지 구경하러 왔습니다 다채로운 문학의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시작한 '문소의 여름방학' 그 첫번째 에피소드! [편집자의 책상]이 찾아 왔어요 난다출판사에서 일하고 계신 권현승 편집자님을 몰래 찾아가 편집자의 책상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들여다 보고 왔습니다 00:00 인트로 00:54 편집자의 책상 구경 & 꾸미기 10:30 교정교열 체험 17:55 아웃트로
안녕하세요? 소라님들, 문학의 소리를 듣고 전하는 문학 라디오, '문장의소리'입니다. 저는 우다영입니다. 809회는 [지금 만나요]로 진행됩니다. 오늘은 백수린 소설가와 함께합니다 • 지금 만나요 : 새 책을 출간한 작가를 초대하여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작가소개] 백수린 소설가는 2011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소설집 『폴링 인 폴』, 『참담한 빛』, 『여름의 빌라』, 장편소설 『눈부신 안부』, 중편소설 『친애하고, 친애하는』, 짧은 소설 『오늘 밤은 사라지지 말아요』, 산문집 『아주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 등이 있다. 한국일보문학상, 현대문학상, 이해조소설문학상, 문지문학상, 김승옥문학상, 젊은작가상 등을 수상하였다. 최근 소설집 『봄밤의 모든 것』을 출간하였다. [방송내용] 00:00 인트로 01:07 작가소개 & 근황토크 03:13 요즘 가장 인상 깊었던 ‘밤’ 04:40 『봄밤의 모든 것』, 제목 탄생 비하인드 06:56 총 7편의 단편을 묶다 07:49 백수린에게 '앵무새'란? 12:10 백수린에게 '상실'이란? 15:15 이해할 수 없음을 이해하며, 서로의 곁에 머무는 것 17:33 어제까지 통화했는데 오늘부터 연락을 받지 않는 언니 21:50 백수린에게 '겨울'이란? 23:55 우리는 사과를 잃고 있다! 26:28 『호우』에서 『눈이 내리는』으로 28:28 인물과는 어떻게 만나는지 31:00 봄밤 인물들이 다 모인 단톡방이 있다면 32:40 문장을 쓰는 나만의 규칙 34:55 파바바밧, 타타탓 37:10 나만의 시간 관리 비법 38:10 고요 속 글쓰기 vs 음악을 들으며 글쓰기 39:35 마감이 끝난 날 OO을 한다 41:39 가장 최근에 핸드폰으로 찍은 영상 42:55 백수린의 책상 44:45 작품 낭독 '빛이 다가올 때' 46:22 앞으로의 계획 Q. DJ 우다영 : 최근 소설집 『봄밤의 모든 것』을 출간하신 후 어떻게 지내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A. 백수린 소설가 : 최근 출간하고 나서 정신없이 지내고 있는 것 같아요. 공교롭게도 학교에서 학생을 가르치고도 있는데, 학기가 시작할 무렵 책이 나왔어요. 그렇다 보니 학기와 책 홍보가 맞물리며 정신없이 지내다가 여름이 이렇게 다가와 버렸습니다. Q. 백수린 소설가님께 최근 가장 인상 깊었던 밤이나, 어떠한 순간이 있었다면 무엇일지 들어보고 싶습니다. A. 가장 인상적이었던 밤은 가만히 생각해 보니 제 책이 출간된 후 제 책의 제목이 『봄밤의 모든 것』이다 보니 ‘봄밤’ 즈음 낭독회를 하자고 제안 주신 것이었어요. 아주 소규모로 출판사 밑에 있는 공간에서 독자님들 몇 분 모시고 도란도란 단편 한 편을 낭독했던 기억이 있어요. 그게 제 소설을 출간하고 거의 처음으로 독자님들과 가까이 만나는 자리였고, 더 큰 규모로 만나는 기회가 있었지만, 그건 아주 가까이서 만나 뵙는 자리였어요. 제 소
안녕하세요?소라님들, 문학의 소리를 듣고 전하는 문학 라디오, '문장의소리'입니다. 저는 우다영입니다. 808회는 [생활세계의 작가들]로 진행됩니다. 오늘은 박세미 시인과 함께합니다 • 생활세계의 작가들 : 직업세계, 취미세계, 덕질세계 등. 작품세계가 아닌 작가들의 생활세계 면면을 조명합니다. 작가소개 박세미 시인은 201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시집 『내가 나일 확률』, 『오늘 사회 발코니』, 산문집 『식물스케일』 등이 있다. Q. DJ 우다영 : 최근 어떻게 지내고 계신지 근황이 궁금합니다. A. 박세미 시인 : 항상 똑같이 일하며 지내고 있어요. Q. 시인님께서 최근 출간하신 산문집 『식물스케일』에 대해 직접 소개해주신다면? A. 제가 서문에도 쓰기는 했는데요. 제목에 ‘식물’이 있기는 하지만, 식물이 주인공은 아니고요. 제가 식물을 경유하여 만난 사람이나 공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저희가 당연히 인간이다 보니 무언가를 인식할 때 인간 중심적으로 사고하게 되는데, 식물의 어떤 당위를 가지고 이야기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쓴 것 같아요. Q. 『식물스케일』은 인연과 사람에 대한 산문인 것 같기도 한데,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 어려워하지 않으시는지 궁금합니다. A. 굉장히 어려워하는 성격입니다. 아주 오랜 기간 기자 생활을 했는데, 기자 생활하며 항상 그 부분이 가장 어려웠던 것 같아요. 오히려 그렇기에 관계 맺는 사람들에 대해 조금 더 집중하여 이야기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하기도 합니다. Q. 아직 『식물스케일』을 읽지 않은 소라님들께 식물과 연결된, 기억에 남는 관계, 이야기를 들려주신다면? A. 사람을 새롭게 만나는 것들이 쉽지는 않은데요. 어떤 부분에 꽂히면 그걸 잘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요. 제가 『식물스케일』에 썼던 말 중에, 정말 멋있는 화분을 발견하고 그것을 주문하면서 그 화분을 만든 작가와 대면하는 일이 있었거든요. 알고 보니 그 친구가 건축과였던 거예요. 화분도 너무 마음에 들었지만, 그 작가분도 너무 좋아서 친구가 되어 지금까지도 우정을 나누는 사이가 된 것이 특별한 인연인 것 같아요. [credit] ㅇ 연출 | 유계영 시인 ㅇ 진행 | 우다영 소설가 ㅇ 구성 | 문은강 소설가 ㅇ 시그널 | 손서정 ㅇ 일러스트 | 김산호 ㅇ 원고정리 | 강유리 ㅇ 녹음 | 문화기획봄볕 ㅇ 쇼츠 | 아이디어랩 (Makesense 이용호) ㅇ 기획·총괄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지원팀 * 문장의소리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지원팀이 기획하고 작가들이 직접 만드는 문학 라디오, '문장의소리'는 문학광장 유튜브와 누리집, 팟빵을 통해 들으실 수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소라님들, 문학의 소리를 듣고 전하는 문학 라디오, '문장의소리' 입니다. 저는 우다영입니다. 807회는 '지금 만나요'로 진행됩니다. 오늘은 장편소설 '불새'를 출간하신 시간 내용 신종원 소설가와 함께합니다. * 지금 만나요 : 새 책을 낸 작가를 만나 작품을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 [초대손님] 신종원 소설가는 2020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소설집 『전자 시대의 아리아』, 『고스트 프리퀀시』, 장편소설 『습지 장례법』 등이 있다. 최근 장편소설 『불새』를 출간하였다. [방송정보] Q. DJ 우다영 : 최근 출간하신 장편소설 『불새』는 4원소 시리즈 중 두 번째 작품인데요. 계획 단계부터 4원소를 염두에 두고 계셨는지 궁금합니다. A. 신종원 소설가 : 염두에 두고 있지 않았습니다. 마음속에 품고 있던 이야기를 했는데, 우연히 시간을 가로지르는 이야기가 되었어요. 쓰고 나니 오히려 이참에 원소에 빠져 볼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이전에 낸 장편인 『습지 장례법』이 워낙 축축했다 보니 이번엔 다 태워볼까 하는 생각을 하고 불을 생각했고, 자연스레 4원소가 연계됐던 것 같아요. Q. 불에 관한 책이니만큼 최근 작가님께서 가장 불타올랐던 일이 무엇인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A. 잘 아시겠지만, 책이 나오면 주변에 보내드려야 하잖아요. 그걸 제가 등단하고 세 번째 책 낼 때까지는 소화하기 쉬운, 거의 매년 한 권씩 나왔으니 쉬운 후 작업 같았는데요. 이번에 오랜만에 책을 내고 부치려 하니 정말 어렵더라고요. 선생님, 친구들의 주소지가 바뀌지는 않았는지 확인해야 하고요. 왜 내가 2년간 책을 내지 않았는가에 대한 해명이 필요하기도 해서 힘들었습니다. 제가 직업이 딱히 있는 것도 아니고, 밖에 자주 나가는 것도 아니어서 2년간 어떻게 지냈는가에 대해 해명하는 것이 곤혹스러웠던 것 같습니다. Q. 출간하신 장편소설 『불새』에 대해 신종원 소설가님의 언어로 직접 설명해 주신다면? A. 제가 이 책이 어떤 책이라고 설명한 적이 없어서 어려운데요. 짧게 말하자면 젊은 사제 바오로가 진짜 성배의 행방을 찾으며 벌어지는 일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고요. 조금 더 크게 말하자면 생명과 죽음의 대결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 과정에서 제가 한쪽 편을 선택해야 했고, 그렇게 선택한 이상 온 힘을 다해 필사적으로 그쪽을 옹호하고, 동의하고, 지지해야만 했던 소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Q. 전작인 『습지 장례법』과 최근 출간하신 『불새』를 쓰시면서 어떤 차이가 있으셨는지 설명해 주신다면? A. 가장 큰 차이는 아무래도 전작이 장례로 끝나고, 이번 소설이 장례미사로 끝났다는 것이 의도적이라는 것이겠죠. 차이가 있다면 아무래도 『습지 장례법』의 장례는 ‘잘 묻어 있기를, 잘 헤어지기를 바라는 장례식’이었다면, 『불새』에서의 장례미사는 ‘죽은 사람을 되살리는 부활’이라는 점에서 형식은 비슷할지언정 작품이 지향하는
안녕하세요. 소라님들, 문학의 소리를 듣고 전하는 문학 라디오, '문장의소리' 입니다. 저는 우다영입니다. 806회는 '지금 만나요'로 진행됩니다. 오늘은 시집 '하이퍼큐비클'을 출간하신 백가경 시인과 함께합니다. * 지금 만나요 : 새 책을 낸 작가를 만나 작품을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 [초대손님] 백가경 시인님은 2022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 시집으로 '하이퍼큐비클'이 있습니다 [방송정보] 00:00 인트로 01:07 자기소개 03:50 시집 '하이퍼큐비클' 07:20 기억에 남는 독자 코멘트 & 시집을 엮으며 힘들었던 점 09:22 하이퍼큐비클, 공간일까 감정일까 12:09 '하이퍼큐브에 관한 기록' 어떻게 쓰게 되셨는지 15:28 출구 없음의 순간 17:35 괴로웠던 노동의 경험 23:15 내가 시적 언어를 쓰는 방법 29:37 표를 예쁘게 만드는 꿀팁 31:00 다양한 해설들 36:30 진도 씻김굿 38:11 무슨 부귀영화를 누릴려고 39:39 시 낭독 43:20 맺음말 ㅇ 연출 | 유계영 시인 ㅇ 진행 | 우다영 소설가 ㅇ 구성 | 문은강 소설가 ㅇ 시그널 | 손서정 ㅇ 일러스트 | 김산호 ㅇ 원고정리 | 강유리 ㅇ 녹음 | 문화기획봄볕 ㅇ 쇼츠 | 아이디어랩(MakeSense 이용호) ㅇ 디자인 | OTB Company ㅇ 기획·총괄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지원팀 문장의소리는 문학광장 유튜브와 팟빵을 통해서도 간편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
안녕하세요. 소라님들, 문학의 소리를 듣고 전하는 문학 라디오, '문장의소리'입니다. 저는 우다영입니다. 문장의소리 805화 2부 '생활세계의 작가들' 코너에서는 최근 산문집『아무튼, 미드』를 출간하신 손보미 소설가님을 모셨습니다. [초대손님] 손보미 소설가는 2009년 《21세기문학》 신인상을 수상하였고, 201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담요」가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소설집 『그들에게 린디합을』, 『우아한 밤과 고양이들』, 『맨해튼의 반딧불이』, 『사랑의 꿈』, 중편소설 『우연의 신』, 장편소설 『디어 랄프 로렌』, 『사라진 숲의 아이들』 등이 있다. 젊은작가상, 한국일보문학상, 김준성문학상, 대상문학상, 이상문학상 등을 수상하였다. 최근 첫 산문집 『아무튼, 미드』를 출간하였다. [방송정보] 00:00 손보미 소설가의 산문집 『아무튼, 미드』 중에서 01:00 '생활세계의 작가들' / 손보미 소설가 * 생활세계의 작가들 : 직업세계, 취미세계, 덕질세계 등. 작품세계가 아닌 작가들의 생활세계 면면을 조명합니다. [주요 방송 내용] Q. DJ 우다영 : 최근 어떻게 지내고 계신지 근황이 궁금합니다. A. 손보미 소설가 : 삶이 거의 비슷한데요. 지금 시즌에는 개강했으니 일주일에 두 번 정도 학교에 가고, 나머지 날들은 거의 원고 작업을 하며 지내고 있는 것 같아요. 올여름에 책 두 권이 나오기에 책 준비를 하고 있고, 마감과 연재도 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Q. 손보미 작가님의 근간인 『아무튼, 미드』에서 미국 드라마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 주시고 계십니다. 어렸을 적부터 미국에서 만든 드라마를 보셨다는 내용이 있기도 한데, 해당 내용을 자세히 청해 듣고 싶습니다. A. 아마 다영 작가님과 제 사이에 세대 차이가 있을 것 같아요. 제 세대라면 잘 아실 것 같은데, 일요일 낮에는 《레밍턴 스틸(Remington Steele)》, 굉장히 잘생긴 바람둥이 탐정이 등장해 사건을 해결하는 드라마인데요. 당시 일요일 오후 1시인가, KBS에서 했던 《전국 노래자랑》과 방영 시간이 겹쳤어요. 저희 아버지는 《전국 노래자랑》을 보시던 분이라 TV가 한 대였을 때 항상 둘 중 무엇을 볼 것인가에 대해 다툼, 갈등 같은 것이 있었습니다. 반 정도는 이기고 반 정도는 졌어요. 제가 어렸을 때 가장 좋아했던 미드 중 하나가 《명탐정 몽크(MONK)》인데요. 토요일에 학교 끝나고 집에 가서 밥을 먹으며 봤었고, 몽크라는 사람이 마음속에 상처와 결벽이 있어 일상생활을 잘하지 못했어요. 도와주는 여성 캐릭터와 함께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 주된 스토리였고요. 지금까지도 기억 나는 장면이 있는데, 몽크가 부잣집에 사건을 의뢰받아 갔는데, 기다리다 보니 지루해 옆에 있던 초콜릿 박스를 뜯어 초콜릿을 먹는 장면이었어요. 초콜릿을 뜯다 보면 은박지에 묻은 초콜릿이 손에 묻기도 하는데, 이 사람은 결벽이 있어 손에 안 묻게 먹으려다 손에 많이 묻히게 되고, 집 주인과 마주치며 어색해하는 장면이 있
글틴
[편의점 도시락] 나는 편의점 도시락을먹지 않는다동족을 먹는 것 같기에그건 너무 잔인하니까 편의점 도시락공장에서 끊임없이 찍혀 나와하나쯤은 버려져도 되는 것 중학교 2학년 어느 날나는 청력을 잃었다그때부터 나는나 자신을 편의점 도시락으로 본다나 하나쯤은폐기 처분되어도 괜찮다고 서늘한 자조 속에나는 혼자 숨죽여 슬퍼한다 내 삶이언제 이렇게 차갑게 식었는지기억나지 않는다이제 어떤 온기도나를 다시 데우진 못하겠지 하지만 나는 살아있다심장은 뜨겁게 뛰고 있다차라리 내 모든 것이차갑게 식어버리길 바랄 뿐하지만 나는혼자인 게 두려워외롭게 식어버릴 용기는 없기에 나는 3000원짜리 도시락을 산다차갑고도 익숙한내 편 같은 그것을 품에 안는다 편의점 도시락과 나같이 식어가는 동반자니까 밤,신호등이 천천히 깜빡일 때그 아래 놓인 도시락 하나가먼저 식어 있다 따뜻했던 날들이언제였는지 기억나지 않고나도 조용히 식어간다작가의 말:도시락을 통해 ‘나 자신이 버려져도 되는 존재처럼 느껴졌던 순간’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시입니다.죽음은 직접적으로 표현되지 않지만, 상실의 감정이 스며 있기도 한 작품이기도 하죠.감정을 형태로 남기기 위해 쓴 글이며, 꼭 명심하세요. 여러분은 어떤 형태로든 소중합니다. 감히 편의점 도시락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요.
아버지의자리사진 속에서만늙어간다.나는 자라고, 목소리도 굵어지고,어른이 되어가는데아버지는 다섯 살 내 기억 안에 그대로다.회전목마 앞에서 “괜찮아, 아빠가 있잖아”말하며 잡아주던 손,그 손이 세상에서 제일 따뜻했던 것도그땐 몰랐다.숟가락 끝에 소고기 한 점을 올려입에 넣어주시던 그 순간이영원한 작별의 전조였다는 걸나는 몰랐다.나는 다섯 살이었고,아버지는 세상의 전부였다.그리고 그 전부가 하룻밤 사이 사라졌다.이제는 아버지가 없는 하루가익숙해졌지만 친구들이“아빠랑 치킨 시켜 먹었다”말할 때면 나는숨을 삼킨다.표정 하나 흔들리지 않게.졸업식 날 비어 있는 아버지 자리를 보며괜히 내가 미안해진다.아버지 요즘 너무 보고 싶어요.그냥 한 번만 토닥여 주세요.그럼 한참을 참아온 울음을마음껏 터뜨릴 수 있을 것 같아요.이름 한 번 불러볼 수 있다면,그 자리에서 무너져도 괜찮을 것 같아요.아버지 부디 제 안에서라도 살아 주세요.제가 당신의 빈자리를 껴안고끝까지 살아볼게요.
수능 물리 II 19번에서 TOE를 발견한 학생의 이야기를 아는가? 그의 이야기는 여전히 재미나다. “그래. 여, 요기는 살아난 거 같은데?” “허허… 그런가?” “그렇지 않나?” “그럴 수도 있죠 뭐…” 바둑판 옆에는 수표 몇개가 각 맞추어 놓여져 있다. 그러나 새로 뽑은 것은 절대 아닌 때묻고 이곳저곳 구른 흔적이 있는 수표였다. “거, 내가 그 얘기 했었나?” 한 노인이 레드불을 마시며 말을 꺼냈다. “아…하…” 머리가 다 벗겨진 중장년의 남자 하나가 숨을 길게 내뱉었다. 바둑이 잘 풀리는 듯 하진 않았던 모양이었다. 그러나 그는 이내 노인을 올려다보며 옷매무새를 추렸다. “자네 그거 아나? 자식에게 ‘그러니까 피임을 잘했어야지’라는 말을 들은 부모의 심정말이야. 그게 얼마나 듣기 힘든 건지는 차치하고… 그 따위 말을 하는 자식 새끼의 심정은 어떨까?” “요즘 얘들은 그런 말도 한답니까? 세상이 참… 그런 호로자식들은 아주 그냥…” 그는 다시 바둑판으로 눈을 돌리며 별 감흥이 없다는 듯이 욕을 내뱉었다. “봐봐. 거참… 별로 의미는 없겠지만, 궁금할 수도 있으니 말을 하자면… 이제 한 가족이 스위스, 아니, 프랜치 알프스 어딘가의 동물원에 갔었지. 방학 마지막주에 간 여행이었어.” “좋은데 가셨네.” “그니까. 그렇게 수백만원짜리 여행에 자식을 데려가면서 좋다구나 그래 구경을 시키고는 말이야, 그 아버지가, 지 처한테 생활비를 줄이라지 뭐냐? 그 양반 처는 알아서 닥치고 알겠다고 고개를 끄덕이는데, 글쎄 그 첫째 자식이…뭐야 딴데로 뺐어?” “예, 아무래도 못살릴 거 같아서… 그래서 첫째가 뭐요?” “그래서 첫째가 막 대들었지. 무슨 권리로 아버지가 생활비를 줄이고 그 돈으로 여행을 하느냐고 말이야. 뭐… 말이 안되는 것도 아니지. 생활을 해야 추억이고 뭐고 할 거 아니냐.” “그건 그렇죠. 뭐… 근데 어디 자식 새끼가… 허.” “그러니까 아버지도 거슬렸는지 뭐라 받아쳤지. 그냥 네 학비를 빼서 생활비로 쓰자고 말이야. 네가 뭔데 형제들 추억할 돈을 뺏어가냐고.” “아유… 거 남자 둘이 붙으면 그래 끝까지 싸운다니까…” “그러니까. 그래서 또 자식놈은 자기도 뭐 자기가 먹고 살거 정하는 건 도움 받을 수 있는 거 아니냐고 또 뭐라뭐라하지.” “그래서요?” “근데, 뭐… 자식 키워보면 알잖아? 그러면 또 항상 그 아버지는 또 자기가 먹여주고 재워주고 키워주고 또 뭐라고 막 또 뭘 또 해준걸 세면서 자식한테 들이데지. 자기가 자식한테 얼마나 많이 포기했는데 뭘 더 바라냐고 말이야.” “아휴… 뭐 어디서 많이 듣던 소립니다 허허… 제 자식도 아주 그냥… 골치가 아프지요 골치가…” “또 자식놈은 할 말이 없는 것도 아니지. 그렇지만 그걸 하기 전에 어머니가 와서 말려… 거 타지 와서 아버지랑 싸우면 객사하겠다고 바둥거리는 거랑 하등 다를게 없지. 안 그래?” “그거야 뭐, 얘들은 신경이나 쓴답니까…” 그러면서 그 중년의 남자는 흑돌을 두었다. 노인은 잠시 그것을 흘겨보았으나, 이내 입술을 뜯으며 깊이 들여다 보았다. “봤구만… 봤어…
주제를 스테레오 오디오로 한정한 이유는 간단하다. 나는 돌비니 앰비소닉스니 하는 서라운드 오디오에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영화나 게임 음향에서는 서라운드 오디오를 통해 현장감을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겠지만, 기본적으로 5.1채널 이상의 시스템이 요구된다. 이와 달리 음반 감상에는 멀티 채널 시스템이 필요하지 않고, 차라리 높은 음질, 특정 음역대가 강조되어있는지, 음역대가 뭉개지지는 않는지 등을 신경 써야 한다.글의 초입부터 오디오 시스템에 대해 언급한 것은 ‘좋은 음악’의 조건이 공간감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공간의 변주이다. 나는 음악만의 차별적인 특징이 공간 디자인에 있다고 본다. 어떤 독자는, 텍스트로 묘사하거나 이미지로 그려내지 않고 어떻게 공간을 설계할 수 있지? 라고 질문할 수 있다. 그러나 소리는 텍스트나 이미지보다 훨씬 빠르고 자연스럽게 공간을 이해할 수 있게 해 준다. 당신이 이 문장을 납득하기 위해서는 믹싱의 세 가지 축을 알아야 한다.X축(좌우), Y축(높이), Z축(깊이)라고 상정하겠다. 우리는 스테레오 오디오를 사용하므로 X축을 조절하기는 매우 쉽다. Z축은 거리감이다. 나와 가까이, 좁은 공간에 있는 소리는 울림이 약할 것이고 멀리 있는 소리는 울림이 강하며 고음역대가 감소하고 음량이 작게 들릴 것이다. Y축의 경우, 좌우에 배치된 두 개의 재생장치로 상하를 구현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인간은 고음역대일수록, 큰 볼륨일수록 위에 있는 소리라고 인식한다는 사실을 참고하면 소리의 높이도 만들어낼 수 있다.(높이를 음고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소리의 XYZ축을 이해했다면 이를 사용해 공간을 디자인할 수 있고, 한 곡에도 다양한 공간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음악에서 왜 공간의 디자인과 변주가 필요한 것일까? 첫째, 악기들을 같은 좌표에 위치시키면 소리가 뭉쳐서 들리기 때문이다. 가령 금관악기와 하이햇이 같은 위치에서 들린다면, 두 악기의 음색과 음역대가 비슷하기에 소리가 충돌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금관악기를 왼쪽, 하이햇을 오른쪽으로 배치하거나 하이햇의 볼륨을 줄이는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작곡가가 의도한 소리를 선명하고 또렷하게 들을 수 있는 것이다. 둘째, 화성의 진행이나 리듬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단조로움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단조로운 음악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흔히 와우 포인트라고 말하는, 인트로에서 벌스로 진입하거나 브릿지에서 코러스로 진입할 때의 쾌감은 공간의 변화에서 온다. 이러한 변화에 대해서는 필자의 이전 글인 에 7번 트랙을 예시로 기술해두었다. 다만 이를 극단적으로 해석해서 공간 변화만으로 와우 포인트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오해해서는 안 된다. 전조, 변박, 악기 종류의 확장 등과 함께 공간 변화가 이루어져야 비로소 재미있는(흥미를 끌 수 있는) 음악을 만들 수 있다.음악의 원초적 목적은 그것을 즐기는 데에 있다. 즐거워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말을 빌리자면, 우리는 말러 심포니처럼 감정적으로
차츰 빗줄기가얇아지는 소리가 들렸고나는 우산을 접었다.축축한 풍경 사이로잠깐 하늘이 보였을 때뻐근해진 팔과조금 젖은 얼굴내내 펼치고 있던 마음도이쯤에서 접기로 했다.접힌 우산살 사이물이 고여 있다.비워냈다고 생각한 말들이미 젖어버린 대답들이도리어 물방울에 비쳤고튀어나오려던 말 하나입술이 아닌 손끝을 적셨다.마음은목 아래로더 깊이 내려갔다.붙잡지 않기로 했다.떨구지 못한 말들이아직 더 많지만그래도조금씩 사라지는 빗방울들비가 그쳤다고모든 게 마른 건 아니니까
종잇장처럼 구겨진 손바닥이 눈앞에 아른거렸다유난히 깊게 패인 손금을 따라 걸으면 늘 길을 잃었지여린 손바닥은 손가락 마디마디를 살포시 감싸안고 싶다는데 어린 나는 꽉 쥔 두 주먹에서 힘 빼는 법을 몰랐어말랑한 눈꺼풀을 내리고 손을 귀에 가져다대면 푸른 공명이 잔잔히 일었는데들리니 그날의 시계는 태엽 인형이었어시간을 넣으면 제 속도대로 달리다가 넣었다는 사실마저 잊어버릴 때면 멈추고 마는그 안엔 시간이 들어있어, 엄마 말을 믿고 시계를 거꾸로 뒤집고는 온 힘을 다해 흔들었지째각대는 새벽의 초침을 고이 따서 입에 넣었어 어쩌면 나도 모모였다
괴생명체가 한강에서 출현했다.뉴스보다 신속한 SNS의 댓글은 전투기보다 빠르다. 부산에 사는 나 역시 인스타그램을 통해 괴생명체를 접했다. 6교시를 마치고 하교하던 중이었다. 학교는 언덕 위에 있어서 하교 길은 언제나 가파른 비탈이다. 평소에도 시끄럽기 그지없는 길이었다만, 오늘만큼은 특히나 그랬다. 괴생명체의 출현은 과연 놀라운 이벤트였다.“무게가 3.5톤으로 추정된대.”함께 하교하는 친구 종석이 말했다. 그는 모르는 게 없었다. 시간이 빌 때마다 나무위키를 정독하는 게 취미이자 습관인 그는 무슨 연결망이 있는 건지 남들보다 한 발짝 빠르게 정보를 습득하곤 했다. 그와 함께 다니는 나는 두 번째로 빠르게 정보를 얻었다.“3.5톤이라니. 티라노사우르스랑 맞먹는 거 아냐?”“흠, 글쎄. 렉스라면 모르겠지만 일반 티라노사우르스라면 체급이 밀릴 수도 있겠군.”과연 냉철한 평가였다.“여기 사진 봐봐.”종석이 건네준 휴대폰 화면에는 한강을 헤엄하는 괴생명체가 있었다. 그것의 생김새는 함부로 정의하기가 어려워 정말 표현할 길이 괴생명체 네 글자뿐이었다. 괴이한 존재다.“일반적인 돌연변이는 아니라고 봐. 저건 오징어도 원숭이도 상어도 고래도, 길고양이도 까마귀도 아니야. 아무래도, 새로운 종이라고 봐야겠지.”종석은 훗, 하고 웃는다.좁은 비탈길을 빠져나오자 넓은 대로와, 여유롭게 바퀴를 굴리는 자동차들이 나타났다. 이곳은 부산. 한강과는 어떤 접촉도 있을 수 없다. 이곳은 부산, 이곳은 북구. 나와 종석은 늘 가던 편의점으로 방향을 틀었다. 머리를 맞대고 대한민국의 앞날을 논할 시간이었다. 만약 서울이 함락된다면 두 번째 수도는 이곳이 될 테니까. 문득 낙동강이 듬직하게 느껴졌다. 전투기가 나타났다. 나와 종석은 불닭볶음면을 젓가락질하며 실시간으로 그 광경을 시청했다. 한강대교가 화면에 비쳤고, 그 위를 빽빽이 메운, 검은 머리칼의 사람들이 화면에 비쳤다. 자동차들은 정체된 채로 움직이질 않았다. 서울은 인구가 많다더니, 정말이구나. 내 반응에 종석은 순순히 고갤 끄덕거렸다.“아마 기자들이 많이 있겠지. 이건 역사적으로 굉장한 순간이거든. 특종이란 말야.” “그래?” “그렇고말고. 옛날부터 한강에서 괴생명체가 나타난 적은 많았지만, 이번 건은 체급이 가장 큰 녀석이라고. 기네스북에 등재되는 것도 시간문제겠지.” 그는 설명을 추가했다. “역사적으로 총 세 번의 출현이 있었어. 1890년에 한 번, 1961년에 한 번, 2000년에 한 번 있었지. 이번이 네 번째야.” “앞에 놈들은 다 어떻게 됐어?” “다 죽었지.”난 1890과 1961과 2000을 헤아렸다.정말 까마득한 과거구나.난 올해를 헤아리며 젓가락질 한다. 후루룩. 불닭볶음면은 정말로 맵다. 도저히 버틸 수 없어 초코우유를 하나 사왔다. 반면 종석은 물 한 방울 마시지 않고 면을 흡입했다. 존경하지 않을 수가 없는 친구다.“왜 미사일을 안 쏘는 거야? 저런 건 빨리 잡아버려야지!”어정쩡하게 한강 위를 선회하는 전투기를 보는 것은 답답한 일이었다. 나는 심장이 쿵쾅쿵쾅 뛰는 것을 느낀다. 고국
문장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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