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적갈등(현덕의 '하늘을 맑건만'을 읽고)
- 작성자 최형규
- 작성일 2019-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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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수 1
- 조회수 2,477
사람들 중 다들 한 번쯤은 거짓말을 해본 적도 있을 것이고 양심을 거스르는 일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물론 나도 해봤다. 그럴 때면 항상 들킬까 봐 조마조마하거나 정말 마음이 불편하다.제대로 고개를 들고 다니지도 못할 것 같은 기분이 들게 된다. 이 책은 우연히 도둑질을 하게 돼 거짓말을 해버린 문기에 대한 이야기이다.
숙모의 심부름으로 문기는 고기를 사고 정육점 아저씨에게 원래보다 더 많은 거스름돈을 받게 됬다. 문기는 다시 돌려줘야 한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다. 문기가 만약 여기서 사실 대로 말을 했다면 죄책감 같은 건 느끼지 못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사실을 알게 된 문기의 친구 수만이는 문기에게 돈을 쓰자고 제안한다. 그리고는 축구공, 쌍안경 등 자기가 원하는 물건을 사기 시작했다. 물론 문기도 사고 싶은 물건이 있었기에 수만이에게 하지 말자고 말하지 못했다. 문기가 소심해서 말을 잘 못하는 것도 있지만 문기도 돈을 쓰고 싶긴 했었던 것 같다.
나중에 문기는 결국 거스름돈으로 산 축구공과 쌍안경을 삼촌에게 들키고 말았다. 하지만 여기서 문기는 삼촌에게 거짓말을 하고 만다. 이것이 불씨가 되어 문기는 나중에 삼촌과 숙모에게 더 많은 거짓말을 하고 만다. 문기는 삼촌을 속인거에 죄책감을 느끼고 다시는 이런 일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돈은 정육점 앞에 던져두고 공과 쌍안경은 강에 던져 버린다. 문기는 수만이에게 사실대로 얘기하고 이런 짓 다시는 하지 않겠다고 말했지만 수만이는 믿지 않고 문기에게 돈을 달라며 계속 협박했다. 문기는 어쩔 수 없이 숙모의 돈을 훔쳐 수만이에게 주고 말았고 이 일로 같이 사는 점순이가 도둑으로 의심 당하자 문기는 더 죄책감을 느끼게 된다. 수만이는 문기를 자신의 진정한 친구로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아. 소심한 문기를 이용해 자기 이익만 챙기려 한 것 같다.
문기는 담임 선생님에게 사실대로 말하기 위해 집으로 찾아갔지만 용기를 내지 못해 말을 못하고 집으로 돌아오던 중 교통사고를 당해 의식을 잃고 만다. 며칠 후 의식을 되찾은 문기는 이건 내가 벌을 받은 것이라면서 자신이 했던 잘못을 모두 가족들에게 털어놓으면 마음의 짐을 내려놓았다. 문기는 홀가분한 기분을 느꼈고 그 푸른 하늘을 떳떳이 쳐다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도 문기처럼 작은 물건을 훔쳐본 본 적도 있고 거짓말도 해봤다. 유치원 때는 친구 집에 있는 장난감 팔찌가 너무 좋아서 훔쳐온 적도 있었다. 집에 와서 엄마한테 걸리자 거짓말도 해보고 했지만 결국 들통나고 말았다. 그 친구에게 사과도 했고 내 잘못을 뉘우치기도 했었다.
이처럼 우리는 살면서 잘못을 저지르고 그것을 뉘우치곤 한다. 이 소설 속의 문기나 나처럼 갖고 싶은 물건이 있어 그릇된 행동을 하기도 한다. 거짓말을 할 때면 내 마음속에선 아주 큰 갈등이 일어난다. 사실대로 말해야 할지 아니면 모른체 할지가 서로 갈등하게 된다. 그러다 거짓말은 처음부터 시작해서는 안된다는 걸 깨닫게 된다. 거짓말은 한 번하면 계속 꼬리에 꼬리를 물고 점점 늘어나 나중엔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많아질 것이다. 하지만 만약 처음부터 사실대로 말한다면 다른사람들에게 양심이 있는 사람으로 기억될 수 있다. 거짓말을 하다가 들통나서 망신을 당할바엔 역시 사실대로 말해 용서를 받고 양심적인 사람으로 기억되는게 훨씬 나을 것 같다.
이 책에선 나쁜 일을 시키는 친구와의 갈등도 있다. 수만이는 문기가 망설여 하는 나쁜 짓을 문기에게 시켜놓고 자신은 잘못이 없다는 듯 문기를 괴롭힌다. 문기는 너무 소심한 성격 탓에 수만이에게 그 행동이 잘못되었다는 말을 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렇게 나쁜 친구에게 끌려다나고 만 것이다. 여기서 만약 수만이가 거스름돈을 가서 돌려주라고 말을 했다면 착한 문기는 돌려줄지 말지 망설이긴 했겠지만 돌려주는게 맞다고 생각하며 돌려주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수만이는 문기에게 돈을 쓰자고 부추겼고 문기는 수만이에게 지적하지도 못할 망정 자신이 돈을 쓰는 것은 수만이 탓이라며 합리화를 시키기도 했다.
이 점에서 나는 친구를 잘 사귀어야 한다는 것도 이 책이 주는 교훈이라고 생각한다. 친구의 영향을 많이 받는 사람들은 나쁜 친구를 사귀면 자기도 나빠지고, 착하고 좋은 친구를 사귀면 자기도 착하고 좋아진다. 자신이 친구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면 친구를 잘 사귀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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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최형규 님! 현덕의 '하늘은 맑건만'을 어떠한 계기로 접하게 되었는지 매우 궁금하다고 생각하며 글을 읽었습니다^^ 글에서 짚은 것처럼 이 소설은 한 번의 거짓말이 어떻게 이후의 거짓말의 단초가 되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수만이는 문기의 거짓말을 합리화하는 한 이유가 되기도 하고, 그것을 부추기는 역할을 하기도 하고요. 이 소설의 결말이 문기가 사고를 당하고 뉘우치는 것으로 끝난다는 점 역시 인상적입니다. 왜 소설은 문기의 교통사고로 결말이 나야 했을까요? 형규 님의 의견이 궁금해지는 대목입니다. 전반적으로 글이 소설의 내용에 대해서는 잘 서술해주고 있지만, 형규 님이 읽고자 하는 방식에 따라 장면을 골라내야 할 것 같아요. 줄거리를 조금 집약적으로 제시하고 장면 위주로 접근하는 방식의 연습을 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