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온라인 글틴캠프, 〈글틴 릴레이소설〉 임현 작가의 첫 문단을 공개합니다!
- 작성일 2020-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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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 소설가의 첫 문단에 이어 글틴러들의 글이
아래의 날짜에 맞춰 공개됩니다!
총 11명의 글틴러 작가들이 쓰는 릴레이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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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7건
안의건의 집으로 가려면 계단을 쉰 세개 올라야 했다. 쉰 세개를 다 오르면 머리카락 끝에서 땀방울이 떨어진다. 그럼 안의건이 뻑뻑한 문을 열고 나온다. 왔어? 한다. 나는 그게 그렇게 좋았다. 나조차도 결국엔 있을 곳 있다는 말 같아서. 의건에게는 말하지 못했다. 대신 이사 좀 가라고 늘 그렇듯 푸념했다. 우리 이름에는 옅은 운율이 있어서 묶어부르기 좋았다. 의건. 이 현. 마지막에 강세가 있잖아. 우리도 마지막에는 승리한다는, 뭐 그런 깊은 뜻 아니겠어. 그 해 봄 의건이 한 말을 나는 웃어넘겼지만 동시에 겨울까지도 생각했다. 잔상을 남기는 사람이었으니까. 죽지 말자는 말을 너무 쉽게 하는 우리. 짝 안맞는 젓가락으로 갈비를 얹어주면서, 그렇게 밑반찬처럼 싱겁게 죽지 말자고 다짐하는 우리. 그 싱거움은 언제나 내 마음을 간했지. 그런데 그런 네가 왜 오늘은 왔어, 해주지 않았을까. 걔는 꼭 하얀 가운을 입자고 했다. 흰 가운을 두른 우리는 보니와 클라이드처럼 다른 이들의 불행을 빼앗고 오토바이를 타는 의사가 되자고 했다. 그 말을 할 때 달아오르는 그 애 얼굴을 나는 왜 오래 쳐다봤음에도 볼 수 없었을까. 수 천번을 더 쳐다본 그 애 눈에서 내가 보지 못했던 건 대체 무엇이었길래. 나는 의건의 차가운 손을 잡았다. 반동 없는 마음이 된 손에는 온기가 없었다. 어떻게 짜인 것처럼 내 불행만 굳건할까. 대본이 있는 것 처럼 웃기게도 공교로운 비참함만 나에게 주어졌다. 나는 담배에 불을 붙였다. 바닷바람에도 휘청이는 매캐한 마음이 있었다. 이젠 정말 그랬다. 나는 결코 이곳에서 빠져나갈 수 없을 것이다.
숙취에 못 이겨 눈을 떴다. 이내 목을 비집고 올라오는 불쾌감을 비우러 화장실로 달려갔다. 그렇게 첫 술의 기억을 한참 게워내고는 지끈거리는 머리를 붙잡으며 주저앉았다. 몇 분 정도 가만히 앉아 있으니 조금씩 진정이 되는 듯 했다. 천천히 호흡을 가다듬고 무거운 몸을 일으켜 세웠다. 그대로 비틀비틀 부엌으로 걸어가 냉장고를 열어젖혔다. 가장 먼저 숙취 해소제가 눈에 들어왔다. 보나마나 안의건이 사 온 것이겠지. 그놈의 안의건, 거칠게 낚아채 단숨에 들이켰다. 술 때문인지 좋지 않은 꿈을 꿨다. 오래전 나와 그가 만났던 순간, 끔찍한 기억, 여행의 흔적이 한데 뒤섞여 잊히지 않고 맴돈다. 이 어지러움은 분명히 술이 아니라 악몽 때문이리라. 나는 습관처럼 빈 벽을 응시했다. 얼룩이 조금 진 흰 벽에 내가 나타났다. 과거의 내가 울고, 웃고, 정색한다. 벽을 운동장 삼아 이리저리 뛰어다니기도 하고, 가만히 기대어 나를 마주 보기도 했다. 우리는 서로의 눈에 빠져 허우적거렸다. 아주 오랜 시간.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정신을 놓아버린다는 걸 알면서도 멈출 수 없다. 벽은 내 아군이자 적이고, 쉼터이자 전쟁터다. 어떻게 하든 나만 손해인 일이다. 그럼에도 몇십 분을 더 바라봤다. 그러다 문득 들려오는 창밖의 새소리가 나를 상념에서 일깨웠다. 새들은 창문 밖 베란다에서 잠시 쉬었다가 곧 날아갔다. 세차고 아름답게 훨훨. 자유로이 나는 새를 보고 생각에 잠겼다. 난 언제쯤 저렇게 하늘을 누빌 수 있을까. 하다못해 새가 부러워진다. 과거에 얽매인 내가 한심해질 뿐이다. 왜 나는 못 하는 거야. 할 수 있게 만들면 안 되는 건가? 영원히 인형처럼 앉아만 있을 거야? 정말 그거면 돼? 과거를 곱씹어서 미래를 만드는 게 맞는 일이야? 나는 당장 밖으로 나섰다. 숙취가 조금 남아 있었지만 괜찮았다. 그 따위 신경 쓸 것이 아니었다. 먼저 안의건의 집으로 향했다.
의건은 현을 일 년 반 전 상담센터에서 처음 보았다. 공황장애 치료 중이던 그는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앞 자리에 표정 없는 한 소녀가 중년 여자와 남자 사이에 앉아있었다. 눈물이 그렁한 여성은 소녀의 엄마 같았다. 남성은 그녀들과 이야기 중이었는데, 담담한 표정이 여인들과 대조적이라 호기심이 생겨, 귀를 기울였다. “따님에게 치료가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가해자는 적절한 처벌을 받을 것입니다.” 소녀의 엄마는 소녀의 손을 쥐며 눈물을 흘렸지만, 정작 소녀는 혼자만의 방에 갇혀있는 듯 무심했다. 그들의 대화에서 의건은 소녀가 성폭행 피해자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공황장애로 힘든 시간을 견딘 그는 무심한 소녀의 표정이 마음에 걸렸다. 치료가 후에도 상담센터를 찾으며 그녀를 지켜보았다. “이 현님” 사람들과 함께지만 혼자만의 방에 갇힌 듯한 그녀가 무심한 얼굴로 일어났다. ‘이름이 이 현이구나.’ 의건은 현이 앉았던 자리에 앉아본다. 따뜻했다. 그 온기가 슬펐다. 한 시간 반 정도 지났을까? 현이 나왔다. 같은 표정, 같은 분위기. 의건은 그녀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 현은 의건의 미소가 자신을 향하자 갑자기 밖으로 달려 나갔다. 무작정 달리면서 현은 생각했다. ‘누구지? 그 남자애는?’ 성폭행 피해 후 남자는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따뜻한 미소도 소름 끼쳤다. 누군가와 눈을 마주친 것도 사건 후 처음이었다. 달리던 현은 갑자기 멈췄다. 그녀를 따라 뛰느라 숨이 턱에 찬 그가 뒤에 있었다. 현은 오랜만에 누군가의 눈을 똑바로 마주했다. 맑고 따뜻한 눈의 그애가 손을 내민다. “안 의건이야. 상담센터에서 몇 번 보았어.” 왜 그랬을까? 현은 그 손을 뿌리치고 싶지 않았다. ‘나가고 싶어. 내가 갇힌 여기에서.’
안의건이었다. '아.. 얘는 왜 이 타이밍에 온 거야? 여긴 또 어떻게 알고..' 신기했다. 그 얘는 내가 우울해서 죽고 싶고, 자괴감에 빠져 스스로를 어둠의 '이곳'으로 빠뜨리려고 할 때마다 나를 찾아온다. "너.. 또 죽으려고 하는 것은 아니지..?" "여긴 어떻게 왔어?" "빨리 말해. 죽으려고 하는 거냐고?" "아.. 몰라" "..." 그 아이가 내 눈을 지그시 바라봤다. 1초가 지나고, 2초가 지나고, 그렇게 조용한 침묵 가운데 1분이 지났다. 문을 열어 잡고 있는 그 상태로. 계속 그러고 있으니 이상하고 어색해서 내가 말을 이어나갔다. "그러건 말건 니가 뭔 상관인데?" "..." "그리고 여긴 어떻게 알고 찾아왔는데?" "..너네 어머니께 들었어." "뭘?" "너가 제주도에 갔다고. 내가 너 작년부터 아르바이트 열심히해서 6개월에 한 번씩 1박 2일로 여행을 떠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항상 떠나기 전에 어디간다고 내게 말했었잖아. 그런데 이번엔 말하지 않아서 찾아와봤지. 틈만 나면 죽고 싶어하니까 내가 안 올 수가 있어야지.." '아.. 엄마한테 말한 것을 깜빡했네. 괜히 말했다.' "아.. 일부러 말 안 한거야. 이번엔 진짜 나 혼자만의 여행을 즐기고 싶었거든." "불청객이네." "진정한 불청객이지. 이 호텔은 어떻게 알았어? 내가 엄마한테 호텔은 말 안 했는데. 게다가 호실 번호까지." "아 그거야 뭐 너 방에 있는 네 휴대폰 좀 뒤졌지. 니가 메모장에 남겨놨더라. 내가 너랑 1년동안 지내면서 너 휴대폰 잠금패턴 안 지 꽤 됐잖아." "뭐?!! 변태같은 자식. 그거 엄연한 사생활 침해야. 내가 남자들이 내 영역에 침입하는거 싫어한다는거 너도 잘 알고 있잖아. 정말 끔찍하다고. 그런데 네가 그런 행위를 하다니." "아.. 미안." "정말 실망이다, 안의건. 그래도 너는 믿었었는데." 애초에 그 아이에게 내 자취방 비밀번호를 알려주는 것이 아니었다. '내가 그런 엄청난 실수를 하다니.. 아, 도대체 넌 언제쯤 정상인이 될거니? 제발 정신 좀 차려! 아..' 정말 후회됐다. 그날은 해서는 안될 실수를 한 날이었다. 여느 때와 같이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자취방에 갈 준비를 하는데 아르바이트 가게에 안의건이 찾아왔다. "배고프지 않아? 아는 형이 돼지갈비집에서 아르바이트하는데 돼지갈비 먹으러 갈래? 가면 할인해준데. 2인 이상이면 1명은 무료로 해준데." "딱히 배고프진 않은데.." "아~ 그래도~ 할인해준다잖아. 심지어 1명은 무료!" 그래서 가게 되었다. 그리고 말한 것과 다르게 2명이서 어마어마한 양의 돼지갈비를 먹었다. 그 집에서 아르바이트하는 그 아는 형은 우리가 오니까 아주 좋아했다. 손님 데려왔다고 사장에게 칭찬받게 생겼다고. 그래서 서비스를 무지하게 제공했다. 정말 태어나서 처음으로 돼지갈비로 포식한 날이었다. 그렇게 돼지갈비를 먹으니 목이 막혔다. 마실 것이 필요했다. 안의건은 그런 나를 눈치챘는지 맥주를 시키려고 했다. 나는 당황했다. 한 번도 술을 마셔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야, 나 한 번도 술 마셔본 적 없어." "잘됐네. 그럼 이번 기회에 마셔봐. 우린 20살이니까 법적으로도 충분히 마실 자격이 있어. 야.. 그럼 내가 너의 첫 술 상대인거야?" "아, 진짜." 그래서 난생 처음으로 술을 마시게 되었고 그 첫 술의 기억은 별로 좋지 않게 남아있다. 한 모금, 두 모금, 세 모금 마시니 점점 취기가 올라왔다. "야, 안의건.. 세상이 왜 이리 어지럽냐? 머리 아파. 속도 안 좋고." "하하, 너 벌써 취한거야?" "야, 웃지마. 나 지금 진지하다고.." "그래? 그럼 이제 가야겠네. 가자." 우리는 돼지갈비집에서 나와 각자의 집으로 향했다. 그런데 그 순간, "우웩.." 내가 길 위에 토를 해 버린 것이다. 안의건은 놀라서 내 쪽으로 왔다. "괜찮아?" "아니.." "안되겠다. 너 자취방 어디야? 데려다 줄게." "아니.. 그럴 필요 없는데.. 우웩..!" 또 토를 해 버렸다. 이번엔 안의건의 신발과 바지 밑부분에.. "아.. 미안해.." "자취방 어디야?" 그래서 안의건과 내 자취방으로 갔다. "비밀번호가 뭐야?" "0312#.." 취기에, 토에, 머리 통증까지.. 정신이 말이 아니었다.. 그래서 그만, 내 자취방 비밀번호를 안의건에게 알려주고 만 것이었다. 자취방 문을 열고 안의건은 나를 쇼파에 눕혔다. 그리고 얼른 내 토가 묻어있는 양말을 벗었다. "화장실 좀 써도 되지?" 그리고 수건에 물을 묻혀 나에게 묻어있는 내 토의 잔해들을 닦아주었다. 나는 정신이 없었다. 그냥 수건으로 내 토를 닦고 있는 안의건과 내 토를 닦아주는 수건의 감촉이 보이고 느껴질 뿐이었다. "나 갈게." 안의건의 목소리가 희미하게 들렸고 안의건은 내 자취방을 나갔다. 그렇게 지나간 줄 알았는데 내 자취방의 비밀번호를 아직까지 기억하고 있을 줄이야.. ".. 돼지갈비 먹을래?" 안의건이 말했다. Part 2. 그 아이가 나를 믿었었다고 했다. 심장이 쿵 한 번 가라앉았다. 괜히 찾아온걸까? 그 아이에게 그 아이 자취방의 비밀번호를 알고있다는 사실을 들켜버렸다. 그 날의 추억은 나에게 있어 특별하게 남아있다. 그 날 아는 형이 나에게 새로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했다고 했다. 그리곤 나에게 그 아이와 함께 자신이 아르바이트를 하는 가게에 오라고 했다. 돼지갈비집이라면서. 오면 서비스를 두둑이 해 주겠다고 했다. 자신이 데려온 첫 손님이니까 사장도 이해해 줄 거라면서. 그 아는 형은 유일하게 내 속마음을 알고 있는 사람이다. 왠지 그 형이 편하게 느껴져 그 형에게 내가 생각나는대로 내 속마음을 털어놓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그 아일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그 형은 알고 있었다. 그 말을 듣고 나는 곶장 그 아이의 아르바이트 가게로 갔다. 그리고 데이트 신청을 했다. 그 아이는 어떻게 느꼈을지 모르겠지만. 가까스로 그 아이와 돼지갈비집에 가게 되었다. 우리는 돼지갈비를 정말 맛있게 먹었다. 그 아이와 함께 먹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정말 꿀맛이었다. 그렇게 먹다가 그 아이를 살짝보니 목이 마른 것 같았다. 그래서 맥주를 시켰다. 그런데 그 아이는 술을 처음 마셔본다고 했다. 꽤 당황스러웠다. 우리는 스무살이었고 난 그 아이가 술은 한 번쯤 마셔봤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어쨌든 우린 술을 마셨다. 그래봤자 맥주 한 캔이었다. 그런데 그 아이는 꽤 취한듯 해 보였다. 집으로 가는 길에 그 아이가 토를 했고 나는 그 아이를 자취방으로 데려다줬다. 원래 자취방 앞까지만 데려다주려고 했었는데 그 아이가 내 발과 바지에 토를 해 버려서 불가피하게 자취방에 들어가야했다. 게다가 자취방에 거의 도착했을 무렵엔 그 아이는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았다. 비밀번호를 물어봤는데 한 번에 가르쳐준 것을 봐서. 그렇게 자취방에 들어가서 그 아이를 보이는 쇼파에 눕히고 양말을 벗고 화장실로 가서 발을 씻고, 바지 밑부분도 대충 물과 비누로 문지르며 씻었다. 그리고 수건에 물을 묻혀 그 아이 몸 이곳저곳에 튀어있는 토 잔해들을 닦아냈다. 그 아이는 피곤해보였다. 거의 눈을 반쯤 뜬 채 잠에 들락말락했다. 급기아 실눈을 뜬 상태까지 갔다. 나는 그런 그 아이의 모습이 사랑스러워 보였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그 아이의 얼굴을 닦아줄 때 살짝 볼을 만져보았다. 부드러웠다. 더는 안되겠다 싶어 나는 얼른 그 아이의 자취방을 나왔다. 그래도 비밀번호는 기억하고 있었는데..
상담 선생님은 거울을 자주 들여다보지 말라고 충고했다. 한 곳을 너무 오래 보지 마세요. 같은 생각을 계속 하지도 마세요. 자주 뛰고 바쁘게 행동하세요. 우울이 다가올 틈을 보여주지 마세요. 치밀하게 활발 하셔야 돼요. 선생이 그런 말을 할 때 나는 그냥 흰 벽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무것도 없는 벽을 바라보며 떠올리고 싶지 않은 과거를 되새기고 또 되새기다보면 한 시간이 끝나 있었다. 문을 열고 나가면 우울한 얼굴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의자에 앉아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고 나는 하루 빨리 이 모든 인생이 끝나기만을 바랬다. 쉽지는 않았다. 1년을 꼬박 함께한 안의건은 내게 돼지갈비를 덜어주며 제발 죽지 말라고 했다. 엄마는 언젠가 술을 먹고 자취방에 찾아와 같이 죽자고 울었다. 형량은 적었고 나는 이름보다 피해자라는 호칭으로 더 많이 불렸다. 아 씨발 대체 나한테 왜 그래요? 하늘을 향해 소리도 질러봤고 미친 사람처럼 엉엉 울며 거리도 걸어봤다. 한때는 내가 과거를 잊고 다시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했고 희망도 사랑도 어디엔가 존재한다고 믿었다. 알바도 해봤고 분기마다 여행도 떠나봤다. 하지만 대문을 열면 온갖 악몽이 서 있었고 나는 자꾸만 나쁜 패를 뽑는 사람이었다. 이제는 죽어야 했다. 거울 속엔 비참한 얼굴의 스물한 살이 서 있고 노력한 그 무엇도 바뀌지 않았다. 눈을 뜨면 흰 벽이 있고 감으면 내가 두고 오지 못한 과거가 있다. 도망칠 수 있는 곳은 없다. 나는 평생 이런 삶을 계속할 것이다. 그런 예감이 스쳐 지나가는 순간,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