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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큐레이션

한국 문학 자료를 담은 문학DB에서 문예지, 근대문학총서의 작품들을,
현대적인 문장웹진 등에서 매주 추천하여 보여드립니다.
1970년대의 감성부터 현대까지, 지금 봐도 세련된 문장으로
감동을 주는 작품을 만나 보세요!

munjang

글틴

순례

동당동당 울리는 파문이 열기에 사그라드는 여름날 하늘에 떠오른 도시와 푹 꺼진 상추 이파리 해가 도시를 좋아하는 것일까, 상추를 가리는 것일까 도시로 내려앉은 해는 거리를 누비며, 시장도 기웃거린다 모종에 얼굴을 들이밀어 한철의 시작을 망치기도 하고 씨앗을 핥아 터뜨려 보기도 하고 해는, 천천히, 조용히, 그리고 뜨겁게, 거리를 쏘다니나니 도시는, 열렬히, 성대하게, 식어가나니 이것이 나의 믿음인데, 하기야 뿌리도 없으니 그저 믿음이다 식어가는 도시는 시끌벅적한 냉기와 함께 내려가면 어떨까 까치가 깃을 치고, 푸른 까치가, 꽁지도, 까닥대며 치고 가로등 노란 불에 땅강아지 헤엄쳐 가는 때 해가 도시에 왔었는지도 헷갈려지는 때 차가운 도시는 달을 짚고 내려오는 것이 좋겠다 떠나버린 해는, 못다먹은 상추를 뒤늦게 떠올리나니 상추는, 뿌리가 깊어, 올연히, 그래도 비굴하게, 허리를 펴나니 해가 떠난 상추의 척수로는 서리가 박인다 상추는 허리가 결려, 누우려 하건만, 꼴에 접히지 않는다 바삭바삭 언 허리는 바그작 바그작 씹는게 어떨까 진딧물이 침을 박을수도 없는 허리는 부수는게 어떨까 길을 되짚어온 해는, 진딧물을 보고는, 상추를 뚝 분지른다 아니, 흐물흐물해진 허리는 다시 접힌다 진딧물은 척수를 찢어 침을 박고, 무당벌레가 날아든다 돌아온 해는, 조금은 식어, 낯빛을 드러내나니 까치는, 푸른 깃을 잃고, 흰 깃에 먹물이 드리우나니 꽁지만 남은 까치는 해에 붙은 진딧물을 잡고 오색오형 선무당이 타는 작두도 삼킨 채 가지 위에서 까닥까닥 잘도 털어내는구나 도시의 회전 교차로에서 해는 잘도 비석을 오른다 비석을 문지르는 해의 뺨도 광이 나고, 낯빛을 뭉갠다 까치도 눈이 부셔 고개를 돌리고, 돌아온 푸른 깃을 비비댄다 해는, 잔걸음으로 달려와, 도시를 말아올리나니 도시는, 아래로도 늘어져, 추하게 흘러내리나니 검은 막에 담겨 자라난 상추 모종과 같이 먼지로 꾹꾹 눌러담은 진딧물과 같이 딱딱하게 굳은 회전 교차로의 순환률과 같이 해는, 허리는 꼿꼿이, 골반은 접어서, 베개 위 앉는다

2024.05.18 데카당
여름밤 노스탤지어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초여름여름날 밤공기 속에는무릇 어디선가 맑은 레몬 향이 묻어와서삐걱대는 그네에 걸터앉아 나눈 이야기바람에도 흩어지지 않고여름의 향수는 그곳에 그대로 남는다그러니여름밤 녹빛은 영원한 노스탤지어가 될 테고나는 레몬을 녹색으로 기억할 테지/여름밤 맛본 레몬, 아스테르

2024.05.18 아스테르
눈물 많은 아이는 얼굴이 녹는다

눈 밑에 눈물점이 많은 사람은얼굴이 물처럼 녹아 흐른데어릴 때부터 들어온 옛날 이야기처럼나는 눈에서 물이 흐르면 죽는데물이 몸에 땋으면하늘에서 지고 땅에서도 진다고 하는데믿거나 말거나물컹한 화석의 이야기야화석을 깨부실까?그럼 이길까?점 세개를 향하여화석을 던진다얼굴이 녹아가는 시간이다시 생성되는 시간을 위해물이 흘러진다눈 속에서심장의 자리들이 화석과 함께 부셔지네내 얼굴에는 이제 물이 흘러땅에게도 지고하늘에게도 졌어화석 이야기로 말이지굳어버린 화석은얼굴을 녹이는 염산 덩어리였고물컹한 화석은얼굴을 흐르게하는 물결 덩어리였다화석 파편이 깨졌다두꺼운 파편은 얼굴에얇은 파편은 심장의 자리에눈물점은 늘어났고나는 다시 점을 부시고이 화석은두꺼운 외투를 벗었다 놓았다 하는 중

2024.05.18 송희찬
아누

사람은 책이 되었다 책에서는 칠십년의 냄새가 난다책에서는 십오년의 손바닥이 보인다 책들을 불태우면 잿빛이 흩날린다어렸을 때 불장난 한 기억이었다 손에서 불꽃을 놓지 못한다공중으로 얼룩말 사슴 물고기 그리고 아누가사라지는 걸 봤다 사람은 책이 된다 그 책은 백년동안 읽는다제일 아끼는 부분에 도장이 찍힌다 토야의 발자국이 희미해진다 그 검은색 종이들이 때로는사람 하나만큼의 구멍을 만들기도 했다

2024.05.18 예리
매미

잠시 기다려주세요 그건 매미의 울음소리였다지금도 나무를 바라보면 들을 수 있어 정말 더운 7월이었어 네가 해를 몰고 나타나면 너무나도 아름다운 광경에 그만 매미로 변해버리곤 했지 그게 매미의 눈이었는지 사람의 눈이었는지도 모르겠어서 그저 울기만 했다 너는 내 나무였어 아주 커다랗고 울창한, 녹색 바람 따라던 네가 나에게만 그렇게 보였던 걸까 그렇지만 여름은 짧아 몹시도 짧은 이 계절이 원망스럽기도 했고 울다 지친 내게 하늘이 서서히 보이기 시작하면.....떨어뜨리지 말아주세요작은 틈새 너머로 노을이 붉게 빛나고 있었다

2024.05.18 예리
눅눅한 상실의 표식들

해가 지고 있잖아아침부터텅 빈 집껌뻑이는 눈으로 죽어버린 소리들을 들으면속눈썹이 하야게 새는 것 같아젊을 적부터 네 이름이 좋았는데아들 자가 들어가지 않는막내딸의 보송한 이름이미연아울음이 턱 밑에서 굳었다너를 위해 울지 못해이해하지?그래. 울지 못하는 사람강해져야 한다면서 도망치지 못했던 너처럼미련하게이상하지?세상이 작동하잖아방송이 켜지고 세탁기가 돌고밥솥이 뜨거워지고 냉장고는 차갑다그래도 네가 없어서 그런가 눅눅하다세탁기를 열지 못하고엉켜버린 빨랫감에서 자릿내가 나고세면대의 물이 마르지 않잖아미연아아직도 해가 진다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누군가 들어온다누군지 모르지만 상관없다 누군지 모르지만나는 돌아와야 한다씩씩하게이해하지?

2024.05.17 레니
전쟁이 끝나고 해는 다시 뜬다

어두운 시절나는 너의 사랑—해가 되었다이유는 너의 약속어두운 시절나는 너의 고마—WAR가 되었다이유는 너의 사랑어두운 시절 나는 너의 미안—해가 되었다이유는 너의 배신

2024.05.17 위다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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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njang
공지사항 2024년 문장웹진 문장서포터즈 선정결과

안녕하세요. 문학광장입니다. 2024년 문장웹진 문장서포터즈에 지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선정되신 분들 모두 축하드리며, 아쉽게 선정되지 못한 분들은 다음에 더 좋은 인연으로 문학광장에서 다시 뵙겠습니다. 2024년 문장웹진 문장서포터즈 선정자 이름 연락처 뒷자리 이*초 8858 김*아 4662 이*빈 6946 김*은 3526 갈*정 4158 배*주 3016 선정자 분들에게는 지원신청서에 작성한 연락처 및 메일 주소로 개별 안내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4.05.17
공지사항 2024년 문장웹진 문장서포터즈 모집

2005년부터 운영된 국내 최고(最古) 온라인 문예지 문장웹진에서 문학 콘텐츠 발굴 및 문학애호가·예비 작가 지원을 위한 서포터즈를 아래와 같이 모집하오니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 모집 일정 ㅇ 공고 및 지원 : 2024. 4. 29(월) ~ 5. 3(금) 23:59 ㅇ 발표 : 5. 17.(금) ㅇ O.T : 5. 28.(화) 14:00 / 서울 혜화역 인근 (*일정에 따라 변동 가능) □ 모집 대상 ㅇ 선발인원 : 6명 ㅇ 자격 : 만 18세 이상 미등단자 ※ 우대사항(별도 증빙 필요) - 글틴 월 장원 선정자 - 문장청소년문학상 수상자 - 문학 전공 대학(원)생으로 교수의 추천을 받은 자 □ 활동 기간 ㅇ 임명일로부터 12월까지 □ 활동 내용 ㅇ 직접 작성한 활동계획서를 기반으로 수도권 및 지역별 문학 행사, 문학기반시설(작은 서점·문학관 등)을 체험하거나 문예지, 문학 작품을 읽고 콘텐츠화하여 문장웹진(https://munjang.or.kr/webzine)에 소개한다. (총 3회) □ 활동 혜택 ㅇ 문장서포터즈 임명장 수여 ㅇ 서포터즈 활동에 필요한 교통비 및 도서구입비 지급 ㅇ 3건의 활동 완료 시 총 60만원의 활동비 지급 □ 지원 방법 ㅇ 문학광장>참여광장>공모전 ▶바로가기 : 목록 | 공모전 | 참여광장 : 문학광장 (munjang.or.kr) ※ 문학광장 회원가입 후, 지원신청서 양식 다운로드 받아 작성하여 제출 ※ 글틴 월 장원 선정자 : 월 장원 선정을 증빙할 수 있는 자료(월 장원 선정 공지, 명예의 전당 캡처 등) 첨부 ※ 문장청소년문학상 수상자 : 수상 사실을 증빙할 수 있는 자료(상장, 상패 사진, 기타 자료 등) 첨부 ※ 문학 전공 대학(원)생으로 교수의 추천을 받은 자 : 교수추천서(이름, 생년월일, 추천이유, 교수 서명 필수 포함) 첨부 □ 접수 및 문의 ㅇ 담당자 연락처 : 061-900-2337

2024.04.26
공지사항 [이벤트] 2024 문장웹진 보물찾기

2024 문장웹진 보물찾기 이벤트 나만 알고 싶은, 다시 보고 싶은 문장웹진의 작품을 모두에게 소개해주세요! ㅇ이벤트기간 : 2024. 1. 2 ~ 1. 31. ㅇ당첨자발표 : 2월 중순경(당첨자 개별연락) ㅇ이벤트경품 :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기프티콘(9명) ㅇ참여방법 1) 설문조사 링크 접속(▶https://naver.me/5XTVOjIu) 2) 최근 5개년 문장웹진의 작품 중 2024년에 다시 소개하고 싶은 작품과 그 이유 입력 3) 나머지 항목 입력 후 설문 폼 제출 ㅇ문의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지원부 문학광장 담당자 061-900-2337, 2323 ※ 당첨자가 고른 작품과 그 이유는 추후 문장웹진 커버스토리에 소개될 수 있습니다. ※ 문장웹진 과월호 보는 방법 : 문학광장>문장웹진>이전호보러가기(첨부 이미지 참고)

2024.01.02
공지사항 제41회 마로니에여성백일장 글제 이벤트 선정자 안내

2023.1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