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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소리
문학광장 〈문장의소리〉는
2005년부터 시작된 문학 라디오입니다.
2024년 새롭게 개편된 〈문장의소리〉는
연출 유계영 시인, 진행 우다영 소설가, 구성작가 문은강 소설가가 참여합니다.
![[문장의소리] 상실을 안고 어떻게 계속 살 것인가 with 백수린 소설가 | 809화 '지금 만나요'](/attachFiles/board/0032/20250626193440307.jpg)
문장의소리
영디 : 파주출판단지에는 왜왔죠? 유피 : 편집자님들은 어떻게 일하고 계신지 구경하러 왔습니다 다채로운 문학의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시작한 '문소의 여름방학' 그 첫번째 에피소드! [편집자의 책상]이 찾아 왔어요 난다출판사에서 일하고 계신 권현승 편집자님을 몰래 찾아가 편집자의 책상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들여다 보고 왔습니다 00:00 인트로 00:54 편집자의 책상 구경 & 꾸미기 10:30 교정교열 체험 17:55 아웃트로
안녕하세요? 소라님들, 문학의 소리를 듣고 전하는 문학 라디오, '문장의소리'입니다. 저는 우다영입니다. 809회는 [지금 만나요]로 진행됩니다. 오늘은 백수린 소설가와 함께합니다 • 지금 만나요 : 새 책을 출간한 작가를 초대하여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작가소개] 백수린 소설가는 2011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소설집 『폴링 인 폴』, 『참담한 빛』, 『여름의 빌라』, 장편소설 『눈부신 안부』, 중편소설 『친애하고, 친애하는』, 짧은 소설 『오늘 밤은 사라지지 말아요』, 산문집 『아주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 등이 있다. 한국일보문학상, 현대문학상, 이해조소설문학상, 문지문학상, 김승옥문학상, 젊은작가상 등을 수상하였다. 최근 소설집 『봄밤의 모든 것』을 출간하였다. [방송내용] 00:00 인트로 01:07 작가소개 & 근황토크 03:13 요즘 가장 인상 깊었던 ‘밤’ 04:40 『봄밤의 모든 것』, 제목 탄생 비하인드 06:56 총 7편의 단편을 묶다 07:49 백수린에게 '앵무새'란? 12:10 백수린에게 '상실'이란? 15:15 이해할 수 없음을 이해하며, 서로의 곁에 머무는 것 17:33 어제까지 통화했는데 오늘부터 연락을 받지 않는 언니 21:50 백수린에게 '겨울'이란? 23:55 우리는 사과를 잃고 있다! 26:28 『호우』에서 『눈이 내리는』으로 28:28 인물과는 어떻게 만나는지 31:00 봄밤 인물들이 다 모인 단톡방이 있다면 32:40 문장을 쓰는 나만의 규칙 34:55 파바바밧, 타타탓 37:10 나만의 시간 관리 비법 38:10 고요 속 글쓰기 vs 음악을 들으며 글쓰기 39:35 마감이 끝난 날 OO을 한다 41:39 가장 최근에 핸드폰으로 찍은 영상 42:55 백수린의 책상 44:45 작품 낭독 '빛이 다가올 때' 46:22 앞으로의 계획 Q. DJ 우다영 : 최근 소설집 『봄밤의 모든 것』을 출간하신 후 어떻게 지내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A. 백수린 소설가 : 최근 출간하고 나서 정신없이 지내고 있는 것 같아요. 공교롭게도 학교에서 학생을 가르치고도 있는데, 학기가 시작할 무렵 책이 나왔어요. 그렇다 보니 학기와 책 홍보가 맞물리며 정신없이 지내다가 여름이 이렇게 다가와 버렸습니다. Q. 백수린 소설가님께 최근 가장 인상 깊었던 밤이나, 어떠한 순간이 있었다면 무엇일지 들어보고 싶습니다. A. 가장 인상적이었던 밤은 가만히 생각해 보니 제 책이 출간된 후 제 책의 제목이 『봄밤의 모든 것』이다 보니 ‘봄밤’ 즈음 낭독회를 하자고 제안 주신 것이었어요. 아주 소규모로 출판사 밑에 있는 공간에서 독자님들 몇 분 모시고 도란도란 단편 한 편을 낭독했던 기억이 있어요. 그게 제 소설을 출간하고 거의 처음으로 독자님들과 가까이 만나는 자리였고, 더 큰 규모로 만나는 기회가 있었지만, 그건 아주 가까이서 만나 뵙는 자리였어요. 제 소
안녕하세요?소라님들, 문학의 소리를 듣고 전하는 문학 라디오, '문장의소리'입니다. 저는 우다영입니다. 808회는 [생활세계의 작가들]로 진행됩니다. 오늘은 박세미 시인과 함께합니다 • 생활세계의 작가들 : 직업세계, 취미세계, 덕질세계 등. 작품세계가 아닌 작가들의 생활세계 면면을 조명합니다. 작가소개 박세미 시인은 201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시집 『내가 나일 확률』, 『오늘 사회 발코니』, 산문집 『식물스케일』 등이 있다. Q. DJ 우다영 : 최근 어떻게 지내고 계신지 근황이 궁금합니다. A. 박세미 시인 : 항상 똑같이 일하며 지내고 있어요. Q. 시인님께서 최근 출간하신 산문집 『식물스케일』에 대해 직접 소개해주신다면? A. 제가 서문에도 쓰기는 했는데요. 제목에 ‘식물’이 있기는 하지만, 식물이 주인공은 아니고요. 제가 식물을 경유하여 만난 사람이나 공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저희가 당연히 인간이다 보니 무언가를 인식할 때 인간 중심적으로 사고하게 되는데, 식물의 어떤 당위를 가지고 이야기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쓴 것 같아요. Q. 『식물스케일』은 인연과 사람에 대한 산문인 것 같기도 한데,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 어려워하지 않으시는지 궁금합니다. A. 굉장히 어려워하는 성격입니다. 아주 오랜 기간 기자 생활을 했는데, 기자 생활하며 항상 그 부분이 가장 어려웠던 것 같아요. 오히려 그렇기에 관계 맺는 사람들에 대해 조금 더 집중하여 이야기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하기도 합니다. Q. 아직 『식물스케일』을 읽지 않은 소라님들께 식물과 연결된, 기억에 남는 관계, 이야기를 들려주신다면? A. 사람을 새롭게 만나는 것들이 쉽지는 않은데요. 어떤 부분에 꽂히면 그걸 잘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요. 제가 『식물스케일』에 썼던 말 중에, 정말 멋있는 화분을 발견하고 그것을 주문하면서 그 화분을 만든 작가와 대면하는 일이 있었거든요. 알고 보니 그 친구가 건축과였던 거예요. 화분도 너무 마음에 들었지만, 그 작가분도 너무 좋아서 친구가 되어 지금까지도 우정을 나누는 사이가 된 것이 특별한 인연인 것 같아요. [credit] ㅇ 연출 | 유계영 시인 ㅇ 진행 | 우다영 소설가 ㅇ 구성 | 문은강 소설가 ㅇ 시그널 | 손서정 ㅇ 일러스트 | 김산호 ㅇ 원고정리 | 강유리 ㅇ 녹음 | 문화기획봄볕 ㅇ 쇼츠 | 아이디어랩 (Makesense 이용호) ㅇ 기획·총괄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지원팀 * 문장의소리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지원팀이 기획하고 작가들이 직접 만드는 문학 라디오, '문장의소리'는 문학광장 유튜브와 누리집, 팟빵을 통해 들으실 수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소라님들, 문학의 소리를 듣고 전하는 문학 라디오, '문장의소리' 입니다. 저는 우다영입니다. 807회는 '지금 만나요'로 진행됩니다. 오늘은 장편소설 '불새'를 출간하신 시간 내용 신종원 소설가와 함께합니다. * 지금 만나요 : 새 책을 낸 작가를 만나 작품을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 [초대손님] 신종원 소설가는 2020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소설집 『전자 시대의 아리아』, 『고스트 프리퀀시』, 장편소설 『습지 장례법』 등이 있다. 최근 장편소설 『불새』를 출간하였다. [방송정보] Q. DJ 우다영 : 최근 출간하신 장편소설 『불새』는 4원소 시리즈 중 두 번째 작품인데요. 계획 단계부터 4원소를 염두에 두고 계셨는지 궁금합니다. A. 신종원 소설가 : 염두에 두고 있지 않았습니다. 마음속에 품고 있던 이야기를 했는데, 우연히 시간을 가로지르는 이야기가 되었어요. 쓰고 나니 오히려 이참에 원소에 빠져 볼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이전에 낸 장편인 『습지 장례법』이 워낙 축축했다 보니 이번엔 다 태워볼까 하는 생각을 하고 불을 생각했고, 자연스레 4원소가 연계됐던 것 같아요. Q. 불에 관한 책이니만큼 최근 작가님께서 가장 불타올랐던 일이 무엇인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A. 잘 아시겠지만, 책이 나오면 주변에 보내드려야 하잖아요. 그걸 제가 등단하고 세 번째 책 낼 때까지는 소화하기 쉬운, 거의 매년 한 권씩 나왔으니 쉬운 후 작업 같았는데요. 이번에 오랜만에 책을 내고 부치려 하니 정말 어렵더라고요. 선생님, 친구들의 주소지가 바뀌지는 않았는지 확인해야 하고요. 왜 내가 2년간 책을 내지 않았는가에 대한 해명이 필요하기도 해서 힘들었습니다. 제가 직업이 딱히 있는 것도 아니고, 밖에 자주 나가는 것도 아니어서 2년간 어떻게 지냈는가에 대해 해명하는 것이 곤혹스러웠던 것 같습니다. Q. 출간하신 장편소설 『불새』에 대해 신종원 소설가님의 언어로 직접 설명해 주신다면? A. 제가 이 책이 어떤 책이라고 설명한 적이 없어서 어려운데요. 짧게 말하자면 젊은 사제 바오로가 진짜 성배의 행방을 찾으며 벌어지는 일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고요. 조금 더 크게 말하자면 생명과 죽음의 대결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 과정에서 제가 한쪽 편을 선택해야 했고, 그렇게 선택한 이상 온 힘을 다해 필사적으로 그쪽을 옹호하고, 동의하고, 지지해야만 했던 소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Q. 전작인 『습지 장례법』과 최근 출간하신 『불새』를 쓰시면서 어떤 차이가 있으셨는지 설명해 주신다면? A. 가장 큰 차이는 아무래도 전작이 장례로 끝나고, 이번 소설이 장례미사로 끝났다는 것이 의도적이라는 것이겠죠. 차이가 있다면 아무래도 『습지 장례법』의 장례는 ‘잘 묻어 있기를, 잘 헤어지기를 바라는 장례식’이었다면, 『불새』에서의 장례미사는 ‘죽은 사람을 되살리는 부활’이라는 점에서 형식은 비슷할지언정 작품이 지향하는
안녕하세요. 소라님들, 문학의 소리를 듣고 전하는 문학 라디오, '문장의소리' 입니다. 저는 우다영입니다. 806회는 '지금 만나요'로 진행됩니다. 오늘은 시집 '하이퍼큐비클'을 출간하신 백가경 시인과 함께합니다. * 지금 만나요 : 새 책을 낸 작가를 만나 작품을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 [초대손님] 백가경 시인님은 2022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 시집으로 '하이퍼큐비클'이 있습니다 [방송정보] 00:00 인트로 01:07 자기소개 03:50 시집 '하이퍼큐비클' 07:20 기억에 남는 독자 코멘트 & 시집을 엮으며 힘들었던 점 09:22 하이퍼큐비클, 공간일까 감정일까 12:09 '하이퍼큐브에 관한 기록' 어떻게 쓰게 되셨는지 15:28 출구 없음의 순간 17:35 괴로웠던 노동의 경험 23:15 내가 시적 언어를 쓰는 방법 29:37 표를 예쁘게 만드는 꿀팁 31:00 다양한 해설들 36:30 진도 씻김굿 38:11 무슨 부귀영화를 누릴려고 39:39 시 낭독 43:20 맺음말 ㅇ 연출 | 유계영 시인 ㅇ 진행 | 우다영 소설가 ㅇ 구성 | 문은강 소설가 ㅇ 시그널 | 손서정 ㅇ 일러스트 | 김산호 ㅇ 원고정리 | 강유리 ㅇ 녹음 | 문화기획봄볕 ㅇ 쇼츠 | 아이디어랩(MakeSense 이용호) ㅇ 디자인 | OTB Company ㅇ 기획·총괄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지원팀 문장의소리는 문학광장 유튜브와 팟빵을 통해서도 간편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
안녕하세요. 소라님들, 문학의 소리를 듣고 전하는 문학 라디오, '문장의소리'입니다. 저는 우다영입니다. 문장의소리 805화 2부 '생활세계의 작가들' 코너에서는 최근 산문집『아무튼, 미드』를 출간하신 손보미 소설가님을 모셨습니다. [초대손님] 손보미 소설가는 2009년 《21세기문학》 신인상을 수상하였고, 201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담요」가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소설집 『그들에게 린디합을』, 『우아한 밤과 고양이들』, 『맨해튼의 반딧불이』, 『사랑의 꿈』, 중편소설 『우연의 신』, 장편소설 『디어 랄프 로렌』, 『사라진 숲의 아이들』 등이 있다. 젊은작가상, 한국일보문학상, 김준성문학상, 대상문학상, 이상문학상 등을 수상하였다. 최근 첫 산문집 『아무튼, 미드』를 출간하였다. [방송정보] 00:00 손보미 소설가의 산문집 『아무튼, 미드』 중에서 01:00 '생활세계의 작가들' / 손보미 소설가 * 생활세계의 작가들 : 직업세계, 취미세계, 덕질세계 등. 작품세계가 아닌 작가들의 생활세계 면면을 조명합니다. [주요 방송 내용] Q. DJ 우다영 : 최근 어떻게 지내고 계신지 근황이 궁금합니다. A. 손보미 소설가 : 삶이 거의 비슷한데요. 지금 시즌에는 개강했으니 일주일에 두 번 정도 학교에 가고, 나머지 날들은 거의 원고 작업을 하며 지내고 있는 것 같아요. 올여름에 책 두 권이 나오기에 책 준비를 하고 있고, 마감과 연재도 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Q. 손보미 작가님의 근간인 『아무튼, 미드』에서 미국 드라마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 주시고 계십니다. 어렸을 적부터 미국에서 만든 드라마를 보셨다는 내용이 있기도 한데, 해당 내용을 자세히 청해 듣고 싶습니다. A. 아마 다영 작가님과 제 사이에 세대 차이가 있을 것 같아요. 제 세대라면 잘 아실 것 같은데, 일요일 낮에는 《레밍턴 스틸(Remington Steele)》, 굉장히 잘생긴 바람둥이 탐정이 등장해 사건을 해결하는 드라마인데요. 당시 일요일 오후 1시인가, KBS에서 했던 《전국 노래자랑》과 방영 시간이 겹쳤어요. 저희 아버지는 《전국 노래자랑》을 보시던 분이라 TV가 한 대였을 때 항상 둘 중 무엇을 볼 것인가에 대해 다툼, 갈등 같은 것이 있었습니다. 반 정도는 이기고 반 정도는 졌어요. 제가 어렸을 때 가장 좋아했던 미드 중 하나가 《명탐정 몽크(MONK)》인데요. 토요일에 학교 끝나고 집에 가서 밥을 먹으며 봤었고, 몽크라는 사람이 마음속에 상처와 결벽이 있어 일상생활을 잘하지 못했어요. 도와주는 여성 캐릭터와 함께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 주된 스토리였고요. 지금까지도 기억 나는 장면이 있는데, 몽크가 부잣집에 사건을 의뢰받아 갔는데, 기다리다 보니 지루해 옆에 있던 초콜릿 박스를 뜯어 초콜릿을 먹는 장면이었어요. 초콜릿을 뜯다 보면 은박지에 묻은 초콜릿이 손에 묻기도 하는데, 이 사람은 결벽이 있어 손에 안 묻게 먹으려다 손에 많이 묻히게 되고, 집 주인과 마주치며 어색해하는 장면이 있
글틴
사랑의 다리는 얕픈 모래알로 시작하지만그 다리 무성한 교대가 되어 갈 때는 필연히 너에게 무거워 지칠 것 같은한 돌덩이 크게 미칠 것이라다만 조금의 시간은 단순히사랑의 설렘 덕분에 끝이 나지 않겠지만 섬세히 사랑의 틈으로 들어온그 설렘이 너에게 큰 돌덩이 하나 달라하는 욕구 금치 못할 것이니사랑의 다리 함부로 건너지 말게나친구의 조언이 어떠한지너의 설렘은 너의 택함에 있으니안전할 것 같은 그 다리한번더 굽어 살펴 보고한걸음 한걸음 조심히사랑의 다리가 홀연히오작교인 듯 되지 않도록
곤충이 먹은 사과를 먹고, 우리는 낙과를 떨어트렸다 파지네, 파지야 떨이 상품 사이로 보이는 멍 파인 곳에서 한 아이가 위를 바라본다 발밑에서 검게 아이의 신발을 신는다. 남의 발과 맞춰보는 게 오랜 버릇. 푹 들어간 곳에 퍽 꺼진, 발을 넣어본다. 조심히, 얼음물 위로 사과의 단면을 잘라본다 낮을 먹은 부분부터 야광등을 먹은 붉은 부분까지 아이에게 낙과를 줬는데 얼음물이 차가운가? 얼굴을 가리는 발목 위 멍 나는 자주 넘어졌고 땅은 푹 꺼졌다 물렁한 곳이 먹은 만큼 파여있다 사과를 받는다 신발은 내 발목 위 까지만 유기농이라 더 건강한 곤충들의 표시 차갑게 먹는 음식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썰어 놓은 사과를 차갑게 보관했다 냉장고 속으로 떨어진 낙과를 싼 맛으로 먹는다 함께 나누어 먹는 발목까지의 멍 을 밟고 야광등 사이를 걸어간다
태어날 때 부터 우리 모두에게 부여된 숙제 하나.아무 조건도, 힌트도 없는식 하나.각자 가진 미지수는 다르지만 형태는 같은 식 하나.각자 내놓은 답은 다 다르고 정확한 답은 아무도 모르는 식 하나.지우개의 존재는 잊은 채 연필로만 끄적이고 있는 식 하나.언제 끝날지 모르는 시험시간, 급하게 남들이 쓴 답을 베껴 쓴 식 하나.[ X = ] 이란 식 하나.내가 찾아야 하는 답은 무엇일까 내가 원하는 답은 무엇일까
여기에서 내 취향을 고백하는 게 조금 우습게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항상 중견 여배우에게 호감이 생기곤 했다. 이상하게도 점점 좋아하는 배우의 연령대가 올라갔다. 그런 지금, 생전 처음으로 누군가를 좋아하면서 ‘조바심’에 가까운 감정을 느꼈다.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더 길었으면 좋았을 텐데. 언젠가 내가 그분을 추억해야 하는 날이 온다면, 나는 그걸 견디지 못해 그분을 대체할 누군가를 찾아 헤매지 않을까. 생각만 해도 참담한 기분일 것 같다. 어처구니없게도, 소위 말하는 ‘덕질’을 하다가 이런 생각에 닿았다. 내가 뭐라고 감히, 그분께 지레 이런 감정을 갖는 게 죄스러웠다. 먼 훗날의 도래를 가정하는 것 자체가 나쁘다기보단, 그분보다도 그때 내가 느낄 그리움을 우선시하고 있는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이런 결례와 같은 감정을 한시 빨리 정리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긴 생각 끝에, 놓친 것에 매달리지 말고 남은 시간에 집중해야겠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늦게 태어났으니 함께하지 못한 시간이 있었지만, 그분께서 자신에게 주어진 세월을 누리셨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오랜 시간 공존하면 좋겠지만 그것이 다는 아니라고 믿는다. 그래서 지금의 감정이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분뿐만이 아니라 내가 아끼는 사람들이 곁에 있다는 것에서 오는 행복감과 안정감, 약간의 조바심까지 지금이니 허락된 것일 테니까. 언젠가는 이마저도 그리워할지도 모르니까. 빈자리의 헛헛함과 소중한 사람의 부재로 인한 고통, 그리움. 아직 그런 감정을 직접 경험하지 못했다. 무딘 사람이라서는 아니다. 매우 가까운 사람과의 결별을 겪어보지 않았기에 내가 무딘지도 크게 무너지는지도 아직은 모르겠다. 어쩌면 여태까지 운이 좋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떤 일을 맞이하게 될지 모르는 미래의 나와 무슨 일을 겪었을지 모르는 누군가를 생각하면 이런 말은 함부로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아픔을 남들보다 일찍, 혹은 다소 크게 겪었다 해도 그것이 운이 나쁜 사람이라서는 아닐 거다. 다만 남들보다 아픔과 결핍을 안고 가야 할 세월이 길 수는 있겠다. 나는 그 이상 어떤 것도 단정할 수 없다. 지금의 나에게는 막연한 불안감이 있다. 아직 일어나지 않았지만, 필연적으로 겪게 될 일에 대한 안도 섞인 불안. 이는 겪어보았기에 그 실질적인 무게를 알고, 재차 맞이할지도 모른다는 공포심에 떠는 유경험자의 것에 비하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가벼울지도 모른다. 나는 아직 무너질 준비가 되지 않았다. 헌데 그런 준비가 된 이가 어디 있었겠는가. 언젠가는 이런 고민조차도 그리워하게 될까? 누군가가 소중해질수록 곁에서 떠나보낼 때 아플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아픔이 두려워서 지금의 감정을 줄일 생각은 없다. 아무것도 몰라서 낼 수 있는 용기인 것 같다. 훗날의 내가 이런 나를 원망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큰 세개의 눈, 콧수염같은 잔털들, 취선으로 뒤덮인 두피, 뭉개진 코, 두 개의 입구멍 그리고 세 개의 손가락 그것으로 지하철 끝을 잡고 감속한다 때로는 기관사가 에일리언일지도 몰라요 가끔 코와츠키역에서 에일리언 목격담이 들리곤 하지만 역 측에서는 언제나 할로윈 대비 기간이라는 무분별한 답변만 내놓았다 어느날은 기사에 에일리언이 감기에 걸리자 더 이상 약속 감속기가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이었고 그 날은 하루종일 역에 방문하는 객이 고작 두어서명이었다 에일리언이 녹아든 삶 속에서 거울을 보며 단장하는 이 친구는 세 손가락으로는 하기 힘든 기이한 일들을 벌인다 맨홀 구멍이 세 개인 이유는 에일리언이 밤에 수로를 타고 도시 밖으로 나오게끔 유도하는 목적이오 에일리언은 그러한 점을 오래도록 알기에 그들의 서식지에는 모든 맨틀을 없애고자하는 운동이 일어나곤 한다이 전부는 누군가에게 들려오는 스토리를 정리한 것이다 에일리언의 출근 속보에 시민들은 기뻐하고 허상을 쫓는 그들의 메이크업이 객들의 삶을 충돌시킨다 그렇기에 오늘도 감속재는 작동하거나 안 하거나 죽거나 살거나 이분법적인 그들의 체계에 딱 들어맞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
그가 떠난 뒤에 그를 향한 소문이 돌았습니다. 커피숍 주인도, 시를 쓰는 손님도, 집에 가지 않고, 종이에 글을 놓습니다. 돌아갈 집이 없었는지. 흑연 가루와 커피콩 가루, 글린더에 갈린 커피, 천천히 컵으로 스며든다. 컵 위로. 모여지는 커피의 숨. 하늘로. 그와 연결되어 있겠지. 아무말 없이, 돌고 있는 목소리. 커피숍 주인에게 음료를 주문하면, 그의 향기가 나오겠죠. 단골의 냄새를 기억하기 위해, 쓰는. 커피 시. 컴퓨터 자판 위에 놓인 필명들, 커피 연기 속에 갇힌 그의 목소리. 여러 필명의 얼음을 추가해 아작 깨무는 이빨 사이 낀 파편. 그를 아작 씹는다.잇몸에 퍼진 그의 피. 입이 아프다 커피숍 밖에 잡초를 갈고 있는 사람이. 글을 갈고. 땅을 뒤집고. 있다. 종이 위에 끈적이는 풀 잡초와 풀은 동의어. 반의어. 다른 단어라고. 김으로 올라오는 것은 누구의 연기. 연기의 연기. "커피 나왔습니다." 주인의 목소리. 창문에 쏘인 그의 모습. 그려졌다가, 말라가는. 하나의 글씨체. 같은 사람인 듯 후각의 기억은 하루를 붙잡습니다. 우리가 조금씩 잘리겠지만. 종이에 그의 일기를 적는다. 내 손이 어제의 날.짜로 적은 늘 그렇듯 돌아다니는 말이 풀 로 붙었고 소.문.으.로.자.라.났.다. 아무도 모르게 퍼지는 풀 시인의 이름들 뒤에 오는 어제의 이름 그는 오늘도 글씨를 날린다잘리고 자라며 가까이
말은 적고 마음은 많은지온1같은 버스를몇 번이나 보냈다.네가 앉아있던그 벤치에봄볕이 들 무렵까지햇빛이자리를 바꾸지 않아그만큼 더 머물렀다.내가 먼저부르지 않아도찾아오는 것들이 있다.빛, 바람,오랜 생각들내가 있다는 걸알았으면 좋겠다고한참을생각했다.말을 꺼내면흘러버릴까 봐오늘도마음만 남긴다.2말은 적고마음은 많은 ⎻그래서 나는,빈 잔을 내어놓는다.네가 채우는 대로나는 담긴다.한 줄 적지 않은노트의 첫 장처럼어떤 글도 고르지 않은 채너를 기다린다.쉼표 하나,그마저도 마음이라면오늘도 나는여백으로 말하련다.
문장소식
바로가기문학을 향유하며 10대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청소년 여러분! 오늘의 나를 만든, 오늘의 나에게 필요한 책은 무엇인가요? 또 스무 살의 나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은 무엇인가요?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글틴이 뽑은 작품을 친구들과 함께 읽고 실제 작가님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집니다. 책 속에 담긴 글티너 여러분의 마음을 함께 나눌 수 있도록 설문조사에 참여해 주세요 :) 설문조사에 참여한 글티너 중 10인을 추첨하여 원하는 책을 선물로 보내 드려요 ♥ [설문조사 참여하러 가기 (클릭!)] ▶ STEP 1. [7.15(화)~7.22(화)] 설문조사 진행 ‘글틴이 뽑은 오늘의 문학‘ 설문 참여하기! (경품 팡팡) ▶ STEP 2. [8월 중] 별도 모집 예정 나와 너, 글티너가 우리로 만나는 리딩클럽 참여하기! ▶ STEP 3. [9월] 문학주간 연계 행사로 리딩클럽 멤버와 함께 진행 예정 작가님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북토크 참여하기! 더불어 나의 글이 담긴 한정판 작품집까지 받아보는 이 기회 ★ 놓치지 마세요! ※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다면? 현장 보러가기
안녕하세요. 문학광장입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2006년부터 운영해온 문학집배원 서비스가 2025년 5월을 마지막으로 종료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문학집배원은 문학집배원으로 선정된 시인, 소설가가 큐레이션한 문학 작품을 낭독 영상으로 제작하여 뉴스레터와 함께 독자 분들을 찾아가는 '문학 배달 서비스'로 그동안 많은 분들께 문학의 따뜻한 위로와 일상의 감동을 전해드려왔습니다. 그동안 문학집배원을 사랑해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리며, 문학광장은 앞으로도 문학을 더 가까이, 다채로운 방식으로 전할 수 있도록 새로운 콘텐츠와 기획으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문학광장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